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점에서 온 블랙스미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서용길
작품등록일 :
2018.11.13 00:10
최근연재일 :
2019.04.08 23:55
연재수 :
63 회
조회수 :
24,385
추천수 :
325
글자수 :
403,708

작성
18.12.29 04:14
조회
385
추천
6
글자
17쪽

전설의 블랙스미스 (2)

DUMMY

【"또 반찬거리가 떨어졌군. 이제는 노예들도 다 죽고 사라졌으니···, 하는 수 없지. 직접 저녁거리를 구해오는 수밖에."


그는 천체망원경처럼 생긴 거대한 망원경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면서 궁시렁댔다. 그는 망원경 근처로 다가가더니 그것을 가볍게 어깨에 걸쳐 멨다. 그의 키보다 두 배는 더 커보이는 망원경을 그는 너무도 쉽게 들어 올렸다. 그러고 나서 그는 근처 식탁 옆에 놓여있던 조그만 가죽 가방의 덮개를 열었다. 마치 그 조그마한 가방에 큰 망원경을 넣으려는 듯했다.


그것을 지켜보던 상운은 어떤 자인지 몰라도 완전히 정신이 나간 녀석이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가방에 넣으려는 망원경은 가방보다 적어도 대략 20배는 더 커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 순간 상운이 지켜본 장면은 그보다 더 놀라웠다. 그 남자가 가방을 열고 망원경의 뾰족한 부분부터 집어넣기 시작하자, 거짓말처럼 망원경이 쑥쑥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지켜보던 사람이 있었다면 분명 자신의 눈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할만한 장면이었다. 망원경을 전부 집어넣은 그는 가방을 한쪽 어깨에 들쳐 메고 별안간 달리기 시작했다. 상운은 그의 시야를 빌려 주변에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가 있는 곳은 넓은 동굴이었다. 하지만 동굴 내부는 그리 어둡지 않았다. 벽 주변에 있는 은은한 조명이 동굴 내부를 밝혀 주고 있었다. 조명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크리스털처럼 생긴 뾰족한 바위들이었다. 크리스털처럼 생긴 바위들은 동굴 벽을 따라서 끝없이 놓여있었다.


"아이쿠, 내 정신 좀 봐. 텔레포트를 쓰면 될 것을···. 열심히 연구만 했더니 내 머리가 어떻게 됐나 보군. 껄껄껄"


돌연 발걸음을 멈춘 그가 소리 내어 웃었다. 그가 멈춘 곳은 방금 지나쳐 왔던 통로처럼 생긴 좁은 공간보다 훨씬 넓은 방이었다. 방 안은 기괴한 도구들로 가득 차 있었다. 박쥐의 날개처럼 생긴 물건부터 투석기처럼 생긴 병기들도 보였다. 날개처럼 생긴 것은 마치 탈부착을 하기 위해 고안된 물건인 것처럼 날개의 중앙에 4군데의 매듭이 보였다. 물건들의 독특한 생김새도 상운의 눈길을 끌었지만, 무엇보다 상운의 눈길을 끈 것은 바로 물건들의 사이즈였다. 그가 발명한 것으로 보이는 특이한 물건들은 한 개만 달랑 있는 것이 아니었다. 똑같은 모양이지만 대형 사이즈부터 아주 작은 소형 사이즈의 물건까지, 같은 모양의 물건이 크기별로 세트로 진열되어 있었다.


"텔레포트."


그가 멈춰선 자리에서 나직이 읊조리자 잠시 후 그의 몸이 하얗게 빛나기 시작했다.


-퍼엉~!


작은 연기만 남기고 그는 흔적조차 없이 사라진 뒤였다.


-퓌슈슉!


