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 운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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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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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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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고신교 다시 움직이다.

강호




DUMMY

상황에 맞춰 가진 마법과 능력 등을 적절하게 활용해서 어떤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게, 자신이 가진 것들을 활용할 방법에 대한 연구를 항상 게을리해선 안 된다는 점을 추교는 신랄하게 지적했다.

‘약속의 목걸이의 능력인 언령- 약속이라, 게다가 운명록 특전의 영시 지도...’

영시 지도는 특정 지역에 보이지 않는 눈을 설치해, 그 눈을 통해 해당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을 살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운명록 특전이다.

해당 눈은 최대 세 개까지 만들 수 있으니, 활용하고자 하면 상당히 활용도가 높을 유용한 능력이었다.

‘생각해보니까 악양에 하나 정도는 설치하고 왔어도 안 될 것 없었지. 그게 아니더라도 능력이 어떤 것인지 미리 시험해보고, 다양하게 활용할 궁리를 했어야 했다.’

약속의 목걸이도 그렇다.

아니 활용을 못하고 있다는 의미에선 마도사의 견갑의 능력인 지력도 마찬가지다.

자신에게는 못 사용하고 동료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고 해도, 뭔가 활용할 방법을 연구해야 했다.

‘마법에서도 아직까지 사용해보지도 않은 마법이 있다는 지적도 뼈아프군. 사실이거든.’

수사, 초혼이나 사음고, 흉지, 형옥 같은 마법은 써보지도 못했고, 아직 사용 횟수가 부족한 염화마법 6단의 마법도 절반 정도는 써보지 못한 상황이었다.

‘발화 같은 경우는 그나마 도로 베면서 내부에 발화의 화기를 침투시킨다는 활용법을 연구하기라도 했지, 다른 건...’

아직 연구가 부족하다는 추교의 말을 신오진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앞으로 수련할 때 이 마법들이나 장비를 활용할 방법을 연구해봐야겠군,’

상념에 잠긴 신오진을 태우고, 유령마는 집으로 달리고 달렸다.


* * *


악양의 대전(大戰)이 남긴 후유증과 파급력은 매우 컸다.

동정호의 아홉 수채가 모인 전력이 사실상 궤멸했다는 의미는 간단하지 않았다.

그 정도의 전력과 머릿수를 간단하게 궤멸시킨 백귀의 무서움은 다시 한 번 고신교에 대한 두려움을 강호 전체에 더 크게 했다.

체면을 구긴 건 무림맹도 마찬가지였다.

악양의 관군들도 미리 이야기를 해 개입을 차단한 상황에서, 완벽한 기회를 잡고 백귀를 노렸지만 결국 희생자만 잔뜩 내고 구체적인 전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이 뼈아팠다.

그리고 강호의 관심은 홀연히 나타나서 단신으로 백귀를 이끌던 마령을 처치하고 사라져버린 의문의 사내에게 쏠렸다.

그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그는 괴이한 수법을 사용한다는 것과 그를 운명록의 사용자라고 칭한다는 것, 그리고 그가 고신교와 적대한다는 것 정도였다.

-그는 대체 누구인가? 운명록의 사용자란 대체 무슨 의미냐?-

무림맹을 위시한 무림의 대다수 문파들은 소문을 들었을 때, 그 점을 궁금해했다.

백 명이나 되는 무림맹의 고수들이 어쩌지 못하던 마물을 단신으로 처리하고 사라진 수수께끼의 인물.

강호의 이목은 운명록의 사용자라는 의문의 사내에게로 쏠리기 시작했다.


* * *


“마안당의 보고입니다. 마령은 백귀를 이끌고 운명록의 사용자와 조우. 그에게 패해 소멸했다고 합니다.”

어두컴컴한 지하의 어둠에 겹쳐 누군가가 총사에게 음침한 목소리로 보고했다.

사악한 의식을 의해 만들어진 이 장소는 숱하게 치러진 의식의 영향 때문인지 숨막히는 사기(邪氣)가 감돈다.

그 사기가 뒤엉킨 어둠 속에서 누군가 보고하고 있었다.

그 고립되고 은밀하고 어두침침한 장소에서 총사는 조용히 누군가 어둠 안에서 보고하는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마령이 패해 소멸했다라...”

