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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유니버스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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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22 09:52
최근연재일 :
2018.12.1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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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2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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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두 외계인(1)

DUMMY

늦은 밤중에 배가 고파서 편의점에 들렀을 뿐이었다. 그냥 걷는 시간이 아까워 겸사겸사 뭐라도 알아내기 위해 책에 동봉된 원판을 조사하면서 걸었을 뿐인데, 소위 말하는 퍽치기를 당해버렸다. 정신을 차려보니 벤치에 누워있었고 편의점에서 산 물건과 원판이 사라져 있었다.


'대체 뭐였지.'


여자에게 기습공격을 받고 기절한 남자. 보통이라면 성별이 반대여야 했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우주에서 온 것으로 거의 확정된 물건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래도 새벽의 쌀쌀한 공기를 계속 맞고 있다간 감기에 걸릴 것 같았기 때문에 분실물을 찾기보다 집으로 돌아가는 걸 택했다.


'아우, 머리야....'


뒤통수가 아직도 얼얼했다. 그 여자가 무슨 목적으로 나를 공격한 것일까? 잃어버린 것은 오늘 먹을 야식이 들어있던 편의점 봉투와 정체불명의 원판. 멀쩡하게 생긴 여자가 한밤중에 편의점 음식을 노리고 남자를 습격할 이유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웠으므로 그 여자의 목적은 아직 나도 용도를 잘 모르는 원판이었을 것이다. 편의점 봉투는 뭐,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는 동안 노숙자가 슬쩍했다고 생각하는 게 옳을 것이다.


'지갑은 또 그대로 있으니... 분명히 원판이 목적이었겠지.'


문제는 그 원판이 우주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아는 것은 나 혼자다. 우주에서 온 외계인이 아닌 이상 누가 봐도 쓸모없게 생긴 원판 따위를 갖자고 사람을 기절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즉, '그 여자는 사실 외계인이고 자신이 잃어버린 물건을 찾기 위해 지금까지 헤메고 있다가 나를 발견한 뒤 말이 통할 리 없는 나를 기절시킨 뒤 되찾아갔다.' 라고 추리하면 제법 그럴듯하지 않은가.


'이게 아니라면 뭐, 나는 무차별 범행에 당한 것일 뿐이고 밥은 노숙자가, 원판은 새가 물어간 거겠지. 의외로 별 거 아닐 수도 있어.'


그러나 이미 습격까지 당했던 이상, 내 몸의 안위를 위해서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행동하는 게 맞다. 무사히 자기 것을 되찾은 외계인은 그렇게 비행접시를 타고 무사히 고향 행성으로 돌아갔습니다. 해피 엔딩!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야 나야 좋겠지만 그럴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원판과는 다르게 누가 봐도 신비한 책이 아직 내 수중에 있기 때문이었다.


즉, 좋든 싫든 나는 언젠가 그 여자와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저 책을 집 밖으로 가지고 나가는 것은 자중해야겠다. 사실 걱정할 필요도 없이 그냥 멀리 내다버리면 해결되겠지만....


꼬르르륵


그러고보니 집 밖으로 나간 목적을 잊고 있었다.


* * *시점 변환* * *


행성 머셔너리. 웬만한 위성 정도의 크기밖에 되지 않는 이 행성은 우주 전역에 존재하는 용병들의 고향같은 곳이다. 특유의 작은 크기때문에 이름있는 용병들의 거주지 정도가 있을 뿐 실질적으로 용병들의 커리큘럼이 돌아가는 곳은 같은 이름을 가진 우주 정거장이지만 나는 어엿하게 이 행성에 집을 장만한 '이름있는 용병'에 속했다.


-'에우퀸' 용병 세피아. 신원 확인되었습니다.


여타 다른 정거장에도 있는 공공구역을 지나 용병들만 이용이 가능한 관문에서 신원확인을 한다. 용병들은 그들의 주목적 중에 하나인 유물과 같은 등급이 있다. '에우퀸'은 용병 등급에서 두 번째로 높으며, 여성이면서 에우퀸 등급 이상인 용병은 우주 전체에 만 명이 안 된다고 알고 있다.


"안녕하세요, 세피아 님!"


