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분 동안 만렙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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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모라
작품등록일 :
2018.11.08 21:35
최근연재일 :
2019.01.07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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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1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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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1)

DUMMY

삼 분 동안 만렙 클래스


#09

탈출(1)




"벌써 26살인가?"


이제 제법 외모만 어른스러워진 무진이가 나른한 몸을 이끌고 마루에 앉았다.

시간을 돌아보니 자그마치 7년이 흘러 있었다.


"이제 할 것도 없고 떠나야지."


이곳에서 제법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한때 아저씨 집이 태풍에 부서져 새로 짓는 김에 무진이의 집도 호수 근처에 지었다.

이 던전을 돌아다니며 몬스터들도 사냥했고 몬스터가 보이지 않은 날이면 아저씨와 호수에 가서 낚시 내기도 했었다.

아저씨에게 술을 배워 다음날 마구 토한 적도 있었다.

하루 종일 비 오는 날이면 아저씨와 지구에서 했던 장기나 체스도 했었다.

아저씨는 처음이라 어찌나 못했던지...

무진인 쓸쓸한 표정으로 하늘을 보았다.


"여전히 아름다운 하늘이네."


한참 동안 하늘의 구름을 보던 무진이가 옆에 놓여있는 검은 후드와 건틀릿을 착용했다.

그 후드와 건틀릿은 부분부분 녹슬어 있었지만 자신이 처음으로 돈 주고 샀던 물건이었다.

검은 후드의 모자를 눌러썼다.


"한 손 검은 잃어버렸지만 다른 건 남아있어서 다행이네."


조깅하듯 가벼운 차림으로 나온 무진인 느긋하게 걸었다.

무진이는 평소와 같이 아저씨의 집으로 향했다.

호수를 지나서 새 갈림길을 지나고 비탈길을 올라 보이는 허름한 집 한 채.

무진이가 평소대로 아무렇지 않게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다.


한동안 아무도 들르지 않아 먼지가 수북이 쌓인 집안이었다.

무진인 방안을 애틋하게 둘러보았다.

자신이 지냈던 온기와 아저씨의 온기가 남아 있을 거 같은 이불이 아직도 깔려있다.

구석에는 아저씨가 마시고 버려둔 술병도 아직 그대로였다.


"아저씨... 저 다녀올게요."


"다음에 또 놀러 오겠습니다."


어쩐지 눈이 흐릿하다.

한동안 쌓인 먼지 때문이라고 애써 생각했다.

무진인 절을 올리고 집 밖으로 나섰다.


처음 아저씨의 딱밤을 피해 내려갔던 비탈길을 내려갔다.

비탈길을 내려가, 세 가지 길 중에 오른쪽으로 꺾으면 호수가 나오고 자신의 집이 나온다.

무진인 직진으로 계속 달렸다.

아저씨가 믿음이 중요하다면서 올곧게 직진만을 하라 했으니 괜찮다.

나는 아저씨를 믿으니까 말이다.


나무들을 요리조리 피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숲속의 풀을 헤치며 지나치니 사람 한 명이 겨우 들어갈 만한 작은 동굴이 나왔다.


"동굴로 들어가야 하나?"


무진이는 동굴을 보고 망설여졌다.

자신의 시야로 동굴의 뒤쪽을 슬쩍 봤다.

누가 봐도 끝이 있는 동굴의 형태였다.

살짝 숙여서 고개를 동굴 안으로 넣었다.

어두컴컴해서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별로 깊어 보이지 않는데... 시간도 많으니 들어가 볼까."


무진인 엎드려서 작은 입구인 동굴로 들어선다.

들어선 동굴 안쪽은 입구에 비해 좁은 곳은 아니었다.

무진이는 벽에 손을 짚고 더듬으며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였다.


"여기서부턴 아래로 내려가네."


밖에서 봤을 때는 작은 동굴이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지하로 내려가는 공간이 있었다.

누군가 인위적으로 만들었는지 내려가는 곳이 계단식이다.


"아저씨가 만든 건가?"


계단을 하나하나 다듬으며 만들고 있는 아저씨를 머릿속에 떠올랐다.


"아니지, 아니야."


무진이가 고개를 흔들며 생각을 부정했다.

평소 행실로 보면은 절대 이런 곳에 귀찮게 계단을 만드는 게 상상이 가지 않았다.

무진인 잠시 궁금증을 뒤로하고 계단을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계단을 다 내려가니 도달한 곳은 넓은 지하 공동이었다.

무진인 어둠에 익숙해져 어느 정도 보이는 지하 공동을 훑어봤다.

중앙엔 두 개의 뿔과 박쥐 날개가 달린 악마처럼 보이는 석상과 석판이 하나 덩그러니 있다.

석판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글자였다.

그리고 바닥에 널려있는 뼈다귀들과 벽 곳곳에 몬스터들을 그린 벽화가 그려져있었다.


"제, 제단이 왜 여기 있지."


장소도 지하라 그런지 싸늘한 공기가 맴돌았다.

