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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채아노
작품등록일 :
2018.11.17 19:05
최근연재일 :
2018.12.2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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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7,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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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0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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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저 좀 살려주세요

DUMMY

결론부터 말하자면 크게 귀찮은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생각해보니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불마법의 권위자가 한 명 있었다.


"이야, 상상 이상인데?"


이그니스 아저씨가 손뼉을 치며 말씀하셨다. 칸델라의 아버지이신 분이다. 이 아저씨가 딱 나타났을 때 웬만한 사람들은 자리를 피했다.


"아르데오는 이쪽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인재인데, 그 공격을 막았단 말이야? 대단한걸."


비행기를 잔뜩 태우며 말이다.


그 뒤에 칸델라가 6월 모의시험을 망쳐서 침울해 있느라 양호실에 못 찾아왔다는 걸 미안해한다거나 헤르바는 지금 상승세를 제대로 타서 매일 마법 수련을 한다든가 하는 근황 토크를 좀 했다.


"그런데 그거 진짜예요? 공주님 기록을 깨면 마그니아 길드 들어갈 수 있다는 거?"


그게 어느 정도 끝났을 때 나는 내게 중요한 걸 질문하기 시작했다.


"아니? 그런 거 없는데?"


그리고 이 아저씨, 길드 4명의 부길드장 중 한 명이란다. 정확히는 마그니아 길드에는 4개의 대표 공격대가 있는데, 그중 4번째 공격대의 대장이라고 하셨다. 공격대 대대장이 제일 높다고 하시니까 부길드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 좀 살려주세요."


"왜?"


이그니스 아저씨가 흥미가 가득한 얼굴로 내게 물으셨다.


"이상한 여자가 절 죽이려고 해요."


"걱정하지 마. 둘 다 마법사니까 서로에게 마법 못써."


"그 표정, 밤에 꿈에 나왔단 말이에요. 반드시 상상구현 수업 오라고 했을 때의 그 표정. 사람 하나 죽이고도 남을 표정이었어요."


"그래서, 갈 거야?"


"아뇨."


"됐네 그럼."


이 아저씨가 진짜...


"그럼 말이라도 좀 해주세요."


"그러게, 우리 길드 카탈로그는 물론이고 어디에도 가입 요건에 그런 말이 없는데, 한 5년 전부터 그런 말이 돌더라. 뭐 당연히 그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고 나름 유익한 소문이어서 놔두고 있었거든."


아저씨가 머리를 긁으시며 말씀하셨다.


"유익하다고요?"


내가 말했다.


"역시, 마그니아 길드! 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거든. '어중이떠중이는 받지 않는다!' 라는 느낌으로."


아저씨가 마법으로 물을 만들어 내게 주셨다.


"고위 얼법사들은 거의 모든 음료수를 만들 수 있는데, 난 화염계열이잖니? 봐주렴."


"이것도 충분히 감사하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네가 말해줘. 55연승 넘겼다고 해서 길드 들어올 수 있는 거 아니라고. 그리고 인재는 항상 지켜보고 있다고."


"미운털 제대로 박혀서 안 믿을 것 같은데요?"


내가 난색을 보이며 대답했다.


"그런가?"


그러자 아저씨가 어디선가 종이를 가져오시더니 무언가를 쓰신 후 멋져 보이는 도장을 꺼내 찍으셨다.


"그럼 이걸 전해줘. 내 도장까지 있으니까 믿을 거야. 설마 그걸 믿고 50연승 넘게 한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뭐라도 해줘야지."


이걸로 내일의 태양을 볼 수 있게 됐다.


"그건 그렇고 내가 마법 조그맣게 한 번 쏠 테니까 한 번 막아볼래?"


이제 아저씨가 날 보러 오신 진짜 이유를 말씀하셨다.


"저기 벽을 향해서 쏠 테니까 막아봐."


"네."