총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새로운 운명록의 사용자가 탄생했다는 소식을 입수한 시기부터 지금까지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었는데... 그가 벌써 마령을 죽일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단 말이지.”

“......!”

총사의 질문에 어둠 속에 존재하는 자는 감히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나 총사는 대답을 바란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는 나직하게 쿡쿡 웃더니, 흐음... 하마 잠시 허공을 바라보았다.

허공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가 다시금 증오와 분노로 격렬하게 타올랐다.

“하긴... 그 정도는 해줘야지. 주르반이 그렇게까지 했는데 그 정도도 못 해준다면 오히려 내가 화를 냈을 것이다. 그 정도의 재미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총사의 입가에 기이한 미소가 어린다 싶더니, 이내 그 모든 것이 훅하고 사라졌다.

그리고 총사는 바로 화제를 바꾸었다.

“무형마사(無形魔士). 무림맹의 반응은 어떠냐.”

그러자 무형마사라고 불린 어둠 속의 존재가 즉각 대답했다.

“그들은 화가 난 상태입니다. 특히 악양에서 마령을 상대하며 많은 피해를 봤지만, 마령은 운명록의 사용자가 죽인 것 때문에 체면을 크게 구겼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흐응...”

“그들은 지금 은밀하게 운명록의 사용자를 찾고 있습니다. 찾아서 포섭을 하려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것이 무림맹의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라고 생각합니다.”

총사가 다시 쿡쿡 웃었다.

“가소로운 것들. 당장에라도 쓸어버릴 수 있는 것들이 일부러 적당히 맞춰서 상대해주니까, 주제를 모르고 있어.”

“그들이 총사의 원대한 뜻을 어떻게 감히 짐작하겠습니까.”

총사의 눈에서 다시 화르륵 증오와 분노의 불길이 타올랐다.

“이전 세계를 정화하고, 우리가 새로운 세계의 주인이 되었을 때... 우리가 범한 실수를 나는 잊지 않았다.”

“......!”

“우리가 다시 이 세상의 주인이 되려면, 그것을 모두가 인정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원래 우리의 자리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이 모든 것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입니다!”

“천하의 모든 문파가 무림맹을 의지하게 한다. 때때로 일부러 무림맹에게 공을 넘겨주어 그를 희망의 상징으로 만든다. 그리고 모두가 그들이라면 본교를 이길 수 있다고 믿을 때... 본교의 진짜 힘을 드러내 그들을 굴복시킨다. 그들의 모든 희망이 깨지고, 도저히 본교의 힘에 항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그들은 모두 본교 앞에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릴 것이다. 다시 본교가 세상의 지배자가 되는 것이다.”

“......!”

그것을 생각만 해도 격동하는지, 무형마사라 불린 어둠 속의 존재가 부르르 몸을 떨었다.

“후후. 그 희망의 상징이 무림맹이 되어도 좋고, 운명록의 사용자가 되어도 좋다. 아니 그 둘 모두가 그렇게 인식되어도 상관없다. 희망이 클수록, 절망도 커지고... 그 압도적인 힘과 공포 앞에 모두가 굴복하리라.”

“모든 것이 총사의 뜻대로 이루어지실 것입니다.”

총사는 나직하게 웃다가 다시 물었다.

“본교의 위협을 피하려고 사파들이 서로 뭉쳐 세력화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들의 상황은 어떻지?”

무형마사가 조롱기 어린 목소리로 사파들을 비웃었다.

“그렇게 모인 놈들은 스스로를 사천맹(邪天盟)이라 이름 짓고, 자신들에게 주어진 힘에 취해서 이루어질 수 없는 단꿈을 꾸고 있습니다. 원래가 사파라는 것들은 탐욕스럽고 자신만 아는 것들. 그런 놈들에게 큰 힘이 주어지면 다음 수순은 뻔한 것 아니겠습니까?”

“단꿈을 꾸고 있다라... 꿈은 언제고 깨어야 하는 법이지.”

총사가 악의가 서린 목소리로 명령했다.

“그들을 내분시켜 둘로 갈라라. 그리고 충분히 때가 무르익으면 양패구상시키도록.”

“...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까? 본교의 위엄을 약간은 보여도 될 것 같습니다만.”

