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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 곧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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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채아노
작품등록일 :
2018.11.17 19:05
최근연재일 :
2018.12.28 00:34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0,443
추천수 :
115
글자수 :
217,843

작성
18.12.26 00:07
조회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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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어캐 살았냐.

DUMMY

"어라."


눈이 떠졌다. 몸도 움직여졌다. 목소리도 나왔다. 주변은 온통 새까맣다.


'여긴 어디지? 난 죽은 건가? 설마 이곳은 사후세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빛이 보였다. 꿈에서 본 그 덩어리였다.


'꿈?'


그러고보니 이 공간도 익숙했다. 지금까지 두 번은 본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난 죽지 않은 건가?'


[#%×\×<#&]


나는 생각하기를 그만두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빛 덩어리에서 소리가 나고 있었다. 뭐라고 하는 것 같은데, 멀어서 잘 안 들렸다.


'뭐라는 거야?'


나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지금 내가 걷는 것인지 떠다니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아갔다.


덩어리와 가까워지자 나는 무슨 말을 하는지 확실히 들을 수 있었다.


[어캐 살았냐.]


응. 역시 개소리였다.


눈을 뜨니 익숙한 천장이 보였다. 익숙한 감촉이 느껴졌다. 신전이었다.


나는 몸을 움직이거나 깊게 숨을 쉬어보는 등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를 만끽했다.


'나 진짜 어떻게 살았지?'


분명히 나는 오우거의 주먹이 내 눈앞까지 쇄도하는 걸 봤다. 주마등도 보였고 당연히 죽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살아있다.


'그때 그 황금빛 때문에 그런 건가?'


내 마지막 기억은 주변이 황금색으로 물들었다는 것. 아마 여기에 이유가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결과 나름의 신빙성 있는 결론이 나왔다.


'아티팩튼가보다.'


성녀가 내게 준 아티팩트. 그 힘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는 내 안에서의 성녀의 점수를 크게 올렸다. 그녀가 준 팔찌가 아니었으면 난 다시는 마법을 쓸 수 없었을 테니까.


'오케이. 백 점으로 올려줘야겠다.'


참고로 만점은 천 점이다.


몸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나는 이곳에서 나가기 위해 문으로 갔다. 괜히 성녀를 만나면 귀찮아지기 때문이다. 그때 도망간 것도 있고 내가 좀 저지른 게 있어서 그녀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철컥]


하지만 내 생각을 읽었는지 문은 잠겨있었다. 안에는 잠금장치가 없으니 밖에서 잠갔나 보다. 귀를 대보니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아마 내가 깨어난 걸 알고 성녀를 불러오려는것 같았다.


'자. 침착하자.'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해서 쿵쿵대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분명 이곳을 나갈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 창문이 보였다. 다행히도 여기는 1층이었다. 안에서 열고 잠글 수 있는 달팽이 모양 자물쇠가 달린 평범한 창문이었다. 나는 잠금장치를 돌려 창문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열리지 않았다. 창문 자체에 무슨 짓을 했는지 바깥에 별도의 자물쇠가 있는 것도 아닌데도 열 수가 없었다.


다음은 벽이었다. 혹시 구멍 같은 게 있나 샅샅이 살펴보았지만, 벽은 구멍 하나 없이 깨끗했다.


'망했다.'


도주경로가 모두 막혀있다. 도망치는 걸 막기 위해 작정을 한 것 같았다.


벌써 성녀가 도착했는지 밖에서 자물쇠를 여는 소리가 났다. 나는 최후의 수단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찰칵, 찰칵, 벌컥!]


자물쇠가 모두 풀리고 문이 열렸다. 그때와 똑같은 옷을 입은 성녀가 방 안에 들어왔다.


"후후. 카니아, 오랜만이에요..."


내가 침대에 누워있을거라고 생각했는지 그녀는 그쪽을 향해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타이밍 이스 나우!'


그녀의 뒤통수가 보이자 나는 문 뒤에서 나와 방에서 탈출했다.


