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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무림에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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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사람
작품등록일 :
2018.10.28 17:49
최근연재일 :
2018.12.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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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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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1. 유산(2)

DUMMY

“······형님의 유산, 입니까?”

“그래. 싱크로가 죽기 전 날 밤, 자기가 그리 될 거라고 미리 알고 있었는지, 아니면 단순한 변덕이었는지는 나도 모르지. 하지만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싱크로가 유일하게 남긴 것이니 유산이라면 유산이겠지.”


튜너에게 전해달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죽게 되면 맥이 끊길 것이 안타까우니 네가 기억하고 있다가 적당한 인물에게 가르쳐달라는 말을 남겼을 뿐. 결국 그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 채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었지만 유산의 주인에 가장 가까운 이가 눈앞에 있었다.


튜너의 재능이, 노력이, 운이 닿지 않아 맥이 끊기게 되더라도 튜너라면, 그 녀석도 미련을 남기지는 않겠지.


“무엇입니까?”

“그 전에. 유산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검도 사용자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저 장식품에 지나지 않는다. 적어도 검을 쥐는 법은 알아야 검을 휘두를 수 있지 않겠는가.


“기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는?”

“체력, 검술, 오러입니다.”


기사로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한다면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기사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모두들 오러를 꼽을 것이다.


오러를 다루지 못하는, 검술이 뛰어난 검사는 기사가 될 수 없지만 검술이 형편없는, 하지만 오러를 다룰 수 있는 검사는 기사가 될 수 있으니까.


튜너가 원하는 것이 이런 반쪽짜리 기사가 아님을 잘 알고 있지만 튜너의 상황은 그렇게까지 낭만적이지 않았다. 기둥은 지붕을 세울 정도로만, 우선 집을 완성한 뒤 추가적인 보강공사를 하는 것이 튜너의 입장에서는 최선이었다.


“앉아.”


이제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잡았다 싶으면 저 멀리 가있는, 기약 없는 기다림과의 싸움. 먼저 나가떨어지는 쪽이 패배하는 싸움이었다.



#



일주가 지나고, 보름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났다. 튜너는 여전히 마나를 느끼지 못했다. 애초에 쉽지 않은 싸움이 되리라 예상했기에 나는 담담했지만 튜너는 조급함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제 3 연무장에서 수련생들과 함께 수련을 받은 삼 개월이라는 시간. 그 시간이 튜너로 하여금 조급함을 갖게 만들었으리라. 스스로가 얼마나 운이 좋은 녀석인지, 형 덕분에 남들은 꿈으로만 생각하는 마스터와의 일대일 교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부담감으로 작용한 것일지도 몰랐다.


주변의 시기, 기대, 의구심 등 수많은 압박이 쏟아지는 것도 한몫했을 것이고 내가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서는 거의 튜너에게 시간을 쏟고 있는 만큼 성과를 보여야한다는 압박감도 무거웠을 것이다.


이런 경우 백약이 무효했다. 아무리 곁에서 괜찮다 해줘도 스스로가 극복하지 못한다면 결국 무너질 뿐. 가장 좋은 방법은 성과를 내는, 마나를 느끼는 것이겠지만 쉬운 일이 아니지 않는가.


“네 형의 유산을 언제까지 땅 속에 묻어두게 할 셈이냐.”


더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싱크로가 어떤 심정으로 나에게 유산을 남겼는지 곰곰이 생각해봐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둘리는 이유는 간단했다. 목적지가 제대로 보이지 않기에. 그렇다면 조금 더 가까이에, 명확한 경유지를 세워주면 될 일. 목적지는 같더라도 마나를 느껴야한다는 추상적인 목표보다는 유산의 내용을 알고 싶다는 목표가 조금 더 가깝게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한 달이라는 시간이 또 다시 흘러갔다.


“고생했다.”

“다 소영주님 덕분입니다.”


그래. 약 80%는 내 공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잠자는 시간,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튜너의 옆에 붙어있다시피 했으니까. 계속해서 밀도 높은 마력을 느낄 수 있게 해주지 않았다면 단기간 내에 이런 성취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만약 다른 이들이 나와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면? 글쎄, 하루도 버티지 못하고 포기를 외치지 않았을까. 수련을 받은 건 튜너인데 피로도는 내가 더 높은,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졌다.


