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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역대급 톱스타의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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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셀
작품등록일 :
2018.11.04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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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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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65.이제는

DUMMY

점심시간은 지났고 아직 하교와 퇴근시간은 아닌 한산한 오후.

편의점 안쪽에 배치되어있는 테이블에 앉아 녹음 파일을 끝까지 듣고 난 민지선이 멍한 눈으로 이한성을 쳐다보다 대뜸 묻는다.


"오빠 예지능력...뭐 그런 거 있죠?"


웃음도 안 나오는 말이었다.


"뭐?"

"안 그러면 3년 전에 그렇게 정보 캐내려고 안간힘 쓰지 않았을 거 같아서요."


이한성이 기자들조차 캐내지 못한 탁 기자의 진실을 기어코 알아낸 건 대략 3년 전쯤이긴 했다.

미래도, 기적적인 회귀도, 정말로 아무것도 몰랐을 때의 일.

민지선이 궁금해할 만도 했다.


"그래도 그렇지 예지능력이라니...무슨 소설 쓰냐?"


대놓고 인상을 찌푸리는 이한성을 앞에 두고도 민지선은 한없이 진지했다.


"그럼 설명해봐요. 납득할 수 있게."


협박에 의해 강제적으로 탁 기자와 잠자리를 가졌던 무명 걸그룹 멤버.

음방 무대 딱 한 번 서본 뒤로 이렇다 할 활동도 없어서 지금도 민지선이 걸그룹이었다는 사실은 대부분 모른다.

탁 기자에게 협박당하던 당시 거의 같이 죽자는 심정으로 몰래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

막 터트리려 하는데 그때 딱 찾아왔던 게 이한성이었다.


"이번 일이 일어날 걸 미리 알지 않은 이상에야 기자들도 중간에 포기한 일을 오빠가 포기하지 않을 리 없잖아요?"


눈까지 초롱초롱 빛내고 있는 게 대단한 답변이라도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지만 실상은 별게 없었다.


"탁 기자 그 인간 그때도 연예인 킬러로 유명했잖아. 나도 언젠간 걸고넘어질 거라고 생각했어.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뿐이고."


이 연예인이든 저 연예인이든 화제만 되겠다 싶으면 편식 없이 들쑤시는 작자인 만큼 어느 정도 납득은 갔지만 그래도 뭔가 석연치가 않은 민지선이었다.

그녀를 바라보던 이한성이 피식 웃고는 블랙커피를 한 모금 들이켰다.

쓴맛이 고스란히 혀를 타고 전해져왔다.


"그 인간이 열애설 터트려서 자살한 애가 한 명 있거든. 차은아라고."

"아, 뉴스에서 본 기억나요."


탁 기자의 최초 보도 이후에 모두 떠난 그녀의 팬들.

그리고 시작된 마녀사냥.

상대 남자 아이돌의 팬들까지 가세헤 기세가 상당했다.

끊이지 않는 인신공격을 견디지 못한 차은아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걔 우리 소속사 연습생이었어."


많은 사람들이 걸그룹 멤버 차은아가 한류 스타라는 건 기억해도 S&W 소속이었다는 건 기억하지 못한다.


"연습생 때 보기만 하면 나 좋다며 졸졸 따라다니던 애가 죽었다고 TV에 나오니까....."


어미를 흐리던 이한성이 한 모금 더 블랙커피를 마셨다.

여전히 썼다.


"기분 되게 이상하더라고."

"....."


씁쓸함, 분노, 그 뒤에 감춰진 미세하지만 슬픈 감정까지...더는 참지 못한 민지선이 문득 이한성이 마시고 있던 블랙커피를 빼앗아 벌컥벌컥 마셨다.


"아, 씨...되게 쓰네."


조금 놀란 눈빛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이한성이 이내 피식 웃어버렸다.


"걔 기일 언제인지도 몰라. 처음부터 아예 갈 용기가 안 나더라."

