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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 곧 힘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연재 주기
채아노
작품등록일 :
2018.11.17 19:05
최근연재일 :
2018.12.28 00:34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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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58
추천수 :
115
글자수 :
217,843

작성
18.11.2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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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오늘은 끔찍한 하루였다. 대강 이유가 4개정도 있다.

DUMMY

일단 아침에 침대 위에서 비몽사몽 눈을 떴을 때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왜 그런지 잘 떠지지도 않는 눈을 찌푸리며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어제가 일요일이었다.

그럼 오늘은 월요일이겠지?

노랗고 네모난 해면체 덩어리가 월요일이 좋다며 난리 브루스를 치는 게 뇌내재생이 되면서 기분이 더 나빠졌다.

어쩔 수 없다. 월요일에 기분이 안 좋은 이유는 해가 동쪽에서 뜨는 것과 같이 절대적인 진리이다.


한가지 위안이 되는 점은 고등학교 다닐 때는 맨날 6시에 일어났는데, 여기는 수업 시작 시각이 9시라는 것.

몸도 씻고 밥도 먹고 여러 가지 준비하고 천천히 풍경 보며 걷는 시간을 합쳐도 90분이 안 걸리니까 1시간 30분이나 더 잘 수 있었다.


그래도 학교 가는 건 싫다. 학교에서 마법을 배워도 싫다.

분명 어제의 나는 '와! 내일은 무슨 수업을 하며 어떤 마법에 대해 배울까?'라며 두근두근했는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어쨌든 학교는 가야 하니까 일단 몸을 씻었다.

아침부터 식당이 열 리 만무하고 어제 내가 음식을 산 기억이 없어서 굶어야 하나 생각하고 뭐라도 없을까 해서 간이부엌에 있는 재료 보관함(얼음 마법 걸려있음)을 열었더니 같가지 음식 재료들이 있었다.

저것들이 왜 여기에 있지 잠시 고민해 봤는데, 기숙사 내에는 기숙사생들을 위한 기본적인 재료가 준비되어 있거나 아니면 헤르바 아빠의 선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둘 중 뭐가 정답이든지 먹어도 혼나진 않을 것 같았다.

딱히 할 줄 아는 요리가 없으니 식빵 굽고 달걀과 햄 올리고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샌드위치를 만드는 내내 지금 지진이 나지 않을까, 누가 마법을 잘못 써서 학교가 부서지지 않을까, 선생님들의 모든 알람이 고장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저 셋 중 어느 것도 벌어질 낌새가 보이지 않아 샌드위치를 먹는 동안 계속 세상을 저주했다.

불평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렇게 아침을 먹고 학교에 갔다.


막상 기숙사에서 나와 학교로 가는 길을 천천히 걸으며 미지근한 바람과 눈 부신 태양(태양을 쳐다보며 두 번 재채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바쁘게 움직이는 학생들을 보니 기분이 점점 좋아졌다.


"자. 카니아! 한번 자기소개해 볼까?"


그 기분은 교실에 들어갔을 때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에 의해 분노로 바뀌었다.


아니 그냥 '얘들아, 오늘 카니아라는 새로운 학생이 왔으니 적응을 잘할 수 있게 다들 도와주길 바래.'라고 말씀하셨으면 그걸로 됐지 자기소개는 왜 추가로 해야 하는가.

자기소개를 들을 것으로 생각하시는 건가? 남자의 자기소개를?

내가 여자면 애들이 귀를 쫑긋 세우기라도 할 텐데 아쉽게도 아니어서 벌써 앞의 남학생이 하품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냥 "카니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자 여학생 중 한 명이 "자기소개가 그게 끝인가요?"라는 말을 듣자 뇌 정지가 왔다.


일단 학교에서 듣기 힘들었던 하이톤의 밝은 목소리를 듣고, 아. 여기 남학교 아니구나. 남녀 공학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나는 남중 남고였다.) 더 말하는 것을 원하는 것 같아서 여기서 뭘 더 말해야 하지 어버버버 하는 모습을 보이니 교실이 웃음으로 가득 찼다.

죽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웠다.


그렇게 자기소개(이름 말하기)가 끝나고 선생님께서 정해주신 빈자리에 앉았다. 이게 끝이었다면 내가 말을 안 했다.


"그래서 님이 왜 여기 계시죠?"


내가 놀람 반, 짜증 반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내 오른쪽에는 앨루윈이 있었다.


