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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역대급 톱스타의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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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셀
작품등록일 :
2018.11.04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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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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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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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61.맞았으니까

DUMMY

이민정과 스타일리스트들은 퇴근했고 김 매니저는 라운지에 남아 기다리기로 했다.


박 대표의 개인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걱정과 우려가 담긴 눈길로 쳐다보는 김 실장과 묵묵히 차를 마시고 있는 박 대표가 보였다.


"김 실장은 잠깐 나가있어."


회사의 중요한 사항이 있을 때마다 박 대표는 항상 김 실장과 상의하곤 했지만 이번은 사안이 달랐다.


".....네."


원래 성격대로라면 한 번은 따질법하지만 받은 충격이 적지 않았는지 고분고분 박 대표의 말을 따랐다.

둘만 남겨지자 곧바로 이한성이 박 대표를 돌아보았다.

김유라랑 잤냐니, 그게 대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일까?

여전히 자신이 들었던 말을 의심하며 입을 열었다.


"자세히 말씀해주세요."


자세한 사항은 회사에 와서 듣기로 했으니 일단 들어나 볼 참이었다.


"이거부터 봐라."


앞에 놓여있던 태블릿 화면이 자신 쪽으로 향하자 이한성의 눈이 가늘어졌다.

박 대표는 이한성에게 오는 길에 일체 인터넷을 보지 말라고 했다.

김유라랑 잤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부터 얼핏 짐작이 가긴 했다.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거 막고 싶으셨던 거겠지.'


이민정은 모르는 눈치였지만 스타일리스트들은 평소에 비해 너무 잦게 힐끔힐끔 이한성을 쳐다봤었다.

아마도 뒤늦게나마 따로 연락을 받은 김 매니저가 사전에 조치를 취했을 거다.

아무래도 지난 2년간 칼을 갈았나 보다.

낮 내내 실검 1위를 차지했던 하임의 이름은 어느새 저 밑으로 내려갔고, 새롭게 던져진 화두에 네티즌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가장 자극적인 제목의 헤드라인을 들어가 보니 큼지막한 사진이 한 장 걸려있었다.


'씨발.....'


어두운 곳에 서있는 두 남녀. 남자가 누구인지는 명확하게 알아볼 수 있었다.

바로, 자신이었다.

여자는 김유라였는데 대체 어떤 빌어먹을 인간이 찍은 건지 각도가 화날 정도로 절묘했다. 누가 봐도 둘은, 키스하는 모양새였다.

이한성은 잠시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김유라가 기습적으로 키스하려고 했을 때 자신은 바로 몸을 피했다.

그런데 그 찰나의 순간에 이딴 기막힌 사진이 탄생한 것이다.


탁상현.


송곳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그 이름 세 글자를 본 순간 눈앞이 깜깜해졌다.

무엇을 부정하랴? 한마디로 말해서 이한성은 엿된 것이었다.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사진 밑에는 어마어마한 내용의 거짓기사가 실려있었다.

요약하면, 이한성과 김유라가 잠자리를 가졌다는 내용이었다.

김유라는 내일 오전 탁상현 기자와 단독 인터뷰를 할 거라고 한다.

물론 영상은 그가 소속되어있는 방송국을 통해 단독 보도될 것이다.


"하여간 기레기 개자식들!"


결국 참지 못하고 박 대표가 분통을 터트렸다.

기자들에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따위의 문제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화제가 될만한 일인지 아닌지가 최우선이다.

대중들도 비슷하다.

박하얀 때도 그랬고, 이번 역시 사실인지 아닌지는 관심조차 없을 것이다.

이한성은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의 앞에서 박 대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일단...어디까지가 사실인지 먼저 말해봐. 나한테는 다 말해야 돼. 그래야 실드도 쳐주지."


실소가 나왔다.


"전부 개소리에요. 김유라는 2년 만에 처음 봤고, 그날 갑자기 집 앞까지 찾아왔던 거예요. 사진은 김유라가 키스하려던 거 피하기 직전에 찍힌 거구요. 잤다는 건...제가 오히려 김유라한테 물어보고 싶네요. 대체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건지."


이한성의 말에 박 대표는 약간이나마 안도하는 눈치였다.

물론 약간만 안도하는 이유는 사기극의 덩치가 너무 크기 때문에 만약 여론을 뒤집는다고 하더라도 모든 게 끝난 뒤에는 이미 늦기 때문이었다.

정정 보도를 내봤자 한번 뿌리내린 인식은 좀처럼 뽑아내기가 쉽지 않을 거다.

신경질적으로 머리칼을 헝큰 이한성이 가라앉은 눈빛으로 고개를 숙였다.


"지는 건 상관조차 안하고 일단 터트린 거예요. 뒤에 자신이 어떻게 되든 그런 거 전혀 신경 안 쓰고....."


언젠가 한번은 뒤통수를 맞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여배우가 먼저 나서서 남자 연예인과 잠자리를 가졌다고 말한 사례는 이 전에는 물론이고 앞으로도 아마 영원히 없을 것이다.


