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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역대급 톱스타의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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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셀
작품등록일 :
2018.11.04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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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18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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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건드리면 안 되는 이유

DUMMY

촬영 날.


새벽같이 일어나 별로 준비할 건 없지만 그래도 분주하게 준비하던 이한성의 시선이 문득 습관적으로 틀어놨던 TV에 꽂혔다.

제로가 하고 있는 한 예능 프로그램의 재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TV 속 그의 노래를 가만히 새겨듣던 이한성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출중한 재능과 실력에 더불어 예측할 수 없는 잠재력까지 갖추고 있던 제로.

우습게도 웃형 녹화 후에 자신 때문에 제대로 불이 붙었다고 한다.

스케줄이 없으면 10시간이고 15시간이고 연습실에만 틀어박혀 산다나?


'뭐, 도박 때문에 인생 죽 쑬 걱정은 안 해도 되겠네.'


이한성이 피식 웃고 있을 때 그의 전화가 울렸다. 김 매니저였다.


* * *


최신형 밴.

오늘도 안은 시끌시끌했다.

김 매니저와 이민정, 스타일리스트들 5명까지는 저번과 같지만 여기에 한 명이 더 있었다.


"근데, 이 기자님은 어쩐 일이세요?"


김 매니저의 질문에 구석 자리에서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있던 이태현 기자가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이한성 씨 첫 촬영 날이잖아요. 뭐 건질 거 있으려나 싶어서요."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은 이한성에게 연락받고 온 거다.

차에 탄 순간 10초도 안 돼서 후회했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내 차로 간다고 할걸...!'


김 매니저와 이민정, 그리고 이한성까지만 있을 때가 딱 좋았는데 그 뒤에 들이닥친 5명의 예쁘장한 스타일리스트들은 노총각의 마음을 벌렁대게 하기에 차고 넘쳤다.


"오늘 날씨 정말 좋네요."


말을 한 당사자가 이한성이라서 웃겼다.

거침없이 도로를 활주하는 밴.

날씨처럼 차 안의 분위기도 좋았다.

눈치 빠른 이 기자는 아까전부터 김 매니저와 이민정 사이에 흐르는 어색한 기류를 감지했지만 모른 척 넘어갔다.


"그런 것치고는 이한성 씨 표정이 별로 좋지 않네요?"


이 기자를 돌아본 이한성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인정했다.


"대단하시네요, 정말."

"사회생활하다 보면 눈썰미라는 건 저절로 올라가기 마련이죠."


그렇다고 치부하기엔 이 기자의 눈썰미가 지나칠 정도로 탁월했지만.

딱히 숨기고 싶은 마음도, 거리낄 것도 없기에 이한성이 솔직하게 털어놨다.


"오늘 해야 하는 연기가 영 불안하네요."

"아, 박민서 역이요?"


이기웅이라는 이름은 나오지도 않고 바로 튀어나오는 세 글자에 왠지 놀림당하는 기분이었지만 옅게 웃으며 이한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거의 천사에 가까운 캐릭터던데, 솔직히 저랑은 너무 안 맞는 것 같아서요."


이 기자가 잘 납득이 안 간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의외네요."

"뭐가요?"

"그게, 이한성 씨 은근히 착한 연기 잘하잖아요?"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하지만 곧 이어진 이 기자의 설명에 이한성은 눈이 뜨이는 것만 같았다.


"TV는 라디오 때 보여줬던 그 모습만 연기해도 충분할 것 같은데."


설명 후에 조언까지 해주는 이 기자.

둘의 대화에 김 매니저는 출타한 어처구니를 찾기 위해 애써야 했다.


"두 분...거의 원수 사이 아니었나요?"


부정할 수 없는지 허공에서 시선을 교환한 이한성과 이 기자가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게요."


* * *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태프들을 여유롭게 바라보며 지각한 고은혁은 아메리카노 커피를 음미했다.

빨대를 통해 단번에 목구멍 안으로 넘어오는 커피 향이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결전의 날이다.

아니길 바랐지만 결국 이한성은 주인공으로 확정되었고, 이미 결정 난 사안을 뒤집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그 자식한테 물 좀 제대로 먹여줘야지!'


속으로 음흉한 계획을 꾸미던 고은혁이 뜬금없이 지나가던 여자 스태프에게 손가락 총을 날렸다.


"빵!"


미친놈 쳐다보듯이 쳐다보다가 바쁘게 지나가는 스태프.


"1년 전까지만 해도 됐던 거 같은데....."


멋쩍어진 고은혁이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지나간 여자 스태프뿐만 아니라 근처에 있는 다른 스태프들도 표정이 좋지 못했다.

아무리 스케줄 걱정 없이 잘 나가는 배우라고 해도 지각해놓고 미안해하는 시늉조차 안한 채 헤벌쭉 벌어진 웃음을 얼굴에 걸고 있는데 어찌 시선이 고울 수 있을까?

고은혁은 그다지 신경 쓰지는 않았다.

잘 나가는 사람을 시샘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니까.


