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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신화급 스킬 조립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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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요
작품등록일 :
2018.11.1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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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9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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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2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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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개척자는 왜 미궁으로 내려가는가(2)

DUMMY

“이런! 내가 경우가 없었군. 바로 가지! 여기 총독관저엔 서울 최고의 의료진과 의료시설이... 아니, 아니지. 우서 바로 내 주치의를 불러오겠네.”


이용학 총독은 한피수에게 손을 뻗다 말고 얼른 수화기를 들었다. 주치의를 부르려는 것이다. 하치만 한피수는 손을 내저었다.


“아뇨.”

“응?”

“부르실 필요 없습니다. 저는 인천에 있는 병원으로 가려고 합니다.”

“인천? 갑자기?”

“예. 바다가 보고 싶거든요.”

“하지만 거기는 여기서 거리가 멀···”


이용학 총독은 말을 하다 말고 입술을 꾹 다물었다. 자신이 무엇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었는지 불현듯 떠오른 것이다.

“···꼭 가야 하나?”

“예.”

그는 잠시 고민에 빠지더니 곧 무거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같이 가지. 내가 인천까지 안전하게 모셔주지.”

“후의에 감사드립니다.”


한피수는 이용학의 제안을 냉큼 받아들였다.

이용학 총독은 인천 지방정부의 접근을 견제하겠다는 속내였고, 한피수는 몸도 편하고 자기 존재감도 키우겠다는 속내였으니, 이게 바로 윈윈이다.



**

게이트를 이용하는 건 별다른 느낌은 아니었다. 안으로 한걸음 들어가는 순간 엘리베이터라도 타는 듯 몸이 떠오르는 기분이 들고 나머지 한발을 재빨리 넘기면 인천 근처의 게이트였다. 그리고 약간의 해프닝.

“누, 누구냐!”

“정지!”

게이트를 나서자 한피수를 열렬하게 환영해준 인천의 미궁 경비대였다. 한피수가 게이트를 활성화시키자 미궁 바닥에 묻혀 있던 게이트들이 솟구쳐올랐다는 모양이다. 당연히 인천에서는 비상을 선포하고 출입을 통제하고 주변을 에워싸고 난리도 아니었다. 다행히 뒤이어 나타난 이용학 총독 덕분에 상황은 잘 무마되었다.

‘이용학 총독이랑 같이 오길 잘했네. 여러모로.’

귀찮게 이리저리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한피수는 곧장 인천 지방정부의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끈덕지게 따라붙던 이용학 총독도 어디론가 모셔져 갔다. 그 와중에 이용학 총독과 인천의 총독 김미경의 승강이가 있었다.

“아니 자네 이럴 수가 있나!”

“통보도 없이 찾아오시는 바람에 의전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군요.”

“누가 지금 의전을 챙겨달라고..!”

등등등.


어차피 한피수가 신경 쓸 일은 아니었다.

우글우글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을 “좀 쉬고 싶군요.” 라는 한 마디로 모두 쫓아보내고, 마침내 한피수는 침상에 반쯤 기대 누워 바다를 감상할 수 있었다.


“바다··· 저게 바다구나.”


사실, 부상이 심하다는 것도 엄살이 아니었고 바다가 보고 싶다는 말도 핑계가 아니었다.

리모컨으로 창문을 열자, 쏴아아- 쏴아아- 파도소리가 들려왔다. 영상으로는 수도없이 보아온 바다였다.

‘···영상이 더 예쁘네.’

애초에 서해바다가 풍경으로 유명한 바다는 아니라고 듣기는 했다.

‘그런데 왜···’

예쁘지도 않은 바다인데도 어째서 이렇게 울컥할까? 바람에 실려오는 소금기와 짠내, 바다 비린내 탓일까? 바다라는 것이 풍경이 아니라 하나의 살아있는 생물체처럼 느껴졌다. 그르릉 그르릉 자신에게 인사하는, 아주 오래전의 친구.


콜록. 콜록.


창문을 너무 오래 열어둔 탓인지 한피수는 기침을 했다. 남들 앞에서는 멀쩡한 척을 했지만 사실 그의 몸상태는 말이 아니었다. 진찰을 하러 온 치유능력자가 진찰을 해보고 깜짝 놀랐을 정도. 근육은 찢어지고, 관절은 마모되고 내장은 순대처럼 익었다. 아무리 회복력이 빠른 개척자라고 해도 한 달은 족히 요양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한달이라니.

너무 아깝다. 바다공기를 못 맡는 것도 싫고.


“빨리 약 먹고 나아야지.”


한피수는 쟁반에 담긴 납작한 금속을 입에 털어 넣었다.