주점 형태로 되어있는 '의뢰소'의 접수원 아가씨가 밝은 미소로 나를 반겼다. 그다지 인기있는 직업이 아닌 용병들에겐 제법 시선이 쏠릴만한 얼굴이었지만 안타깝게도 같은 여성인 나는 접수원 아가씨의 외모보다는 카운터 앞에 적힌 용병행동강령에 더 눈이 갔다.


1.살인은 절대엄금

2.보상은 공평분배

3.무기는 대여금지

4.선배는 존중할 것

5.다시 한 번, 살인은 절대엄금


용병. 현대 우주에서 용병이라 하면 다들 두 가지 정도의 이미지를 그린다. 하나는 보상만 충분하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 놈들. 다른 하나는 절대 살인을 하지 않는 불살의 아이콘이다.


불살의 아이콘. 유적의 몬스터나 우주 괴물들을 마음껏 죽이고 다니는 녀석들에게 어울리는 이명은 아니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붙은 별명이었다. '건 블레이드'라는 거리를 가리지 않고 효과적으로 적을 죽일 수 있는 무기를 주로 사용하지만, 불살은 최초로 용병이 생겨난 이후부터 쭉 내려져오는 일종의 규율이자 신념이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내 입장에선 사람을 죽이는 찝찝한 일을 안 해도 되고, 다른 사람들은 용병에게 겁먹지 않고 쉽게 의뢰해주니 일석이조지 뭐.'


"안녕, 세피아. 오랜만이네."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나는 반갑게 그를 마주했다.


"파스텔! 오랜만이야! 의뢰는 무사히 마치고 온 거야?"


언제나 두꺼운 털옷을 입고 다니는 회백색 머리의 청년을 모르는 사람은 적어도 용병 중에는 없을 것이다. 우주상에 단 30명뿐인 '타이믹(Tymich)'급 용병 파스텔 루안커드. '혹한'이라는 부끄러운 이명을 가지고 있는 내 소꿉친구다.


"응, 에르엘 행성의 경치가 끝내주더라고. 너도 같이 갔으면 좋았을텐데."


"관두셔. 네가 하는 의뢰에 내가 따라가면 뒷짐지고 구경하기밖에 더 하겠어."


"나는 전혀 상관없는데...."


"내가 안 괜찮거든. 아아~ 어디 보수도 짭짤한데 쉬운 의뢰같은 거 없나?"


물론 그런 형편좋은 게 있을 리 없다. 당연한 상식이지만 의뢰의 난이도와 보수는 비례한다.


"그래? 그럼 이거 한 번 해볼래?"


파스텔이 나에게 내민 의뢰서에는 유적 탐색에 관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유적은 유물이 보관되는 장소를 일컫는 말이며, 때문에 실력의 높낮이를 막론하고 모든 용병들이 눈에 불을 켜며 찾아다니는 장소이기도 했다.


"유적? 이런 걸 받아도 돼!?"


"어어. 의뢰자가 우리 고향 행성의 고고학자인데 메리아도프 행성에서 작은 유적을 발견했다나 봐. 탐색을 마치고 유물을 가져와달래. 유물 조사가 끝나면 보상으로 그 유물을 준다던데. 나한테 잘 보이려고 직접 의뢰서를 준 것 같은데 지명의뢰서가 아니라 일반의뢰서에 의뢰했지 뭐야. 괜찮으면 나 대신 갔다 와."


역시, 타이믹 급 정도가 되면 당연한 상식을 무시하는 꿀의뢰를 지명받는가보다. 어지간한 경우라면 자존심 때문이라도 받지 않았겠지만 유물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랐다.


"듣기로는 입구만 찾기 힘들게 숨겨져있지 유적 자체는 위험요소가 없대. 기껏 해봐야 미로 정도? 뭐, 휴가라고 생각하고 다녀와도 될걸."


"고, 고맙긴 한데 미안하네...."


내 마음의 불편함을 느낀 것인지 파스텔은 자신의 허리를 감싸고 있는 허리띠를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괜찮아. 나는 이미 이놈이 있잖아. 신경 쓸 필요 없어."


