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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신화급 스킬 조립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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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요
작품등록일 :
2018.11.1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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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9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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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2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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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하는 퀘스트(1)

DUMMY

‘도움을··· 받았네···’

도지수는 제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한피수 일행은 잘 싸우고 있다. 같이 싸우고 싶었지만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검술은 정말 엉망이네···’

다만 그녀는 한피수의 움직임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네살에 각성하고 다섯살 때부터 검가에서 칼을 잡아온 그녀였다. 검을 든 지 반년도 채 되지 않은 한피수의 움직임이 마음에 들 리 없었다.

‘그런데도··· 정말 잘 싸워.’

하지만 그렇게 수준 낮은 검술로도 한피수는 잘 싸우고 있었다. 자신이 가진 강점을 철저하게 활용하고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한다.

‘지금도 저런데, 제대로 검술을 배우면 훨씬 더 잘 싸우겠지?’

기본만 제대로 배워도 달라질 게 분명했다.

‘은혜는··· 충분히 갚을 수 있겠다.’

어쩐지 마음이 안심이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눈이 점점 가물거렸다. 지칠 대로 지친 몸이 자꾸만 의식을 뻥뻥 차서 날려버리는 것 같다.


깜빡.

눈을 감았다 뜨니 해적 두목이 큘라에 베여 쓰러지는 모습이 보이고,

깜빡.

다음에는 한피수가 도망칠 타이밍을 놓친 해적 셋을 휩쓰는 것이 보였고

깜빡.

다시 눈을 떴을 땐 어째서인지 마법진이 빼곡하게 그려진 천막 안에 누워 있었다.


“크으윽···”


사라졌던 통증이 돌아왔다. 온몸에 파스를 붙인 것처럼 화끈거리고 욱씬거렸다. 도지수는 의식을 차리고 나서도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한참을 더 누워 있었다.

‘여긴 어디지?’

높은 천장. 푹신한 침대. 쾌적한 공기. 은신마법과 경보마법, 심지어 마나회복을 가속화시키는 보조 주문까지 빼곡하게 각인된 천막. 검가에서도 몇 번 보지 못한 엄청난 천막이었다.

도지수는 마지막 기억을 뒤졌다. 분명 해적한테 포위당해서 죽을 뻔했는데··· 갑자기 나타난 한피수 원정대가··· 도지수는 깜짝 놀랐다.

‘설마? 이게 한피수 원정대 천막이야? 이 귀한 걸? 와··· 아무리 그런 초대형 발견을 했다지만··· 진짜 장난 아니네?’

분명 같은 탐사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그 결과는 왜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버린 걸까?

도지수는 부러움이 가득한 눈으로 주위를 살폈다. 비싼 천막이라 구경할 것도 많았다. 끙끙대면서 한창 구경하는데 웬 목소리가 들렸다.

‘어? 피수형! 꼬맹이 눈을 떴는데?”

뭐? 꼬맹이?

“꼬맹이라니!”

벌떡!

도지수는 자신도 모르게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와 동시에 등줄기를 타고 번쩍! 치솟는 통증.

‘끄아아아···’

말도 못하고 앉은 채로 억억 고통스러워하는 도지수를 향해 세 사람이 다가왔다.


“와- 그 상처를 입고 바로 벌떡 일어나버리네. 역시 검가의 제자인가?”

유현민. 도지수는 자신을 꼬맹이라고 부른 그 녀석의 목소리를 기억했다. 하지만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없었다. 너무 아파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니까.


한피수가 그런 도지수를 내려다보다가 침대 옆 의자에 앉았다.

“잘됐네. 이제 움직일 수 있는 거지?”

아뇨. 안 괜찮아요!

속으론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도지수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애써 허리를 세우고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우, 움직여야죠. 여긴 위험하거든요.”

힘겹게 발을 침상 아래로 내려놓으며 도지수는 말했다.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이 일대의 해적들과 싸우면서 반쯤은 확신하게 된 가설을 말해주었다.


“빨리 도망쳐야 돼요. 홍콩이 해적에게 점령당할지도 몰라요.”


그런데 한피수의 반응은 그녀의 예상과는 달랐다. 별로 놀라지도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는 것 같더라. 아무튼 좋아. 일단 움직일 수 있는 거 같으니까 밥부터 먹자.”

“네? 아니 지금 밥 먹을 시간이···”



**

최근 들어 엑소더스 해적단의 활동이 한층 더 과격해지고 있다. 기존의 영역을 인정하지 않고 사방을 들쑤시고 다녔다. 그러자 3대 해적인 스킨헤드 해적단과 붉은 해적단도 덩달아 들썩였다. 결국 한 지역의 터줏대감과 같았던 중견해적들이 영역을 잃고 대이동을 시작했다. 홍콩 근교도 거기에 휩쓸린 것이며 앞으로 점점 더 뛰어난 해적들이 몰려들 공산이 컸다.

어쩌면 이건 세계의 세력지도 자체를 바꿀 변화인지도 모른다. 자칫 끼어들었다간 옆구리가 터진다.


