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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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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30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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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팔레이아 행성편 - 육아

DUMMY

"엄마, 엄마."


검은 머리카락에 붉은 눈동자를 가진 소년은 어미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우리 아들, 무슨 일 있어요?"


아이의 어머니, 아마노 와카루는 무럭무럭 자라는 자신의 아들을 높이 안아들었다. 벌써 일곱 살이 된 신의 열쇠, 백아현은 자신의 앞에 있는 활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거 모야?"


"이거? 엄마가 아현이한테 주는 선물~"


"우와아~!"


어린 아이의 눈으로는 당최 눈 앞에 놓인 활이라는 물건이 뭐에 쓰는 것인지 알 방도가 없었으나 선물이라는 말에 막연히 기뻐했다. 행방쫓는 활이라는 이름이 붙은 에우퀸 급 유물은 아마노가 우주사전을 통해 옛 한국인들은 활을 잘 쏜다는 사실을 알아내어 한국인의 피인 아현에게 주기 위해 직접 만든 수제품이었다.


"우리 아들, 생일 축하해요!"


아마노는 1년을 주기로 아현의 생일이 돌아올 때마다 그에게 줄 선물을 하나씩 마련했다. 그녀가 '알고 있는' 바로 인하면, 신의 열쇠는 열쇠로 각성하기 위한 경험이 매우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중한 아들을 맨몸으로 우주에 던져둘 수도 없는 노릇이라 아마노는 자신의 지식을 십분 활용하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생일이라고 놀기만 해선 안 되지요. 오늘도 공부 시간이 찾아왔어요."


뿐만 아니라 아마노는 교육에 열을 올렸다. 넓은 우주에서 아현이 어떤 일을 겪을지 모르는 만큼 아현에게 충분한 지식을 주입해 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아마노가 완전한 전지전능에 이르렀다면 필요 없는 행위겠지만 반쪽짜리인 그녀는 지구에 관한 것과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엄마! 저거, 저거!"


한창 이야기 형식의 교육이 진행되던 와중 아현이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키며 아마노를 불렀다.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에는 끔찍하게 생긴 몰골의 우주 괴물이 맹렬하게 돌진하고 있었다.


"걱정하지 말아요, 엄마가 지켜줄게요!"


아마노는 혹여나 아들의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까 냉큼 아현을 품에 감싸고 손을 뻗었다. 이윽고 그녀가 쓴 은색의 티아라에 장식된 파란 구슬이 빛나며 중력 입자가 발생했다. 그 힘에 휘말린 우주 괴물은 단말마조차 중력에 먹혀 지르지 못하고 사라졌다.


"귀엽따!"


"귀, 귀여워요?"


무수히 많은 팔다리는 그렇다 치더라도 아무렇게다 막 갖다붙힌 것 같은 20개의 눈과 삐뚤삐뚤한 치열은 도저히 귀엽다는 형용사와 어울리지 않는 몰골이었다. 아마노는 아현의 미적감각 역시 손볼 필요를 느꼈다.


"참으로 안타깝도다. 낭군님이 처음으로 외모를 칭찬한 게 내가 아니라 저런 더러운 괴물이라니...."


갑작스럽게 대화에 끼어든 여성의 목소리에 아마노는 오른쪽을 향해 눈치를 주었다.


"누가 낭군이라고요? 누누이 말하지만 댁한테 내 아들을 줄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 그나저나 오늘도 나타났네요. 당신 행색은 아이 교육에 안 좋으니 접근을 삼가달라고 말했던 게 엊그제같은데."


아마노의 옆에는 흉부와 둔부만 비늘옷으로 겨우 가린 붉은 트윈테일의 소녀가 아현을 향해 눈웃음짓고 있었다. 온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용들 중에서 가장 거대하고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규탄의 용 알락차카...의 딸인 알라나였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아마노가 이 처자를 함부로 물리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에헤이, 왜 그러실까. 오늘이 낭군님 생일인 것을 별이 알고 중력이 아는 것을. 그리고 나 또한 누누이 말하잖는가? 낭군님도 나를 좋아한다고 말이다."


"알라나!"


아현은 반가운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알라나에게 안겼다. 아마노는 두통이 온 듯한 제스처를 취하면서 불편함을 피력했다.


"...게다가, 내 행색을 논하기엔 아마노 당신의 몰골 또한 그리 아이의 교육에 도움이 된다고는 말 못하겠구나. 헤헤, 낭군님~!"


