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지식이 곧 힘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연재 주기
채아노
작품등록일 :
2018.11.17 19:05
최근연재일 :
2018.12.28 00:34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0,210
추천수 :
115
글자수 :
217,843

작성
18.11.29 15:28
조회
326
추천
4
글자
17쪽

어쩌다가 막아버렸다.

DUMMY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실이었다.

여기가 어딜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웬 덩어리가 나타났다.


"안녕?"


나한테 말도 걸었다.


그때 꿈에서 깼다.


"개꿈이네."


아무리 생각해도 개꿈이다.


"머리 아파.


"두 번째 기절인가? 인생 참 고달프다.


밑이 푹신푹신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하얀색 커튼과 침대가 있는 걸로 보아 양호실인 것 같았다.


'많이 쓰러지면 뇌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들었는데.'


현재 자신의 상태를 보기 위해 나는 오른쪽 검지에 끼워진 반지에 정신력을 주입했다. 그러자 눈앞에 두 번째 보는 내 정보가 나타났다.


---------------------------------------------

이름 : 카니아


학교 : 이페시아의 두 번째 학교


반 : 중급 3반


정신력 : 76192


사용 가능한 속성 : 화염, 얼음(물), 공기, 전기, 흙


사용하는 마법 : 화염창 2, 화염구 2, 얼음 방패 2 얼음창 2 얼음 화살 1 공기막 1 전기 전달 1 ??? 1


특성 : 박학다식, 사고하며 성장한다.

----------------------------------------------


'와. 정신력이 2000 가까이 줄었네, 이상한 여자 때문에.'


기절을 두 번이나 해서 그런지 정신력이 줄어들어 있었다.

혹시 지금까지 기절을 한 번도 안 했다면 정신력이 8만을 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 지나간 일을 후회하는 것 많큼 시간 낭비가 없다.


'아 맞다. 특성이 있었지.'


지금까지 워낙 바빠서 읽어볼 시간이 없었다.


[박학다식 :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끝?'


뭔가 많이 부족한 것 같은데, 틀린 말은 아니니 수긍하기로 했다.


[사고하며 성장한다 : 제목이 곧 내용]


'진짜 뒤지고 싶나.'


옛날 고3 때의 본성이 나오게 하는 내용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성의가 없을 수 있지?


감이 아예 오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때, 아르데오가 쏜 화염포를 봤을 때, 내 뇌는 필사적으로 정보를 뽑아냈고 최후엔 그 난국을 타개할 만한 훌륭한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래도 저 설명은 좀 너무하잖아.


그리고 신경 쓰이는 게 하나 더 있었다.


'???는 뭐지...'


사용 가능한 마법란에 버젓이 적혀있는 세 개의 갈고리는 날 혼란스럽게 하기 충분했다. 게다가 왠지 모르게 반짝반짝 빛났다.


'누르라는 건가?'


무언가에 홀린 듯 내 손가락이 갈고리를 향했다.


[똑똑똑]


아쉽게도 닿지는 못했다.


"들어가도 될까?"


누군가가 양호실의 벽을 세 번 두드리며 말했다.


"예. 들어오세요."


정신력 주입을 멈춘 후 내 정보가 없어진 것을 확인한 다음 말했다. 그러자 어른 두 분이 들어오셨다. 한 분은 상상구현 불 속성 마법 수업 담당 선생님이셨고 다른 한 분은 양호 선생님이신 것 같았다.


"기절하면서 머리를 부딪쳤다기에 검사를 간단하게 해봤는데 큰 문제는 없었거든? 어지럽거나 하지 않니?"


양호 선생님이 내 머리, 이마에 손을 대며 말씀하셨다.


"예. 큰 문제 없는데요. 제가 몇 분 정도 여기에 있었죠?"


갑자기 몸과 몸의 간격이 좁아졌기 때문에 나는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며 물었다.


"3시간쯤? 수업 거의 다 끝났어. 걱정하지는 말고. 선생님들께 말씀드려서 무단 결과는 아니니까.


3시간이라... 많이 잤네...


"오늘 수업 들어보니까 출석 같은 거 안 부르시던데 결과, 결석 그런 거 어떻게 확인해요?"


양호 선생님의 말씀을 듣자 궁금증이 생긴 내가 왼쪽으로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말했다.


"교실 출입문에 반지 인식기가 있단다. 들어가기만 해도 자동으로 출석 체크가 가능하지."


"이야. 편하네요."