동굴 속 다른 지점, 아무것도 없던 그곳에 새하얀 광채가 생기더니 곧이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남자가 갑자기 그곳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나타나자마자 위를 바라보더니 힘차게 도약했다. 이곳은 동굴 외부와 통하는 유일한 통로였다. 이곳은 동굴의 다른 곳과는 달리 천장에 큰 구멍이 나 있었다. 상운이 다녔던 학교의 운동장만 한 크기의 구멍이 난 천장을 향해 도약해 날아오른 남자는 동굴 밖으로 빠져 나왔다. 하지만 도약 후 정점에 다다른 모양인지 순식간에 그의 몸이 바닥으로 다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그의 모습은 한없이 여유로워 보였다. 다시 동굴바닥을 향해 자유 낙하하던 그의 몸은 갑자기 하늘 위 공중에서 멈춰섰다. 지켜보던 상운이 어리둥절하여 계속 주변을 살폈지만, 상운의 시야는 한정되어 있었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하늘을 날고 있었다. 그런 상운의 귀에 '부~~웅~~, 부~~~웅~~~!!!' 하는 육중한 날개 소리가 들렸다. 분명히 날개 소리였다.


그는 거센 모래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대한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을 가로질러 나아갔다. 1시간쯤 비행하였을 무렵 멀리 큰 바위가 눈에 들어왔다. 자주 들렀던 장소였는지 그는 바위 위에 능숙하게 착지하였다. 그가 내려앉은 장소는 사막에는 어울리지 않는 아주 높고 큰 바위 위였다. 이곳에서 자주 사냥감을 물색했던 모양이다. 그는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자신의 꼬리에 앙증맞게 매달려 있는 가방을 꺼내기 위해 뒤를 돌아보았다. 상운의 눈에 매끈한 몸통과 날개, 그리고 기다란 꼬리가 보였다. 그의 몸은 온통 비늘 같은 것으로 뒤덮여 있었다. 상운이 언뜻 보기에도 몸통과 꼬리만 족히 20미터(이곳 세계의 단위로는 대략 10페텀)는 되어 보였다.


그는 꼬리에 달려 있는 가죽 가방을 앞발로 들어 올리더니 덮개를 열고 안에서 무언가를 뒤적였다. 그러더니 두 개의 앞 발가락으로 아까 보관해두었던 망원경을 꺼내어 그의 눈앞에 바짝 갖다 대었다. 마치 사람이 망원경으로 멀리 있는 물체를 바라보듯, 그는 커다란 앞발을 사용해서 망원경을 쥐고 있었다. 천체망원경으로 보였던 거대 망원경은 사실 그가 애용하는···, 일반적으로 멀리 있는 것을 볼 때 사용하는, 말 그대로 '망원경'이었던 것이다.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거대한 망원경을 앞발로 쥐고 세심하게 컨트롤을 해가면서, 그가 관찰하고 있던 것은 저 멀리 있는 오아시스였다. 엄청난 덩치의 그가 쥐고 있으니 거대 망원경이 작게 느껴졌다.


"목 마른 짐승들은 결국 오아시스를 찾게 되는 법."


놀랍게도 그는 말을 할 수 있었다. 오아시스 부근에서 낙타처럼 생긴 특이한 모습을 한 동물 무리와 함께 사막오크들이 물을 긷고 있었다. 대략 십여 마리쯤 되어 보이는 사막오크 무리였다.


"크르르르!"


그가 기쁜 듯이 그르렁대는 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망원경을 거두려는 찰나, 오아시스에서 40페텀쯤 떨어져 있는 곳에서 한 인간이 보였다. 망원경을 내리려던 그는 자신이 잘못 본 것은 아닌가 싶어서 눈을 한번 끔벅이고는 다시 망원경 렌즈에 눈을 갖다 대었다. 분명히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의 어깨 위에는 사람이 들기에는 큰 동물이 매달려 있었다. 말이었다. 더욱 가관인 것은 고양이처럼 보이는 동물도 말과 함께 인간의 어깨 위에 앉아 있었다. 사막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희귀한 광경에 그는 좀 전에 보았던 오아시스와 그의 저녁거리들은 까맣게 잊은 지 오래였다.


그가 관찰하던 인간 남자는 다른 인간들에 비해서 힘이 특출나게 센 것인지 말을 등에 걸쳐 메고 한참 동안 뛰듯이 걷고 있었다. 재미난 장관을 보게 된 그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인간 남자를 관찰하였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인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걸어가던 인간이 드디어 지쳤는지 점점 걸음이 느려졌다. 그러더니 풀썩 주저앉아 있다가 끝내 쓰러지고 말았다.


