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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유니버스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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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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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2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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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미식별 행성

DUMMY

"뭐? 외계인?"


1교시 아침 강의의 쉬는시간. 평소라면 그대로 엎드려 퍼져있어야 할 동기가 이상하게 들뜬 분위기로 말을 걸어왔다.


"뭐야, 모르고 있었냐? 어쩐지 오자마자 엎드려 자더니만."


"뭐, 무슨 일인데. 뉴스에 외계인이라도 나왔대?"


"비슷해."


'너만 모르고 있어'라는 친구의 눈빛에는 한심한 놈을 바라보는 기색이 역력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젯밤 하늘에서 관측된 이상현상이 나는 외계인의 소행이라고 생각한다 이거야. 넌 어제 뭘 했길래 못봤냐? 뉴스도 안 봤어?"


"어제 하루종일 과제하느라 밖에 나가긴 커녕 TV 볼 시간도 없었다. 그래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데?"


내 물음에 돌아온 것은 SNS에 게시된 동영상 화면이었다. 나는 지체없이 휴대폰을 받아들어 재생 버튼을 눌렀다.


(우와, 저거 봐. 별똥별같지는 않은데?)


영상을 찍은 사람들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소리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장면은 일반적으로 믿기 힘든 내용이었다. 주황색과 파란색으로 빛나는 두 물체가 빙글빙글 돌며 서로 거리를 좁히다가 순간 격돌한다. 부딪히는 순간 영상 너머로도 느껴질 법한 충격은 마치 두 별이 투쟁하는 것만 같았다. 두 물체는 계속해서 비슷한 양상을 보이다가 갑자기 가만히 멈추더니 이내 전조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그와 동시에 영상도 끝이 났다.


"...그래서 외계인은 어디에 있는데?"


"그야 당연히 영상에 나온 UFO에 있겠지!"


내가 별이라고 칭한 것들을 이 친구는 UFO로 단정지은 모양이었다.


"아무튼 그 근처에서 사람들이 뭐 떨어진 거 없나 찾겠다고 난리도 아니다."


확실히 외계인이든 아니든 우주로부터 온 물질은 여태까지 보지 못한 신물질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리고 그럴 경우 대부분 같은 질량의 보석류보다 훨씬 비싸다고 한다. 허나 그게 지금 강의실이 이토록 소란스러운 이유는 되지 못했다. 때문에 나는 자연스레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설마 그게 이 근처에 떨어졌다고 하디?"


내 물음에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녀석을 보자 뜻모를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거 찾으러 가자!"


"사양할게."


곧바로 사양하는 내 눈 앞으로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내밀어지는 한 장의 종이쪼가리. 거기엔 최근 이 근처에서 새로 개업한 고깃집 이름이 써있었다. 누가봐도 영수증이었다.


"저번에 얻어먹은 고깃값을 생각하면 그런 소리 못할텐데? 친구여."


이 악랄한 친구는 벌써 여기까지 계산을 마쳐두고 가만히 있는 날 건드린 것이다.


"다음부터 내가 너한테 뭘 얻어먹으면 사람새끼가 아니다."


오늘 수업이 끝나고 나면 내일은 공강, 그 뒤로 이틀은 휴일. 최소 사흘은 꼼짝없이 끌려다녀야 할 판이었다.


"자, 자. 오늘 내일만 버티면 공휴일까지 3일이나 쉴 수 있어요. 기지개 한 번 펴고 수업 계속합시다."


강의실에 들어오신 교수님이 사흘이 아니라 나흘이라고 정정해주었다.


* * * 시점 전환 * * *


"와, 진짜 끈질기네. 이게 그렇게 중요한 물건인가?"


친구 덕을 톡톡히 봐서 거저로 얻게 된 낮은 난이도의 의뢰 물품에 이상할 정도로 끈질긴 추격자가 따라붙고 있었다. 근처 성단 내에서 추격, 도주로는 따라올 자가 없다는 본인의 평판에 나름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 지옥까지 따라올 기세인 추격자를 보니 갈수록 상자 속의 물건이 궁금해졌다. 그러나 호기심은 호기심이고 슬슬 지치기 시작했기 때문에 숨도 좀 고를 겸, 대화를 시도했다.


