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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유니버스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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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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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0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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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팔레이아 행성편 - 인신매매

DUMMY

"밥 먹는데 계속 쳐다보길래 누군가 했는데 경매장에 있던 사람 맞죠?"


백아현은 태연한 표정으로 남자에게 물었다. 겁먹어봤자 상대가 좋아할 뿐이라고 생각하여 나온 태도였다. 물론 그러면서도 남자가 손에 쥐고 있는 칼에 시선을 떼지 않았다.


'저런 걸로 상처를 입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들지만....'


우주에서 반쯤 상상의 동물 취급을 받는 게 지구인의 현주소였다. 그만큼 강대한 존재라는 소리다. 우주공간에 맨몸으로 있어도 무탈한 육체였지만, 아현은 칼에 찔려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상대를 가볍게 보지 않았다.


'목숨은 하나니까.'


상대가 움직이는 순간 같이 행동을 개시할 생각으로 전신에 힘을 주고 있던 아현은 상대가 대화를 시도하자 긴장을 살짝 풀었다.


"이봐, 너."


"왜요?"


"두말하지 않겠다. 오늘 네가 경매로 낙찰받은 유물을 양보해라."


"왜요?"


"...너보다는 내가 그 유물을 더 가치있게 쓸 수 있기 때문이지."


"왜요?"


백아현의 성의없이 반복되는 되물음에 가면을 쓴 남자가 이를 갈았다. 빠드득 하는 소리에 아현은 뒤늦게 손사래를 쳤다.


"아차, 나도 모르게 그만.... 악의는 없었어요. 그냥 당신이 나에 대해 뭘 알고 있길래 그렇게 단언하는건지 궁금해서요."


그렇게 말하며 아현은 오른발을 뒤로 한 발 뺐다.


"당신이 그렇게 고상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구요."


"...대금을 주겠다. 네가 낙찰받은 가격 그대로 주도록 하지."


그 말에 아현은 코웃음을 쳤다.


"하! 그럴 거면 애초에 정중히 찾아오시든가요. 뒤에서 기습하고 수틀리니 협상이라니."


시선물리금강저의 능력 특성상 아현은 정중하게 나왔어도 거절했을 것이다.


'단검으로 기습한 사람이 유물을 손에 쥔다고? 안 봐도 뻔하지.'


"쳇, 그렇다면 죽어도 원망하지 마라!"


결국 남자는 공격을 시도했다. 아현은 뒤로 뺀 오른발을 그대로 차올려 상대의 손목을 쳐냈다.


"크아악!"


강렬한 통증에 단검을 놓친 남자는 백아현이 성큼성큼 걸어오자 그대로 줄행랑쳤다.


"...슬슬 이 행성을 떠야 하나."


도망치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머리를 긁적거린 아현은 문득 호기심이 생겼다.


'나보다 더 유물을 가치있게 쓸 수 있다고 했지?'


백아현은 시선물리금강저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했다. 경매장에서도 그랬듯이 자연스럽게 암살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


'근데 저렇게 기척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기습하는 사람이 암살자일까?'


스스로에게 돌아온 대답은 '아니올시다'였다.


'뭐 하는 사람이지?'


삽시간에 커다래진 호기심은 아현에게 동기를 부여했고, 결국 아현은 뒤를 밟기로 했다. 아슬아슬하게 남자를 뒤따라잡은 아현은 적정거리를 유지하며 남자를 미행했다. 외행성인 출입금지구역을 넘기 직전, 남자는 무리에 합류했다.


"왔군, 물건은 가져왔겠지?"


"가져왔겠지는 개뿔이. 차녹 네가 준 고물 툴이 우주선 해킹도 못해서 쪽박 차고 돌아왔다."


남자가 가면을 벗으며 그렇게 말하자 해킹 툴을 건네받은 차녹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럴 리가. 노아 급 우주선으로 검증까지 마친 물건인데... 아니, 그렇다고 빈손으로 돌아와? 피커 너, 이번 일에 얼마가 걸려있는지 알기나 해?"


다른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차녹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피커라고 불린 남자는 자신의 손을 내밀며 일갈했다.


