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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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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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6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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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화 마트료시카

DUMMY

73화 마트료시카


멀리서 헌터가 외쳤다.


“누굽니까?”


강한은 대답할 수 없었다.


다른 강화인간도 마찬가지였다.


입안이 바짝 마르고 혀가 퉁퉁 부은 상태였다.


윤활유과 부족한 기계처럼 온 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헌터가 다시 외쳤다.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강한이 고개를 들어 헌터를 쳐다봤다.


여기서 멈추면 그대로 쓰러질 것 같았다.


이런 행동이 의심을 살까?


주의 깊게 살피던 헌터가 뒤로 물러섰다.


헌팅 벨을 돌아보고 있었다.


강한이 생각했다.


오버하지 마라.


흐려지는 의식을 억지로 부여잡은 강한이 거리를 좁혔다.


망설이던 헌터가 조금 더 다가왔다.


*


강한을 확인한 헌터가 코를 찡그렸다.


악취가 굉장했다.


다들 꼴이 말이 아닌데다, 사람이라기 보단 누더기에 가까울 정도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걸까?


일단 이들을 헌팅 벨로 데려온 헌터가 물을 내주었다.


벌컥벌컥 물을 들이켠 강한이 서둘러 창고로 달려갔다.


그리고 허락을 구하기도 전에 음식을 빼왔다.


먹지 않으면 죽는다.


더러운 손으로 포장지를 뜯은 강한이 음식을 입으로 밀었다.


조리할 생각은 애초부터 하지 않았다.


아무리 허기에 익숙하다 해도 이 정도로 굶어본 건 처음이었다.


무려 일 주일.


그동안 먹은 거라곤 초콜릿 바 조각이 다였다.


아마 그거라도 먹지 않았다면 지금쯤 죽어있을지도.


헌터가 그런 강한과 강화인간을 보곤 당황했다.


규정상 모든 물건의 불출을 대장에 기입해야 했다.


이러면 계약금에서 까일지도 몰랐다.


잠시 양심과 규정사이에서 갈등한 헌터가 고개를 저었다.


건드리면 안 될 분위기였다.


하긴, 먹을 땐 개도 건드리지 않는다고 했으니까.


어쩔 수 없이 물러난 헌터가 지켜보기로 했다.


강한이 그런 헌터를 흘깃 쳐다보곤 음식을 한꺼번에 씹었다.


*


배도 채우고 휴식도 취했다.


일주일 만에 제대로 쉬는 셈이었다.


눈까지 붙인 강한이 일어나 주변을 둘러봤다.


흐리멍덩하던 의식과 시야가 돌아왔다.


난잡하게 널린 쓰레기가 주변 가득했다.


헌터가 그런 강한을 쳐다보며 물었다.


“강한 씨죠?”


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곁으로 다가온 헌터가 물었다.


“무슨 일이 있던 겁니까? 몰골이 말이 아닌데요?”


강한이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새장 밖 지옥을 다녀왔죠.”


어리둥절해 하는 헌터를 보며 강한이 배덕진을 깨웠다.


“일어나, 쓰레기 좀 같이 치우자.”


코를 골고 있던 배덕진이 일어났다.



*


강한은 헌팅 벨을 떠나기 전 모든 물건 값을 메탈 포지에서 계산할 거라 말하곤 통로로 갔다.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강한과 강화인간을 쳐다봤다.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통로를 따라 간 강한이 격벽 앞에서 멈췄다.


[신분 확인 완료]

[복귀를 환영합니다]


문이 열렸다.


꼴이 이래도 용케 알아보네.


안으로 들어간 강한이 곧장 준이 있는 메탈 포지 본사로 향했다.


사람들이 그들을 발견하곤 웅성거렸다.


“누구지?”

“꼴이 말이 아닌데?”

“저 사람 많이 봤던 사람 아닌가?”


돔을 떠날 때만 해도 구름 같이 몰려들던 군중이 지금은 오히려 멀찍이 피하고 있다.


강한이 피식하고 웃으며 메탈 포지 본사까지 직행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관심을 두지 않는 영역이었다.


도착하니 준이 직접 마중을 나왔다.


“드디어 오셨, 읍.”


다가오던 준이 움찔했다.


자신도 모르게 코를 움켜쥐곤 무례라 생각했는지 재빨리 내리며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강한이 신경 쓰지 않는다는 얼굴로 다가가 칩을 건네주었다.


총 여섯 개.


그리고 한 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준이 굉장히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돈은 곧바로 입금시켜 드리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강한이 강화인간들을 보았다.


“고생했다.”


한명씩 마주보며 눈을 마주친 강한이 출구로 걸어갔다.


배덕진이 문을 나서기 직전인 강한을 불렀다.


“형님!”