“그러니까 네 말대로 홍콩이 점령될지도 모르지. 위험한 상황이 맞아.”

한피수의 목소리는 심각했지만 그 와중에도 손으로는 음식을 접시로 나르고 있었다.


덥석

얌얌

오드득. 후룩.


탐험을 하려면 잘 먹어야 한다. 미궁에서는 마나가 저절로 회복되지 않고 음식을 섭취해야만 마나가 회복되었다. 때문에 개척자들에게 식사는 아주 중요한 일과였다.

“오물오물. 꿀꺽. 그걸 알면서도 도망을 안치는 이유가 뭐예요?”

“도망칠 필요가 없으니까.”

“아닌데··· 최대한 빨리 도망가지 않으면 또 따라잡힐 수도 있는데··· 밥만 먹고 바로 움직여요. 얌.”

당장 도망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도지수도 일단 음식이 눈 앞에 차려지자 아픈 몸을 끌고 내려와 밥을 떴다. 마나를 채워야 또 싸움이 벌어져도 견딜 수 있다는 계산도 있었고, 단순히 배가 너무 고파서 참을 수 없기도 했다.

음식은 산처럼 쌓여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먹어야 마나가 제대로 회복됐기 때문에 육해공 모든 종류의 육류와 갖가지 채소가 그득했다. 안 그래도 높은 신진대사로 일반인의 세 배는 되는 식사를 하는 개척자들이 미궁에서는 여섯배 심하면 열배까지 많이 먹기 때문에 식사당번인 유현민은 미궁 탐사용 반조리 음식들을 쉴 새 없이 데우고 찌고 볶아야만 했다.


그렇게 넷이 둘러 앉아 성대한 한끼를 해치우고 있을 때, 연옥사슬에 꽁꽁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침만 꼴딱꼴딱 삼키는 남자가 하나 있었다. 여기저기 베인 상처에선 피가 배는지 불긋불긋한 붕대가 꽤나 처량해 보였다.


“거 치사하게··· 밥은 좀 나눠주지?”

“왜? 밥 먹고 마나 채워서 개수작 부려볼려고?”

“아니··· 아오··· 차라리 밥이랑 마나가 상관없으면 좋겠네. 배고파 죽겠다.”


연옥사슬은 전천후 탐험장비였다. 탐험대의 움직임을 보조해주는 기본 기능뿐만 아니라 여차할 때는 포로를 끌고 다닐 수 있는 포박기능도 갖추었다. 특히나 미라클X1090의 포박기능은 포박대상자의 신체뿐만아니라 정신에도 간섭해 공포와 무기력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한피수가 사로잡은 해적두목 레놀은 미라클의 정신 압제를 받는 와중에도 기죽지 않고 까불거리고 있었다.


“니들이 사람 새끼냐. 죽일 땐 죽이더라도 밥 한끼는 줘. 젠장···”


한피수는 레놀을 깡그리 무시한 채, 개척자 하루 권장 어류량으로 문어와 고등어, 코다리를 모조리 해치우고 오리와 칠면조로 손을 옮기다가 유현민에게 물었다. 현민은 딸기와 복숭아를 전투적으로 삼키고 있는 중이었다.

“현민 우리 식량 사정은?”

“꿀꺽. 아, 응. 오늘 좀 많이 먹긴 했는데···”

유현민은 말하다 말고 도지수를 지그시 노려봤다. 도지수는 찔끔 놀라 시선을 피하면서도 시금치나물을 야무지게도 씹었다. 마나탈진 상태에서 회복을 하려니 정말 말도 안되는 양을 먹어치우고 있는 도지수였다. 덕분에 유현민은 밥 먹다 말고 몇 번이나 음식을 더 해다 날라야 했다. 작게 한숨을 쉰 유현민은 계속 말을 이었다. 음식을 너무 많이 해서 스트레스가 쌓였는지 존댓말을 안 쓰고 반말을 한다. 목숨도 바치겠다더니 하여튼 웃기는 녀석이었다.

“결론적으론 여유로워. 해적놈들이 제법 식량을 많이 쟁여놨더라고. 거의 서울에서 출발할 때 수준으로 다시 채웠어. 앞으로 40일은 문제없을 듯.”


“그래. 우리한테 빼앗은 음식 아니냐. 그러니까 좀 줘. 내가 내 인벤토리도 다 털어서 줬잖아.”


레놀은 정말 끈질기게 음식을 요구했다. 한피수는 이번엔 녀석에게 반응을 보여줬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훈제 닭다리 하나를 녀석 앞에 불쑥 내밀었다.

“어?”

흐느적거리던 레놀이 허리를 바짝 치켜들었다. 눈은 커지고 입가에 침이 고였다. 미궁에서 개척자가 겪는 허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격렬한 싸움을 마친 이후라면 특히나 더. 레놀은 해적두목으로서의 체면도 잃은 채, 한피수가 이리저리 흔드는 닭다리를 따라 이리저리 시선을 돌렸다.