더 놀라운 광경은 그때부터였다. 상전처럼 편안하게 업혀 있던 말과 고양이가 갑자기 바닥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쓰러진 인간의 옷깃을 물고 질질 끌고 가는 것이 아닌가? 좀처럼 볼 수 없는 희한한 장면에 그는 망원경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망원경을 바라보던 오른쪽 눈이 피로했는지, 그는 망원경을 왼쪽 눈앞으로 가져갔다.


그의 예상대로 말과 고양이는 인간 남자를 오래 끌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머리로 온 힘을 다해 인간 남자를 굴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인간 남자를 살리려고 애를 쓰는 것처럼 보였다. 그에게는 간지럽기만 한 거센 모래바람이 한차례 그것들을 덮쳤지만, 그것들은 주인으로 보이는 인간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상운은 쓰러진 자신을 구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는 페리와 킹을 보고 가슴속에서 뜨거운 무엇인가를 느꼈다.


마침내 그가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올랐다. 그는 육중한 몸에 어울리지 않게 바람처럼 쏜살같이 날았다. 함께 쓰러져 있는 인간과 말, 새끼 호랑이에게 급강하한 그는 모래바닥에 빠르게 착지했다. 그 때문에 크게 먼지가 날렸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그는 그들을 앞발로 살며시 움켜쥐고 다시 상공으로 높이 날아올랐다.】


로렌스가 '아미르'로부터 로브를 받아 들었을 때, 상운은 아미르의 기억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상운은 로브를 통해 아미르의 기억을 관찰하고 나서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육체를 가진 상운의 몸은 한계를 지녔지만, 상운의 영혼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존재이다. 상운이 오랜 시간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하더라도, 그동안에 현실 세계에서 흘러간 시간은 찰나에 불과했다.


한편, 상운이 다급하게 로렌스에게 말을 걸자, 로렌스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상운에게 다시 물었다.


*뭐라고 하셨어요? 사람이 아니라구요? 아니 사람인데 사람이 아니라면 그럼 이자는 도대체 뭐란 말입니까? 이번엔 진짜로 내가 귀신하고 노닥거리고 있는 거란 말이에요? 형! 무섭게 나한테 왜 이래요···.*


*'네 눈 앞에 있는 그분은 드래곤이야. 사막 한가운데에서 우릴 구해준 분이기도 하고···.'*


로렌스는 드래곤이라는 말에 온몸이 얼어붙은 듯 한동안 움직일 수가 없었다. 드래곤이 어떤 존재인가. 로렌스는 민간에서 구전으로 전해 내려온 드래곤에 대한 이야기를 잘 알고 있었다. 귀에 못이 박히게 드래곤에 대해서 들어 왔는데, 그 이유는 바로 아버지 게일 때문이었다. 게일은 로렌스의 조상 중에 드래곤과 의형제를 맺은 분이 있었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하였다.


로렌스는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한 상운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리는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렇다면 지금 내 앞에서 태연히 식사를 하고 있는 이자가 말로만 듣던 그 드래곤이라는 것인가?'


로렌스는 눈앞이 아득해졌다.


"으음! 어르신. 생각해보니 제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군요. 급한 일이 있어서 한시바삐 돌아가 봐야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나중에 뵙게 된다면 반드시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으이구, 이런 멍충이!!'*


로렌스가 식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부자연스럽게 자리를 뜨려고 했다. 아미르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런 로렌스를 바라보았다.


"왜? 입맛이 없어? 갑자기 얼굴 표정은 또 왜 그래?"


아미르는 갑자기 놀란 토끼 얼굴을 한 로렌스를 신기한 듯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단지 식사를 하던 그의 손과 입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야 저리 비켜봐. 넌 안 되겠다. 이 몸이 출격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아. 사내자식이 드래곤 한번 봤다고 그렇게 쫄아 가지고 쓰겠냐? 잘 봐둬~~'*


상운이 갑자기 몸을 벌떡 일으켜서 식탁 옆 넓은 공간으로 이동했다. 그러더니 바닥에 넙죽 엎드려서 아미르에게 절을 하기 시작했다. 세 번 절을 한 상운은 두 손을 모으고 공손하게 일어서며 말했다.