간단한 사각트릭이다. 문을 열면 앞쪽은 훤히 보이고 문 뒤쪽은 사각이 된다. 그리고 이건 문 뒤를 잘 살피지 않으면 나를 절대 볼 수 없다.


사실 도박이긴 했다. 만약에 문이 안으로 열리는 구조가 아니었으면 말짱 도루묵이었을 테니까. 하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도박에서 승리했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잡아아!"


성녀의 외침이 들렸고 우당탕탕 사람들이 뛰어나오는 소리도 들렸다. 하지만 벌써 차이가 꽤 벌어져 있었고 그들이 나를 잡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이대로 쭉 달린 나는 공간이동실에 도착했다.


"이페시아의 두 번째 학교로 빨리요."


재빨리 문을 닫은 후 담당자에게 도착지를 말했다.


담당자는 날 보고는 흠칫했지만, 그래도 공간이동을 활성화했다.


-[쾅!]


문이 열리고 사제들이 들어온 것과 내가 가동된 순간이동 마법진에 올라선 것은 거의 동시였다.


나는 날 잡으려고 수고한 사람들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어?'


뭔가 이상했다. 아쉽게 놓쳤기에 화를 내고 분해하는 모습을 생각했는데 그들 역시 웃으면서 내게 손을 흔들었다.


'왜지?'


무엇인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가동된 마법을 멈출 수는 없었다.


***


이번에는 어지러움이 좀 덜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게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그래도 좀 덜했다는 거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꾹꾹 누르며 눈의 초점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


'?'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첫 번째는 여기가 밖이 아니라는 점. 이페시아의 두 번째 학교의 공간이동 지점은 바깥에 있다. 어디에서 공간이동을 하든 무조건 지정된 장소에 떨어지기 때문에 제대로 도착했다면 나는 야외에 있어야 했다.


두 번째는 이곳이 굉장히 익숙했다. 담당자의 실수로 이상한 곳에 떨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너무나도 익숙한 벽, 그리고 천장이었다.


눈이 완벽하게 정상으로 돌아오자 나는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있었다. 내가 조금 전까지 있던 곳. 신전의 개인 입원실이었다.


"안녕? 오랜만이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


성녀가 침대 위에 앉아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진심으로 웃고 있어서 더 무서웠다.


상황파악을 끝마친 나는 빨리 이곳을 벗어나려고 했으나,


-[찰그락]


내 귀에 들린 건 쇠끼리 부딪히는 소리, 눈에 보인 건 자물쇠였다. 그것도 두 개나.


"왜? 또 도망가려고? 안되지."


침대에서 일어난 성녀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뒤로 가려고 해도 잠긴 문이 내 퇴로를 막았다.


그녀는 당황하고 있는 나를 그대로 들었고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그녀도 침대 위로 올라왔다. 성녀와 나의 거리가 확 줄어들었다.


"어... 우리 말로 할까요?"


나는 최대한 그녀와 떨어지려고 했지만.


"그래. 말로 할 수 있었지. 네가 그때 도망가지만 않았으면 말이야."


그녀는 더욱 나와의 거리를 좁혔다. 몸과 몸이 맞닿았고, 서로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카니아야."


"예?"


"우리가 회의를 해봤는데, 네가 만약에 재생마법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줘서 많은 사람이 상처를 치료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 수입이 좀 줄 것 같아."


"아니, 그게 그렇게 만능은 아니라니까요?"


"고작 1레벨의 재생으로 상당한 크기의 상처치료가 가능한데, 고레벨이 되면 어떻게 되겠니? 우리가 필요 없지 않을까?"


그 말을 듣자 군인 아저씨들을 치료했던 게 생각났다. 현재 내 재생의 레벨은 3. 전과 비교하면 2가 올랐는데, 효율은 4배쯤 올랐다. 무슨 마데카솔 광고처럼 살이 차오르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3레벨이 이 정돈데 6레벨, 7레벨, 8레벨이 되면? 정말 사제가 필요 없지 않을까?


