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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역대급 톱스타의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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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셀
작품등록일 :
2018.11.04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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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29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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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종방연

DUMMY

달리기경주를 방불케 하듯 연달아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스토리와 연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여기에 작품성은 덤!-


가장 마음에 드는 헤드라인이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박 대표는 하루 종일 입가에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자신이야 고슴도치다 보니 객관적인 판단이 불가능하지만 깐깐한 김 실장까지 인정할 정도로 연기가 좋다 보니 이곳저곳에서 이한성의 칭찬이 거의 도배되다시피 올라오고 있었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고 한숨 돌리고 있는데 때마침 김 실장이 들어왔다.


"광고며 예능이며 욕심나는 스케줄 엄청 들어오네요."


이한성 혼자만 그런 게 아니었다.


"무엇보다 운이가 잘 돼서 다행이에요."


감독, 작가, 메인 PD를 포함한 연기자들까지 모두가 윈윈했지만 가장 큰 수혜자는 역시 대형 기획사를 등에 업고 있음에도 수년간 무명배우였던 최운일 것이다.

계속해서 오디션 스케줄을 잡아주는데도 불구하고 합격하지 못했던 최운.

뒷얘기가 숨겨져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바로잡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복수타를 날린 셈이 되었다.

최운을 깠던 관계자들이 아주 사정사정 난리도 아니라는 얘기는 박 대표 또한 전해 들었다.


"그러게 있을 때 잘했어야지!"


눈물을 머금고 있을 그들에게 통쾌한 표정으로 쏘아붙인 박 대표가 확고한 의사를 밝혔다.


"공중파 쪽 아니면 아예 쳐다도 보지 마. 운이한테도 그렇게 전하고. 알겠지?"


웃는 얼굴로 당연하다는 듯 김 실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운이 마음고생한 것도 있고, 어차피 냄비에 열기 빠지면 나 몰라라 할 인간들이에요. 굳이 그런 사람들 손까지 잡아줄 필요는 없죠. 지금 들어오는 CF만 몇 개인데."


고개를 주억거린 박 대표가 언제나 그렇듯 이한성을 찾았다.


"근데 한성이는?"

"쉬는 날엔 좀 쉬게 내버려 두세요. 이러니까 대표님이 한성이만 편애하신다는 얘기 회사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죠."

"오늘 같은 날 술 마셔야지 또 언제 마시겠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안타깝게도 오늘 이한성에겐 사적인 스케줄이 있다.


"종방연?"

"네."

"그걸 아직도 안 했대?"

"그렇다네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던 박 대표가 눈을 빛냈다.


"나도 갈까?"


온종일 웃음이 끊이지 않던 김 실장이 처음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진짜 눈치 없으시네요. 대표님이 거길 왜 가세요?"


박 대표는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내가 뭐 잡아먹기라도 한대? 그냥...같이 술이나 마시자는 거지."

"택도 없는 소리 그만하시고, 빨리 회의 준비나 하세요."


철벽을 치는 김 실장.

못내 아쉬운 듯 박 대표가 앓는 소리를 냈지만 봄바람 같은 미소로 김 실장은 끝까지 허락해주지 않았다.


* * *


종방연.

보통은 드라마 촬영이 끝나자마자 하곤 하지만 첫 회의 결과물이 너무 좋아 종영 후로 미뤘고,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게감 있어 보이기 위해 무던히도 애쓰는 최 감독과 곧이어 박 작가, 이 PD가 웃는 얼굴로 들어오자 본격적으로 종방연이 시작되었다.

큰 고깃집 하나를 통째로 빌려 눈치 볼 필요 없는 덕에 이내 왁자지껄해졌다.


"한성 씨 생각보다 술 약한가 보네?"

"그게 아니라 맛이 없어서요."

"하하. 완전 어리구만! 아직 인생을 몰라."

"이 PD님, 방금 그 말 완전 꼰대 같았던 거 아시죠?"

"박 작가님이 그런 말도 아세요? 이거 의외네."

"왜 이러세요? 저 나는 BJ다 작가에요. 이 정도도 모를까봐요?"


둘의 농담에 스태프들이 자지러졌다.

그 속에서 이한성도 말없이 웃었다.

2년 전 쫑파티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이런 시끌시끌한 자리가 전생에는 귀찮고 싫기만 했었는데 이제는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같이 고생한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시는 것, 종방연은 쫑파티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의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딱딱하고 숫기없기로 유명한 최 감독 역시 연신 어색한 웃음을 흘리고 있는 걸 보니 다시 한번 웃음이 흘러나왔다.