용의 사랑을 받는 자. 아현이 가진 능력은 눈을 마주친 모든 용을 매료했다. 물론 용은 그 크기가 크기이니만큼, 눈을 직접 마주칠 일이 없다고 봐도 무방했지만 부르즈 알 샨과 같이 있던 알두르처럼 감지력이 뛰어나거나 알라나처럼 우연히 눈을 마주치는 경우가 앞으로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이래서야 제대로 열쇠로 각성을 할 수나 있으련지....'


열쇠가 각성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중요시된다. 허나 막상 눈앞의 알라나만 데리고 다녀도 우주 웬만한 곳은 프리패스가 가능하다. 제대로 된 경험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아마노는 자신과 아현, 둘을 위해서라도 빠르게 이에 대한 조치가 필요했다.


"낭군님. 오늘은 제가 맛있는 도시락을 싸왔답니다. 같이 먹어요."


"...도시락이라니, 설마 별을 퍼다 담아논 건 아니겠죠? 아현이는 지구인이라서 그런 거 못 먹어요."


괜한 핀잔을 주는 아마노를 알라나가 웃어넘겼다.


"하, 저를 뭘로 보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걸까요. 낭군님께 섭씨 1만도의 먹거리는 맞지 않는다는 것 쯤이야 알고 있답니다."


그렇게 말해놓고 알라나가 꺼낸 것은 다름아닌 돌덩이였다. 아마노는 단박에 그것이 어떤 위성의 파편이라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아니, 위성도 못 먹는 건 마찬가지거든요."


"에엑!?"


"후후, 아무래도 제대로 신부수업이라도 받고 다시 오셔야 할 것 같네요."


실망한 기색으로 다시 자신에게 안기는 아현을 보듬어주며 아마노는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보니 불완전능은 신의 열쇠를 어떻게 키우고 있을까요.'


불완전지인 아마노 자신이야 자기 힘 닿는 데까지 열심히 육아를 하고 있다곤 하지만 반쪽짜리 전능인 그가 어떤 육아를 하고 있을지 내심 궁금해진 그녀였다.


"자, 다시."


인류가 만든 최초의 비과학적 마법병기, '파과곡선의 마법주포'를 뜯어고친 거점에서, 칼을 든 남자와 아직 어린 소녀가 대치하고 있었다. 남자는 이름없는 불완전능. 그에 맞서고 있는 소녀의 이름은 백아연, 흑발에 푸른 눈동자가 잘 어울리는 귀여운 소녀였다.


"으윽...."


소녀는 자신이 놓쳤던 검을 다시 들었다. 검신과 손잡이의 길이를 합쳐 무려 2m는 되어보이는 검은 도무지 일곱살배기 소녀가 들만한 검이 아니었으나 남자의 표정은 일말의 동정조차 비추지 않았다.


"그 정도로는 행성을 쪼개기엔 이르다. 더 힘껏 휘둘러."


갑자기 행성을 쪼갠다니 무슨 말인가 싶지만, 그것이 불완전능이 열쇠에게 요구하는 최저치의 전투력이었다. 그도 열쇠에게 필요한 경험을 위해서 언젠가 우주를 돌아다니게 할 요령이었고, 어디 가서 칼침맞고 죽지 않으려면 행성을 부술 정도의 힘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피잉-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의 눈에서 이채가 스치는 것을 확인한 불완전능은 속으로 생각했다.


'또 이 느낌... 아무래도 나름대로의 밥벌이는 가지고 있는 모양인데.'


지금까지 7년 동안 백아연을 키워오면서 종종 자신의 속이 누군가에게 간파당하는 느낌을 받은 불완전능은 그 원인이 백아연에게 있음을 깨달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녀의 왼쪽 눈이었다.


"나를 어떻게 보든 상관 없다. 어떻게 생각해도 상관이 없지. 나는 그년에 비하면 무식하고 비정한지라, 이러한 방법밖에 떠오르지 않아."


은연중에 이게 널 위해서라는 뉘앙스를 풍긴 불완전능은 대뜸 손가락을 튕겼다. 그 뒤 놀랍게도 아마노를 습격했던 것과 똑같은 종류의 우주괴물이 나타났다.


"휘두르는 연습은 그만하고, 오늘의 실전 연습상대다."


실전과 연습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두 단어를 어거지로 조합한 그는 또다시 자신의 딸이나 다름없는 아이에게 비정한 요구를 가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연은 묵묵하게 눈을 빛내며 오늘의 자신이 상대해야 할 괴물을 마주했다.


