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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역대급 톱스타의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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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셀
작품등록일 :
2018.11.04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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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26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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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2.녹음 작업

DUMMY

"아이고, 우리 박 선생님 오셨네."


벙찐 얼굴이 되었던 이한성이 간신히 빠져나와서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쟤가 무슨 선생님이에요!"


이한성이 삿대질하고 있는 곳에는 금발이 잘 어울리는 박하얀이 서있었다.

전역하고 나서 처음 봤을 때에 비해 눈에 띄게 밝아졌지만, 지금의 이한성에게는 보이지 않는 변화였다.


"자격 충분하지. 저번 주에 음방 1위도 하셨는데."


박 대표의 장난스러운 말에 그저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


"음방 1위는 저도 했거든요?"


웃는 얼굴로 김 실장이 끼어들었다.


"곡 고르는데 하얀이가 도움이 많이 될 거야. 작사, 작곡, 편곡까지 만능인 애니까."


장난스러운 분위기지만 마냥 장난은 아니라는 걸 느끼고 있었다.

이한성의 고개가 느릿하게 돌아갔다.

눈에 들어오는 박하얀이 전보다 훨씬 밝아진 얼굴로 활짝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 미소가 가식이라는 것을 눈치채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노래 별로네요."


둘만 있게 되자 박하얀은 바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야, 너 아까 이 노래 괜찮다고 하지 않았냐?"

"그랬었나? 잘 기억이....."


애교라도 부리듯 혀를 내미는 모습에 약이 달아오른다.

한 시간을 그렇게 씨름하던 이한성이 결국 못 버티고는 휴식을 찾았다.


"어디 가요?"

"20분만 휴식!"

"보통 10분 휴식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며 뒤로 따라붙는 박하얀.

기가 빨린 이한성은 뭐라고 할 기운조차 없었다.

라운지로 향하던 중 우연히 조수인과 마주쳤다.

드라마가 죽을 쑤고 있는데도 그녀는 표정 하나 변함없이 멀쩡해 보였다.


"어, 이한성!"


못 본 척 빠르게 지나가려고 했는데 그만 들키고 말았다.


"잘 지냈어?"


툭툭 엉덩이를 치는 모습에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던 박하얀의 얼굴에 미세한 금이 간다.

주위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 말라고!"

"우리 한성이 화나써여? 우쭈쭈쭈!"

"......."


힘겹게 조수인을 떨쳐낸 이한성은 자리에 앉자마자 한숨을 푹 내쉬었다.

구경하고 있던 김 매니저가 피식 웃었다.


"이게 웃겨요?"

"너무 대놓고 웃었나요? 하하."


김 매니저의 옆자리에 앉아있는 박하얀의 표정이 조금 전과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 이한성이 동그란 눈으로 물었다.


"넌 또 왜 표정이 그 모양이냐?"

"제가 뭐요?"


이날, 이한성은 밤늦게까지 박하얀에게 시달려야 했다.


* * *


일요일 아침.

천근만근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린 이한성은 오늘만큼은 S&W에 가기가 싫었다.

어제 몇 곡 준비해뒀다는 박 대표의 말을 믿는 게 아니었다.


"몇 곡은 무슨....."


박 대표가 준비한 곡은 자그마치 60곡이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의 첫 미니앨범.

대충 준비할 리가 없는데도 어제 박 대표가 너무나도 가벼운 어조로 말해서 그만 속고 말았다.

오늘도 하루 종일 곡 선택을 해야 한단다.

그렇게 선택된 곡들 총 30곡은 최소 3번의 회의를 걸쳐 다시 걸러지게 된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이 분야에 관해서는 정말이지 철두철미한 사람이었다.

그런 박 대표조차 전생에서는 망했다는 게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사업만 하지 않으셨어도.....'


이번에는 그럴 일이 없으니 다행이었다.

듣자 하니 거듭되는 사업 실패에 박규현은 마약에까지 손댔다고 한다.

그 사실이 까발려졌으니 사실상 연예계 복귀는 힘겨울 테고, 이제 벼랑 끝일 거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남몰래 김 실장에게 단단히 일러놨다.

박규현과 박 대표가 절대 만나지 못하게 하라고.

전생의 박 대표야 계속되는 실패에 제정신이 아닌 나머지 김 실장의 말조차 듣지 않았겠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일어나 베이베! 아침이야 베이베! 일해야지 베이베♪♬♪♪♬


시끄러운 벨 소리.

확인해보지 않아도 김 매니저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네."

"일어나셨어요?"

"방금이요."

"원래는 쉬는 날인데...앨범 발매 조금 미뤄도 되는 거 아니에요?"


