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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유니버스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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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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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2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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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만남, 협상

DUMMY

나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한참 고민했다. 뒤돌아 도망치게 된다면 어제와 같은 꼴을 면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고, 그렇다고 대화를 시도하자니 말이 통할지나 의문이었다.


다행히 고민할 필요 없이 저쪽에서 먼저 움직였다. 품을 뒤지더니 나에게 무언가를 던지는 여자. 나는 반사적으로 내게 날아오는 물건을 잡고 확인해보았다. 내 눈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쿠키가 틀림없었다.


"뭐지...? 먹으라는 건가?"


독이 들어있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었다. 애초에 상대가 정말 외계인이라면 굳이 독살이 아니더라도 나를 위협할 수단은 차고 넘칠 것이다. 나는 조금 찝찝한 마음으로 여자가 건넨 쿠키를 먹었다.


'오, 의외로 맛있네.'


이것이 우주의 쿠키인가. 하는 감상도 잠시 여자가 내게 말을 걸었다.


"내 말을 알아듣겠어?"


놀랍게도 외계인 여자는 우리말을 유창하게 구사했다.


"뭐, 뭐야? 외계인 아니었어?"


"네 입장에서는 외계인이 맞아.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하늘에서 떨어진 물건, 줍지 않았어?"


아무래도 이번에는 친구의 예감이 옳았던 것 같다. UFO는 아니었지만, 외계인의 존재가 100% 입증된 것이다.


"주웠는데요."


이미 다 알고 있는 외계인에게 거짓말은 무의미할 것이다.


"그런데 가져가셨잖아요. 꽤나 과격하게."


"그, 그건 어쩔 수 없었어. 너희같은 미식별 행성인이 유물을 가지고 있는 건 위험하니까. 어떤 유물인지도 모르는 건 특히나."


유물이라. 내가 가진 책과 같은 신비한 물건들을 유물이라고 하는 것 같았다.


"아무튼 네가 가지고 있어서 좋을 게 없는 물건이야. 혹시 다른 유물도 가지고 있지 않아?"


그렇게 본론이 튀어나왔다. 이 외계인 여자는 역시 내가 아직 유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 저렇게 돌려서 말하지? 내가 책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 그냥 달라고 하면 되는 걸 가지고.'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나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이 여자는 책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


"없는데요. 저한테서 이미 가져셨잖아요."


"아닌데... 확실히 무게가 다른데, 상자 본연의 무게가 그렇게 무거울 리가 없을텐데...."


혼자서 뭐라 중얼거리는 외계인. 됐다. 무슨 일인지 확실히는 모르겠으나 잘하면 무난하게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럼, 전 이만."


"잠깐, 기다려."


'역시 안 되나.'


나는 짧게 혀를 차며 다시 외계인을 마주봤다.


"너한테 말해줄 게 하나 남아있어. 사실 이 행성에 나 말고 다른 외계인이 한 명 더 있거든."


"다른 외계인이요?"


"그래. 내가 너에게서 가져간 유물의 진짜 주인이지."


그 말에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아니... 그럼 지금 본인 물건도 아닌 걸 저한테서 가져간 거였어요? 기절까지 시켜서?"


"미, 미안하게 됐네.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그 녀석은 나처럼 온건하지 않을 거란 얘기야."


대뜸 기절시킨 뒤 물건을 강탈하는 게 외계인 기준으론 온건파에 속하나보다.


"저를 죽이고 빼앗을 수도 있다... 이 말이죠?"


"그렇지. 그러니까 혹시라도 숨겨둔 게 있다면 지금 나에게 넘기는 편이 좋을 거야."


저게 블러핑인지 아닌지 판가름하는 건 의미가 없다. 무엇이 진실이든 내가 굳이 저 여자에게 책을 넘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만약 사실이라면 좀 무서운데.'


모든 것은 내 욕심으로부터 비롯된다. 갑자기 깨달음을 얻자고 한 소리는 아니고, 내가 걱정하는 모든 것들이 사실 책을 버리기만 하면 해결되는 것들이라는 소리다.


'그래도 넘겨주고 싶지가 않아.'


