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분 동안 만렙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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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모라
작품등록일 :
2018.11.08 21:35
최근연재일 :
2019.01.07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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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1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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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담당 일진(2)

DUMMY

삼 분 동안 만렙 클래스


#11

담당 일진(2)




산적이 들고 있던 날카로운 검을 휘둘렀다.

무진이는 그것을 가볍게 피했다.


"운이 좋구나."


산적은 검을 피해낸 무진이를 그저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맞아, 내가 생각해도 난 운이 좋아."


산적이 한 번 더 검을 휘둘렀다.

이번엔 피하지 않고 산적의 검을 잡았다.

무진이가 잡은 검이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쓰레기 같은 놈들을 분리수거할 수 있으니까."


"...!"


산적 두목이 부러진 검을 떨리는 눈으로 쳐다보았다.


"자, 다음 할 말은?"


"히익!"


산적 두목이 뒤로 자빠져 뒷걸음쳤다.

무진이는 여전히 미소 띤 얼굴로 산적을 보았다.


"고, 공격해!"


산적 두목이 재빨리 일어나 뒤로 빠지며 육두문자를 내뱉었다.

대기하고 있던 산적들이 뒤로 숨은 두목을 보았다.


"하지만 두목!"


"우리가 더 숫자가 많아!"


"물량은 만능이 아니에요"


기척을 숨겨서 산적 두목을 따라가 옆에 서있던 무진이가 헤실헤실 웃으며 말했다.


"어, 어느새!"


"물량이면 뭐든지 될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되지."


무진이가 산적 두목의 멱살을 잡아들어 올렸다.


"공격해! 공격하라고!"


두목의 다급한 외침에 주위에 있던 산적들이 한꺼번에 무진이에게 달려들었다.


"어딜!"


-쾅!


무진인 자신이 던전에 있으면서 얻은 스킬인 진각을 발동했다.


[스킬 : 진각] 을 사용하셨습니다.


발을 들어 올려서 지면을 내려찍으니, 거대한 광풍과 흙먼지가 일어나 산적들이 날아갔다.


"으아악!"


"살려줘!"


여기저기서 비명 소리가 들렸다.


흙먼지가 점차 걷히며 시야가 보이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그들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바닥이었다.

바닥에 메테오가 날아와 부딪친 것 마냥 커다란 크레이터가 만들어졌다.

오우거가 내려찍어서 생겼던 갈라짐 정도는 귀여운 수준이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성검을 얻으며 더욱 강력해진 힘을 조절하지 못했다.


"아, 힘 조절 실패했네."


자신이 만든 크레이터를 무심하게 보며 말했다.


"으어... 어어.."


손에 들려있던 산적 두목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온다.

이미 눈에 눈동자는 없고 흰자만이 뜬 채 기절한 듯싶었다.

무진인 주위를 둘러보았다.

산적들은 바닥을 기다시피 도망치고 있고 마차를 지키고 있던 기사들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일났네.'


무진이가 기절한 두목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휴르 단장님 왕도는 거의 다 왔으니 알아서 처리하세요."


무진이는 지도를 키고 숲속으로 달렸다.

기사들은 무진이가 사라지고 나서도 한참 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훗날 왕도 근처인 이곳은 무진이가 만든 크레이터 덕에 활발한 관광지가 된다.


지도를 보며 왕도가 아닌 다른 마을로 신형을 움직였다.

왕도로 간다면 분명 귀찮은 일에 휘말릴 거 같았기 때문이다.


"왕도가 코앞이었는데. 아쉽네."


* * *


울창한 숲속에 자리 잡은 마을 입구 앞에 도착했다.

지도에 나와 있는 것보다 무척 작은 마을이었다.

성벽이나 통행 검사 같은 귀찮은 것들이 없었기에 편하게 마을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오크 고기도 떨어져서 배도 고프고 오늘은 침대에서 잤으면 좋겠는데.'


마을에 들어온 무진인 곧바로 묶을 수 있는 여관을 찾기 시작했다.

지도를 보았지만 마을만 표시되어 있지 세세하게 알려주지 않았다.

아마도 초보자 마을을 제외한 마을은 직접 탐험해 매핑을 해야 하나보다.




겨우 발견한 첫 여관에서부터 위기에 봉착했다.


"예? 빈방이 없다고요?"


"그래. 이번에 모험가들이 많아서 빈방이 없어."


무진이가 식당을 둘러보았다.

식당 곳곳에 험상궂게 생긴 사람들이 식사를 하는 게 보였다.


"그럼 다른 여관은 어디 있는지 아시나요?"


"워낙 작은 마을이라서 우리 여관 밖에 없어."


"다, 다른 여관도 없어요?"


"그래."


무진이의 얼굴은 세상을 잃은 표정이 되었다.