"은하 하나는 내리 달린 것 같은데 언제쯤이면 포기할까?"


서로의 육안이 확실하게 식별되는 거리에서 멈춘 추격자. 분하게도 전혀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는 남자였다.


"듣자하니 자신이 뭘 훔쳤는지도 모르는 모양이군. 은하 하나? 그건 우주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되찾아야 할 물건이다. 말로 할 때 돌려주는 게 좋아."


"그런 말을 들으면 더 돌려주기 싫어지잖아. 그보다 훔쳐? 되찾아? 이건 주인 없는 유물이라고 의뢰서에 똑똑히 적혀있었다고!"


내 말에 남자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에 따라 나부끼는 은색의 머리카락을 보고 '예쁘네'라고 생각한 순간 남자의 손에는 보석함 같은, 내가 들고 있는 상자와 매우 흡사한 상자가 들려 있었다.


"트윈테일 갈색머리, 주황색 슈트를 입고 다니는 발빠른 여자 용병. 이름은 세피아. 소문대로 무대포에 덜렁이구나."


"그런 소문은 들어본 적 없는데... 그보다 내가 덜렁대는 게 지금 무슨 상관?"


"아주 상관 있지. 이게 네 의뢰품이다. 네가 들고 있는 건 내 물건이고. 릴라이프 행성의 주스가게에서 뒤바뀐 것 같은데, 보통은 무게로 눈치채지 않나?"


릴라이프 행성에 있는 유명한 생과일 주스 가게. 근처 은하에서 찾아올 정도로 인기가 많아 항상 인파로 북적이는 곳이다. 확실히 무게가 가벼워진 감은 있다. 일단 의뢰물품이 없으면 임무 실패가 되니 저 남자가 들고 있는 상자를 회수해야 했다.


'그렇다고 이걸 돌려주긴 싫은데 말이지....'


"무슨 생각 하는지 얼굴에 다 쓰여있다."


상대가 먼저 무기를 꺼냈다. 날이 선 도 하나와 푸른 빛을 내는 채찍이었다. 그 특색있는 무기조합에 나는 반사적으로 혀를 찼다.


"쯧, 칼라바스타 놈이었구나. 어쩐지 지친 기색 하나 안 보이더니."


카밀 성운 전역으로 이름이 알려진 칼라바스타 행성 사람들은 편검술과 함께 생명체로서 필수요소인 것들이 다소 결여된 것으로 유명하다. 신체가 자신의 한계를 느끼지 못하고 생명을 태워가며 속력과 지구력을 내는 것도 그 중 하나였다.


"덕분에 수명이 좀 줄어들었지만 죽이지는 않겠다. 용병 죽여서 찝찝한 기분 느끼고 싶진 않으니."


"바보 아냐? 누가 싸워준대?"


나는 곧바로 뒤돌아 도망쳤다. 칼라바스타 성인인걸 알았다면 애초에 멈추지도 않았을 것이다. 싸움에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용병은 사람을 죽이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 멋대로 한계를 넘겨 체력을 쓰다가 전투중에 픽 죽어버리는 게 칼라바스타 성인이다. 저쪽이 불살의 대명사인 용병을 죽이는 게 찝찝하다면, 이쪽은 살인을 한 용병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는 것이 싫었다. 멋대로 쫓아오다 죽어버리는 건 알 바가 아니지만, 전투를 벌이는 것은 곤란했다.


"정말 피곤하게 만드는 여자군!"


"피곤함도 결여된 녀석이 할 말이 아니잖아!"


딴죽을 걸며 시계를 확인,1746 마이크. 의뢰기간이 3일 정도 남았으니 떨쳐낼 시간은 충분했다.