“무형마사. 놈들을 쓸어버리는 것은 하등 어렵지 않다. 문제는 그렇게 할 경우 무림맹이 강호의 희망이 되는 것이 늦어질 수 있다는 거다. 사천맹이라는 이름은 무림맹을 염두에 둔 것, 그들은 자신들이 무림맹과 대등한 단체라는 인식을 주려 노력할 것이다. 그것을 본교가 단숨에 쓸어버리면 자칫하면 무림맹도 본교를 상대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이 벌어진다. 희망이 최고조에 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그렇게 하면, 강호의 모든 것들에게 진심어린 굴복을 끌어낼 수 없을 것이다. 아무런 희망도 없고, 본교를 상대하는 것은 꿈 중의 꿈이라는 것을 그들 모두의 희망이 최고조에 달해 있을 때 깨달아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니 사천맹을 일거에 쓸어버리지 않는 것이다.”

“... 그렇다면 누구를 보내는 것이 좋겠습니까.”

“형산에 출정했었던 녀석이 동가면이었더냐. 이번엔 은가면을 보내면 되겠지. 가면중 정도면 그들의 자신감과 욕심을 키우기는 적격 아니겠느냐.”

“은가면입니까.”

“사천맹에 내분을 일으켜라. 그리고 가면중으로 그들의 전력을 갉아내며 약하게 해라. 때가 되면 거신상을 사용할 것이다.”

“...모든 것이 총사의 뜻대로 이루어지실 겁니다.”

무형마사가 스르륵 어디론가 사라지자, 장내엔 다시 총사만이 남았다.

그리고 총사의 입에서 비틀린듯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운명록의 사용자여. 과연 너는 이 일에 어떻게 반응할 것이냐, 나를 좀 더 즐겁게 해다오.”

총사의 비틀린 웃음이 앞으로 벌어진 참사를 예고하고 있었다.


* * *


신오진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약속의 목걸이의 약속- 언령 능력과 마도사의 견갑의 지력 능력을 활용할 방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것만 하고 있을 생각은 아니었다.

장비의 능력들을 활용할 방안을 연구하면서 동시에 현인회를 찾는 운명록 임무도 수행하려는 것이 그의 계획이었다.

현인회를 찾으려면 뭔가 단서를 찾아야 할 것이다.

그걸 찾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동안, 장비의 능력을 활용하는 방안만이 아니라 아직 제대로 활용해보지 않은 염화마법들을 활용하는 방안 같은 것도 같이 연구할 생각이었다.

‘목걸이나 견갑의 능력을 활용하는 건, 영감이 하나 떠오르기는 했는데 말이야.’

그게 실제로 될지 안 될지는 제쳐놓고, 일단 능력을 활용할 방안에 영감이 떠올랐다는 것이 중요했다.

그에 비하면 현인회를 찾는 건 어떻게 해야 할지 딱히 좋은 생각이 나질 않았다.

현재 운명록 특별 임무를 제외한 운명록 임무에서 그가 아직 수행하지 못한 것은 두 가지다.

그런데 그 두 가지다 당장 어떤 식으로 시작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도무지 감이 오질 않았다.

‘정보가 참 문제야. 정보가...’

무엇이 되었든 일을 하려면, 많은 정보가 필요했다.

이런 상황이 되니, 신오진은 문득 염화마법이나 운명록 특전 등에 정보를 수집하거나 얻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마법이나 능력들이 여럿 존재하는 것이 우연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일단 실마리를 찾으면, 이 능력들을 활용하여 현인회든 무형마사든 결국엔 찾을 수 있을 거야.’

그중에는 그가 아직 사용해보지 못한 것들도 있었다.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능력과 해당 마법들을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우선 운명록의 임무 안내 기능을 사용해서, 임무를 시작할 실마리... 시작점을 먼저 찾으려고 했다.

그런데 운명록의 임무 안내 기능으로도 무형마사와 관련된 안내는 생겨나지 않았다.

‘이게 뭐지?’




운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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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70.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4 19.02.14 1,371 23 11쪽
» 69. 고신교 다시 움직이다. 19.02.13 1,358 22 12쪽
96 68. 마도사의 기본 자세 +2 19.02.12 1,342 20 11쪽
95 67. 현인회는 무엇인가. 19.02.11 1,329 22 11쪽
94 66. 백귀 내습(來襲)(5) +2 19.02.10 1,336 23 11쪽
93 66. 백귀 내습(來襲)(4) +5 19.02.09 1,358 1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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