발달한 과학과 마법을 구분할 수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군.


"그럼 학생이 괜찮다니까 내 할 일은 끝. 선생님. 이제 이야기 나누세요."


양호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며 나가셨다.


"미안하다."


완전히 양호 선생님이 나가신 걸 확인하신 상상구현 선생님이 내게 살짝 고개를 숙이시며 말씀하셨다.


"그 녀석이 좀 많이 제멋대로라... 내가 적극적으로 말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음... 괜찮아요. 결과론적으로 생각하면 최악은 아니니까. 기절하긴 했지만, 많이 다치지는 않았고, 막긴 막았으니까 그렇게 추한 모습도 아니었을 것이고, 수업 땡땡이치고 3시간 동안 잤고... 걱정되는 건 오늘 밤에 잠이 올까 하는 거랑 정신력 최대치 떨어진 거 정도?"


"아, 그거 말인데..."


선생님께서 오른쪽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게 주셨다.


"마셔라. 정신회복제다. 정신을 잃거나 머리에 충격을 받아서 일어나는 정신력 하락은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1주일에서 2주일 정도면 회복되는데, 이걸 먹으면 그 시간이 몇 배는 단축될 거다."


"흠. 단번에 회복되는 건 아니네요."


"이것만 해도 굉장한 거야. 단번에 정신이 회복되는 정신회복제가 있다면 아마 전쟁이 벌어질 거다. 만약 제한도 없다면 더더욱."


"전쟁은 좀 심한 것 같은데요?"


"심하지 않아. 세계의 모든 마탑, 그리고 그 마탑이 속해있는 수많은 나라가 그걸 얻으려고 모든 걸 쏟아부을 거다."


선생님께서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위에 올리시더니 말을 계속 이어나가셨다.


"일단 제일 필사적인 사람들은 마탑의 마탑주들이겠지. 엄청난 마법적 지식을 가졌지만, 노화로 인해 매일매일 정신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니까. 나이 드신 마법사분들이 이론서를 쓰시고 성격이 안 좋은데는 다 이유가 있단다. 찬란했던 과거에 비해 현재의 자신이 너무나도 초라한 거야. 그 괴리감, 어떤 노력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점점 커져만 가는 틈은 사람을 바꾸게 하는데 차고 넘친단다."


저 말을 들으니 프리나 할아버지의 마음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마법에 평생을 바치고 청춘을 소모해봤자 시간이 점점 흐를수록 찾아오는 건 늙어가는 몸과 정신력의 하락뿐이니까. 자신의 손녀가 이렇게 변해가는 걸 생각하면 최대한 빠르게 실력을 증진하게 시켜 충분히 긴 전성기를 누리게 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론서가 없어서 화를 내신 것도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페시아 왕이 모든 걸 쏟아붓겠지."


"우리나라 왕이요? 왜요?"


순간 이페시아 왕이라고 하려다가 이제 우리나라는 대한민국이 아닌 이페시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선생님께서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레그룸 3세의 공주가 정치적 싸움에 휘말려서 치명적인 독에 당했다고 말씀하셨다. 다행히 죽지는 않았지만, 독의 후유증 때문에 정신력 최대치가 어린아이 수준으로 줄고 회복도 굉장히 더뎌졌다고 한다.


"공주님은 마법에 굉장한 재능이 있으셨거든. 5살 때부터 모든 속성의 구 형태의 마법을 사용하셨고 이 학교에 온 시점엔 그녀보다 마법을 잘 쓰는 학생이 없었단다. 심지어는 웬만한 선생보다 마법을 잘 썼어. 필기시험은 보기만 하면 만점이고. 모든 속성의 상상구현 모의전에서 최소 30연승씩 했으니까."


"어쩌다가 정치에 휘말리셔서..."


"이미 마법에 대한 재능이 뛰어난 시점에서 그분은 좋든 싫든 정치에 끼어들게 되셨어. 본인은 잘 몰랐겠지만 큰 영향을 끼치셨단다. 내가 문제를 하나 내 볼게. 이페시아의 귀족들이 가질 수 있는 군대 한도가 어디까지일까?"


'죄송한데 저는 이과생이어서요.'


잘 몰라서 가만히 침대에 기대고 있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말이 없으시길래 대충 대답했다.


"음, 한 천 명? 에이 이것도 많다. 오백 명?"


"없다."


"네?"


"없다고. 만 명이든 억 명이든 제한이 없다.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하지만 마법사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마법사의 한도는 몇 명일까?"