* * *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먼저 벌레를 잡아먹는다.

그 말을 되새기며 이른 새벽부터 기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어제에 이어 오늘 역시 대한민국은 뜨거웠다.

키보드에 불이 붙었다.

날이 밝기가 무섭게 어마어마한 인터넷 기사들이 쏟아졌고, 어제 확인하지 못한 나머지 대중들 역시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시청률 30%의 스타 이한성, 김유라와 열애 중?-

-이한성과 김유라, 2년 동안 숨겨왔던 충격적인 연애-

-마약 사건으로 많은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던 김유라, 이한성도 예외는 아니라고....-

-김유라, 오늘 오전에 있는 기자회견에서 이한성과의 관계에 대해 모든 사실을 털어놓는다고 밝혀....-

-박규현, 김유라, 그리고 이한성...과연 2년 전 삼각관계의 진실은?-


홍보팀 현상주 실장은 기가 막혔다.


"아니 기레기 새끼들은 왜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도 않고 기사를 쏟아내는 거야!"


주위의 후배들은 아까부터 기자들과 입씨름을 하고 있는 중이다.


"진짜 너무하시네요. 섭섭합니다, 문 기자님!"

"몇 번이나 말해요! 사실이 아니라니까? 그거 다 거짓말이라고요! 여보세요?"

"이건 진짜 아니잖아요. 당장 기사 내려주시죠. 뭐요, 사실이요? 누가 그래요? 어떤 개자.....!"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S&W 홍보팀은 이제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두 손 두 발 다 들고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이대로 당하기만 하는 건 너무 억울했고, 무엇보다 지금 쏟아지고 있는 기사들은 전부 추측성 및 거짓 기사였으니까.


* * *


음악 방송 대기실.


조용히 두 눈을 감은 채 메이크업을 받고 있던 박찬혁은 슬슬 짜증이 치밀었다.

스타일리스트들도 그렇고 코디 담당자도 그렇고 스태프에 메인 PD까지 하루 종일 이한성, 이한성 이제는 환청까지 들릴 지경이었다.


'이 자식은 하여간 도움이 안 돼요, 도움이.'


2년 만에 복귀 무대를 갖는 박찬혁은 자신이 아닌 이한성에게만 쏠린 관심이 심히 불만스러웠다.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스르르 눈을 떠보니 블루 스타의 리더 김태민이 보였다.


"근데, 혹시....."

"다물어."

"아, 넵."


오성은 전체적으로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그중에서도 이한성과 가장 사이가 안 좋은 멤버를 꼽자면 당연 박찬혁과 라이가 투톱이었다.

지금만 해도 화제가 이한성한테만 쏠려 짜증이 얼굴에 묻어있는 게 그대로 드러났다.

하지만 호기심은 언제나 모든 것을 이기는 법.

김태민은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한성 선배님이요....."

"깡 있으면 더해봐."

"정말 김유라 선배님이랑 잔 거래요?"

"....."


어처구니가 없다 보니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 모습을 예의주시하며 김태민이 조심스럽게 설명을 덧붙였다.


"아까 오전에 김유라 선배님이 하셨던 기자회견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아무래도 선배님은 아실 것 같아서....."


둘이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는 부분이었지만 그래도 얼마 전 연예인 클럽에서 5명이 같은 자리에 앉아 술까지 마셨다고 하니 조금이나마 기대가 되었다.

그러나 그런 기대감은 이내 산산이 부서졌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그냥 사실이었으면 좋겠네. 두 번 다시는 내 눈앞에 안 보이게."


이 정도면 거의 전생에 원수지간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아, 네....."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몸을 돌린 김태민이 입술을 삐죽거렸다.


'하여간 성질머리하고는.....'


포기하고 그만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박찬혁의 말이 들려왔다.


"그런데..."


고개를 돌려보았더니 박찬혁이 오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가 아는 이한성은 그렇게 멍청한 놈이 아니거든."


저건 또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나름 속에 담겨있는 말뜻을 파악하기 위해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마땅히 떠오르는 해답은 없었다.

피식 웃으며 박찬혁이 말을 이었다.


"생각해봐. 박규현이랑 김유라가 그 자식한테 어떻게 했는데. 근데 또 장난감 취급을 당했다고? 이한성이?"


듣고 보니 이상하긴 했다.

마침표를 찍듯이 박찬혁이 단정했다.


"원래대로라면 한 번조차 절대 안 당하는 게 그 자식이야. 아마도 김유라가 앞뒤 안 보고 지른 거겠지. 뻔해."

"그럼 거짓 기자회견을 했다는.....?"


단순하지만 핵심을 관통하는 예측.

김태민은 감탄스러웠다.


"선배님. 오늘부터 형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죽는다."

"죄송합니당."


장난스럽게 허리를 숙이는 김태민.

정말이지 미워하기 힘든 캐릭터였다.