은색 띠의 중앙에 파란 보석이 네 개 박혀있는 파스텔의 허리띠는 '냉기의 증명 - 에베레스트'라는 이름으로 무려 타이믹급 유물이다. 존재하는지도 의문인 지브토아갓이나 초은하단의 주인이나 가지고 있을 법한 칸차젤라급 유물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등급의 유물로, 파스텔에게 혹한이라는 이명을 준 유물이었다.


"큼, 크흠! 그럼 고맙게 받아가도록 할게. 나중에 거하게 한 턱 내지 뭐!"


"하하, 기대하며 기다릴게."


그렇게 나는 메리아도프 행성으로 향했다. 의뢰서에 동봉된 지도가 없었다면 정말 찾기 힘들 정도로 숨겨진 유적이었지만 파스텔의 말대로 내부는 별 거 없었다.


"헤에, 겉보기엔 그럴듯한 상자인데 대체 뭐가 들어있는 걸까?"


전체적으로 백금색인 아름다운 상자의 무게는 부피에 비해 꽤나 묵직했다. 당장 열어봐서 어떻게 생긴 유물인지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괜히 의뢰인의 심경을 건드릴 것 같아 그만두고 빨리 돌아가기로 했다.


"앗, 그러고보니 중간에 릴라이프 행성이 있었지?"


짐을 챙기고 행성을 벗어나려는 찰나 오던 도중 봤던 유명한 행성을 떠올렸다. '우주 최고의 생과일 주스'라는 칭호가 붙을 정도로 맛있는 과일주스를 파는 행성이다.


'돌아가는 길에 들러야지!'


오는 길에는 빨리 유적을 탐험한 뒤 유물을 얻고싶은 마음에 그냥 지나쳤지만 막상 원하던 것을 손에 넣으니 매우 마시고 싶어졌다. 의뢰기간까지 닷새는 남았으니 여유는 있었다. 나는 목적지를 릴라이프 행성으로 변경했다.


"우와... 저번에 봤던 것보다 줄이 더 긴 것 같은데."


육안으로 정거장이 안 보이는 곳에서부터 우주선의 행렬이 이어졌다. 정거장 안까지 손님으로 인파가 북적거렸기 때문에 아무래도 꽤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다음 손님!"


이윽고 기다림이 결실을 맺어 내 차례가 돌아왔다. 릴라이프 행성의 캐치프라이즈는 '없는 게 없다'로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과일이 있다. 나는 내 고향행성의 과일 세 가지를 섞어 주문했다.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주스를 받아들고 적당한 자리에 앉아 한모금 들이킨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의 폭풍이 수차례 불어온 뒤 정신을 차리자 이미 1리터에 가까운 컵이 텅텅 비어있었다.


"기대 이상이었어... 앗, 중요한 걸 두고 갈 뻔 했네."


나는 구석에 뒀던 백금색의 상자를 챙긴 뒤 인파를 벗어났다. 그러던 와중에 긴 은발머리의 남자와 살짝 충돌이 생겼다.


"앗, 죄송합니다."


맛있는 것도 먹었고,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얼굴도 확인하지 않고 예의상 사과를 한 뒤 나는 정거장을 벗어나 의뢰주가 있는 나의 모행성으로 향했다. 추격자가 있다는 걸 깨달은 것은 정거장을 벗어나고 5분도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다.


작가의말

유물도감


No. 67 요술램프 - 지니

등급: 타이믹

능력: 소원 세 개를 들어준 뒤 우주 어딘가 랜덤한 장소로 이동한다.

지니의 능력이 닿는 한도 내의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주는 램프. 허나 불로불사따위와 같은 인과율을 초월하는 소원을 빌 경우 인과를 바로잡는 저승사자 ‘레퀴아 세노스타인’이 규탄하러 오기 때문에 의외로 빌만한 소원이 적어 주인이 자주 바뀌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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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2. 팔레이아 행성편 - 경매장 18.12.04 2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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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 팔레이아 행성편 - 우주의 시간은 흐른다 18.11.29 21 0 11쪽
6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대폭발 18.11.27 18 0 13쪽
5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만남, 협상 18.11.26 18 0 11쪽
4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두 외계인(2) 18.11.25 24 0 11쪽
»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두 외계인(1) 18.11.24 28 0 10쪽
2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운석 찾기 18.11.23 26 0 13쪽
1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미식별 행성 18.11.22 3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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