"안녕하세요, 선배님."


어느샌가 다가와 인사를 건네는 건 놀랍게도 이한성이었다.

웃음을 잃지 않던 고은혁이 살짝 주춤했다.


"어? 그, 그래. 오늘 잘해라. 민폐 끼치지 말고."


미소를 잃지 않으며 이한성이 속삭이듯 말했다.


"민폐는 지금 선배님이 끼치고 계신 것 같은데."


고은혁의 얼굴이 팍 구겨졌다.

화나게도 말을 들은 게 자신뿐이라 어디 가서 하소연할 수도 없었다.

뭐라 한마디 쏘아붙이려는데 이한성이 느긋하게 몸을 돌렸다.


"그리구요. 손가락 총은 이렇게 쏘는 거죠."

".....?"


고은혁의 표정이 괴상해지기가 무섭게 이한성이 자신감 있게 손가락 총을 날렸다.


"빵!"


지나가던 여자 스태프가 이한성이 날린 손가락 총을 맞더니 다리에 힘이 풀린 듯 그대로 무너져내렸다.


"하아아앙!"


한국 인터넷처럼 빠른 속도로 고은혁의 두 눈에 믿을 수 없다는 감정이 차올랐다.

자신감이 만땅인지 이한성이 한 번 더 손가락 총을 날렸다.


"빵!"

"흐아아앙!"


2번 연속 성공한 손가락 총.

슬쩍 돌아보고는 씩 웃은 이한성이 이번에는 남자에게까지 손가락 총을 날렸다.


"빠앙-!"


손가락 총을 맞은 건 다름 아닌 김 매니저였다.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김 매니저는 왜 자신에게 이런 시련이 오는지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거의 울기 직전인 표정으로 잠시 주변을 살피던 김 매니저가 어색하기 그지없는 리액션을 취했다.


"하, 하아아아앙-!"


풀썩 쓰러지는 김 매니저의 모습에 날이 섰던 촬영장의 분위기가 약간이나마 풀어졌다.

절망감에 휩싸여있던 김 매니저의 눈에 얼핏 이민정이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웃고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고백한 후 그녀와 단 한마디도 안 나눴다.

부끄러움도 잠시, 김 매니저는 이렇게라도 이민정을 웃게 할 수 있다는 게 기뻤다.


'당신을 웃게 할 수만 있다면 저는 광대라도 되겠습니다.'


김 매니저가 혼자 멜로드라마를 찍고 있는 와중에 모습을 드러냈다.

3명이.


* * *


첫 만남부터 제대로 꼬인 기분.

그런 감정은 연기로까지 이어졌다.


"컷! 이봐요, 고은혁 씨. 지금 몇 번째 NG인지 아십니까?"


날이 선 최 감독의 외침에도 고은혁은 시종일관 미소를 유지했다.


"에이...이제 겨우 15번밖에 안됐잖습니까, 감독님."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최 감독 앞에서 고은혁이 씨익 웃었다.


"완벽한 연기란 쉽지 않게 나오는 법이죠. 자, 다시 한번 가볼까요?"


양쪽 옆에 있는 이 PD와 4회차까지 대본을 완성시켜 어느 정도 여유가 있던 박 작가의 얼굴에 그늘이 꼈다.


'대체 뭘 믿고 저러는 거야?'


생각지도 못했던 복병의 등장에 3명은 답답하고 짜증까지 났다.

연기력 하나는 쓸만하다는 소문과 오디션에서도 그럭저럭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길래 큰 고민 없이 합격시켰는데, 견디기 힘든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왔다.

반면, 이한성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기웅 역할이야 말할 것도 없고 걱정하던 박민서 역까지 훌륭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같은 얼굴이지만 전혀 다른 성격인 두 캐릭터.

이한성이 박민서를 연기할 때에는 그야말로 수많은 여자 스태프들의 심장이 말랑해졌다.

여심 저격이 따로 없었다.

바라보는 고은혁은 질투로 눈이 뒤집힐 것만 같았다.

참다못한 그가 가는 곳마다 졸졸 따라다니며 사사건건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이한성 진짜 연기 더럽게 못하네. 안 그래요, 여러분? 하하."


점점 이한성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져갔다.


* * *


점심시간.


이한성이 따로 준비한 밥차는 밥차가 아니라 뷔페식당 수준이었다.

자기 사람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식사를 즐기던 이한성.

뒤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지길래 돌아봤더니 고은혁이었다.

불쾌한 기색을 그대로 드러내는 얼굴로 그가 이한성을 불렀다.


"잠깐 나 좀 보자."


따라오려는 매니저를 도로 앉힌 고은혁.

이한성도 김 매니저에게 계속 밥을 먹으라고 했다.

멀어지는 둘을 바라보며 고은혁의 매니저, 천한영이 잔뜩 불안한 눈빛으로 김 매니저의 옆에 철썩 달라붙었다.


"어, 어떡하죠? 저 둘 한판 할 거 같은데....."


뷔페 음식을 정신없이 먹으며 김 매니저가 대꾸했다.