미뤄도 된다.

어제 박 대표도 오랜만에 얼굴이나 보자고 부른 것일 뿐, 박하얀과 만나게 한 뒤 도로 이한성을 돌려보낼 생각이었다.

쇳불도 단김에 빼랬다고 이한성은 당장 시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전생에 몇 년 동안 집에서 쉬기만 했기 때문인지 눈코 뜰 새 없을 만큼 바쁜 일상이 꽤 마음에 들었다.


"저는 괜찮아요. 김 매니저님이 괜히 저 때문에 고생하시네요."

"저야 뭐 매니저일 하루 이틀 해보는 것도 아닌데요."


극한직업에 꼭 들어가야 하는 직업이 있다면 바로 매니저일 것이다.

비규칙적인 생활에 웬만한 인기 아이돌 못지않게 수면시간도 부족한 편.

사실 이한성은 오늘 혼자 가려고 했다.


"이민정 씨 오늘도 출근하시잖아요. 잠깐이라도 보고 싶어서."


이런 김 매니저의 애틋한 마음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꼭 성공하길 바랄게요."

"왠지 놀림당하는 것 같네요."

"어, 들켰네."

"아, 진짜!"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고서 통화를 마친 이한성이 샤워실에 들어가려다 말고 홱 고개를 돌린다.


"따라들어오면 죽는다."


뒤쪽에서 슬금슬금 따라오던 천지수가 이내 모른 척을 하며 휘파람을 분다.


[제가요? 오빠 진짜 웃긴다. 피해 망상이 좀 심한 것 같은데...걱정되니까 병원 좀 가보시죠?]


웃음도 안 나왔다.

말은 저렇게 하면서도 천지수는 여느 10대들과 마찬가지로 성에 대한 호기심이 꽤 있는 편이었다.

특히 군대에서 그 호기심이 정점을 찍었는데, 장병들이 샤워하는 샤워실까지 굳이 따라와서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소리를 꺅꺅 질러대는 모습이 아주 가관이었다.


[볼 것도 없드만!]


거의 자백이나 다름없는 말.

포기한 이한성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샤워장에 들어갔다.


* * *


S&W 건물에 도착하자마자 맞닥뜨린 박하얀.

어제는 웬일로 표정이 밝아 보인다 싶더니 오늘은 전역하고 봤던 그 표정으로 돌아와있었다.

박하얀은 보조일 뿐이고, 박 대표가 초빙한 진짜 선생은 따로 있다고 한다.

바빠서 어제는 못 왔다는데 오늘도 못 온다고 한다.

아마 다음 주에나 볼 수 있을 것 같다.


"뭘 봐요?"

"네가 먼저 봤잖아?"


곡을 선택할 때도 비슷했다.


"이거 안 좋은 거 같아요."

"1분 전에 좋다고 했던 거 벌써 까먹었냐?"


슬슬 머리에서 쥐가 나기 시작하는 이한성이었다.

그때 문이 열렸다.

열릴 리가 없는 문이 열리자 신경전을 펼치고 있던 둘의 고개가 동시에 돌아갔다.


"어?"


이한성이 놀라고 있을 때 자리에서 일어난 박하얀이 긴장한 모습으로 꾸벅 고개를 숙였다.

들어온 사람은 한 인기 잡지에서 국내 가장 유명한 뮤지션 TOP10 안에 뽑혔던 적이 있는 차은선이었다.

30을 넘어 이제는 40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김 실장과 마찬가지로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 보였다.


"누나가 여긴 어쩐 일이세요?"


나이차가 꽤 나지만 '이모'라고 불렀다가 입에서 불을 뿜은 뒤로는 줄곧 이렇게 '누나'라고 부르고 있다.


"엄청 바쁘지 않으세요?"


차은선이 살랑살랑 웃으며 다가와서는 다정한 손길로 이한성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아마 조수인을 제외하면 이한성을 터치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일 것이다.

둘을 바라보는 박하얀의 눈동자가 또 한 번 크게 흔들렸지만 미처 둘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 한성이가 첫 미니앨범 낸다는데 당연히 도와줘야지, 호호."


차은선이 등장한 뒤로 작업은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원래 며칠은 더 걸렸을 곡 선별 작업을 하루 만에 뚝딱 해치운 그녀가 나가기 전 이한성을 돌아봤다.


"드라마 촬영 언제 하니?"


해외에서 막 들어온 차은선은 이한성의 스케줄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저 엄청나게 잘나가고 있다는 간략한 이야기만 전해 들었을 뿐.


"끝났어요."

"그럼 시간은 충분하겠네. 월요일날 회사로 나와, 알았지?"