"오빠가 그 말 하니까 진짜 안 어울리는 거 알죠?"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던 둘이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이제야 편안히 발 뻗고 잘 수 있겠네요. 궁금해서 며칠 동안 제대로 잠도 못 잤거든요."

"미안하다."


뜬금없는 사과에 잔잔하게 웃던 민지선의 눈이 괴상망측하게 변했다.


"3년 전에 큰소리 떵떵 쳐놓고 이렇게밖에 복수 못해줘서."


팔뚝에 돋아난 닭살까지 보여주며 민지선이 익살스럽게 웃어 보였다.


"그러지 마요. 진짜 진짜 안 어울려요."


문득 고개를 돌려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세상은 여전히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차라리 이게 더 나아요."


이한성이 말없이 민지선을 응시했다.


"탁상현 그 인간 죽을 때까지 자기가 저지른 잘못 세상에 까발려질까봐, 그래서 자기 가정 깨지고 덩달아 자기도 망가질까봐 벌벌 떨며 살 거예요. 빵 터트리고 사람들 기억에서 점점 잊혀져가는 것보다 죽을 때까지 괴로워하며 살게 두는 거야말로 복수다운 복수 아니겠어요?"


예쁘장한 20대가 하기엔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지만 이해했다. 탁 기자는 그만한 짓을 했으니까.

후련한 표정으로 몸을 일으키며 민지선이 기지개를 켰다.


"이제는 찾아오지 마세요. 군대에 있을 때도 그렇고, 1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것도 은근 부담돼요."


이한성이 실소를 흘렸다.


"나 거부하는 거냐? 대단하네."


민지선이 장난스럽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와, 자신감 대박. 오빠 제 스타일 아니거든요?"


카운터로 돌아간 그녀가 빙그레 미소 지었다.


"저도 죽을까봐 걱정하는 거잖아요. 근데, 저 안 죽어요. 누구 좋으라고? 보란 듯이 성공해서 인생 멋지게 살 거예요."


두 주먹을 꼭 말아 쥐는 민지선.

피식 웃으며 이한성이 물었다.


"알바로 돈은 충분히 모았을 테고, 그럼 이제부터 뭐 할 건데?"


기다렸다는 듯이 민지선이 두 손가락을 펼쳤다.


"제빵학원 등록했어요. 고용노동부 통해서 국가지원도 받아요. 다음 달부터 다닐 거예요."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던 이한성이 대뜸 말했다.


"무대는...다시 서보고 싶은 생각 없냐?"


민지선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원하면 한 번 정도는 내가 박 대표님한테 부탁드려볼 수도 있어. 나 그 정도는 돼."


굳어졌던 안색도 잠시, 다시금 민지선이 밝게 웃어 보였다.


"죽어도 싫어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한번 과장되게 몸을 부르르 떤다.


"연예계 완전 싫어!"


아무 말도 없던 이한성이 잠시 뒤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대충 짐작이 갔다.

짧은 기간이지만 그 누구도 모르는 무명 걸그룹이었기 때문에 온갖 더러운 꼴이란 더러운 꼴은 다 당했을 것이다.

잠깐 벗어두었던 마스크를 다시 쓴 이한성이 편의점을 나서기 전 민지선을 돌아보았다.


"이제 진짜 안 온다. 섭섭하면 S&W로 찾아오든가."


장난에는 장난으로 맞대응할 뿐이었다.


"절대 안 갈 거거든요? 혹시라도 기대하지 마요."


메롱을 해 보이는 민지선의 모습에 이한성의 입가에 후련하면서도 기분 좋은 미소가 떠올랐다.

이제는 정말 더 찾아오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괜찮을 테니까,


민지선은.


* * *


편의점을 나선 이한성은 미아가 된듯한 기분이었다.


[오빠 이제 갈 데 없죠?]

[대체 어떤 인생을 살았길래 인맥이 그 모양입니까?]

"....."


머리에서 김이 나는 것만 같은 착각을 거둔 이한성은 아차 싶었다.


'하임이도 한번 만나야 하는데.'