"네? 저도 마법 쓸 줄 아는데요?"


앨루윈이 웃으며 대답했다.


"님, 저랑 한 달 정도 전에 농구 했잖아요. 그때 수요일이었는데 학교에 있을 시간 아닌가요?"


"우리 학교 수요일에는 빨리 끝나고,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는 외출하는 거 자윤데요?"


그러고 보니 앨루윈과 놀았던 요일은 수, 토, 일 중 하나였다.


어쩐지 다른 날에는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오더라.


"아니... 하아..."


그래도 뭔가 석연찮은 부분이 있었지만, 이때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어쩐지. 네가 그런 말을 했을 때 한 번 곱씹어봤어야 했는데. 평소처럼 실없는 소리인 줄 알고 넘어갔더니 이렇게 통수를 맞아버리네."


"내가 뭐 실언한 거 있나?"


"그때 네가 나보고 뭘 하든 잘 될 것 같다며. 그다음 한 말이 진국이지. 감이 꽤 좋은 편이라고? 개뿔. 여기까지 계산한 거냐?"


"그렇게 사소한 것까지 기억하는 남자는 나중에 인기 없어."


앨루윈이 웃으며 말했다.


"말(言) 돌리지 말고."


"말(馬) 무거워서 못 돌리는데?"


"이 개..."


얘는 다 좋은데 이렇게 막말하는 게 짜증 난다니까.


"앨루윈. 내가 말 할 때 뇌하수체를 거치고 말하라고 몇 번 말했어?"


"몰라. 한 8번쯤 말했나?"


"진짜?"


"아니."


"......"


"눈이 무섭다 카니아. 주먹 쥔 것도 풀고."


눈빛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미안한데, 이거 내 큰 비밀 몇 가지 중 베스트 5 안에 들어가는 거라서 말하기가 좀 그래."


앨루윈이 머리를 두 손가락으로 긁고 눈썹도 긁으며 말했다.


"미래 예지 같은 거야?"


내가 말했다.


"그렇게 대단한 거면 내가 여기 없겠지. 간단하게만 말해줄게. 그래도 믿을만한 친구니까. 내가 어떻게 네가 여기에 올 줄 알았냐면..."


"거기 두 분. 언제까지 이야기하실 건가요? 선생님 왔는데요?"


"...나중에 기숙사에서 보자."


고개를 돌려 시계를 보니 벌써 수업이 시작될 시간이었고, 이미 교탁에는 선생님이 서 계셨다.

꽤 키가 크고 약간 마른 체형을 가졌으며, 얼굴이 살짝 각져있고, 검은 눈동자에 갈색의 단정한 머리카락을 가졌으며 사각 안경을 쓰신 남자 선생님이셨다.


"죄송합니다. 오랜만에 친구를 봐서 그만..."


살짝 고개를 숙이며 내가 말했다.


"한 번은 봐 드립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죠.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세요."


"예. 알겠습니다."


선생님은 그렇게 말씀하시고 수업을 하기 시작하셨다.


"어제 함수에 대해 배웠으니 오늘은 그 함수를 가지고 그래프를 그려볼 건데요..."


물론 나는 전부 아는 내용이었다.



***



쉬는 시간, 나는 많은 학생에게 둘러싸여 질문 세례를 받아야 했다.


여학생들의 질문이 살짝 많았는데, 그중에는 여기 딱 봤을 때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냐는 둥, 누가 제일 마법을 잘할 것 같냐는 둥 질문도 있었다.

여자에 대한 기억세포가 많지 않은 나는 두루뭉술하게 답변을 하고 교실에서 도망치듯 뛰쳐나왔다.

그렇게 복도로 나가니 앨루윈이 벽에 등을 대고 말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인기척이 느껴지니 그의 시선이 내게로 옮겨졌고, 그는 흰 이가 살짝 보일 정도로 입꼬리가 올라가게 웃으며 내게 무언가를 던지며 말했다.


"고생했다."


뭔가 하고 보니 유리병에 담긴 주스였다.

뚜껑을 따고 맛을 보니 오렌지 맛이 났다.


"앨루윈, 이 친구는 누구냐? 처음 보는데?"


그렇게 한숨 돌리니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가 한 말의 내용을 잠시 생각해 보니 나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았다.


"이름은 알지? 나랑 4년 동안 같이 뛰어놀았던 친구. 여기 애들 운동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니까 학교 입학 후에도 꾸준히 같이 농구했지."