"위대하고 멋있고, 패셔너블한 드래곤 어르신께 인사 올립니다. 소인 로렌스! 아니 소인 최상운이라고 합니다요!"


*형님!!! 상운이 형! 아니 지금 뭐하는 거에요? 싸움이라도 걸까 봐, 엄청 긴장하고 있었는데···.*


*'야~! 사회 생활에 대해서 1도 모르는 놈은 가만히 있어!! 조용히 형아가 하는 거 지켜 보라구. 여기 드래곤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드래곤은 사람과 지능이 비슷해. 조금 멍청한 드래곤도 있긴 하지만, 이 '아미르'라는 드래곤은 상당히 지적인 드래곤인 것 같아. 그러나 조금이라도 수가 틀리면 우리를 한방에 저 세상으로 보낼 수 있는 자야. 그러니까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의 환심을 사야 해. 내가 사이코메트리를 통해 잠깐 관찰한 결과 이 드래곤은 지적인 호기심이 상당히 강한 것 같아. 그러니까 우리는 최대한 그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시켜서 어떡해서든지 살아남는 게 최우선이라구.'*


돌변한 로렌스의 태도를 호기심 있게 바라보던 아미르는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을 듣고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섰다. 순간적으로 둘 사이에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


잠시 뜸을 들인 아미르는 다소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드래곤이라니? 나 말이야?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여긴 나밖에 없는 곳인데···."


"하하하, 왜 이러십니까. 어르신!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제 눈은 속일 수 없을 겁니다."


"호오!? 어째서 내가 드래곤이란 말이지? 설명해 봐."


"제가 미천한 잔재주를 몇 개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 사이코메트리란 능력을 사용하여 아미르 드래곤님이 저를 구해주신 것을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왔습니다. 아까 외투를 저에게 건네주셨을 때 그 옷을 사용해서 잔재주를 좀 부려보았습니다. 노여워하지 마시기를···."


상운은 최대한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말을 하였다.


"껄껄껄, 그런 능력이 가능하단 말인가? 내 500년 동안 살면서 그런 능력을 가진 자를 본 것은 자네가 처음이로군. 그럼 내 본 모습도 봤단 말인가?"


상운의 수가 조금 통했는지 아미르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처음으로 조금 격식을 차려서 말을 하였다. 아미르의 눈빛이 반짝이는 것을 본 상운은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예, 머리는 못···, 아니 얼굴은 못 봤지만 매끈하고 섹시하게 잘 빠진 몸과 날렵하고 아름다운 꼬리와 두 날개까지 모두 다 보았습니다. 사이코메트리 능력은 피시전자가 그 일을 겪을 당시의 시야와 감각기관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에 거울을 보지 않는 한 제가 피시전자의 얼굴을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틀림없이 본 모습의 얼굴도 지금처럼 굉장한 미남이시겠죠."


상운은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아부를 덧붙였다.


"흐음~~~! 그것 참 신묘한 능력이로군. 그런데 아까는 로렌스라고 하지 않았나? 지금은 최상운이라니···. 무엇이 진짜 자네 이름인가? 또 한가지···, 왜 갑자기 날 대하는 태도를 바꿨던 것인가."


과연 지적인 드래곤답게 아미르는 질문이 많았다. 그는 지금 앞에 공손하게 서 있는 최상운이라는 사내에 대해 너무 궁금한 게 많았다.


"실은······."


*****


상운은 자신이 여러 차례 환생을 거듭한 이야기와 지금 함께 있는 로렌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주었다. 상운은 자신의 기억의 비밀을 함께 풀어줄 만한 지적인 생명체를 만난 것에 대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자신의 비밀을 풀어줄 어떠한 단서조차 갖고 있지 않더라도 상관없었다. 로렌스에겐 미안하지만 그에게는 생과 사보다 기억의 비밀이 더 중요한 일이었다.