악마 석상으로 가기에는 약간 무섭기에 뼈다귀를 발로 차며 벽으로 다가갔다.

몬스터가 그려진 벽화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하나같이 본적도 들은 적도 없는 몬스터들의 시선이 중앙의 위로 향해있었다.

무진인 몬스터의 시선에 따라 악마 석상의 위를 올려다보았다.


"태도?"


중앙 위에는 태도로 보이는 검이 꽂혀있었다.

그 태도의 손잡이는 검은색과 흰색으로 절묘하게 조합하여 고급스러운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무진인 순간 아름다운 태도에 정신을 빼앗겼다.

검이 자신을 뽑으라고 말한다.


무진은 무언가에 홀렸는지 어벙하게 풀린 눈으로 악마의 석상으로 갔다.

그리고 악마의 석상을 발판 삼아 올라가 태도의 손잡이를 쥐고 도를 뽑았다.


-스르릉.


태도는 칼집에서 꺼내 듯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매끄럽게 뽑혔다.

뽑은 즉시 멍해있던 무진이의 의식이 돌아왔다.


"....?"


무슨 일인지 영문을 모르는 표정으로 자신의 위치를 보았다.

악마 석상에 매달려 있는 무진인 튀어날 듯 석상에서 떨어졌다.

아무런 준비 없이 떨어져 바닥에 엉덩방아를 쪘다.


-달그락. 달그락.


눈살을 찡그리며 일어나는 그때, 뒤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무진인 굳은 얼굴로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널려있던 뼈다귀와 해골들이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있었다.


뼈다귀와 해골들은 점점 형태를 잡더니 사람 모양으로 바뀌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스켈레톤이라는 몬스터였다.

그 스켈레톤은 달그락 소리를 내며 무진이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미, 미친"


무진인 가까워지는 스켈레톤 한 마리를 향해 태도를 휘두를 생각을 못 하고 주먹을 휘둘렀다.


-콰직.


"어라?"


무서운 모습과 달리 스켈레톤은 싱겁게 산산조각이 났다.

지금 보니 속도도 느리고 소리만 요란했다.

뭔가 김이 빠진 무진인 직접 다가가 들고 있는 태도로 하나하나 부숴버렸다.


"깜짝 놀랐네. 근데 이 도는..."


아직도 들고 있는 태도를 들었다.

오랜만에 감정을 써보기로 했다.


'감정'


-테라우스의 성검


-등급: 유니크


-공격력 +550


-내구도: 무한


-특성: 변환, (봉인)


설명: 용사가 전사하며 악마에게 빼앗긴 안텔리아 신전의 성검.


"개사기..."


턱이 놀라서 자동으로 벌어졌다.

무진은 자신의 스테이터스를 켰다.


-이름: 무 진.

-종족: 인간.

-나이: 26

-직업: 미정

-레벨: 78

-경험치 4%

-마력: 3850

-공격력: 445 + 566

-방어력: 289 + 67

-??? : ?

[스킬] : 진각, 공상 마법, 오러


-창술 숙련도: 0.2

-권법 순련도: 31


자신이 7년 동안 몬스터를 잡아 올린 공격력 보다 높았다.

심지어 내구도 무한에다 특성까지 끼어있다.

하나는 아직 봉인되어 있지만 그래도 정말 사기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한동안 넋을 놓고 있던 무진인 내친김에 태도의 특성을 써보기로 했다.


'대, 대검?'


속으로 생각하는 순간 태도가 빛나며 모양이 대검으로 변화했다.


"와우... 그러면."


무진이는 자신이 아는 무기 종류를 속으로 다 불렀다.


"이것도 가능하다고?"


무진인 손바닥에 작게 놓인 침을 보았다.

자신이 무기라고 인식하고 있으면 뭐든지 변환이 가능한 거 같았다.

그리고 작아져도 공격력은 변하지 않았다.


"잃어버리면 망하겠는데?"


손바닥에 있는 침을 원래 있던 모양인 태도로 바꾸었다.


"이거 너무 눈에 띄는데."


무진이 들고 있는 태도는 엄청 고급스러워 보여서 무척 눈에 띄었다.


"음..."


무진이는 한 가지를 더 실험해 보기로 했다.


'안경은 무기다.'


생각 속으로 안경을 계속 무기라고 자기 암시를 걸었다.

몇 분 동안의 자기 암시가 끝나고 무진은 변환을 썼다.


'안경으로.'


태도에서 빛이 난다.

하지만 환하게 나던 빛이 점점 씩 줄어들면서 변화하지 않았다.


"칫. 역시 안 되나."


무진이는 혀를 차며 작은 단도로 변환시켰다.

그리고 후드 안주머니에 단도를 고이 모시고 들어왔던 길을 돌아가 동굴 밖을 빠져나왔다.

누가 인위적으로 동굴을 만들었는지는 알아내지 못했고 결과만 무척 좋게 끝났다.


"결국 던전 나가는 길은 동굴이 아니었네."