"네."


웃으며 대답하는 이한성. 그 옆에서 여태까지 긴장하고 있던 박하얀이 꾸벅 고개를 숙였다.

봄바람 같은 부드러운 미소로 손을 흔들며 화답하는 차은선.

아까부터 쉬지 않고 웃고만 있는데도 몸에서부터 흘러나오는 포스가 장난 아니었다.

둘만 남겨지자 곧장 박하얀의 표정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문득 드는 생각인데, 박하얀은 연기를 해도 꽤 반응이 좋게 나올 것 같았다.

빤히 자신을 바라보든 말든 이한성은 찌뿌둥한 몸을 일으키고는 기지개를 켰다.

나가려는데 박하얀이 출구를 막아섰다.

또 왜 이러나 싶었다.

한마디 내뱉으려는데 박하얀이 기습적으로 손을 뻗었다.


".....너 지금 뭐하냐?"


잔뜩 일그러진 이한성의 표정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지 수줍게 웃더니 도망치듯 멀어져가는 박하얀.

혼자만 덩그러니 남겨진 이한성은 그저 어이가 없었다.


[쟤 왜 갑자기 오빠 머리 쓰다듬어요?]

"낸들 아냐?"

[혼내요! 선배답게!]

"어떻게 다시 쌓은 이미진데, 그걸 한순간에 날리라고?"

[오빠 이미지는 지금도 바닥이거든요?]

"끄응....."


앓는 소리를 내며 이한성도 문을 나섰다.


* * *


꽤 빨리 도착한 편인데도 벌써부터 와있는 차은선.

한눈에 봐도 의욕이 철철 넘치는 듯 보였다.


"왜 이렇게 빨리 오셨어요?"


차은선이 다정한 눈빛으로 이한성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제 한성이를 보니까 예술욕이 솟구치더라고. 견딜 수가 있어야지, 호호."


박하얀까지 도착하자 본격적인 녹음 작업이 시작되었다.

녹음실 안에 들어선 이한성이 스탠딩 마이크 앞에 섰다.

오늘 녹음하기로 되어있는 곡은 '난 너무 잘났어'라는 곡이었다.

사전회의에서는 물론 이한성 역시 제외시켰던 곡.

이유는 간단했다.


"근데요...이건 너무 자뻑이 심한 곡 같은데....."


차은선이 강하게 부정했다.


"아니, 이 곡은 한성이 너를 위해 존재하는 곡이야!"


저 표정과 저 기세라면 이미 말로 해서 듣을 수준이 아니다.

작은 한숨을 내쉰 이한성이 하는 수 없이 파트마다 부분 녹음을 시작했다.

너무나도 낯부끄러운 나머지 중간중간 실수가 튀어나왔다.


"난 너무 잘났...아, 죄송합니다."

"한성아, 너만의 쀨을 살려야 해. 알겠지? 쀨!"

"네....."


차은선 옆에 있는 박하얀은 터져버린 웃음을 좀처럼 참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나는 꽃미남, 자체발광 남신!"

"좋아, 바로 그거야! 조금 더! 자신 있게!"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몸짓만으로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었다.

두 손이 닭발이 되고 오글거려서 차라리 죽고 싶었지만 꾹 참고 다음 가사를 내뱉었다.


"너는 왜 그렇게 못생겼니? 나는 아닌데!"


차은선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던 박하얀은 포기했는지 이제는 아예 배까지 부여잡고 웃어대기 시작했다.


"꼴뚜기, 오징어, 문어? 아니 아니야. 너는 망둥이!"


아무리 경쾌하고 신나는 리듬의 곡이라고 해도 좀처럼 보기 힘든 병맛 가사였는데 다른 누구도 아닌 이한성이 불러서 특히 더 웃겼다.


"아~어째서 신은 나에게만 모든 걸 다 주었나. 너를 보고 있자니 눈물이 앞을 가려!"


박하얀은 그나마 양반이었다.


"아~어째서 신은 너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나. 너를 보고 있자니 웃음만 자꾸 나와!"


녹음이 처음 시작됐을 때부터 여태까지 미친듯이 박장대소를 하고 있는 천지수와 남자 귀신.

너무나도 곤혹스러웠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곤 해. 너는 울겠지만 나는 웃어!"


그나마 이 자리에 박 대표와 김 실장이 없는 게 천만다행이었다.


"거울만 보면 나는 스트레스가 풀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나는 잘생겼고, 너는 못생겼어!"


이날의 녹음 이후,

한동안 이한성은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작가의말

오늘 선작 무지 많이 올랐네요.


감사합니당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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