이 PD와 아옹다옹하던 박 작가가 문득 이한성을 돌아봤다.


"한성 씨."

"네?"


웃고 있었지만 눈가는 촉촉했다.


"정말 마지막일 수도 있었는데...고마워요. 덕분에 호흡기 달았어요."


촌스럽게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지만 모두들 고개를 끄덕거리며 동의하고 있었다.


"아닙니다. 박 작가님이 짜신 대본이 워낙 좋았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 문구 4줄은 인터넷 방송 거의 안 보는 저도 생각이 저절로 많아지던데요?"


연기자들은 끝까지 몰랐던 마지막 문구.

비록 짧았지만 진한 여운을 남기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이 PD가 최운에게도 말했다.


"최운 씨도 고생 많았어요. 둘 케미가 우리 드라마 살렸어요. 이거 빈말 아닙니다."


이번 역시 스태프들은 단 한 명도 반감을 표하지 않았다.

이런 경험은 처음인 최운.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고 말았다.


"어, 지금 우는 거예요?"

"아, 아니요!"


허겁지겁 눈물을 훔치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신인의 모습이었다.

박 작가와 이 PD는 흐뭇했다.

압도적인 결과를 떠나 둘과 함께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한참 동안 술과 술이 오가고 종방연이 거진 끝나갈 무렵, 그때까지 한마디도 안 하고 있던 최 감독이 문득 입을 열었다.


"저는...사실 이한성 씨 안 좋게 생각했었습니다."


알고 있었다.

말없이 이한성이 최 감독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홀로 채운 유리잔을 한차례 더 비운 그가 이어서 말했다.


"들었던 소문도 워낙 안 좋고 주인공으로 생각했던 배우가 10년 전부터 아는 후배였거든요. 소문대로 원래 그 친구 주인공으로 하려고 했어요. 연기력 안 좋은 건 알고 있었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뜨지 못하는 모습이 남 보는 것 같지도 않고....."


한 번 더 유리잔을 채워 들이킨 최 감독이 씁쓸한 눈으로 웃었다.


"민폐가 따로 없는 생각이었죠."


자조 섞인 웃음을 흘리던 최 감독이 문득 이한성을 응시했다. 그의 시선을 이한성은 피하지 않았다.


"이한성 씨가 주인공이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시청률 같은 거 다 떠나서, 오로지 연기만 보고 얘기하는 거예요."


가슴속에 뜨끈한 무언가가 퍼지는 느낌이었다.

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얼굴이 달아올랐다.

낯부끄러운 건 못 견디겠는지 이 PD가 이내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하여간 우리 최 감독님 분위기 다운시키는데 선수라니까. 안 그렇습니까, 여러분? 하하."


공감한다는 얼굴로 모두가 웃음을 머금었다.

이한성 역시 최 감독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만약 그의 강경책이 아니었다면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웃고 떠들지 못했을 수도 있다.

드라마 흥행 여부에 관한 얘기가 아니었다.

만약 이 자리에 최운 대신 고은혁이 있었다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짜증 확 나네.'


사전에 알아본 바를 믿고 눈 딱 감고서 밀어붙여봤는데, 결과물이 좋아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이제 슬슬 갑시다. 우리 다들 바빠졌으니까."


4시간이나 지나서야 종방연은 끝이 났다.

멀어져 가는 셋을 바라보는 이한성은 비틀거리고 있었다.

건네는 술 대부분을 거절 없이 받아 마시다 보니 그만 코알라가 되고 만 것이다.

김 매니저와 함께 돌아가려는데 몸을 돌리니 최운이 서있었다.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계속 주위에서 꼼지락거리는 게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보이긴 했다.


"나한테 뭐 할 말 있냐?"


혀가 꼬인 채로 물은 이한성.

최운 역시 반쯤 혀가 꼬인 채로 대답했다.


"네, 그게...그러니까....."


답답하게까지 느껴지는 모습에 이한성이 얼굴을 찡그렸다.


"할 말 있으면 빨리해. 졸려죽겠으니까."

"고, 고맙습니다."


90도로 허리를 숙이는 최운.

허리를 펴기 부끄러운지 시간이 지나도 그 자세로 멈춰있다.

애초에 인사를 받을 생각도 없었다.