아저씨의 입이 조금 달싹거리더니 작지 않은 화염구가 만들어졌다. 나는 그 화염구를 불로 감싼 후 내부를 연소시키자 공중에서 느껴지는 뜨거움이 없어졌다.


"신기하네."


이 모습을 끝까지 보신 아저씨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나도 원리를 모르겠어. 이걸 마투(魔鬪)결계 안에서 썼다고?"


"마투 결계요?"


"그 상상구현 수업 시간에 들어갔던 반구형 결계 있잖아."


"아. 그거요."


"나도 모르는 과학적 무언가가 있는 건가? 아. 이렇게 말하면 네가 오해할 수도 있겠다. 나 과학 진짜 못한다. 불에 관련해서만 조금 아는 거야."


그러더니 생각에 빠지셨다.


"애초에 탈 물질이 없으니까 맞불 같은 개념은 아니고... 발화점 온도를 낮추는 건 더더욱 아니니까 역시 정답은 산손데..."


그렇게 몇 분을 중얼중얼하시더니 무언가가 떠오른 듯 눈을 크게 뜨시고 나를 쳐다보며 외치셨다.


"카니아, 알았다!"


"진짜요? 뭔데요?"


나 역시 그 목소리를 듣고 흥분하며 말했다.


"모르겠다는 걸 알았다!"


"......"


어른이라서 욕도 못 하겠고... 이 아저씨가 진짜...


"뭐, 마탑 늙은이들이라면 알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일단 난 전혀 모르겠다. 애초에 마법 자체를 못 쓰겠다."


그러더니 내가 했던 방법대로 화염구를 불로 감싸셨다. 화염구의 위력이 더 강해져 교실 벽을 뚫고 나갔다.


"아."


"아."


그리고 약 7초간 정적


"아저씨."


"아니."


"네?"


"어?"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아이고 이 돌대가리 새끼."


그러더니 자기 머리를 막 때리셨다.


"걱정하지 마라. 내가 어떻게든 할게."


"아...네."


교실 벽에 구멍이 뻥 뚫렸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근처에 학생이 없다는 것이다. 대화를 위해 맨 위층 구석진 교실에 갔기 때문.


'벽아 미안하다. 교실아 미안하다. 겨울이 되면 좀 춥겠구나.'


그렇게 넝마가 된 교실 벽을 바라보며 조용히 묵념했다.


"내일이 수요일이지?"


나간 정신을 잡아 오신 아저씨가 화제를 돌리셨다.


"네."


"슬슬 모의 전투 기간이니 아마 내일 할지도 몰라. "


"모의 전투가 뭐 하는 거예요?"


"인공적으로 만든 던전형 게이트에서 몬스터를 잡는 훈련을 하는 거야. 그거 연습 많이 해둬. 나중에 굉장한 도움이 되니까."


그러고는 한마디 덧붙이셨다.


"그리고 네가 필요한 일이 생길지도 모르거든. 자세히는 못 말해 주지만."


"그래요?"


"그래."


점심시간이 5분 남았다는 예비종이 울렸다.


"재미있었다. 벽은 걱정하지 마라. 또 보자."


"네. 안녕히 가세요. 아. 마법 수업 교과서 좀 보내주세요."


아저씨는 교실에서 나가시던 중 벽을 한 번 보시더니 한숨을 쉬셨다. 그게 묘하게 웃겼다.


***


"카니아, 구현 수업이지? 같이 가자."


그 일이 있고 난 후 반 애들과 조금 친해졌다. 아무래도 당사자니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렇게 같이 가주는 친구도 생겼다.

물론 지금 이 친구는 나를 태연하게 지옥으로 보내려고 하고 있다.


"아. 나 좀 할 게 있어서. 먼저 가."


"4분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는 잠깐 고민하더니 먼저 교실을 나갔다.


최대한 사람이 돌아다니지 않을 시간을 계산하고 난 후 교실에서 나온 나는 늦지 않게 불 마법 이론 수업 교실에 도착했다. 그렇게 유명한 수업은 아닌지 맨 앞에 어느 정도 자리가 있었다.