물론 같이 듣고 있던 로렌스가 마음에 걸린 상운은 환생하는 과정에서 다음 환생할 목표를 자신이 정하는 부분은 일부러 이야기해 주지 않았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아미르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밝은 표정으로 상운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 후로도 상운은 경청하고 있는 아미르에게 더욱 호감을 느껴서 이제는 가식이 아닌 진정으로 아미르를 대하였고,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았다.


"흠~~!! 그리되었었군. 그렇다면 자네는 나이가 나보다 훨씬 더 많겠구먼. 이거 실례가 많았소. 내가 살면서 나보다 나이가 많은 자는 만나본 적이 별로 없어서···. 존댓말은 영 익숙하지 않아서 못 쓰겠지만 최대한 존대를 해야 할 것 같군."


고맙게도 아미르는 상운의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부터 그의 이야기를 진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워낙에 지적으로 뛰어난 존재이기 때문에, 긴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과 거짓을 잘 구별해 내는 것 같았다.


아미르는 눈빛을 반짝이며 상운의 이야기를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들어 주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나자 오히려 같이 있던 로렌스가 펄쩍 뛰듯이 놀랐다. 로렌스에게는 미처 말해주지 못한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상운은 자신에게 따지듯 묻는 로렌스에게 그간 자세히 말해주지 못했던 자신의 고충까지 변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아미르는 상운이 흑요석을 찾고 있는 것을 듣고는 그에게 말했다.


"상운군! 그리고 로렌스! 내가 화산지대로 단숨에 데려다주지. 그곳에서 흑요석을 찾고 원하는 무기를 만들어 보게나. 오랜만에 흥미로운 친구를 얻어서 심장이 다 뛰는구먼! 이제부터 우린 친구일세. 자! 말이 나온 김에 바로 출발하도록 하지. 하던 식사만 마저 다 하고 가자구. 자네가···, 아니 자네들이 시장할테니···."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특이점에서 온 블랙스미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1부를 끝마치겠습니다. 19.04.09 139 0 -
공지 연재 요일 공지입니다. 18.11.13 399 0 -
63 삼촌과 조카, 그리고 구경꾼 (4) 19.04.08 160 2 16쪽
62 삼촌과 조카, 그리고 구경꾼 (3) 19.04.06 105 2 9쪽
61 삼촌과 조카, 그리고 구경꾼 (2) 19.04.04 132 2 9쪽
60 삼촌과 조카, 그리고 구경꾼 (1) 19.04.02 105 3 9쪽
59 조윤 OR 박해권, 남자의 정체 (2) 19.03.30 151 2 8쪽
58 조윤 OR 박해권, 남자의 정체 (1) 19.03.28 136 2 9쪽
57 낯선 남자 (6) 19.03.26 109 2 12쪽
56 낯선 남자 (5) 19.03.23 109 2 10쪽
55 낯선 남자 (4) 19.03.21 130 2 10쪽
54 낯선 남자 (3) 19.03.19 139 2 10쪽
53 낯선 남자 (2) 19.03.16 130 2 9쪽
52 낯선 남자 (1) 19.03.14 117 2 9쪽
51 인신매매 (4) 19.03.12 122 2 10쪽
50 인신매매 (3) 19.03.09 121 2 9쪽
49 인신매매 (2) 19.03.07 130 2 11쪽
48 인신매매 (1) 19.03.04 182 2 13쪽
47 네, 다음 호구님 (3) 19.03.02 170 2 10쪽
46 네, 다음 호구님 (2) 19.02.27 173 2 10쪽
45 네, 다음 호구님 (1) 19.02.26 165 2 12쪽
44 돈사촌(豚死村) (2) 19.02.23 177 2 13쪽
43 돈사촌(豚死村) (1) 19.02.21 205 2 12쪽
42 테이트 성의 돼지 (5) 19.02.19 167 2 12쪽
41 테이트 성의 돼지 (4) 19.02.16 157 2 11쪽
40 테이트 성의 돼지 (3) 19.02.14 154 2 10쪽
39 테이트 성의 돼지 (2) 19.02.12 147 2 10쪽
38 테이트 성의 돼지 (1) 19.02.08 168 2 12쪽
37 성동격서(聲東擊西) (5) 19.02.07 220 2 11쪽
36 성동격서(聲東擊西) (4) 19.02.05 171 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