"아니, 대체 왜 운동을 안 하는지. 지금 고급반 사람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아. 운동 좀 해놀껄.'이라고 내가 수십번 말을 해도 들은 척도 안 한다니까."


그의 친구가 분개하며 말했다.


"앨루윈 이분은 누구?"


"내 친구 중 한 명인 모티오라고 해."


"안녕, 카니아. 반갑다. 모티오 메아투스 라고 한다. 나이도 비슷해 보이는데 존칭 같은 어색한 것은 내게 안 해줬으면 좋겠어."


"아, 나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존댓말을 하거든. 불편했다면 미안."


모티오는 큰 몸을 가지고 있었으며 척 봐도 그 몸은 상당히 많은 근육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이마를 드러낸 시원한 헤어스타일을 했으며, 붉은 머리카락에 파란색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근데 마법사가 운동을 꼭 해야 해?"


내가 말했다.


"마법사에게 가장 중요한 3가지가 뭐지?"


모티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상상력, 정신력, 직감."


"그 3가지는 확실하게 대답할 수는 없지만 전부 머리에서, 정확히는 '뇌'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지. 그치?"


"그렇지?"


상상을 간에서 하지는 않지 보통.


"즉, 마법을 쓰면 쓸수록 머리를 많이 쓰니까 뇌에 점점 과부하가 온다고. 이 과부하는 마법사에게 있어서는 치명적이야. 사고하는 속도가 현저히 줄어드니까."


"그런데 운동을 하면 이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는 말이지?"


대충 무슨 말인지 감이 온 나는 말했다.

확실히, 어디서 달리기는 뇌에 자극을 줘 두뇌 회전을 원활하게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꼭 달리기가 아니더라고 몸을 움직이는 행위 자체가 아마 비슷한 효과를 가지고 있겠지.


"그런데 이 빡대가리들은 죽어도 운동을 안 해! 자기들은 과부하를 겪은 적이 없다는 거야! 당연하지, 그 누가 머리에 과부하가 올 정도로 마법을 쓰겠냐고."


"아, 참고로 모티오 마법 엄청 못써. 우리 반에서 제일 못써. 누가 누구한테 빡대가리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네."


앨루윈이 웃으며 말했다.


"나랑 한 계단 밖에 차이 안 나는 네게 듣고 싶지는 않은데?"


"니예 니예~. 그 한 계단 죽어도 안 좁혀지죠? 따라잡겠다고 온 노력을 다해서 과부하 한도 늘려봤자 재능충들에게 안되죠? 추하죠?"


"이 새끼가!"


모티오가 앨루윈에게 달려들었고 앨루윈은 잽싸게 허리를 비틀어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달려가는 그 둘을 보고 그 둘의 대화 내용을 곱씹어 보았다.


'운동을 통해서 뇌 용량과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건가?'


대화의 맥락을 보아하니 그런 것 같았다.


"마법의 세계는 심오하구나."



***



모든 마법 학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 두 번째 마법 학교는 아침에는 수학, 과학, 국어, 신학 등의 학문을 배우고 점심 식사 후 마법을 배우는 그런 시스템이었다.


신학이 그나마 처음 보는 거라서 좀 재밌었지만, 나머지 시간에는 졸음과 힘겨운 사투를 해야 했다.


점심은 앨루윈과 그의 친구들과 함께 먹었다.

앨루윈은 소위 말하는 '인싸', '마더쉽' 인 것 같았다.

한 친구의 말로는 마법은 잘 사용하지 못하지만, 밝은 모습과 모두를 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 누구나 앨루윈을 좋아한다고 했다.

즉, 반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정신적인 지주인 셈이다.


"대단하네! 너. 안 힘드냐?"


고기 스튜를 떠먹으며 내가 말했다.


"마법도 잘 못 쓰는 빡대가린데 이런 거라도 해야 애들에게 인정받지 않겠어? 그나저나 아직도 아프네."


앨루윈은 오른손으로는 빵을 먹고 왼손으로는 팔을 문지르며 말했다.

결국 모티오에게 잡혀 맞았나 보다.


"점심시간 이후는 어떤 식으로 수업이 진행되?"


"음... 아침 시간과는 아주 다를 거야."


그가 한 말은 상당히 길고 복잡했지만 정리하자면 이렇다.


"속성을 고르고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던가 강점을 강화하는 수업을 듣는다고..."