뒤에 혼자 앉기는 좀 그래서 앞쪽에 눈길이 갔다.


"옆에 앉아도 될까요?"


"그러세요."


내 옆에 누군가 앉았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남학생인 것 같았다.

시간은 금방 지나갔고, 어느새 종이 칠 시간이 되었다. 선생님도 들어오셨다.


"여러분, 모두 오셨나요? 그럼 수업 시작합니다."


수업 종이 울리자 수업이 시작되었다. 아직도 책이 없었기 때문에 옆 사람에게 미안했다.




[똑똑]


한창 수업 중에 노크 소리가 조용한 교실 안에 울려 퍼졌다.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들어왔다. 익숙한 사람이었다.


"혹시 여기 카니아 있니?"


구현 수업에서 프린트 나눠 주시던 조교 선생님이셨다.

대충 느낌이 와서 없는 척하려고 했는데, 내가 좀 앞자리에 앉아 있어서 그런지 눈이 마주쳤다.


"안 가요."


선수 필승.


"좀 나와줄..."


그리고 3초간의 정적.


"알았다."


선생님의 어깨가 추욱 늘어진 채 쓸쓸히 교실을 나가시는 게 눈에 보였다. 좀 안쓰럽긴 한데 나는 누구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카니아, 안 가도 괜찮겠니?"


이론 수업 선생님까지 나를 걱정하셨다.


"가도 죽고 안가도 죽는데 안 가는 게 좋죠."


"그렇구나."


그 말씀을 하신 후 다시 수업을 시작하셨다.


"그래서 이 마법진의 형태가 화염 계열 마법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지. 여기서 어떻게 더 그리느냐에 따라서 여러 가지가 달라질 수 있는데..."


수업은 재미있었다. 솔직히 내가 쓰는 마법은 좀 야매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통적인 마법 구현 방식을 배우는 게 재미있을 수밖에.

불마법 수인 이론 수업을 하는 동안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왼손으로 네모, 오른손으로 세모 그리는 것 좀 연습해야겠다.'



***


수업이 끝났다. 만족스러웠다. 당분간 이론 수업만 들어야겠다.

기분 좋게 교실을 나가려는데 문 앞이 웅성웅성했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머리를 내밀자, 화가 많이 난 것처럼 보이는 아르데오가 팔짱을 끼고 나가는 문 옆에 있었다.


'진짜 이상한 여자다.'


그렇다고 평생 교실에 있을 수는 없으니 빠른 걸음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의식하지 않으려 했는데 그래도 고개가 옆으로 살짝 돌아가는 걸 막을 수는 없었다. 눈이 살짝 마주쳤다. 그녀의 오른쪽 눈동자와 내 왼쪽 눈동자를 잇는 선이 직선이 되었다.


"야."


아르데오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 정면을 쳐다보며 걸어갔다.


내가 무시할 줄은 몰랐는지 그녀가 잠깐 굳었다.


"무시하지마!"


목소리가 좀 커졌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커졌고 여러 사람의 시선이 나에게 쏠리는 것이 느껴졌다.

물론 나는 걷는 걸 멈추지 않았다.


'남자였으면 말로 조질 수 있는데, 어휴.'


이래서 남중 남고가 좋지 않다. 여자에게 말을 잘 못 하겠다.


'아 맞다.'


약간 위험하지만, 조금만 감수하면 안전한 미래가 보장되는 방법이 내게 있었다. 이그니스 아저씨가 주신 그 종이 말이다. 다행히 내 왼쪽 바지 주머니에 있었다.

180도 방향을 튼 나는 그녀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간격이 줄어들었을 때, 서로 걷는 것을 멈추었다. 그녀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나 역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폭풍전야.

다른 사람이 본다면 이 순간은 큰 사건이 터지기 직전에 갑자기 분위기가 고요해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물론 나는 종이만 주고 빠르게 도망갈 생각이다.


"내가 오라고 했지."