무척 실망한 그때, 배에서 밥 달라는 신호가 왔다.


-꼬르륵.


자신의 굶주린 배를 부여잡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지 않았나, 일단 배부터 채우자.'


"그러면 일단 식사만 할게요. 적당한 걸로 아무거나 부탁합니다."


여관 주인이 무진이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알았네."


무진인 자리가 비어있는 테이블 의자에 앉았다.

앉은지 별로 지나지 않아 나온 음식을 개걸스럽게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테디, 저기 봐봐."


"크크크. 저게 뭐야."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이 인조가 무진이를 보고 속삭였다.


"갑자기 밥맛 떨어지는데?"


"아. 아. 그렇군. 마침 심심했는데 내가 갔다 오도록 하지."


이 인조 중에 유독 몸 곳곳에 상처가 많은 중년의 사내가 일어나 밥 먹는 무진이에게 다가왔다.


"어이, 후드 쓴 놈."


그 사내는 식사를 하고 있던 무진이 뒤로 다가가 어깨를 툭툭 쳤다.


"...? 무슨 일이시죠?"


사내가 코를 부여잡으며 말했다.


"형씨 때문에 냄새나서 먹던 음식 뱉었잖아."


"예? 그래서요?"


무슨 소린지 이해하지 못한 무진이를 보고 이번엔 사내가 테이블을 두들기며 말했다.


"네 옷이 너무 더러워서 뱉어낸 음식과 먹던 음식값 배상해줘야겠어."


사내가 자신의 테이블을 가리켰다.

그쪽에는 일행인 듯한 사내가 그릇 하나를 들어 올렸다.

그릇은 굶주린 개가 싹싹 핥아서 먹은 것 마냥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깨끗한데요?"


"엉? 그렇다면 그런 거지 말이 많네."


사내가 식탁을 내리치며 따졌다.

무진이가 그 사내를 향해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자신이 먹던 그릇을 가리켰다.


"아저씨!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엉?"


사내가 갑작스러운 외침에 당황했다.


"침 들어갔잖아요! 어쩔 거예요?"


"치, 침?"


"그래요. 침! 변상해주시겠죠?"


무진이가 사내를 화났다는 듯이 째려보다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손뼉을 치고 말을 이었다.


"아! 아니다. 아저씨도 제 그릇에 잘못했고 저도 잘못했으니 서로 퉁치죠."


"뭐? 지금 장난하냐?"


화가 난 사내가 멱살을 잡으려 손을 올렸다.

하지만 사내보다 더 빠르게 무진이가 움직여서 사내의 팔을 잡았다.


"그러게 먼저 장난치지 말았어야지."


무진이가 사내의 팔에 아주 살짝 힘을 주며 감정이 들어있지 않은 말을 했다.


'무, 무슨 힘이!'


"난 밥 먹을 때 장난치는 거 안 좋아하거든."


"일, 일단 이거 놓고...!"


사내가 잡은 손을 빼려고 발버둥 치며 말하니, 무진이가 살짝 잡은 팔을 놓아주었다.


"두... 두고 보자!"


사내는 일행을 대리고 헐레벌떡 식당을 나갔다.

너무 뻔한 대사에 무진인 웃음이 나왔다.


"크크. 만화도 아니고 다 큰 어른이."


무진이도 어른이만 참으로 유치했다.


"우와... 형 멋지다!"


역시 유치하면 애들이 꼬인다고 이번엔 초등학생처럼 보이는 작은 체구의 소년이 말을 걸어왔다.

소년에게서 약간 이상한 느낌이 흘러나왔다.


"형! 혹시 길 안내나 숙소 필요하지 않으세요? 물론 돈은 받을 거예요."


그 소년을 의심스럽게 보고 있던 무진인 들리는 말에 눈이 번뜩였다.


"필요해! 정말 필요해!"


소년의 손을 잡고 애절하게 말했다.


"식, 식사는 다 하신 거죠? 일단 나가요."


"잠시만."


무진이는 테이블에서 그릇을 잡았다.


"그거... 침...?"


"괜찮아, 거짓말이야."


소량의 국물이 들어있던 그릇을 깨끗하게 비웠다.




여관에서 음식값을 지불하고 길거리로 나왔다.


"형, 근데 그 옷은 언제부터 입었어요?"


"응?"


무진인 소년의 말에 옷을 보았다.

던전에서 최근에 몬스터 가죽으로 손수 제작한 옷이었다.

꽤 방어력도 있고 질기기 때문에 애용하는 가죽인데, 어느새 찢어지고 오우거의 피가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딱히 방어력은 상관없으니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어쨌든 그 옷 너무 눈에 띄고 냄새나니까 바꿔요."


소년은 정말 진지한 눈 빛을 하고 있었다.


