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 운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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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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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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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백귀 내습(來襲)(3)

강호




DUMMY

‘어쩌면... 오늘 내가 무림맹 소속으로 백귀 요격대에 온 문파의 무공 초식들에 내성을 얻을지도 모르겠군.’

어쨌든 그건 부수적인 일이다.

신오진은 일단 마물과 백귀 요격대의 격전을 조용히 관찰하고 때를 기다리기로 했다.

‘호오...’

무림맹의 백귀 요격대와 백귀의 대결은 이전까지의 싸움과는 완전히 판도가 달랐다.

처음부터 백귀를 상대하기 위해 작정하고 모은 전력인 무림맹의 고수들은 전원 고수 아닌 사람이 없었다.

그들이 전투에 가세하자, 백귀가 늘어나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고, 백귀가 줄어드는 속도 역시 눈에 띄게 빨라졌다.

‘과연 무림맹이 작정하고 보낸 정예들답다.’

그들의 숫자는 고작 백 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무림의 전력은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동정호 수적들 칠백 명보다 무림맹의 백귀 요격대 백 명의 전력이 두세 배는 위로 보였다.

실제로 지금 마물에 의해 수뇌부가 사실상 전멸한 동정호 수적들은 백귀들에게 빠르게 무너지고 있었고, 반대로 무림맹 백귀 요격대의 고수들은 기세등등하게 백귀를 처리하고 있었다.

‘백 명의 고수들이라. 설마 상대가 백귀라서 백 명만 뽑은 건 아니겠지?’

하긴 따져보면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무림맹이 아무리 무림의 거대문파가 다 모인 세력이라고 해도, 고수라는 존재를 찍어내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기둥 뿌리까지 뽑아내서 고수를 차출할 이유도 없으니, 백 명 정도의 인원이 된 것이 아닐까?

그래도 그들은 무림맹의 정예라 불리기 충분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음?’

무림맹의 백귀 요격대는 동정호 수적들을 돕지 않고 무시하며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그들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가정하고 작전을 펼치는 것 같은 움직임이었다.

그리고 난전을 벌이던 그들은 미리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움직이며 새로운 진형을 만들었다.

대략 칠십 명 정도는 백귀들을 상대하고 나머지 삼십 명 정도가 마물을 상대하는 그런 진형이었다.

특별히 무공이 강하거나, 합공에 능한 이들을 따로 추려 마물을 상대하고, 나머지 인원은 백귀들을 처리해 숫자를 줄이고 전멸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일사불란하고 위협적인 모습.

그러나 그 모습을 마물은 흐늘거리는 어둠으로 뭉쳐진 인간의 형상으로 오연히 서서 손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무림맹이 무엇을 하든 안중에 없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이는 당당한 모습이었다.

“크크크크. 무림맹인가?”

마물에게서 사람의 목소리로는 생각되지 않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찾고 있는 자는 보이지 않고, 쓸데없는 날파리들만 날아드는구나.”

“뭣이!”

무림맹 고수들은 마물의 말에 발끈했다.

“저주받은 마물이 아무렇게나 마구 지껄이는구나! 무림맹을 모욕하다니!”

“마물아. 오늘로 네 악업이 끝날 것이다!”

무림맹 백귀 요격대의 인원들에게 백귀들이 많이 잡히고 있어도, 자신을 둘러싼 서른 명의 고수들의 살기와 호통 속에서도 마물은 의연했다.

그는 마치 가소롭다는 듯한 태도로 쿡쿡 웃더니, 예의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선언했다.

“내 이름은 마령(魔靈). 무림맹의 떨거지들아. 오늘 너희에게 이 마령이 공포가 무엇인지 알려주겠다. 와라. 그리고 죽어라!”

“개소리! 모두 쳐라!”

그와 동시에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었다.

마령이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 마물이 자신을 향해 덤벼드는 이들을 향해 주먹을 뻗고, 팔을 휘둘렀다.

그 동작에 맞춰, 마물의 손에선 불길하게 빛나는 검은 색 구체가 쏘아져 나와 그에게 덤벼드는 무림맹의 고수들에게 날아갔다.

“......!”

그게 무엇이든 그것에 맞으면 절대 좋은 꼴은 못 볼 것이 분명했다.