“잘 봐둬. 어렵지 않으니 금방 따라할 수 있을 거다.”


이름은 모른다.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효능만큼은 나도 인정하고 있었다. 세상에는 수많은 기인이사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무공이란 그리 흔한 것이 아니었다.


“끝······ 입니까?”


한바탕 시연이 끝나자 튜너가 실망스럽다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확실히 겉으로 보기에는 실망스러워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힘이 실리지도, 빠르지도, 날카롭지도 않은, 겉으로 보기에는 춤을 추는 것 같아 보일 수도 있을 테니까.


“실망했나?”

“아, 아닙니다. 다만······.”

“다만?”

“형님이 왜 저에게 이런 걸 남기셨는지 의문입니다.”

“실망했구만.”


그런 걸 실망이라고 하는 거란다. 만약 내가 보여준 것이 튜너의 눈을 사로잡았다면 그런 의문을 떠올렸을까? 빨리 배우고 싶어서 발을 동동 굴렸겠지.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마라. 언젠가 싱크로에게 감사하다며 고개를 조아릴 때가 올 테니까.”

“감사는!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열심히 따라 하기나 해.”


덩실덩실-


내가 할 때는 썩 괜찮았던 것 같은데 튜너가 추니 영락없는 막춤이다. 고작 한 번을 보고 저 정도라도 따라하는 것이 용하긴 했지만 역시 겉만 따라했기 때문일까, 속이 텅 비어있어 보는 사람을 괴롭게 했다.


“헉. 헉. 그런데 이 동작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몰라.”

“예?”

“나중에 네가 기사가 되고나면 성을 받을 수 있을 거다. 그 때 직접 이름을 붙여.”


하루 정도 시간을 들이니 얼추 모습은 그럴 듯했다. 앞으로 속을 채워나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지만. 싱크로의 유산은 무공이었다. 하지만 여타 무공과는 궤를 달리했다.


동공.

모두가 가부좌를 튼 상태에서의 심법 수련, 즉 정공에 매달릴 때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린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움직이면서도 내공을 회복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연구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장되고만 이유는 효율이 너무나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연공을 해도 정공 한 시진만도 못한 효율을 보이는데 누가 동공을 익히겠는가. 하지만 싱크로는 달랐다. 동공임에도 어지간한 정공 못지않은 효율을 보인, 동공을 처음 만들어낸 이가 보았다면 찬사를 금하지 않았을 희대의 동공. 후일 동공이 숙달된다면 굳이 검술을 연마하면서가 아닌, 걸으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내공을 회복하는 것이 가능할 테니 튜너에게 있어 꼭 필요한 무공이 아닐 수 없었다.


“앞으로 새벽과 밤, 하루에 두 번, 한 번에 한 시간씩 연마하도록 해. 그 감각을 떠올리는 걸 절대 잊지 말고. 네 움직임을 따라 마나가 움직인다고 생각해.”



#



겨울은 가혹하다. 눈이 내려 영지간의 이동을 방해하고 날씨는 추우며 저장해둔 식량으로 봄이 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 뿐이랴, 몬스터들도 자연스레 난폭해져 산 속에 위치한 작은 마을들은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는 몬스터들을 대비해야 했다.


그 불친절한 계절을 뚫고 먼 곳에서 손님이 왔다.


“승작을 축하드립니다. 터너 후작님.”

“고맙네.”

“터너 백작님도 축하드립니다.”


꾸벅-


아주 먼 곳에서 온 손님. 주기적으로 말을 바꿔 달려도 보름은 떨어져있는 아주 먼 곳, 안티오스 제국의 사절. 데로안 자작이었다.


“읽어보십시오. 위대하신 황제 폐하의 친필 서신입니다.”

“내용은 역시 마스터 대전입니까?”

“알고 계셨군요. 그렇습니다. 터너 백작님에 대한 소문은 이미 제국에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제국의 마스터들께서 꼭 백작님을 만나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흐음······. 축하 인사와 함께 강력한 도발, 마지막은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인사까지. 서신의 내용은 한 마디로 이랬다. 소문이 어쨌든 마스터 대전에서 인정받지 못한다면 넌 진정한 마스터가 아니라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도발이었다.