"그래. 그러면 우리가 먼저 갈 곳은 옷 가게 인가?"


"네, 비싸긴 해도 이 마을에서 제법 알아주는 옷 가게에요."


소년은 뭐가 그리 좋은지, 흥얼거리며 길 안내를 하였다.


"옷 가게에 가면 헬레인이라는 여주인이 있거든요. 절대 말실수하시면 안 돼요!"


"그래. 그래. 절대 안 한다고 약속할게."


비포장도로를 걷던 소년이 몇 번이고 뒤돌아 당부하는 말에 무진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문뜩 소년의 이름도 모르는 무진이가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근데 너 이름 뭐야."


"예? 저 이름이요?"


"응. 우리 아직 통성명 안 했잖아."


"통성명이요? 그건 뭐예요?"


통성명이 뭔지 몰라서 소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통성명이라는 단어가 없는 건가?'


무진이도 이 세계의 무슨 단어가 있는지 모르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쨌든 이름이 뭔데."


"저, 글렘이요!"


"풋!"


소년의 이름에 방심하고 있던 무진이가 뜻밖에 폭소했다.


"왜 웃어요?"


"큭.. 아니야. 그럼 앞으로 렘이라고 부를게. 나는 무진이야."


"네, 잘 부탁드려요. 진이형."


"근데 30분 정도 지난 거 같은데."


"이제 도착해요. 저기 바로 앞이에요."


렘이 세련된 옷을 입고 진열되어있는 마네킹 가게를 손짓했다.


'저게. 마네킹이라고? 좀 무서운데.'


마네킹에 얼굴이 있으니 옷만 아니었으면 호러에서 나오는 귀신의 집으로 알았을 것이다.


"손님 데리고 왔어요!"


가게에 가까이 간 렘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무진이도 이상하게 떨리는 손으로 손잡이를 잡아 들어섰다.


"아, 안녕하세요."


"레인즈 옷 가게에 어서 오세요!"


옷 가게의 여주인은 밝은 미소로 무진이를 반겼다.

그 모습을 본 렘이 여주인에게 태클을 걸었다.


"야, 나랑 친한 형이니까. 영업 미소 안 해도돼.


"응? 영업 미소라니... 나 원래 이렇게 잘 웃잖아 헤헤."


"뭐라는 거야, 마녀가."


-빠직.


"....?"


어디선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무진이는 소리가 난 쪽으로 시선을 두었다.

그때, 여주인이 자신의 손을 뒤로 감추며 무진이에게 말을 했다.


"헤헤... 저 잠시 깜빡한 게 있어서요. 잠시만 자리 비울게요. 옷 고르고 계세요."


여주인이 옆에서 있던 렘의 옷을 끌었다.

렘의 얼굴빛이 급격히 창백해졌다.


"싫어 난 안가!"


"호호... 할 말이 있어서 그래."


렘은 온 힘을 다해 저항하며 강물에 빠져 살려달라는 표정을 짓는 강아지처럼 무진이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무진인 렘의 얼굴을 한번 보고 여주인의 얼굴을 한번 보니 결국 렘은 여주인의 손에 위층으로 끌려갔다.


"혀어엉! 혀어어엉!"


"미, 미안하다."


렘은 계속 자신을 불렀고 무진이는 속으로 애도를 표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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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멸망한 베이아스 제국(1) 18.12.27 6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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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짠물 마을(5) 18.12.24 9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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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짠물 마을(3) 18.12.20 78 0 11쪽
40 짠물 마을(2) 18.12.19 9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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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수중 도시와 몬스터(7) 18.12.17 89 0 11쪽
37 수중 도시와 몬스터(6) 18.12.14 90 0 11쪽
36 수중 도시와 몬스터(5) 18.12.13 83 0 11쪽
35 수중 도시와 몬스터(4) 18.12.12 88 0 11쪽
34 수중 도시와 몬스터(3) 18.12.11 86 0 11쪽
33 수중 도시와 몬스터(2) 18.12.10 88 0 11쪽
32 수중 도시와 몬스터(1) 18.12.07 93 0 11쪽
31 베이아스 가는 길(4) 18.12.06 93 0 11쪽
30 베이아스 가는 길(3) 18.12.05 8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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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베이아스 가는 길(1) 18.12.03 95 0 11쪽
27 출발(1) 18.11.30 94 0 12쪽
26 출발 준비(3) 18.11.29 99 0 11쪽
25 출발 준비(2) 18.11.28 99 1 11쪽
24 출발 준비(1) 18.11.27 97 0 11쪽
23 탈옥(1) 18.11.26 106 0 11쪽
22 탈옥(1) 18.11.24 111 0 11쪽
21 후퇴(1) 18.11.23 10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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