분명히 책에는 아직 비밀이 남아있을 것이다. 그런 추측이 저 외계인의 등장으로 인해 100% 확신이 되었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한 나는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저기요, 제안할 게 하나 있는데요."


"응? 제안? 네가? 나한테?"


은연중으로 깔보고 있다는 걸 나타내고 있는 네 개의 갈고리 표시에도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제가 유물 찾는 거 도와드릴게요."


"도와준다고?"


"네. 당신이 절 어떻게 보시든 상관은 없는데, 저는 이미 한 번 유물을 찾은 전적이 있잖아요."


그럴듯하게 들린 것일까, 외계인 여자는 짐짓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이어 되물었다.


"나한테 바라는 건 뭔데? 네가 거저 봉사해주는 건 아닐 거 아냐."


"저한테서 빼앗았던 유물, 조사해볼 수 있게 해주세요."


"그건 안...될 것도 없나. 흠, 나쁘지 않은 생각이야. 네 말마따나 네가 정말로 유물을 잘 찾기만 한다면 말이지."


사실은 이미 가지고 있는데 걱정도 팔자였다. 물론 입밖으로 낼 수는 없는 말이었기에 지금은 저 외계인이 나를 신용하길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만약 내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나는 마음껏 우주의 신비로운 물건들을 조사한 뒤 기분이 내킬 때 저 외계인에게 돌려줌으로서 뒤탈없이 일을 끝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알았어. 네 말대로 하지 뭐."


그렇게 말하며 외계인은 내게 빼앗았던 원판을 되돌려주었다. 붉은색과 푸른색이 반반씩 어우러진 것이 다시봐도 아름답게 생긴 물건이었다.


"적어도 그게 위험한 유물은 아닌 것 같으니까... 아, 그리고 딴 마음 품는 일은 없길 바라. 널 언제 어디서든 찾을 수 있으니 말이야."


"...충고 감사합니다."


결과적으로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잃어버렸던 유물까지 되찾게 되었다. 그야말로 최상의 결과였다. 그날 나는 책과 원판이 어떠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지 실험해보았고 아무런 소득도 얻을 수 없었다.


* * *시점 전환* * *


범인은 범행장소에 반드시 돌아온다. 물론 이 경우 범인은 나였지만 낯선 외지에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찾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것만 가지고 있었을 리 없어!'


유물을 봤다는 것에 정신이 팔려 일을 저지르고 말았지만 진정하고 생각해보니 상자의 무게를 따졌을 때 원판 하나만 들어있지는 않을 터였다.


'나타날까? 나타나려나? 나라면 안 나타날텐데.'


상식적으로 자신이 습격받은 장소에 다시 올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 상식을 깨부수고 미식별 행성인은 나타났다.


'진짜 나왔다! 생각이 없는 건가? 나야 고맙지만.'


언제 사라질지 몰랐기에 우선 기절부터 시켜놓고 천천히 생각하기로 했다. 한 발 내딛어 자연스럽게 돌격. 그러나 이변이 일어났다. 심하게 구르긴 했으나 미식별 행성인이 내 공격을 피한 것이다.


'피, 피해? 어떻게 피했지?'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아무튼 공격은 실패로 돌아가 서로 마주보게 되었다. 잔뜩 긴장한 눈초리로 이쪽을 쳐다보는 미식별 행성인은 금방이라도 도주할 것 같았다.


'어, 어떻게 하지? 말이라도 통하면 좋으련만....'


고민을 하다가 문득 '통역쿠키' 생각이 났다. 반려동물과 마음의 소통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쿠키였는데, 파스칼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오는 길에 사두었던 게 있었다.


'미식별 행성인한테도 통하려나?'


실험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야 금기니까. 그래도 지금은 여기에 거는 수밖에 없었다. 내가 조심스럽게 던진 쿠키를 잡은 미식별 행성인은 미심쩍은 표정을 지우지 못하고 쿠키를 덥썩 물었다. 나는 조심스레 질문했다.


"내 말을 알아듣겠어?"


"뭐, 뭐야. 외계인 아니었어?"


돌아오는 대답은 신선한 단어였다. 외계인이라. 하기야, 미식별 행성인들에겐 우주가 자신들이 사는 세계 밖이나 다름없으니 그런 단어로 부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반려동물에게나 쓰라고 만든 쿠키는 미식별 행성인에게도 올바르게 작용했다. 남들이 감히 해보지 못할 임상실험을 내가 해냈다!