"이건 진짜 모르겠는데요? 5명?"


"백작부터 한 명, 공작부터 2명이다."


"......"


"나라의 힘은 질 좋은 마법사가 결정한다. 백만 육군? 수백 척의 함대? 다 필요 없다. 갈라지는 땅, 집채만 한 파도 앞에서는 그냥 먼지 덩어리일 뿐이야."


뭔가 말을 하고 싶은데 충격을 여러모로 받아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정말, 정말 너무나도 다르구나.


"간신히 왕족과 귀족 사이의 힘의 균형이 맞춰진 상황에서 웬 거대한 추가 태어났지. 이 추는 너무나도 무거워서 균형을 깨뜨릴 뿐만 아니라 저울 자체를 부술 수 있을 정도였다. 귀족들은 위기를 느꼈어. 자신들의 이권이 크게 줄어들 위기를 말이다. 그래서 그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지."


"잠시만요, 공주님은 모든 마법에 통달했다고 말씀하시지 않으셨나요? 어떻게 독에 당하신 거죠? 그런 위험 정도는 충분히 피할 수 있으셨을 텐데..."


"네게 모든 걸 말하기엔 아직 너무 어리구나. 자세히 알고 싶으면 도서관에 가보려무나. 그 사건에 대한 자료가 있을 거다."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선생님은 내 머리를 쓰다듬으셨다.


"어쩌다가 이야기가 여기까지 빠졌는데, 내가 이 이야기를 네게 해주는 이유는 현실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아르데오의 화염포를 막은 시점에서 너는 좋든 싫든 많은 사람의 견제와 시기를 받게 될 거야. 나조차도 너의 신기한 방어마법에 눈을 떼지 못했으니.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란다. 인간의 이기주의가 만든 괴물이지. 힘을 기르고 네 편을 많이 만들아라. 그게 네 앞길을 막아서는 장애물들로부터 너를 지켜줄 거란다."


선생님은 그 말을 끝으로 내 옆을 떠나셨다.


여러 가지로 머리가 복잡했다.

옛날에는 생각도 못 했던 것들을 걱정해야 한다니, 게다가 그 이유가 자신보다 뛰어나서 그렇다는 게 날 더 슬프게 했다.


'고등학교 때 공부 잘하는 애를 다른 애들이 괴롭히거나 그런 기억이 없는데...'


내가 고작 고등학교 3학년까지밖에 지내서 그런진 모르지만, 반 1등의 아이가 질문도 받아주고 수업 분위기도 만들어줘서 서로서로 잘 지냈던 걸로 기억한다.


'애들이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내가 아르데오의 마법을 막을 수 있었던 이유는 순전히 이곳에는 발달하지 않은 과학적 지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애들이 이걸 알 턱이 있나, 내가 굉장한 실력자로 보이겠지.


'게다가 나도 모르게 정치에 참여하게 된다고...'


이게 제일 충격이었다. 정치에 참여한다는 의미가 투표함으로써 나라의 대표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아니고 마법에 뛰어난 사람은 정치판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그 영향이 자신의 이익을 침범하는 듯하면 암살도 태연하게 저지른다니.


어쩌면 난 너무 쉽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대한민국이 훨씬 살만한 것 같다.


약간 피곤하긴 한데, 머릿속이 복잡해서 잠이 오질 않았다.


'맞아. 회복제 마셔야지.'


회복제에서는 오로나민C 맛이 났다. 머리가 상쾌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시원함을 느끼면서 나는 깍지를 껴 머리 뒤에 올리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촤아아아악!]


느낌상 10분이 안 지난 것 같은데 누군가가 갑자기 커튼을 걷었다.

노크도 하지 않고 들어오다니 굉장히 예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소리가 난 쪽으로 시선을 두었다.


노란색 머리카락이 보였다. 단발이었으며, 머리카락 끝이 목의 마지막 부분까지 닿는 것 같았다. 키는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았다. 확실히 그때 그녀가 일어선 모습을 봤었는데 내 턱 근처까지는 아슬아슬하게 닿았었다. 큰 눈과 약간 푸른빛이 도는 녹색의 홍채가 인상적이었으며 볼에 약간 홍조가 들었다. 주먹을 꽉 쥐었고 앙다문 입과 날카로운 눈매를 보니 화가 나서 그런 것 같았다.


그녀가 성큼성큼 다가와 침대에 한쪽 발을 올리고 몸을 내 쪽으로 숙였다.