강한이 고개를 돌렸다.


일렬로 선 그들이 허리를 구십 도로 굽히며 인사했다.


“고생하셨습니다!”


대충 손을 흔든 강한이 집으로 갔다.


*


준이 회의실 의자를 당겨 앉았다.


가장 상석엔 진종필이 위치했고, 반대쪽엔 여동생인 김미영이 앉았다.


모든 준비를 마친 준이 강화인간들을 불렀다.


배덕진과 함께 일렬로 선 그들이 인사를 올렸다.


진종필이 조폭 출신인 그들을 보며 입술을 꿈틀거렸다.


“범죄자를 이용한다는 게 꺼림직 하군.”


준이 고개를 저었다.


“청장님, 그런 고정관념을 버리셔야 합니다.”


진종필이 못 마땅한 얼굴을 했다.


“하지만 나도 나름 제복을 입은 사람이네.”


끙 하는 소리를 낸 진종필이 강화인간들을 날카롭게 노려봤다.


인간이라기 보단 키메라에 가까운 덩치와 외모.


혀를 찬 진종필이 미영을 쳐다봤다.


“이번 딥 헌팅으로 어떤 데이터를 가져왔다 그랬지?”


미영이 대답했다.


“대전쟁 당시 만들어졌던 외골격 갑옷과 제트 팩의 설계도 입니다.”


진종필이 깍지를 낀 손 위로 턱을 괴며 물었다.


“언제 생산에 들어갈 건가?”


준이 대답했다.


“이번 년도 중순부터입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진종필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편의를 봐 줄 테니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짓도록.”


준과 미영이 미소를 지었다.


*


집에서 뜨거운 물로 샤워를 마친 강한이 대충 머리를 말렸다.


곧바로 수환을 만나러 갈 생각이었다.


중요한 일을 의논하기 위해서였다.


헌팅을 통해 발견하게 된 거대한 포탈.


눈을 붙일 세도 없이 집을 나선 강한이 집무실로 갔다.


수환이 유리와 함께 앉아 있었다.


강한이 소파에 앉았다.


수환이 말했다.


“얼굴이 말이 아니군.”


유리가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어디 아픈 거 아냐?”


강한이 고개를 저었다.


“피곤해서 그래.”


수환 위스키를 가져와 따라 주었다.


“일단 한잔 하고 이야기 나누지.”


위스키 잔을 받아든 강한이 쭉 넘겼다.


뜨거운 기운이 전신으로 쫙 퍼졌다.


여기저기 몰려 있던 피로가 열기를 따라 녹았다.


숨을 크게 토한 강한이 잔을 내려놓았다.


유리가 몸을 기울이며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야?”


눈을 마주본 강한이 지난 일주일 간 있었던 일을 말해 주었다.


끊임없는 키메라와 리퍼 그리고 거대한 포탈.


모든 이야기를 들은 유리가 수환을 쳐다봤다.


수환 역시 유리를 쳐다봤다.


눈길을 주고받은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가 물었다.


“그 일 뿐이야? 다른 일은 없었어?”


강한이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있었어.”


포탈 너머에서 느꼈던 존재.


“무언가가 포탈 안에서 노려봤어.”


고개를 돌린 강한이 수환을 보며 물었다.


“어머니가 여왕의 기억을 훔쳐 본 일 기억하시죠?”


당시 대화를 떠올린 수환이 긍정했다.


“그래.”


심각한 얼굴을 한 강한이 말했다.


“그때부터 지속적으로 언급된 존재가 있어요.”


수환이 말했다.


“우리도 알고 있다.”


강한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어떻게요?”


아저씨가 독심술이라도 배운 건가?


유리가 대답했다.


“너 뿐만이 아냐. 많은 헌터들이 이상한 꿈을 꿨다고 해.”


자신도 모르게 눈을 크게 뜬 강한이 물었다.


“설마 나랑 같은?”

“그래, 시기 차이는 있지만 똑같은 보고를 여러 번 받았어.”


기묘한 일이었다.


무언가의 전조인 걸까?


수환이 말했다.


“아무튼 뭔가 일어나기 직전인 것 같다. 우린 그게 뭔지 모르고 있고.”


강한 역시 동의했다.


“그럴 가능성이 높아요.”


다시 유리를 쳐다 본 강한이 물었다.


“혹시 인공지능이 뭐든 알고 있지 않을까?”


유리가 대답했다.


“이미 그녀에게 물어봤어.”


강한이 귀를 기울였다.


“뭐래?”


고개를 저은 유리가 말했다.


“보안 규정상 대답이 불가능 하데.”


참 난감한 상황이었다.


보안이라니.


꼬장꼬장한 인공지능이 원망스러웠다.