오독- 오도독-

탄철彈鐵. 인천 인근의 미궁에서 많이 발견되는 금속이었다. 고무처럼 탄력적이면서도 강철보다 단단해서 헌터장비로도 인기가 많았다. 가격도 kg 당 1억을 호가했다. 어떻게 봐도 이렇게 초콜릿 먹듯 씹어먹을 물건은 아니었다. 약은 더더욱 아니고. 하지만 이건 한피수에게는 더없이 좋은 보약이 맞았다.


[띠링! <탄강의 비술 LV0>이 발동합니다. 탄철의 성분이 당신의 몸에 깃듭니다. 1단계 진척도 7%]


한피수의 이와 혀에 닿은 탄철은 초콜릿처럼 부드럽게 부러지고 녹아내렸다.

“은근히 맛있단 말야. 시원하고···”

한피수는 아쉽다는 듯이 입을 쩝쩝거렸다. 빨리 주워먹고 레벨 1을 만들고 나면 부상도 문제없을 것이었다. 내장까지도 유연하고 단단하게 만들어준다는 제후급 스킬이었으니까.

하지만 탄철을 씹고 소화하는 데에는 무지막지한 마나가 들어갔다. 쉬어가며 먹을 수밖에 없었다. 한피수는 아쉬운 눈으로 쟁반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저기요.”


그러자 곧장 병실문에서 노크소리가 돌아왔다.

“예. 김승우입니다. 부르셨습니까? 탄철이 더 필요하십니까? 지금 막 가공된 물량 1kg가 우선 배송되었으니 바로 들여보내겠습니다.”

그는 인천도의 총독 김미경이 붙여준 비서였다.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한피수는 그의 유능함과 편리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아, 도착했어요? 근데 그건 내일 주시고요, 아까 제가 말했던 응급 환자 이송은 어때요? 다 준비되었나요?”

“방금 연락 왔습니다. 10분 뒤에 게이트가 발견된 모든 섬에서 환자 이송 준비가 끝납니다.”

“그럼 준비되는 대로 바로 이송시작하라고 해요. 아픈 사람들이 기다리면 안되죠.”

“예. 바로 조치 취하겠습니다.”

방문 밖에서 느껴지던 인기척은 조용히 기다리다가 피수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자 스르르 멀어져 갔다.


‘협조적이네.’


사실 서울과 인천 입장에서는 싫을 수도 있는 제안이었다. 크게 다친 개척자들을 모아 각 분야에 최적화된 치유능력자가 있는 섬으로 이송한다니···

물론 하층 개척자들에겐 기적같은 기회였다. 그들은 다친 몸으로 며칠씩 미궁을 이동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당분야의 치유능력자를 초빙할 비용도 댈 수 없어 절망의 나날을 보내야 했으니까. 하지만 총독들 입장에서는 한피수의 능력과 게이트의 정체를 서울군도 전체에 알려야 하는 일이었다. 자기 손으로 경쟁자를 늘리는 꼴이니 싫을 법도 했다. 알리더라도 계약서에 도장 먼저 찍은 다음이었으면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인천과 서울의 총독은 싫은 기색 한 번을 내비치지 않고 협조해왔다.


‘그만큼 이 능력이 탐난다는 것이겠지. 요만큼도 밉보이기 싫을 만큼.’


한피수는 자신의 왼쪽 손목을 바라보았다. 정맥이 푸르스름하게 지나가는 그곳에 새끼손톱만한 왕관이 새겨져 있다. 뚫어져라 응시하자 설명창이 떠올랐다.


---

<아슬란 왕의 홀 - 황제>

아슬란의 왕이 사용하던 홀.

모든 아슬란 게이트를 통제할 수 있다.

적격자에게 귀속되었다(양도불가). 적격자의 사망 시 모든 게이트는 닫히고 아슬란 영웅의 유지를 잇는 새로운 적격자가 나타날 때까지 봉인된다. 단 홀의 주인이 진심으로 원할 경우 주인의 사후에도 게이트는 유지된다. 그러나 이동 비용이 폭등하며 통제도 불가능하다.

---


한피수에게 귀속된 유물.

사실 총독들 마음 같아서는 당장 빼앗고 정부의 재산으로 귀속시키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했다.

주인을 죽이고 조건을 충족시켜 유산을 재발견하면 되지 않을까? 지난 30년 동안 귀속 유물을 차지하기 위해 그런 멍청한 시도를 한 사람들이 꽤 많았다. 당연히 모두 실패했다. 똑같은 유산의 재발견은 한 세대 이상이 지난 다음에나 가능할까 말까 할 정도로 발견율이 극악했기 때문이었다. 한피수를 죽여봤자 그를 죽인 자가 다시 왕의 홀을 재발견할 가능성은 그냥 없다고 말해도 좋다.