검은 구체의 목표가 된 고수들은 각기 회피하거나, 무기를 휘둘러 그것을 쳐내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이 실수였다.

회피한 이들은 괜찮았지만, 무기로 쳐내거나 막으려고 했던 이들은 횡액을 당했다.

마치 그런 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처럼 검은 구체는 무기를 통과해서 무림맹 고수들의 몸을 강타했다.

“끄으윽!”

세 명의 고수가 신음 소리와 함께 자리에 무너져 내렸다.

불길한 광채를 뿌리던 검은 구체가 적중한 자리가 급격히 생명력을 잃고 말라비틀어져 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큭큭하고 마령이 다시 웃었다.

“가벼운 견제에 불과한 분쇄하는 어둠 따위에 세 명이라...”

세 명이 당했다고 해도, 피한 이들도 많고 아직도 무림맹의 고수들은 많았다.

세 명이 당하는 순간에 일제히 공격을 했다면, 분명 마령에게 많은 공격을 성공시킬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

그러나 무림맹의 고수들은 숫자도 많고 포위한 상황이면서도 쉽사리 덤비지 못하고 주저하고 있었다.

‘아...!’

신오진은 그 모습을 보고 왜 무림맹의 고수들이 포위한 상태에서도 일제히 공격을 하지 못하고 저렇게 주저하는지 알 것 같았다.

‘좀 전에 동정호 수적들의 간부급 고수들을 단숨에 궤멸시킨 그 기술, 그것 때문이다.’

마령을 중심으로 전방위로 검은 촉수 같은 것을 일제히 뻗어내 공격하던 그 기술 한방으로 동정호 수적들의 수뇌부가 사실상 궤멸했다.

아무리 수적들이라고 해도, 그 수뇌부들은 다 고수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단 한방에 전멸했다는 것은 무림맹의 고수들에게도 위험한 기술이란 의미다.

포위했다고 자칫 어설프게 한꺼번에 공격하다가 그 기술을 마령이 사용한다면...!

그런 이유로 무림맹의 고수들은 마령을 포위한 상태에서도 일종의 차륜전을 펼치는 식으로밖에 싸우지 못했다.

그래도 그들의 대응책도 나름 신속했다.

“다들 원거리 공격을 아끼지 마라!”

다수의 인원이 한꺼번에 동시 공격을 하는 걸 피하면, 결국 남은 건 소수의 인원이 일종의 차륜전 형식으로 돌아가며 공격하는 방식뿐이다.

이때 소수의 인원이 마령을 공격할 때, 다른 이들도 가능한 원거리 공격을 해서 최대한 화력을 보태라는 대응이었다.

물론 마령도 그걸 구경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왜 내가 가만히 서서, 너희들을 공격을 받고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지?”

갑자기 그의 몸이 쓱하고 사라지더니, 그를 둘러싼 무림맹 고수 중 한 명의 그림자에서 튀어나왔다.

“헛!”

동정호 수적의 수뇌부들 사이로 갑자기 나타났던 그 기술이었다.

그림자에서 갑자기 솟구쳐 나오던 그 기술!

그걸로 한 무림맹 고수의 배후에 나타난 마령이 손을 뻗어 그의 등을 공격했다.

“크악!”

마령의 저 검은 안개 같은 몸이 닿자, 비명과 함께 공격당한 고수의 등 부위의 옷이 부식되어 날아가고 접촉한 부위의 피부가 괴사하고 말라갔다.

생명력이 고갈되어 목내이(미라)처럼 되어버리는 그 모습에 무림맹 고수들 사이에 전율이 흘렀다.

“다들 접촉을 피해라!”

“모든 공격은 기를 사용한 공격으로 한다!”

모두들 즉각 보법을 펼치며, 어지러이 회피에 들어갔다.

닿는 것조차 피하겠다는 의사가 역력했지만, 마령은 여전히 비웃을 뿐이었다.

“무림맹... 큰소리치며 나타나더니 부산하게 춤이나 추고 있구나. 이 마령을 죽이겠다며 큰소리를 친 것들이 있었던 거 같은데?”

“시끄럽다, 마물!”

“크크크큭”

마령의 검은 안개 같은 형상이 흐물흐물 흔들렸다.

검은 안개가 뭉쳐 이루어진 사람의 형상이 뒷짐을 지더니 고개를 거만한 자세로 까닥였다.