그녀의 목소리에서 분노가 뚝뚝 떨어졌다.


최대한 태연함을 가장하고 그녀에게 종이를 건네주었다. 이제 그녀가 그것을 읽는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 터였다.


[화르륵]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종이가 한 줌 재로 변했다.


"......"


사람은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 벌어지면 뇌가 정지된다. 나는 내 입이 벌어지는 걸 느끼지 못했다.


"이런 반성문으로 내가 널 용서할 것 같아?"


게다가 그녀는 분노로 뇌가 마비되었는지 헛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무릎 꿇고, 머리 박아. 당장."


"허."


무의식적으로 소리가 나왔다.


아르데오를 보니 그녀의 얼굴은 사과처럼 새빨갰고, 눈물까지 맺혀있었다. 화도 났고 내가 무시까지 해서 그런 것 같았다.


그녀는 아직 어려 보였다. 나랑 동갑? 아니면 한 살 연상? 그 정도 나이가 아닐까 추측했다.

그럼 아직 자기감정을 조절 못 하는 질풍노도의 시기일 것이다.

지구에서 19년 살았고, 여기서 15년 살았으니까 내적인 나이는 34살이다. 아르데오보다 18~19년 나이든 셈이다.


잠깐 생각을 해보자. 18살 때, 3살짜리 사촌 동생을 봤다고 가정하자.

그(혹은 그녀)가 몇 시간을 울거나 떼를 쓰는 걸 보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별 느낌 없을 것이다. 애초에 10살 넘게 나이 차이가 나니까. 그냥 우는구나, 떼쓰는구나 하겠지.

다른 감정은 글쎄?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부정적인 감정은 없지 않을까?

나 같은 경우는 그를 귀여워했다. 어쨌든 애니까.


그래서 그녀가 아무리 저런 말을 해도 그다지 화가 나거나 하지 않았다. 안타까운 감정만 좀 들었지.


"그 종이... 아니 됐다. 자업자득이지."


감정은 그렇다 쳐도 내 뇌는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


"저녁 먹고 옥상에 있을게. 너 지금 뇌가 분노에 지배당하고 있어. 올 수 있으면 와. 그리고 자기감정을 그렇게 막 드러내는 건 좋지 않아."


그렇게 훈수를 하고 다시 천천히 발걸음을 돌려 걸어갔다.

뒤에서 큰 소리가 여러 번 난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중2 때 저랬던가?'


적어도 난 안 그랬던 것 같다.


작가의말

이거 올라가면 조회수가 천 넘겠죠?

핳핳 깋뻫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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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4) 18.12.21 115 1 16쪽
25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3) 18.12.20 124 1 13쪽
24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2) +2 18.12.19 146 2 13쪽
23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1) 18.12.13 229 1 13쪽
22 목을 치면 영화처럼 기절시킬 수 있지 않을까? 18.12.13 179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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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가까이서 보니까 털뭉치쯤 됐다. - (1) 18.12.05 225 1 15쪽
17 팀빨도 좀 타고 조합도 좀 타고 그래. +1 18.12.04 254 3 15쪽
16 물론 난 갈 생각이 없다. +1 18.12.02 310 4 13쪽
» 저 좀 살려주세요 +1 18.12.01 298 5 12쪽
14 너 무슨 정보창 같은거 보이냐? 18.11.30 328 3 12쪽
13 어쩌다가 막아버렸다. +3 18.11.29 332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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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오늘은 끔찍한 하루였다. 대강 이유가 4개정도 있다. 18.11.26 352 4 17쪽
10 공격에 낭비가 없고 수비에 투자를 많이 한다 18.11.23 398 4 21쪽
9 물리법칙을 거스르지는 않겠지 18.11.22 424 4 16쪽
8 RPG 게임할 때 마법사를 플레이 해볼껄 18.11.21 435 4 15쪽
7 나는 누구인가 +1 18.11.20 518 6 20쪽
6 공기라도 보고 있으세요 18.11.19 539 6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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