"카니아야. 그러니까 우리 약속 하나 하지 않을레?"


성녀의 달콤한 목소리가 내 귀로 파고들었다.


"예, 예? 약속이요?"


"그 마법,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고 너만 알고 있는 거지. 그럼 누나가..."


그녀의 입술이 천천히 다가왔다. 이상하게도 나는 최면에 걸린 것처럼 점점 몽롱해졌다. 매우 얇기 때문에 빨간색으로 보이는 피부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내 볼을 스치고 귓가에 다다랐다.


"좋은 거...해줄게."


성녀의 속삭임이 내 귀를 간지럽혔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얼굴에 열이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분노때문이다.


분명 내가 여자에게 약한 건 맞지만, 그건 상대방이 순수한 목적, 의도를 가졌을 때 이야기고, 아무리 상대방의 염색체가 XX라도 뭔가 의도를 하고 접근하거나 결과물을 가로채려하거나 자기 마음대로 하는 모습을 보면 난 굉장히 화가 났다.


만약 성녀가 선 돌격, 후 보고를 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졌겠지만, 아쉽게도 그녀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분노라는 감정이 내 몸을 도는 게 느껴졌고 어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성녀를 밀치고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이었다.


"꺄악!!


설마 내가 이런 행동을 한 줄은 몰랐는지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게 느껴졌다.


"진정으로 제가 재생마법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 수입이 줄어드는 게 싫다면 적절한 이익이 적힌 계약서 가져와요. 좆같은 매혹 걸지 말고."


스스로 목소리가 굉장히 차갑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아니... 넌..."


갑작스런 태도변화에 당황한 성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감금은 범죄 아닙니까? 한 나라의 성녀라는 사람이 그래도 돼요?"


나는 계속 그녀를 몰아세웠다. 그러지 않고서는 이 끓는 가슴이 진정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감정을 계속 소모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평소의 나로 돌아올 수 있었다.


성녀가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진짜 넌 뭐냐..."


"어리다고 자기가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는 생각, 버리는 게 좋을 거예요."


"너, 진짜 이상해! 달린 거 맞냐?"


"맞아요. 그러니까 그런 소리 좀 하지 마요. 부끄럽지도 않아요?"


"아니, 어린 애가, 게다가 남자가 어떻게 날 거부하냐구!"


그러더니 머리를 싸매고 고개를 푹 숙인다. 그렇게 몇 초 동안 있었다.


"다음부터 안 그럴 테니까 한 번 와줄 수 있어?"


고개를 숙인 채로 성녀가 말을 했다.


"약속하는 거예요."


그녀는 이 말에 답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녀의 고개가 한 번 올라갔다 내려가는 걸 볼 수 있었다.


이것으로 신전과의 갈등도 마무리되었다. 다음에 찾아왔을 때 적절한 당근이 쓰여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아참, 아티팩트 고마웠어요. 그거 덕분에 살았거든요."


성녀가 열어준 문을 나서며 내가 말했다.


"어. 그래...잠깐, 뭐?"


갑자기 성녀가 내 팔을 움켜잡았다.


"그걸 썼다고?"


목소리도 커졌다. 나는 직감적으로 두 가지를 알 수 있었다.


하나는, 진짜 자기는 쓰지도 못하는 개똥 같은걸 줬나 보구나 하는 거랑, 다른 하나는 기숙사에 가는 시간이 또 늦어질 거라는 것이었다.


작가의말

약간의 사심을 가지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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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캐 살았냐. 18.12.26 84 1 11쪽
28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6) 18.12.24 97 1 10쪽
27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5) 18.12.23 119 1 14쪽
26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4) 18.12.21 114 1 16쪽
25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3) 18.12.20 12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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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가까이서 보니까 털뭉치쯤 됐다. - (1) 18.12.05 225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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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공기라도 보고 있으세요 18.11.19 538 6 18쪽
5 아침에는 네 발, 점심에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 +2 18.11.18 626 7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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