“가소로운 것들. 무림맹의 정예라는 것이 고작 이 정도란 말이냐!”

그 도발은 효과가 있었다.

무림맹이 보낸 백귀 요격대에서 가장 무공이 떨어지는 이들이 일류 끝자락의 고수다.

그리고 대부분은 모두가 절정 고수들이었다.

절정 고수들은 강기를 사용할 수 있다.

비록 원숙하게 강기를 사용하라면 초절정에 들어야 하지만, 절정 고수 역시 소모가 심해서 그렇지 강기를 사용할 수 있다.

마령의 도발에 화가 난 백귀 요격대의 고수들이 풍겨내는 기세가 달라졌다.

“... 그렇게 나와야지.”

마령이 소름끼치는 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공격이 시작되었다.

반격을 불사하고 과감하게 들어와서, 강기를 사용한 공격을 마령에게 적중시킨다.

절정 고수들의 움직임은 군더더기가 없었고, 그 속도와 위력은 대단했다.

“끄아아아아아!”

강기를 실은 공격은 과연 무서웠다.

강기에 적중당할 때마다 마령의 몸을 이루고 있는 검은 안개가 사라지거나 빛이 옅어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당장에라도 무림맹 고수들의 손에 마령이 최후를 맞이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저게 전부일 리가 없다.’

중요한 건 싸우는 방법이다.

자신이 가진 무기와 능력을 활용해서, 가장 자신에게 유리한 형태로 싸우는 것이 전법의 기본... 고신교의 마물이 고작 저 정도일 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신오진의 생각은 사실이었다.

“과연 이 정도면 이 마령을 죽이겠다 자신할 만하구나. 좋다. 이제부터 이 마령도 진지하게 가겠다!”

그와 동시에 마령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마령은 그림자를 통해 움직이는가 싶더니, 팍하고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졌다.

장내의 모든 고수들이 순간적으로 마령의 행방을 놓친 그 순간, 마령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아악!”

무림맹의 백귀 요격대가 대부분 절정 이상의 고수들도 이루어져 있고, 특히 마령을 상대하는 이들은 조금이라도 무공이 더 특출난 이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이 인원을 나누어서

그런데 마령이 지금 선택한 것은, 무림맹 백귀 요격대의 기본적인 전술을 무시하고 부정하는 방식이었다.

마령은 자신을 노리는 서른 명의 고수, 아니 세 명이 죽어 스물일곱이 남은 그 고수들과 싸우지 않고 백귀들와 싸우는 다른 백귀 요격대의 고수들을 기습하는 걸 선택했다.

“......!”

마령이 순간적으로 포위망 밖에 나타나더니, 검은 안개로 이루어진 보자기 같은 것을 휘둘러 백귀와 막 싸우고 있던 고수 한 명을 뒤에서 뒤덮어버렸다.

처절한 비명과 함께 갑자기 강기 공격을 당해서 줄어들고 색이 옅어졌던 마령의 몸이 다시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검은 안개처럼 일렁거리는 마령의 몸에 활기가 돌자, 무림맹의 고수들이 즉각 노호성을 터뜨리며 마물을 공격했다.

마령을 노리고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배합된 방식으로 강기의 공격이 마구 날아들었다.

“크크큭!”

그러나 마령은 그런 공격에 맞설 생각이 아예 없는 모양이었다.

그가 예의 검은 보자기 같은 것을 휙 휘두르자, 그 안에서 바싹 말라 목내이처럼 변한 무림맹 고수의 시체가 날아가 바닥에 뒹굴었다.

마령은 자신을 향해 빗발치는 강기의 공격들에 맞서지 않고, 계속 그림자를 통해 여기저기 신출귀몰하며 그 검은 보자기 같은 것을 휘둘러 비교적 무공이 약한 이들 위주로 기습하는 것을 반복했다.

“......!”

무림맹의 백귀 요격대가 대부분 절정 고수 이상이라고는 해도, 일부는 일류 끝자락인 이들도 있고 같은 절정 고수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약한 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마령은 바로 그런 이들을 귀신같이 간파해서 그런 이들 위주로 기습을 반복하며 머릿수를 줄이는 일에 몰두했다.

그 모습을 보며 신오진은 잠시 눈살을 찌푸렸다.

‘무림맹은 자신들이 가진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




운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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