한피수는 무표정한 얼굴로 닭다리 하나를 쥐고 레놀을 희롱하다가 툭, 말을 꺼냈다.


“먹고 싶으면 정보를 더 내놔.”

“무슨 정보.”

레놀은 닭다리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답했다.


“여기에 모여든 해적들이 어떤 놈들인지. 어디에 있는지. 여기. 지도에 상세하게 표시 해놔.”


툭.


레놀의 앞에 떨어지는 미궁전도와 펜.

레놀은 눈을 닭다리에 고정한 채로 펜을 휘갈겨 정보를 적었다. 전도를 확인한 한피수가 입에 닭다리를 물려주자 입만 움직여 닭다리를 우걱우걱 씹어먹는다.

“시발 놈들. 손은 좀 풀어주지.”

해적두목 레놀은 뻔뻔했다. 생포되자마자 “어차피 지금 안주면 죽여서 가져갈 거 아냐?” 하면서 대뜸 자기 인벤토리를 털어준 것 하며, 순순히 정보를 부는 것 하며, 수치고 뭐고 일단 배부터 채우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 하며, 일단 사는 게 장땡이라고 생각하는 캐릭터 같았다.

덕분에 한피수는 좀 더 쉽게 계획을 짤 수 있었다.


“흠··· 이런 식의 배치라면···”


한피수는 예언의 서를 불러냈다. 한피수 눈에만 보이는 방대한 지도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 지도의 대부분은 텅 빈 백지. 다만 서울을 벗어나 여기까지 이동한 경로를 따라서 지도가 새로 그려져 있었다. 한피수가 이동한 통로를 포함해 그 인근,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벽 너머의 통로까지. 피수가 이동할 때마다 그를 중심으로 꽤 넓은 반경의 지도가 새로 그려져 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동하면 저절로 맵이 밝혀지는 게임처럼 꽤 편리한 기능이었다. 이제 적당히 괴물을 잡고 지역 지식을 획득해 인근 지역 전체를 밝히면 일은 더 수월해질 것이다.


“괜찮네. 이대로 쭉 가면 되겠다.”


한피수의 혼잣말에 예민하게 반응한 것은 도지수였다.


“간다고요? 어딜? 설마 후퇴 안하고 계속 간다는 소리는 아니지요? 위험하다니까요?”


도지수의 말에 오히려 반응을 한 건 유현민이 박동수였다. 둘은 의미심장한 눈빛을 교환하고 미소도 지었다. 그들도 도지수와 비슷한 상황을 겪어본 탓이었다.

한피수는 태평하게 대답했다.

“괜찮을 거야.”

“괜찮기는 뭐가 괜찮아요?”

집어 들었던 갈비마저 내려놓으며 정색하는 도지수. 하지만 피수는 예언의 서와 미궁전도를 번갈아 살펴볼 뿐이다. 예언의 서에는 현재의 위치가 빨간 점으로 표시되어 있다. 하지만 그 위치가 미궁전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여기는 미개척 통로거든.”

“네? 아니 잠깐만. 뭐, 뭐라고요?”

“미개척 통로요. 미궁전도에도 안나와 있으니 해적도 아마 여기는 모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토착 해적이면 몰라도 새로 유입됐다는 해적들은 특히나요. 아까 보니 쟤도 모르던데.”


한피수가 레놀을 턱짓으로 가리키자 도지수의 입이 쩍 벌어졌다. 아니. 잠깐만. 이게 뭐예요. 당신 얼마전에도 미개척지를 발견하지 않았어요? 근데 또? 뭐? 거짓말이지? 넋이 빠진 것처럼 혼잣말하는 도지수.

한피수는 우물우물 마지막 밥을 씹어 삼키고 말했다.


“내가 숨겨진 통로를 좀 잘 찾아. 그나저나 목숨도 구해줬으니 일 좀 도와줘야지? 그리고 알지? 미개척지에서는 탐사대장의 권한이 절대적인 거.”


한피수는 씨익 웃었다.

도지수는 황당하다는 듯이 눈을 깜빡깜빡 하다가 대답했다.


“아, 뭐··· 안 그래도 보답으로 검술의 기본 정도는 가르쳐줄 생각이기는 했는데··· 근데 진짜예요? 여기가 미개척 통로예요?”

“그건 내일 이동해 보면 저절로 알 거야.”

“아니. 아무리 그래도... 진짜 해적 괜찮아요?”

“괜찮다니까. 그나저나, 검술 기본이라··· 그럼 일단 대련부터 시작해볼까? 검가의 검술솜씨가 좀 궁금하네.”


한피수는 눈을 반짝였다.

그의 사전에선 ‘대련 = 스킬 수집’이었으니까.


‘레놀도 그렇고 이 꼬맹이도 그렇고, 수집할 스킬이 참 많아.’


마침 핑계도 적당하다. 3레벨이 된 <스킬 재료 수집>으로 수집하기에도 딱 좋은 수준이고.

꿀꺽.

아, 자꾸 침이 고이네.

한피수는 고개를 살짝 돌리고 몰래 침을 삼켰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늘도 놀러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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