"근데요...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번 건 한성 선배님한테 타격이 너무 큰데요?"

"기자들이건 사람들이건 신나겠지. 꽤 오랫동안 단물 안 빠질 껌이 떡하니 나타났으니까."


걱정스러운 눈빛을 감추지 못하는 김태민을 말없이 바라보던 박찬혁이 피식 웃었다.


"너 지금 무슨 생각 하냐?"

"네? 그야...한성 선배님 걱정하고 있죠."


박찬혁의 표정이 다시금 오묘해졌다.

읽어내기가 여간 쉽지 않았지만 살짝은 웃음도 보이는듯 했다.

김태민이나 이한성에게로 보내는 비웃음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너 지금 누굴 걱정하는 거야?"

"네.....?"


말을 마치자마자 박찬혁이 몸을 일으켰다.

놀랍게도 그와 동시에 스태프 한 명이 달려들어왔다.


"박찬혁 씨, 리허설 무대 준비해주세요."


놀라웠다.


'시계 확인했던가?'


놀란 기색을 숨기지 못하는 김태민을 스쳐 지나가며 박찬혁이 나지막히 말했다.


"걔 이한성이야. 쓸데없는 걱정 하지 말고 오늘 무대 준비나 잘해."


시니컬하고 시크한 모습에 그만 김태민은 넋을 잃고 말았다.

다가오는 멤버들 사이에서 김태민 역시 결국엔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왠지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


"여전히 무섭네, 우리 선배님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에요?"


막내에게 헤드락을 걸며 김태민이 기분 좋게 의지를 다졌다.


"우리도 슬슬 준비하자. 이번 무대도 잘해야지."


* * *


오후 3시.


지난밤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인지 머릿속에 돌덩이가 들어앉은 느낌이었다.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한 이한성은 타오르는 갈증에 일단 일어나서 냉장고로 향했다.

그의 모습을 처음부터 지켜보며 천지수와 남자 귀신이 연신 눈치를 살폈다.


[완전 멘탈 붕괴한 것 같죠?]

[그러게요.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요?]

[어떻게 되긴요. 완전 끝장난 거죠. 벌어놓은 돈은 많다고 하니까 근검절약하면서 살면 100세까진 나름 무탈하게 살 수도...?]


고스트라는 능력을 얻고 나서 본 귀신은 단 셋 뿐. 그런데 어떻게 된 게 셋 모두 신경을 긁는 능력이 탁월했다.

특히 천지수는 너무 귀여워서 정말이지 볼을 꼬집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재호를 포함한 세 귀신에게는 공통점이 없었다.

이재호와 천지수만 하더라도 차이점이 명확했고, 지금 보이는 남자 귀신은 고스트를 통해 죽은 그 시점에서부터 강제로 소환된 느낌이 강했다.

천지수도 만만치 않았다.

자신이 노래를 가르쳤다는 사실은 기억하면서 언제, 어떻게 죽었는지는 또 기억이 안 난다고 한다.


'뭐, 언젠가는 기억날지도.....?'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차디찬 얼음 물을 마신 이한성은 그제야 비로소 정신이 맑아졌다.

웃음이 나왔다.

체스로 치면 체크메이트라는 얘긴데...시작도 안 하고 끝난 느낌이라 솔직히 황당했다.

불안함이 커졌는지 천지수가 호들갑을 떨었다.


[저거 봐요, 어떻게 이 상황에서 웃을 수 있죠? 혹시...실성한 거 아닐까요?]


심각한 표정으로 남자 귀신도 동조했다.


[제가 보기에도 실성한 게 틀림없는 것 같군요.....]


피식 웃은 이한성이 더 못듣겠어서 몸을 돌려 똑바로 두 귀신을 응시했다.


"나 멀쩡하거든요?"


천지수가 열심히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멀쩡하긴 뭐가 멀쩡해요? 오빠 지금 꼬라지를 봐요. 완전 폭망한 연예인이 따로 없네!]


아마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회생 불가능한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고.

하지만 이럴 때를 대비해서 미리 준비해둔 게 있다.

천지수와 남자 귀신의 반응은 둘째치고 대중들의 반응이 제일 신경 거슬렸다.

김유라는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아마 승리감에 잔뜩 취해있을 것이다.

충분히 느끼게 해줬으니, 이제는 반전을 줘야 할 시간이다.

웃는 얼굴로 이한성이 전화를 들었다.


"네, 이 기자님."

"괜찮...으세요?"


이 기자까지 이런 취급이라니...다시 한번 웃음이 흘러나왔다.


"기자회견 좀 열어주세요."

"네? 어떻게 하려구요? 워낙 사안이 커서 당분간은 조용히 몸 사리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누구 좋으라고?

절대 그렇게는 못한다.


"어떻게 하긴요."


체크메이트는 전혀 대수가 아니다.

이길 수 없다면,


"맞았으니까....."


판을 뒤집어엎으면 그만이다.


"저도 때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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