한피수가 흐뭇하게 손목의 왕관 문신을 바라보고 있을 때, 문득 손목이 간질간질한 기분이 들더니 정보들이 전달되기 시작했다. 게이트를 통과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였다.


“음··· 서울과 인천은 양심적이네. 죄다 진짜 환자만 보냈어.”

한피수는 살짝 안도했다. 그래도 얼굴을 본 사이라고 굳이 얼굴 붉힐 일 없었으면 했으니까. 하지만 대구 춘천은 좀 달랐다.

“흐음··· 은근슬쩍 환자 아닌 사람들이 끼어 있네? 자기들 급한 일에 끼워넣은 건가?”

지금 게이트를 열어준 건 말하자면 프로모션 이벤트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이벤트도 이용해먹고 싶은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게 마련이다. 마침 급하게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가야하는 공무원이나, 하다못해 그냥 빠르게 관광이라도 하고 싶었던 고위직들이 환자인 척 끼어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한피수가 게이트를 통과하는 인원들의 개략적인 정보를 읽을 수 있다는 걸 몰랐으니까.


‘괘씸하네.’

하지만 그들도 평양과 개성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었다.


한피수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햐··· 이거 봐라?’

평양과 개성도 환자를 보냈고 거기에 환자 아닌 사람도 끼워 넣었다. 여기까진 봐줄만 했다. 하지만 진짜 가관인 건 인벤토리였다.

‘무슨 환자들 인벤토리가 이렇게 꽉꽉 차 있어? 금속, 가죽, 약초, 장비, 사치품···’

절대 개인 소지품으로 간주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환자를 이송하는 척 하면서 무역 마진을 남겨먹겠다는 심보가 훤하게 보였다.

‘···옛날 북한 땅이라 그런가? 양심이 없네.’


무료로 환자를 이송시켜주겠다고 했더니 무역을 하다니? 믿지 못할 놈들이다.


‘너네는 기억해두마.’


한피수는 마음 속 책에 개성과 평양 두 이름을 적어 넣었다.


오독-

오도독-


“맛있네···”


탄철을 씹고, 게이트 협상에 대해 고민하면서 한피수의 하루는 저물었다.

바쁘고 피곤하고 보람찬 하루였다.

마치 여행처럼.



**

병실에 있는 동안, 피수는 할 일이 없을 때면 주로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 거대한 것이 스르르 다가왔다가 쏴아아 빠져나가는 모습.

어찌보면 계속 반복될 뿐인 별 것 아닌 풍경이지만, 또 달리 생각하면 천만금보다 값진 풍경이기도 했다. 본인이 개척자가 아니라면, 서울에서 가장 돈이 많은 부자도 이렇게 바다와 마주할 수는 없을 테니까.

하긴,

그게 바다뿐일까? 돈으로 살 수 없는 건 너무나 많았다. 한피수에게 귀속된 왕의 홀처럼 결코 살 수 없는 유물들도 있고 또 스킬들이 있었다. 물론 돈이 있다면 호의호식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그래봤자 섬 하나 떠나지 못하는 개구리일 뿐이었다.

단적으로 외동딸이 아프다고 가정을 해보자. 그녀의 병을 고치려면 미궁 아주 깊은 곳에서 나는 귀한 약초가 필요하다. 이때 그녀의 부모가 재벌인 편이 나을까 아니면 잘나가는 개척자인 편이 유리할까?

재벌 부모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이고도 약초를 구하는데 실패하거나 심지어 사기까지 당할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잘나가는 개척자 부모는 높은 확률로 약초를 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시대는 돈보다는 실력이었다.

실력이 있어야 진정으로 안전할 수 있고 자유로울 수 있다. 조선시대에 재산보다 벼슬이 중요했듯이, 군부독재시절에 은행보다는 군대였듯이, 지금 시대는 재벌보다는 개척자였다.


똑똑똑.


문을 두드리고, 한피수의 병실로 찾아온 박동수와 유현민은 바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성탄 전야 입니다. 모두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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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에서 둘째로 잘하는...(2) +35 19.01.07 26,658 1,038 15쪽
37 세계에서 둘째로 잘하는...(1) +43 19.01.05 28,021 1,050 13쪽
36 몰래하는 퀘스트(3) +37 19.01.04 28,382 1,03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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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한피수 원정대(3) +26 19.01.01 28,316 1,05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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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개척자는 왜 미궁으로 내려가는가(1) +49 18.12.22 30,484 1,25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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