"사흘 밤낮 내내 달릴 수 있으니 모쪼록 죽어버리는 일은 없도록 해!"


이렇게 큰소리 칠 때까지만 해도 무사히 귀환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어... 어라ㅣ?"


갑자기 느껴지는 인력에 나는 발걸음을 멈춰야 했다.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맵핑이 안 된 경로로 갔다가 본 적 없는 행성의 중력에 이끌린 것이다.


"더 이상은 도망 못 가겠지? 순순히 내놓는 게 어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그 말에 나는 두 가지 사실을 유추할 수 있었다. 하나는 상대방도 그다지 전투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 꿈자리 사납다고 싸우지 않기엔 나 때문에 깎인 수명이 상당할 터였다.


"왜 그렇게 생각해? 이제 시작인데!"


또 하나는 아직 더 도망갈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대로 그 이름 모를 행성을 향해 몸을 날렸다.


"미식별 행성에? 제대로 미쳤구나!"


"그렇게 말하면서 따라 들어오는 너도 보통 미친놈이 아닌데?"


여유롭게 말하지만 나는 속으로 당황을 금치 못했다. 미식별 행성에 들어가는 것은 이 드넓은 우주의 질서를 유지하는 '위르제스 법령'에서 명시한 금기행위이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 이 행성이 속한 은하의 주인이나 그 윗선에게 들키게 된다면 곱게 죽지 못할 것이다.


미식별 행성. 말 그대로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우주 지도에 맵핑이 되지 않아 육안으로 직접 보는 게 아니면 식별이 불가능하다는 것, 나머지 하나는 아직 그 행성의 우주 관측 범위가 외계 문명의 존재를 식별하지 못하는 행성이라는 것이다. 미식별 행성이 자기 문명의 힘으로 외계 문명과 접하는 순간 지도에 맵핑이 허가되며 교류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아직 교류가 불가능한 미식별 행성에 접촉하는 것은 금기 중에서도 엄청난 금기였다.


"설마 날 따라 금기까지 저지를 줄은 몰랐어. 여기까지 왔으면 싸워주는 게 예의지."


정말로, 이제는 불살이고 나발이고 상대방을 죽인 뒤 조용히 빠져나가는 것만이 유일한 활로가 되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까.


"그래, 그거 다행이군. 최대한 이곳 행성인들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한 번에 끝내겠다."


저쪽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한 모양이다. 나는 여태껏 유적의 가디언이나 우주 괴물들 외에는 겨눈 적 없던 두 자루의 건블레이드를 눈앞의 상대에게 겨눴다. 예열이 시작되며 주황색 빛을 내뿜는 내 총구와 푸르게 발광하는 놈의 채찍은 컴컴한 이 행성의 밤에 비해 유달리 밝아보였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외엔 쓸 말이 별로 없는 공간이군요. 소설의 고유명사나 등장인물, 유물같은 정보라도 꼬박꼬박 적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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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3. 있어선 안 되는 것들 - 조짐 18.12.13 9 0 11쪽
13 2. 팔레이아 행성편 - 타타라 18.12.12 26 0 11쪽
12 2. 팔레이아 행성편 - 분노 18.12.10 21 0 12쪽
11 2. 팔레이아 행성편 - 인신매매 18.12.08 15 0 11쪽
10 2. 팔레이아 행성편 - 뒷세계 18.12.07 17 0 11쪽
9 2. 팔레이아 행성편 - 경매장 18.12.04 21 0 11쪽
8 2. 팔레이아 행성편 - 육아 18.11.30 19 0 11쪽
7 2. 팔레이아 행성편 - 우주의 시간은 흐른다 18.11.29 19 0 11쪽
6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대폭발 18.11.27 16 0 13쪽
5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만남, 협상 18.11.26 15 0 11쪽
4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두 외계인(2) 18.11.25 21 0 11쪽
3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두 외계인(1) 18.11.24 23 0 10쪽
2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운석 찾기 18.11.23 22 0 13쪽
»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미식별 행성 18.11.22 3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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