그리고 내 멱살을 잡고 잡아당겼다.


"뭐예요, 당신."


아르데오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놔요."


나 역시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자기가 기절시켰으면서 사과하지는 못할망정 다자고짜 멱살을 잡네?


"두 번 질문하게 하지 말아요. 당신 뭐예요?"


"마지막 기회 드립니다. 손 놓으세요. 예의를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 저는 예의를 지키지 않습니다."


내 눈에 힘이 들어갔다.

나는 욕을 포함한 비속어를 쓰는걸 굉장히 싫어했지만, 그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입에 붙어버렸다. 깜짝 놀라면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ㅆ으로 시작하는 그 단어가 나왔으니까. 그래서 이페시아에 환생했을 때 이 버릇을 고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 결과 어느 정도 나아질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 이상하게 내 봉인을 푸는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대치는 몇 초 동안 이어졌다.

그녀는 나를 보고 있었고, 나는 그녀를 보고 있었다.

아르데오는 어느 순간 한숨을 쉬며 손을 놓았다.


"뭐예요 그 마법. 대체 뭐냐고요. 그런 건 듣지도, 보지도 못했어요."


화가 풀리지는 않았는지 목소리는 아직도 날카로움을 가지고 있었다. 살짝 떨리기까지 했다.


"혹시 불이 유지되는데 꼭 필요한 세 가지..."


"탈 물질, 발화점 이상의 온도, 산소 그게 왜요?"


알고 있네?


"어, 뭐야? 어떻게 알아요?"


"화염 마법 이론서 1장 12페이지에 적혀있는 말이에요. 제가 불 속성 마법을 정복하려고 몇 권이나 되는 이론서를 읽었으며, 얼마나 많은 시간을 마법 구현에 투자했는지 당신은 상상도 못 할 거예요."


진짜 많이 화났나 보다. '당신'이라는 말까지 쓰네.


"학생들은 잘 모르겠지만, 웬만한 고위 마법사들은 전부 알고 있는 사실이에요. 실제로 산불이 나거나 건물에 불이 붙었을 때, 얼음 마법사들이 얼음을 물로 바꿔서 끄기도 하지만 대부분 공기 마법사들이 산소를 차단하는 경우가 훨씬 많아요."


아르데오는 여기까지 말하고 헉헉거렸다. 내가 듣기에도 여기까지 말할 때 그녀는 한숨도 쉬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불이 불을 감쌌는데 그 안이 진공이 되는데요!"


"...그러네?"


생각해보니 한국에서 18년 가까이 살면서 여러 가지 과학 영상도 보고, 수행평가로 자료 만들면서 검색도 해보고 위키도 검색해봤는데 불을 더 큰불로 감싸면서 그 안이 진공이 된다는 건 본적이 없었다.


내가 더 큰불을 만들어 그녀의 화염포를 감싸고 내 정신력을 연소에 모조리 쏟아부어 근처에 산소를 없앴다 한들, 내부가 진공이 될 리가 없기 때문에 산소가 남아있었을 것이고, 그럼 나는 화염포에 내 불마법이 더해진 엄청난 마법을 맞고 큰 정신력 감소를 겪었을 것이다.


"하지만 저는 불마법 말고 다른 속성의 마법을 느끼지 못했어요. 아니 애초에 그 돔 안에서는 다른 속성의 마법사용을 민감하게 감지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불마법 이외의 마법을 사용하면 자동으로 실격 처리된단 말이에요!"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눈은 빨갛게 충혈되기 시작했으며, 조금씩 눈물이 맺히고 있었다.


"공주님의 불 속성 상상구현 수업 마법대결 기록이 55연승이었고 지금까지 누구도 그 기록을 깨지 못했어요. 그리고 제가 유일하게 그 누가 될 수 있었죠. 그런데, 흡. 당신이 그 가능성을 산산조각 내버렸어요."


아르데오가 말을 하던 중간, 울음을 참는 걸 볼 수 있었다. 어금니가 부서질 정도로 이를 꽉 깨물었으며, 얼굴에 하도 힘을 줘서 조금씩 떨리는 게 눈에 보였다.


"불마법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마그니아 길드를 마법 고사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필기는 6문제 이상 틀리면 안 되고, 실기는 3가지의 속성을 능숙하게 다뤄야 한단 말이에요. 그리고 두 번째로 갈 방법이 공주님의 기록을 깨는 것이었고."