"기개가 있는 점은 마음에 쏙 드는군."


그러나 기개가 없던 실력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었다. 불완전능은 죽자살자 싸우는 아연의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기 시작했다. 힘겨워하는 아연을 그저 바라보던 불완전능은 넌지시 말 한 마디를 흘렸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그 여자가 온다고 했지."


그렇게 말한 뒤 아연을 다시 본 불완전능은 무감정했던 그녀의 눈에서 어렴풋이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주타마 바라야. 백아연이 태어나자마자 찾아왔던 오지랖 넓은 여인은 기어코 불완전능에게 지속적으로 찾아와 백아연의 육아에 사사건건 참견을 해왔다. 불완전능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간섭이었지만 그의 학대나 다름없는 스케쥴을 소화해야 하는 아연으로서는 바로 가뭄의 단비나 다름없는 존재가 되었다.


"내가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아니나 다를까 바라야는 너덜너덜해진 아연을 보고 분개했다.


"도대체가! 애를 어떻게 키우는 거야!"


"아무리 생각해봐도 화낼 구석을 못 찾겠다. 가치관과 방식에 대한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건가? 꼴불견이군."


"꼴불견은 웃기고 자빠졌네. 네 방식은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거야! 아연아, 이리 와."


힘겹게 괴물을 쓰러뜨린 아연은 바라야가 부르는 대로 쪼르르 달려갔다.


"아직 어린 애한테 뭘 시키는 건지 모르겠네!"


"단련을 시켰을 뿐이다."


"휴식도 훈련의 일환이거든? 뭐든지 다 가능한 양반이라 그런지 이런 기초적인 것도 무시하는 거냐?"


"...시끄럽군."


불완전능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자 바라야도 입을 다물었다. 그녀가 그에게 이만큼 언성을 높일 수 있는 것도 그녀가 가진 유물인 도플갱어가 카피중인 '생츄어리'의 힘이었다. 실질적으로 무력을 논하고 봤을 때 바라야는 불완전능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기에 그녀 역시 과하게 그를 자극하지 않기로 했다.


"아무튼 오늘은 더 이상 애한테 뭐 시키지 마."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었다. 오늘치 훈련은 다 끝났으니까."


"들었지? 아연아. 이제 그만하고 언니랑 놀자. 아니면 오늘은 푹 쉴까?"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아연. 바라야는 엄마 미소를 지으며 회답했다.


"그래, 그럼 뭐하고 놀까?"


그 물음에 그저 배시시 웃기만 하는 소녀. 바라야는 문득 걱정이 들었다.


'말수가 너무 적은데... 이 양반 설마 단련만 죽어라 시키고 기본적인 것들은 다 건너 뛰는 거 아니겠지?'


종종 아마노 와카루도 찾아가 그의 아들인 백아현을 확인하는 그녀는 둘의 확연히 다른 교육방식에 혀를 내둘렀다. 한 쪽은 아이를 신줏단지 모시듯 대하고 있고, 다른 한 쪽은 아이를 걸레짝 취급하고 있었다.


'이거야 원, 둘 중 한 명이 신이 된다니. 우주의 미래가 어둡구만... 아니지. 그나마 나은 건가?'


그와 동시에 잠시 다른 지구인들을 떠올린 바라야는 그나마 이 둘이 낫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그쳤다.


작가의말

유물 도감

No. 86 파과곡선의 마법주포

등급: 칸차젤라

능력: 암흑 에너지를 원료로 고위력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지구의 문명이 처음으로 과학을 벗어나 마법에 도달했을 때 만들어진 유물. 포신의 크기가 행성 하나에 필적하지만 사거리는 30억 Km로 굉장히 짧기 때문에 칸차젤라 급 유물 중에서는 하위에 속한다. 불완전능이 자신의 거점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최초 형태에서 조금 벗어나 있지만 유물로서의 기능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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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 팔레이아 행성편 - 뒷세계 18.12.07 20 0 11쪽
9 2. 팔레이아 행성편 - 경매장 18.12.04 24 0 11쪽
» 2. 팔레이아 행성편 - 육아 18.11.30 22 0 11쪽
7 2. 팔레이아 행성편 - 우주의 시간은 흐른다 18.11.29 21 0 11쪽
6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대폭발 18.11.27 18 0 13쪽
5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만남, 협상 18.11.26 18 0 11쪽
4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두 외계인(2) 18.11.25 23 0 11쪽
3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두 외계인(1) 18.11.24 27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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