"그렇지. 사람마다 약점과 강점은 다르잖아? 누구는 캐스팅 시간이 느리지만, 위력이 강하고, 누구는 캐스팅 시간이 빠르지만, 위력이 약한데 그냥 '불 속성 수업' 하나만 있으면 되겠어? 보통 5가지로 갈리는 거지."


캐스팅 시간, 위력, 정확도, 상상구현, 이론


"상상구현은 뭐야?"


"마법의 모양이나 세기, 형태 이런 것들을 기본적인 마법을 베이스로 자기가 직접 구현해 보는 거야. 서로서로 마법을 만들고 테스트함으로써 장단점을 직접 눈으로 보는 거지. 그러다가 새로운 마법을 만들어 낼 수도 있고."


"이미 웬만한 건 다 생기지 않았을까? 몇백 년이 넘게 마법이 연구됬는데?"


"글쎄? 그건 아무도 모르지. 만약 네가 새로운 마법을 발견한다면?"


"어떻게 되는데?"


"스타가 되겠지? 여러 속성의 마탑에서 찾아와 네게 악수하면서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냐며 하나하나 분석하려 들겠지?"


"엄청 피곤하겠네."


"대신 그 마법 사용 비용이 너에게 연금처럼 매달 떨어지지."


"...그건 진짜 대박이네."


"근데 너 주 속성 2개 부 속성 1개는 정했냐?"


앨루윈이 식판을 정리하며 내게 물었다.


"어. 주속성은 얼음, 불로 했고 부속성은 공기로 했는데?"


숟가락을 던져넣으며 내가 말했다.


"그냥 정석이네."


"그렇지. 생1, 지1이지."


"그게 뭐야?"


"잠깐 개소리한 거야."


그렇게 점심을 먹은 후 만인의 친구인 앨루윈은 반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어디론가 사라졌고 딱히 할 게 없는 나는 혹시 학교에 도서관이 있나 하고 주변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렇게 계단을 내려가다 보니 도서관이 있었다.

상당히 큰 규모의 도서관이었다.

그곳에는 수십 권의 마법 이론서, 수백 권의 소설, 수천 권의 에세이, 역사서들이 있었다.


아직 마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읽기 쉬워 보이는 얼음 마법과 불 마법 이론서 두 권을 빌렸다.

도서관의 위치는 파악했고, 앞으로 읽을 책에 대한 견적도 어느 정도 잡아 만족해하며 나가려는 참이었다.


"으아아아아! 짜증 나! 이걸 어떻게 풀어!"


웬 하이톤의 비명이 들렸다.


"도서관에서는 조용히 해주세요."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사서 선생님께서 주의를 주시자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사과를 한 후 다시 종이가 뚫어질 정도로 문제를 보기 시작했다.


'무슨 문제길래 저러지?'


살며시, 발소리를 내지 않고 그녀의 뒤에 서서 문제를 보니 꽤 어려운 문제였다.


'신발 끈 공식 쓰면 쉽게 나오는데.'


정석적으로 풀면 말이다.


이걸 알려줄까 말까 하다가 점심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 이게 알아두면 꽤 도움이 되는 공식이라서 사서 선생님께 종이와 펜을 얻어 공식을 적었다.

그리고 이걸 그 문제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도 함께.


"저기요."


저기요 라고 말하며 그녀를 쿡쿡 찔렀다.


"왜요? 죄송한데, 제가 좀 바쁘거든요?"


그녀가 고개를 돌려 내게 말했다.


목보다 아래까지 오는 분홍색 장발 머리와 분홍색 홍채가 잘 어울렸다.

약간 고양이상이라고 해야 하나?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여성에 대한 기억세포가 부족해서 목 아래를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스쳐 가듯 보아하니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것 같았다.


"이게 도움이 될 거예요."


그렇게 공식과 팁을 적은 종이를 그녀에게 건네준 후 빠르게 도서관에서 나왔다.



***



"으아아아아! 짜증 나! 이걸 어떻게 풀어!"


화가 났다. 아니 이걸 문제라고 낸 것인가? 분명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공식, 이론을 아무리 사용해도 도저히 풀 수가 없었다.


"도서관에서는 조용히 해주세요."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나 보다. 얼굴에 열이 몰리는 게 느껴졌다.


'플로레. 이런 문제도 못 풀고 뭐 하는 거야. 시험에 이게 나왔어도 출제자나 문제 욕 할 거야? 아니잖아? 이번엔 1등 해야 할 거 아니야!'