걸그룹 딸기초코에 대해 법적으로는 크게 걱정되지 않았다.

다만 하임이 걱정이었다.

싫어도 일이 터졌으니, 어쨌건 간에 매듭은 확실하게 짓고 싶었다.

문득 허탈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김유라....."


주변 사람들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그녀의 한방이 묵직하긴 했나 보다.

하임과 약속을 어떻게 잡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오, 이럴 수가! 전화가 울렸어요!]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겠군요!]


귀신들의 도발을 가볍게 흘려넘기며 발신자를 확인했다.

제로였다.


"얘가 뜬금없이 웬일이래?"

[빨리 받아봐요! 외롭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지 않으면!]


천지수의 아우성에 일단 전화를 받았다.


"어, 왜."

"형 지금 할 거 없죠?"


잠시 핸드폰에서 귀를 뗀 이한성이 경악을 감추지 못하는 눈빛으로 핸드폰을 내려다보았다.


"여보세요?"

"...어떻게 알았냐?"

"형 오늘 휴일이라는 거 김 실장님한테 들었어요."

"휴일이면 누군가를 만나고 있을 수도 있잖아?"

"푸하하하핫, 콜록콜록!"


웃다 사레가 들렸는지 기침까지 하는 제로.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형 친구 없는 거 다 아는데."

"친구 있다니까? 있다고!"

"알았구요. 심심하면 저희 회사나 놀러 오세요. 저도 마침 오랜만에 쉬고 있거든요."


내심 좋으면서 뚱한 목소리로 이한성이 대꾸했다.


"내가 왜?"

"할 말도 있어요. 전화로 하긴 좀 그렇고...얼굴 보고하고 싶어서. 싫으면 제가 갈까요?"

"됐어. 언제 갈지는 모르니까 기다리지 마라."


마지막 남은 자존심은 지킨 이한성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통화를 끊었다.

그를 바라보는 두 귀신은 그저 안쓰럽다는 얼굴들이었다.


"왜요, 뭐요?"

[아니에요. 오빠가 만족했으면 그걸로 됐어요.]


왠지 모르게 화가 났지만 뭐라고 대꾸하기도 애매해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그러고 보니 제로네 기획사 가는 건 처음이네.'


전생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던 일.

연예계에 계속 관심은 뒀지만 제로나 다른 멤버들의 기획사에 대해서까진 거의 알지 못했다.

그래서 가는 것이었다.


"한번 구경이나 해볼까?"


이상한 헤어스타일에 선글라스, 그리고 마스크까지.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든 말든 이한성은 경쾌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 * *


제로가 소속된 기획사의 건물은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심플한 디자인을 잘 살려 제법 구경하는 맛이 났다.


"형, 여기요."


연습실 중 하나로 보이는 문이 열렸다.

들어가 보니 로우도 와있었다.


"얘는 왜 여기 있냐?"


그 말에 로우를 돌아본 제로가 피식 웃었다.


"이 형 원래 곡 안 쓸 땐 여기서 살아요."


TV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로 로우가 손을 들어 보였다.


"인사하든지 TV 보든지 하나만 해라, 하나만."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 앉은 이한성이 곧바로 제로를 바라보았다.


"왜 불렀냐?"

"오랜만에 보고 싶어서 불렀죠."

"죽을래?"

"거짓말인 거 많이 티 났어요?"

"그걸 말이라고 하냐?"


멋쩍게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이던 제로가 속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S&W에 있을 때가 좋았어요. 그때는 박 대표님이랑 김 실장님이 저희한테 얼마나 잘해주셨던 건지 몰랐는데....."


얄궂게도 원래 곁에 있을 땐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는 법이다.

자신 또한 그랬기에 쓴웃음을 머금는 이한성이었다.


"뜬금없이 왜 앓는 소리야? 너 예능 프로그램 많이 하지 않냐?"

"하반기에 종영되는 예능만 2개에요."