물론 실없는 감격은 아주 잠깐, 나는 곧바로 본론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네 입장에서는 외계인이 맞아.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하늘에서 떨어진 물건, 줍지 않았어?"


물론 이렇게 대놓고 물어본다 한들 솔직하게 대답하는 녀석은 없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돌아온 대답은 부정이었다.


"주웠는데요... 그런데 가져가셨잖아요. 꽤나 과격하게."


아픈 곳을 찔러오는 말투. 내 실수로 비롯된 일이었기에 변명의 여지가 없었으나 뚫린 입은 알아서 잘도 나불댔다.


"그, 그건 어쩔 수 없었어. 너희같은 미식별 행성인이 유물을 가지고 있는 건 위험하니까. 어떤 유물인지도 모르는 건 특히나. 아무튼 네가 가지고 있어서 좋을 게 없는 물건이야. 혹시 다른 유물도 가지고 있지 않아?"


"없는데요. 저한테서 이미 가져셨잖아요."


"아닌데... 확실히 무게가 다른데, 상자 본연의 무게가 그렇게 무거울 리가 없을텐데...."


그렇다고 본인이 아니라는데 여기서 더 어찌할 방법은 없었다. 한 번 깽판을 치기 시작하면 칼라바스타 놈의 눈에 띌 뿐더러 나아가 은하의 주인에게 들킬 염려도 있었다.


"그럼, 전 이만."


은근슬쩍 빠져나가려고 하는 미식별 행성인을 붙잡았다. 더 이상의 볼일은 없지만 충고해줄 게 하나 남아있었다.


"잠깐, 기다려. 너한테 말해줄 게 하나 남아있어. 사실 이 행성에 나 말고 다른 외계인이 한 명 더 있거든."


어찌됐든 유물과 접촉했던 녀석이니 칼라바스타 놈이 손을 뻗을지도 몰랐다. 저 미식별 행성인이 유물을 더 숨기고 있다면 그것만큼은 필사적으로 막아야 했다. 놈은 저녀석을 죽이고 유물을 빼앗은 뒤 도망칠 수 있으니까.


'내 유물을 칼라바스타 놈이 가지고 있지만 않았다면 나도 그렇게 앞뒤 안 가리고 행동할 수 있었을 텐데....'


일을 벌이고 난 뒤 바로 빠져나갈 수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차이였다.


"저기요, 제안할 게 하나 있는데요."


"응? 제안? 네가? 나한테?"


설명을 다 한 뒤 갑자기 저쪽에서 제안이 들어왔다. 이야기를 차근차근 들어보니 제법 설득력이 있는 말이었다.


'그런데 유물을 넘겨주는 건 좀 문제가 있는데....'


이것저것 고민하던 나는 결국 내가 빼앗았던 유물을 다시 돌려주었다. 이제 와서 더 죄를 늘려봤자 뭐가 달라지겠냐는 자포자기의 심정이었다.


'이 녀석을 미끼로 칼라바스타 녀석이 꼬일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된다면 이번에야말로 그 놈을 죽이고 의뢰품을 되찾을 것이다.


"알았어, 네 말대로 하지 뭐. 적어도 그게 위험한 유물은 아닌 것 같으니까... 아, 그리고 딴 마음 품는 일은 없길 바라. 널 언제 어디서든 찾을 수 있으니 말이야."


'그리고 가능하면 순순히 말을 들어주렴. 안 그러면 너도 죽일 수밖에 없으니까. 아이고, 세피아야 어쩌다 이렇게 됐냐.......'


이미 꼬일대로 꼬여버린 인생. 어떻게 수습해야 좋을지 그녀는 머리가 아파왔다.


"일단 나는 나대로 수색을 시작해볼까. 유물이든, 칼라바스타 놈이든...."


편의점을 떠나는 그녀의 발걸음은 용병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힘이 빠져 있었다.


작가의말

그러고보니 아직까지 주인공의 이름이 언급이 안 되었네요.


주인공 이름은 ‘백아현’입니다. 큼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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