무진은 기분 좋아 들뜬 발걸음으로 볼일이 끝난 동굴을 지나쳐서 앞으로 쭉 걸었다.




한 세 시간을 앞만 보고 계속 걸었다.

보이는 거라곤 나무와, 풀잎, 흙이었다.

이쯤 되니 직진만 하라는 아저씨의 말이 약간 의심스러웠다.

무진인 무성한 나무들 때문에 앞이 안 보이니 나무 위로 올라가서 길을 보기로 했다.


"나무 타기는 취미 아닌데."


투덜거리며 재일 커 보이는 나무를 순식간에 올라갔다.

나무 꼭대기에 올라선 무진이는 자신이 가고 있는 앞길을 보았다.

자신이 가야 하는 앞길은 암벽으로 막혀고 그 암벽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치솟아 있었다.


무진은 순간 발에 힘이 풀릴뻔했다.

가려는 길이 막혀있으니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못 잡았다.

산산한 바람에 나무가 이리저리 흔들린다.


무진이는 위험한 느낌이 들어 나무에서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상한 생각이 문뜩 들었다.

바람은 암벽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었다.


"설마. 환각?"


나무에서 내려온 무진인 암벽 쪽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암벽에 도착한 무진이는 꿀꺽 침을 삼켰다.

손을 얹어보았다.

올려놓은 손은 암벽을 관통해 들어갔다.


"역시 환각이라니. 만든 놈들 만나면 죽었어."


무진인 눈을 감으며 암벽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암벽을 통과해 도착한 곳은 숲 옆에 있는 어느 비포장도로였다.

뒤쪽에는 통과한 암벽이 보이지 않았다.


"드디어 탈출이다!"


무진이는 점 내비를 켰다.

지도를 펼쳐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 보았다.

자신의 있던 초보자 마을은 하멜리온 마을이었다.

하지만 지도로 보이는 근처에는 하멜리온이라는 마을은 존재하지 않았다.


일단 가까운 마을이라도 들려야겠다는 생각에 다른 마을을 찾아보았다.

지도에서 가까운 마을이라도 걸어서 가면 며칠은 걸리니 말이다.


"난 걸어서 갈 생각 없지만 말이야."


지도에선 비교적 멀지 않은 마을이 반짝였다.

무진인 몇 시간 만에 도착한다는 의지를 가지고 땅을 박차고 달렸다.


* * *


"마차가 뒤집어진다!"


"뒤로 물러나!"


"아가씨를 보호하라!"


빠른 속도로 마을을 찾아가던 무진이는 자신의 귀에 들려오는 사람들 소리에 멈춰 섰다.


"마차가 뒤집어져? 습격 받았나 보네."


무진인 가고 있던 방향을 틀어 웅성거리는 곳으로 갔다.

도착한 곳에는 마차 세 대가 있었고 한 대가 넘어져 있었다.

그리고 기사로 보이는 무장한 사람들이 오우거와 대치하고 있었다.


"크어어어!"


둘러싸여 공격받는 오우거가 주변을 마구 초토화시키며 울부짖었다.

기사들은 오우거의 강렬한 괴성에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꺄아악!"


그때, 쓰러진 마차에서 날카로운 여자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가씨!"


대열 맨 끝에서 대치하던 중갑을 착용한 한 기사가 마차로 달려갔다.

아마도 습격은 오우거 한 마리가 아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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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짠물 마을(6) 18.12.25 77 0 11쪽
43 짠물 마을(5) 18.12.24 93 0 11쪽
42 짠물 마을(4) 18.12.21 85 0 11쪽
41 짠물 마을(3) 18.12.20 78 0 11쪽
40 짠물 마을(2) 18.12.19 90 0 12쪽
39 짠물 마을(1) 18.12.18 86 0 11쪽
38 수중 도시와 몬스터(7) 18.12.17 89 0 11쪽
37 수중 도시와 몬스터(6) 18.12.14 90 0 11쪽
36 수중 도시와 몬스터(5) 18.12.13 83 0 11쪽
35 수중 도시와 몬스터(4) 18.12.12 88 0 11쪽
34 수중 도시와 몬스터(3) 18.12.11 86 0 11쪽
33 수중 도시와 몬스터(2) 18.12.10 88 0 11쪽
32 수중 도시와 몬스터(1) 18.12.07 93 0 11쪽
31 베이아스 가는 길(4) 18.12.06 93 0 11쪽
30 베이아스 가는 길(3) 18.12.05 88 0 11쪽
29 베이아스 가는 길(2) +2 18.12.04 97 0 11쪽
28 베이아스 가는 길(1) 18.12.03 95 0 11쪽
27 출발(1) 18.11.30 94 0 12쪽
26 출발 준비(3) 18.11.29 99 0 11쪽
25 출발 준비(2) 18.11.28 99 1 11쪽
24 출발 준비(1) 18.11.27 97 0 11쪽
23 탈옥(1) 18.11.26 106 0 11쪽
22 탈옥(1) 18.11.24 111 0 11쪽
21 후퇴(1) 18.11.23 10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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