"걱정하지 말고 음식 드세요. 순식간에 사라질 거 같은데."


태연한 김 매니저의 태도에도 천 매니저는 좀처럼 걱정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은혁이 형 성격 장난 아니란 말이에요."


정신없이 음식들을 흡입하던 김 매니저가 문득 고개를 돌렸다.

그제야 걱정이 되는 건가 싶었는데 난데없이 웃음을 터트리는 김 매니저.

천 매니저의 눈이 거의 2배 가까이 커졌다.


"지금 웃음이 나오세요? 이한성 씨가 무슨 꼴 당할지도 모르는데?"


고개를 돌린 김 매니저가 다시금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걱정하지 말고 드시라니까요."

"이한성 씨 걱정되지도 않으세요?"


순간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느릿하게 고개를 돌려보니 천 매니저가 세상 진지한 표정으로 손톱까지 물어뜯고 있다.

피식.

저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누구를 걱정해요?"

"이한성 씨요, 이한성 씨."

"혹시 이한성 씨에 대한 소문 못 들어봤어요?"

"네? 들었긴...하죠."


그런데도 저렇게 걱정하고 있다는 건 고은혁 역시 성깔이 개떡같다는 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고가의 스테이크를 입속에 집어넣은 김 매니저가 열심히 턱을 움직였다.

씹히는 맛이 환상적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눈물까지 다 날 지경이었다.

스테이크를 꿀꺽 삼킨 김 매니저가 쩝쩝대며 다음 스테이크를 포크로 찍었다.


"뭐라던가요, 사람들이?"

"그게...좋은 말들 많이 들리던데요?"


물론 그럴 거다.

2년쯤 전부터 새사람이 된 듯 갑자기 착해졌으니까.


'그래도 한번 뿌리박힌 인식이라는 게 쉽게 사라지는 건 아니거든.'


씩 웃은 김 매니저가 한 손으로 턱을 괴며 빤히 천 매니저를 보았다.


"그게 전부에요?"


머뭇거리는 천 매니저.

담당 매니저 앞에서 연예인의 얘기를 솔직하게 말할 수 없을 거다.

괜찮다는 듯 김 매니저가 웃어 보였다.


"왜요, 제가 이한성 씨한테 고자질이라도 할까봐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 그런 놈 아닙니다."


짧지 않은 시간을 머뭇거리던 천 매니저가 조심스럽게 들었던 얘기들을 털어놨다.


"들어보니까 이한성 씨도 성격 만만치 않다고는 하던데....."

"그리고요?"

"네?"

"그 후에 사람들이 한 얘기 있을 거 아니에요. 이를테면, 쌍욕이라던지....."

"그게....."


시간을 끌던 천 매니저가 주변을 살피다 거의 귓속말에 가까운 작은 목소리로 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말했다.


"개자식...이라고....."


만족스럽게 웃은 김 매니저가 연신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을 입안으로 털어 넣으며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연예인들이 이한성 씨를 왜 무서워하는 줄 알아요?"

"왜...무서워하는데요?"


이번에는 김 매니저가 한 손으로 입 옆을 가린 채 귓속말하듯이 작게 말했다.


"이한성 씨는 1차원적인 사람이 아니거든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은 천 매니저가 금붕어처럼 두 눈을 꿈벅거렸다.

얘기를 마친 김 매니저는 씩 웃어주고는 계속해서 음식들을 먹어댔다.

라이 같은 경우는 S&W에서 멱살 잡고 캐어해준 게 맞다.

하지만 이한성은 약간 달랐다.

주먹싸움을 한 적은 많아도 라이처럼 생각 없이 카메라 앞에서 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의 사람을 물 먹이는 스킬은 그야말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오히려 김 매니저는 고은혁이 안됐다고 생각했다.

오늘 아침 이한성이 보여준 문자.

그 문자를 보자마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 * *


인적이 드문 구석진 곳까지 이한성을 끌고 온 고은혁이 사나운 표정으로 몸을 돌렸다.


"너 오늘 좀 나대더라?"


무슨 소리냐는 듯 이한성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네? 제가요?"

"좋은 말로 할 때 몸 사려라. 혼나기 싫으면."


웃음이 나왔다.

이 바닥에서 정말 수많은 사람들을 봐왔지만 저런 또라이는 또 처음이었다.

흔한 꼰대 같기는 한데, 뭐랄까...조금 더 신선하달까?

나쁘게 말하면 생각이 짧아 보였다. 무척.

미소를 건 이한성이 느릿하게 몸을 움직였다.

갑자기 그가 다가오자 흉흉했던 고은혁이 잠시 움찔했다.

최대한 진정하려고 애쓰고 있는데 어느새 바로 앞까지 다가온 이한성이 그의 옆쪽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는 속삭였다.


"좆까, 씨발놈아."


작가의말

커피 괜히 마신 듯...ㅋㅋ


소설이나 읽다 자야겠네요 ㅎ_ㅎ


모두 안녕히 주무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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