"그...'달밤에 음악쇼'인가, 그건 인기 꽤 많지 않아?"


달밤에 음악쇼.

제로가 MC인 프로그램으로 인기 연예인이나 가수들을 초청해 진솔한 대화도 나누고 마지막에 초대 손님이 노래방 18번 곡을 부르는데, 이게 실검 순위 10위 안에 드는 경우가 꽤 많다.

제로가 씁쓸하게 웃었다.


"인기 많죠. 근데...하반기 때 MC 교체될지도 몰라요."


보통 이런 말을 들으면 위로를 건넨다든가 말문이 막히기 마련이지만 오성은 그렇게 평범한 사이는 아니었다.


"하소연하려고 나 부른 건 아닐 테고, 그래서 본론이 뭐야?"


곧 죽어도 멤버들 간에 앓는 소리는 안 한다.

당연히 제로도 그렇다.

그런데도 이런 말을 했다는 건 뭔가 원하는 바가 있다는 뜻일 거다.

못 당하겠다는 듯 제로가 웃었다.


"대단하네요, 정말. 차라리 탐정을 해보지 그래요?"

"대한민국에서 탐정이라는 직업은 없어."


여전히 TV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태클을 거는 로우가 얄미운 듯 입술을 삐죽 내밀었던 제로가 더는 숨기지 않고 얘기했다.


"제작진한테 큰소리쳐놨거든요. 한성이 형 섭외할 수 있다고."


처음으로 고개를 돌린 로우가 일어서서 제로에게 뚜벅뚜벅 걸어오더니 검지를 치켜들고는 좌우로 까딱까딱 흔들었다.


"자충수를 두셨네요, 봉구 씨."

"아, 진짜 본명 좀 부르지 말라니까!"


티격태격하는 둘의 모습이 재미있어 잠시 말없이 지켜보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제로의 얼굴이 느릿하게 이한성 쪽으로 향했다.

눈빛이 간절한 걸 보니 정말로 지르긴 했나 보다.


"왜 그랬어? 내가 안 나갈 거 뻔히 알면서."


안타깝다는 눈으로 웃어 보이는 이한성의 모습에 제로가 거의 우는 표정이 되었다.


"아, 형!"


키득키득거리던 이한성이 잠시 후 웃음기를 거두고 고개를 끄덕였다.

믿기지 않는 듯 제로가 떨리는 목소리로 재차 확인했다.


"저, 정말이죠? 나와줄 거죠? 나중에 말 바꾸기 없기예요!"


달밤에 음악쇼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케이블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TV는 라디오 못지않은 화제성을 가지고 있었다.

어차피 올해는 예능의 해이고, 이한성은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왜 한성이한테만 그런 말 하냐? 나는!"


뜬금없는 로우의 타박에 다소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제로가 떠듬떠듬 말했다.


"형은 TV에 출연하는 거 싫어하잖아요...?"

"사람은 변하는 법! 나도 나간다!"

"진짜요? 진짜죠! 나중에 말 바꾸기 없기예요!"


이한성과 로우를 섭외한 게 믿기지 않는 듯 덩실덩실 춤이라도 출 기세던 제로가 뒤늦게 무언가를 떠올리고는 표정이 요상해졌다.

둘의 머리 위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한참을 눈치 보던 제로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근데 형들 나올 줄 모르고 찬혁이 형도 섭외했는데...괜찮겠어요?"

"박찬혁이 나온다고?"


믿기지 않는 듯 되묻는 로우 앞에서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제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둘의 시선이 이윽고 이한성에게로 꽂혔다.


작가의말

1.걸핏하면 느리게 올려서 오늘은 평소보다 좀 빠르게 올려봅니당

2.다른 멤버에 비해 라이(댄스)는 아직까지 거의 안나오는데, 걔 에피도 짧게 하나 준비되어있긴 해요 ㅎ

3.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p.s

맞춤법검사기 돌리고 5번이나 읽어보면서 수정했는데 설마 오타 없겠죠...? ㄷ_ㄷ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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