하지만 누가 이 도발을 그냥 넘길 수 있을까. 게다가 벽을 뛰어넘었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인간들이. 스스로가 오랜 세월 고난을 겪으며 쌓아온 모든 것을 부정하는데 말이다.


“세스크 공작 각하께도 서신이 갔습니까?”

“당연합니다. 벌써 몇 회 째 마스터 대전을 빛내주고 계신 분이시니 말입니다. 터너 백작님께서도 세스크 공작 각하와 함께 이번 대전을 빛내주셨으면 합니다. 설마 거절하시지는 않으실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참나, 혹시라도 내가 거절할까봐 제대로 밑밥을 뿌려놓는군. 자기들이 파악하지 못한 변수는 미리미리 차단하고 싶다는 뜻인가. 이렇게 대놓고 개수작을 부리려하는데 받아줘야 한다니. 제국이 쥐고 있는 명분이라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지만 않았어도 일말의 고려할 가치도 없는 일이었다.


물론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니 거절하지는 않겠지만.


“언제입니까?”

“올해 가을입니다. 추수감사제와 함께 마스터 대전의 서막이 열릴 계획이니 여름이 지나가기 전까지 황도에 도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력으로 말을 달려도 보름이 걸린다는 뜻은 평범하게 달린다면 두 달, 세 달은 걸린다는 뜻이다. 만약 병사들까지 동행하게 되면? 한없이 늘어지게 되겠지. 병사들에게까지 일일이 말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모든 것은 제국에서 지원하겠습니다. 백작님께서는 검만 가지고 오시면 됩니다. 다만 호위 인원은 최소로 부탁드리겠습니다. 각 국에서 사람들이 오는 만큼 치안을 위한 일이니 협조 부탁드립니다.”


어차피 마스터들이란 호위가 필요 없는 존재들이다. 마스터들에게 위협이 될 만한 존재에게 그 밑의 사람들은 길가의 돌멩이에 불과할 뿐이니까.


“천천히 생각을 해보고 답을 드리겠습니다. 오시는 동안 고생이 많으셨을 텐데 일단 푹 쉬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데로안 자작이 떠나고 난 뒤, 아버지가 심각한 표정으로 황제의 서신을 읽어 내려갔다. 불안하신 듯했다.


“갈 생각이냐.”

“예.”

“······세스크 공작 각하와 동행한다고 하니 안심은 된다만 너무 방심하지 말거라. 너 못지않은 이들이 많은 곳이다. 꼭 무력이 아니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너를 노려올 지도 모르고. 조심하여라.”

“걱정하지 마십시오.”


사실 마스터 대전은 어찌되든 좋았다. 오히려 내가 집중하고 있는 건 호러스 워페어의 흔적. 사실 마음 같아서는 황도보다도 호러스가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였다는 드레온 영지를 가고 싶을 정도였다.


“제국에서 사신이 왔다고 들었어요.”

“예. 겨울이 지나고 나면 세스크 영지로 출발할 생각입니다. 영애께서도 천천히 준비를 하시는 편이 좋을 듯합니다.”

“그렇군요.”


사실 엘레나에 대해서는 별 신경을 써주지 못했다. 튜너가 비교적 중요했던 것도 있지만 그녀의 경우 굳이 내가 붙어있을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나와 그녀의 관계는 여전히 서먹했다. 굳이 비교하자면 전보단 친해졌지만.


“저도 제국까지 따라가도 괜찮을까요?”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피드백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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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11. 유산(1) +20 18.12.05 22,798 60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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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9. 혼담(1) +16 18.11.26 30,168 681 11쪽
29 8. 세스크 공작(4) +26 18.11.24 31,910 708 11쪽
28 8. 세스크 공작(3) +22 18.11.23 31,354 696 11쪽
27 8. 세스크 공작(2) +33 18.11.22 31,742 740 11쪽
26 8. 세스크 공작(1) +22 18.11.21 32,134 78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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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6. 영지전(1) +13 18.11.10 40,932 77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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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5. 박힌 돌과 굴러온 돌(2) +7 18.11.07 43,746 857 9쪽
12 5. 박힌 돌과 굴러온 돌(1) +23 18.11.07 44,402 84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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