피식 웃은 이한성이 비틀거리며 김 매니저와 함께 그를 스쳐 지나갔다.


"초심 잃지 마라."


딱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는 모르겠고, 떠오르는 말은 이 정도가 고작이었다.

2시간밖에 안자며 죽을 둥 살 둥 노력해서 마침내 데뷔했던 자신은 채 2년도 못돼서 그 노력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노력의 결과물인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귀찮게만 여기며 잘근잘근 짓밟은 것이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스스로가 한심했다.

직접 겪어보니 확실히 느끼는 바가 있었다.

올라가는 건 어렵지만 떨어지는 건 그야말로 한순간, 언젠가 가볍게 흘려넘겼던 그 말은 결코 허황이 아니었다.

연예인이라면 뜨고 나서 더 조심하고 더 열심히 하며 더 잘해야 하는 것은 응당 당연하다.

하지만 의외로 많은 연예인들이 그 사실을 모르고 있고, 자신 역시 그랬었다.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대신 다른 게 닥쳐왔다.


"혀엉-!"

".....?"


괴상망측한 상황에 좀처럼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는 이한성조차 놀라고 말았다.

옆에 있던 김 매니저는 못 볼 거라도 본 듯 해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최운의 백허그.

다른 남자도 아닌 제법 인상이 사나운 편인 그가 해서 더 놀랐다.


"뭐, 뭐 하는 짓이야...?!"

"저 CF 5개나 잡혔어요. 더 있다는데...김 실장님이 일단 그거만 하래요."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건가?

그런 표정으로 이한성이 발악했다.

하지만 최운의 완력은 보기보다 강력했다.

때문에 벗어나고 싶어도 좀처럼 벗어날 수가 없었다.


"이, 이거 안 놔?!"


뒤에서 이한성을 껴안은 최운은 만감이 교차했다.

지금까지 겪었던 온갖 일들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인기도 없는 무명 배우가 싸가지까지 없다는 소문.

대형 기획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오디션은 보지만 합격시킬 생각이 전혀 없다는 건 처음 눈을 마주친 순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렇게, 100차례도 넘는 오디션을 보면서 입었던 마음의 화상은 결코 가볍지 않은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열심히 하면, 연기력을 더 끌어올리면 언젠간 합격할 수 있겠지 싶었는데 안일하고도 순진한 생각이었다.

예능판은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드라마판 역시 마치 거미줄처럼 인맥의 연장선이라, 그 어떤 관계자들도 최운을 합격시켜주지 않았다.

듣보잡 무명배우 하나 때문에 괜히 작품에 타격 입기 싫었던 것이다.

거듭되는 실패에 지쳐가고 있을 무렵 갑자기 나타난 이한성.

같은 소속사이긴 했지만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날 이후 지금까지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이한성의 전화 한 통이 아니었다면 자신은 지금 어땠을까?

상상도 하고 싶지 않았다.


"충성! 앞으로 무조건 충성할게요! 충성충성!"

"충성이고 나발이고 당장 이거 놓으라고!"


저쪽에서 최운의 매니저인 윤상인이 시큰한 코끝을 엄지손가락으로 툭 치며 흐뭇한 표정으로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자기들끼리는 감동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이한성은 그저 조금이라도 빨리 이 황당한 상황에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슬슬 김 매니저의 입꼬리가 씰룩거리고 있다.

저러다 동영상이라도 찍을 기세다.


* * *


잠깐의 해프닝일 뿐이었지만 태풍이라도 지나간 느낌이었다.

손등으로 이마에 송골송골 맺혀있는 땀방울을 닦아낸 이한성이 떠올리기도 싫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룸미러를 통해 그 모습을 확인한 김 매니저가 기분 좋은 미소를 머금었다.


"웃지 마세요. 얼굴 화끈거려죽겠으니까."

"웃긴 걸 어떡해요?"


이런저런 농담을 주고받다 보니 벌써 집 앞에 도착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넵."


손으로 경례 비슷한 제스처를 장난스럽게 한 김 매니저가 멀어져 갔다.

그를 바라보던 이한성이 픽 웃고는 몸을 돌렸다.

문 앞에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데 문득 옆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무심코 돌아봤던 이한성의 두 눈이 급격히 커졌다.

빛이 닿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부터 걸어 나온 건,

놀랍게도 김유라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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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종방연 +43 18.12.29 37,676 1,10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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