그렇게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며 다시 문제를 찬찬히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문제를 읽어도, 세 번, 네 번 다섯 번 읽어도, 쓴 풀이를 몇 번이나 봐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시간은 점점 흘러갔고, 어느새 점심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저기요."


그러자 누군가가 나를 찔렀다.


'아씨, 시간 없는데 누구야? 또 나한테 질문하러 온 사람인가?'


"왜요? 죄송한데, 제가 좀 바쁘거든요?"


짜증을 내며 날 찌른 사람을 보니 처음 보는 얼굴이 있었다.


'누구지? 중급 1반에 이런 애가 있었나?'


고개를 갸웃하고 있었는데 그가 내게 무언가가 적힌 종이를 주었다.


"이게 도움이 될 거예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가 반응할 새도 없이 도서관에서 나가버렸다.


"이건 또 뭐야? 신발 끈 공식?"


그 종이에는 처음 보는 공식이 적혀 있었다.

삼각형의 세 꼭짓점의 좌표를 가지고 넓이를 구한다고?

그뿐만 아니라 그 종이에는 친절하게도 내 풀이의 부족한 점과 답이 나오지 않은 이유, 이 공식의 적용법에 대해 꽤 상세히 적혀 있었다.


그리고 내가 몇십 분 동안 고민한 그 문제는...


"바로 풀렸어...?"


1분만에 답이 나왔다.


"설마...설마 설마... 설마설마설마설마..."


촤악! 촤악! 촤악! 촤악!


종이를 넘기는 소리가 도서관을 가득 채웠다.


어느덧 종이 넘기는 소리가 잦아들었을 때, 또 다른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한 소녀의 경악이었다.


'고급반 진급시험 역대급 난이도의 문제들이... 이 공식 하나로 답이 이렇게 쉽게 나온다고...?'


더 앉아있을 시간이 없었다. 빨리 그 남자를 찾아야 한다.


"혹시 제게 이 종이 준 남자에 이름이 뭔지 아시나요?"


사서 선생님께 여쭤봤으나 학생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다 기억할 수 없다는 절망적인 대답을 들었다.


'검은색 머리카락, 검은색 눈동자, 깨끗한 피부, 작지 않은 키...'


망각의 늪을 향해 가는 단편적인 정보들을 필사적으로 끌어낸 나는 도서관에서 나와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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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5) 18.12.23 120 1 14쪽
26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4) 18.12.21 115 1 16쪽
25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3) 18.12.20 124 1 13쪽
24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2) +2 18.12.19 146 2 13쪽
23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1) 18.12.13 229 1 13쪽
22 목을 치면 영화처럼 기절시킬 수 있지 않을까? 18.12.13 179 1 14쪽
21 무도회가 열린다. 18.12.09 192 3 19쪽
20 내게 다소곳이 인사를 한 사람은 무려 이 나라의 성녀였다. 18.12.08 211 3 14쪽
19 가까이서 보니까 털뭉치쯤 됐다. - (2) 18.12.06 229 3 15쪽
18 가까이서 보니까 털뭉치쯤 됐다. - (1) 18.12.05 225 1 15쪽
17 팀빨도 좀 타고 조합도 좀 타고 그래. +1 18.12.04 254 3 15쪽
16 물론 난 갈 생각이 없다. +1 18.12.02 310 4 13쪽
15 저 좀 살려주세요 +1 18.12.01 298 5 12쪽
14 너 무슨 정보창 같은거 보이냐? 18.11.30 328 3 12쪽
13 어쩌다가 막아버렸다. +3 18.11.29 332 4 17쪽
12 상상구현 수업은 인기가 많으니까 빨리 가는 게 좋을 걸 18.11.27 338 4 20쪽
» 오늘은 끔찍한 하루였다. 대강 이유가 4개정도 있다. 18.11.26 353 4 17쪽
10 공격에 낭비가 없고 수비에 투자를 많이 한다 18.11.23 398 4 21쪽
9 물리법칙을 거스르지는 않겠지 18.11.22 424 4 16쪽
8 RPG 게임할 때 마법사를 플레이 해볼껄 18.11.21 435 4 15쪽
7 나는 누구인가 +1 18.11.20 518 6 20쪽
6 공기라도 보고 있으세요 18.11.19 539 6 18쪽
5 아침에는 네 발, 점심에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 +2 18.11.18 627 7 18쪽
4 가장 중요한 3가지는 상상력, 정신력, 직감이다. +2 18.11.17 667 7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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