"나는 불마법에 한해서라면 비록 선생님이 상대라도 쉽게 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요. 그만큼 노력하고 또 노력했어요. 30연승 정도 하니까 학생들이 점점 저를 피하기 시작했고, 40연승을 찍으니 제 옆에 누구도 앉으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 고생고생을 해서 겨우 52연승을 했고 당신을 이겨 53연승을 만든 뒤 나머지 3승은 고급반에 올라간 뒤 채우려고 했어요."


"그런데 당신이! 마법사의 핏줄조차 아닌 당신이!! 내 꿈을 망가뜨렸단 말이야!!!"


결국 터졌다. 그녀의 눈에서 한 방울, 한 방울 빛나는 무언가가 떨어졌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위기가 안 좋으니까 사과라도 해야겠다.

아니 솔직히 난 잘못이 없다. 하지만 상대방이 저기압인데 굳이 이를 언급하면 분위기만 싸해질 것 같으니까 덜 피곤하기 위해선 최대한 저자세로 나가야 한다.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이며 내가 말했다.


"책임지세요."


흐르는 눈물과 함께, 그녀가 말했다.


"네?"


이 사람이 뭐라고 말하는 걸까? 이해가 되는데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일, 상상구현 수업 반드시 오세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오세요. 안 오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아르데오는 그 말을 끝으로 양호실에서 나갔다.


무서우니까 내일은 이론 수업을 들어보도록 하자.


"어우야. 살벌해라. 야 너 괜찮냐?"


갑자기 앨루윈 얼굴이 튀어나왔다.


"어. 죽지는 않은 듯."


내가 말했다.


"너 대체 무슨 일을 저지른 거야... 인기인됬어 너."


나와 앨루윈이 내가 기절한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던 중 갑자기 저런 말을 했다.


"어쩌다가... 막아버렸다."


머리를 긁적이며 내가 말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지식이 곧 힘이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저 지금 스위스에 있습니다. 가족여행으로요. 19.01.01 23 0 -
32 걸리지 않으면 죄가 아니다. 18.12.28 59 2 12쪽
31 "허미, 쉬펄..." 18.12.27 67 1 13쪽
30 평화, 일상 18.12.26 75 2 12쪽
29 어캐 살았냐. 18.12.26 79 1 11쪽
28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6) 18.12.24 93 1 10쪽
27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5) 18.12.23 114 1 14쪽
26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4) 18.12.21 109 1 16쪽
25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3) 18.12.20 119 1 13쪽
24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2) +2 18.12.19 140 2 13쪽
23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1) 18.12.13 218 1 13쪽
22 목을 치면 영화처럼 기절시킬 수 있지 않을까? 18.12.13 171 1 14쪽
21 무도회가 열린다. 18.12.09 188 3 19쪽
20 내게 다소곳이 인사를 한 사람은 무려 이 나라의 성녀였다. 18.12.08 205 3 14쪽
19 가까이서 보니까 털뭉치쯤 됐다. - (2) 18.12.06 222 3 15쪽
18 가까이서 보니까 털뭉치쯤 됐다. - (1) 18.12.05 219 1 15쪽
17 팀빨도 좀 타고 조합도 좀 타고 그래. +1 18.12.04 248 3 15쪽
16 물론 난 갈 생각이 없다. +1 18.12.02 301 4 13쪽
15 저 좀 살려주세요 +1 18.12.01 291 5 12쪽
14 너 무슨 정보창 같은거 보이냐? 18.11.30 317 3 12쪽
» 어쩌다가 막아버렸다. +3 18.11.29 327 4 17쪽
12 상상구현 수업은 인기가 많으니까 빨리 가는 게 좋을 걸 18.11.27 330 4 20쪽
11 오늘은 끔찍한 하루였다. 대강 이유가 4개정도 있다. 18.11.26 349 4 17쪽
10 공격에 낭비가 없고 수비에 투자를 많이 한다 18.11.23 392 4 21쪽
9 물리법칙을 거스르지는 않겠지 18.11.22 415 4 16쪽
8 RPG 게임할 때 마법사를 플레이 해볼껄 18.11.21 430 4 15쪽
7 나는 누구인가 +1 18.11.20 480 6 20쪽
6 공기라도 보고 있으세요 18.11.19 534 6 18쪽
5 아침에는 네 발, 점심에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 +2 18.11.18 619 7 18쪽
4 가장 중요한 3가지는 상상력, 정신력, 직감이다. +2 18.11.17 652 7 19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채아노'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