*


홍천과 니플헤임의 포탈을 연결시키기로 했다.


강한이 건넨 좌표를 토대로 이루어진 작업이었다.


제대로 된 정보가 없는 이상 직접 보는 방법이 가장 최선이다.


하지만 모든 일을 진행시키기 까진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예정이었다.


파리 폴리스와 시민들에게 협조를 부탁해야 했기 때문이다.


튜브 트레인은 홍천과 연결되는 기간 동안 운행을 멈춘다.


강한은 그 시간 동안 준을 만나기로 했다.


새로운 기술을 무기에 적용시켜 준다는 연락을 받은 참이었다.


집 앞에서 대기 중인 리무진을 발견한 강한이 올라탔다.


기사가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만나게 되서 영광입니다.”


강한이 머쓱하게 대답했다.


“아, 네.”


영광일 정도는 아닐 텐데.


어색하군.


룸미러로 강한을 쳐다본 기사가 관찰하는 시선을 보냈다.


강한이 애써 무시하자 한참 망설이던 기사가 말을 걸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질문 좀 해도 될까요?”


거절하면 굉장히 실망하리라 생각되는 얼굴이었다.


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주로 도머사태, 여왕과의 전투, 파리 해방 등과 관련된 질문이 이어졌다.


그런 주제엔 관심 없던 강한인지라 이게 이렇게나 물어봐야 할 일인가 싶었다.


“대단하시군요.”


메탈 포지 본사에 도착하자 끝나지 않으리라 예상되던 기사의 질문이 멈추었다.


“다 왔습니다.”


강한이 창밖을 바라봤다.


괴물처럼 성장하는 기업.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정도로 성장할 줄 몰랐는데 엄청난 속도였다.


두 사람 능력이 좋은 걸까?


리무진에서 내린 강한이 로비로 들어섰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비서들이 다가왔다.


하나 같이 깔끔한 외모를 한 여자들이었다.


그 중 리더로 보이는 자가 공손히 인사를 하며 강한을 안내했다.


“VIP 엘리베이터로 안내하겠습니다.”


직원들이 사용하는 엘리베이터와 다르게 따로 떨어져 있었다.


안으로 들어간 강한이 꼭대기 층에서 내렸다.


곧바로 대표실과 연결되는 모양이었다.


대리석 바닥과 화이트 톤 벽지가 안정적인 조화를 이룬 공간이었다.


천장엔 파리 폴리스에서 수입한 고가의 샹들리에가 걸려 있었다.


엄청나게 돈을 썼군.


강한이 그렇게 생각하며 원탁 너머를 쳐다봤다.


고급 목제로 만들어진 업무용 책상 위에 대표 김미영이라는 명패가 놓여 있었다.


대외적인 직책치곤 대우가 좋군.


실권자는 준이었다.


메탈 포지를 설립한 장본인이며 지분의 50%를 보유하고 있으니까.


나머지 지분 35%는 미영이, 그 이외는 투자자들이 지니고 있다.


이미 절반이 넘는 지분을 보유한 이상 준이 말하는 데로 회사가 굴러간다.


미영은 준이 귀찮아하는 일을 모두 자진해 처리하는 대리인에 불과했다.


강한이 딱 달라붙는 치마에 검은 스타킹을 신고 검은 재킷을 걸친 미영에게 다가가 손을 건넸다.


미영이 손을 잡고 흔들었다.


“오랜만이에요.”


강한이 악수를 하며 물었다.


“잘 지네셨죠?”


미영이 대답했다.


“덕분에요.”


활기차게 손을 흔든 두 사람이 대표실 가운데 있는 소파로 향했다.


특이하게 원탁이 있었고 빙 둘러 앉는 형태였다.


자리를 잡은 강한이 물었다.


“그런데 준 씨는?”


미영이 미안하단 얼굴로 대답했다.


“일이 있어서 잠시 연구실로 갔어요. 곧 올 거예요.”


고개를 끄덕인 강한이 가만히 테이블 위를 내려 봤다.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이렇게 만나는 건 처음이었고, 그 전에도 한두 번에 불과했다.


대화를 하고 싶어도 저쪽은 경영자 이쪽은 헌터 아니던가.


사는 세계가 완전히 달랐다.


겹치는 주제가 있을 리 없었다.


미영이 어색하게 앉은 강한을 가만히 바라보다 말을 걸었다.


“어머니 사업은 잘 되고 계세요?”


다른 생각을 하던 강한이 서둘러 고개를 들었다.


“아.”


강한이 대답했다.


“예전보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모양이에요.”


미영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네요.”


저쪽에서 먼저 주제를 정해주니 참 고마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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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153화 뒤틀린 교단 19.03.27 204 4 12쪽
151 152화 뒤틀린 교단 19.03.26 201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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