"씨발, 잘 알고 있으니까 손모가지가 이 꼴이 났지."


피커가 벌겋게 부어오른 자신의 손목을 보여주자 차녹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냐? 설마 우주선 문을 주먹으로 친 건 아닐테고."


"내가 병신이냐? 직접 만나서 결판내려고 했지."


"그런데 쳐맞고 돌아온 거군. 결국 병신 맞네."


그 말에 피커는 머리꼭지가 돌아버리는 것 같았다.


"니들이 진작에 내 말 듣고 돈을 보태줬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 아니야!"


그 말에 차녹을 비롯한 패거리들은 입을 다물었다. 피커의 말마따나 애초부터 경매로 물건을 확보했다면 이렇게 고생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거야... 아무리 팔레시스 급 유물이라지만 2500만 달러를 쓰는 미친놈이 있을 줄은 몰랐지."


차녹의 말에 피커가 받았다.


"그렇지. 그리고 난 그 미친놈이 칼을 보고도 태연자약하게 있을 줄 몰랐고."


"후우....... 어쩔 수 없지. 그게 없으면 굉장히 차질이 생기겠지만 아예 일을 착수하지 못하는 건 아니니까. 일단 이대로 시작하자."


"아이고, 어느 세월에 물량을 다 맞추냐."


사기가 뚝뚝 떨어졌음에도 누구 하나 다그치는 소리를 낼 수 없었다. 모두에게 잘못이 한 가지는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대화를 몰래 엿듣고 있던 백아현은 머리를 굴리며 상황을 파악했다.


'없으면 차질이 생기겠지만 못하는 건 아니다? 물량을 맞춘다고?'


사람을 몰래 때려눕히기 용이한 물건이 없으면 차질이 생긴다. 그게 없으면 물량을 맞추기 힘들다. 여러 가지 경우가 떠오르던 아현은 순간 한 가지 생각에 미쳤다.


'설마 인신매매는 아니겠지? 에이, 그럴리가.'


아현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어봤지만 한 번 그쪽으로 생각이 들자 겉잡을 수가 없었다.


'뭔가 아귀가 딱딱 맞아떨어지는데?'


점점 생각이 깊어지자 백아현은 불쾌한 감정이 들었다.


'노예가 불법은 아니지만.......'


위르제스 율법상 노예제도가 존재한다. 그러나 합법인 노예와 불법인 노예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 죄를 지어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데 갚을 능력이 되지 않거나, 형벌로 노예형을 선고받은 경우가 아니라면 노예가 될 수 없다. 사람을 덮쳐 납치한 뒤 노예로 부려먹는 것은 명확한 불법이었다.


'이런, 놓쳤다.'


아현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도중 피커 패거리는 외행성인 출입금지구역으로 넘어갔다. 아현은 더이상 그들을 쫓을 수 없었다.


'칼을 가지고 다니길래 혹시나 했는데 역시 팔레이아 사람이었군.'


여기에 있어봤자 별 다른 수가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아현은 일단 우주선으로 돌아갔다.


"엄밀히 말하자면 나랑은 상관이 없는 일이긴 한데."


침대에 누운 아현은 혼자서 중얼거렸다. 어떻게 해야 할지 속으로 갈팡질팡할 때 자주 드러나는 아현의 버릇이었다.


"내가 치안을 지키는 경찰도 아니고, 정의의 히어로도 아니란 말이지."


이대로 팔레이아 행성을 떠난다 해도 아현을 비난할 사람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가슴속에 있는 삼각형은 빙글빙글 돌아 가슴을 쿡쿡 찌르는 중이었다.


"하아~ 모르겠다."


이불을 덮어버린 아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잠들었다. 사건은 이날 밤에 일어났다.


"읍...! 으읍!!"


늦은 밤, 작고 가냘픈 체구의 소녀가 갑작스런 괴한의 습격에 입에 재갈이 물리고 구속당한다. 머리 위로 삐죽 솟아나온 토끼귀를 우악스럽게 잡혀 단숨에 제압당한 소녀는 구조요청도 못하고 그대로 괴한들에게 납치되었다. 안전한 곳까지 이동한 괴한은 마스크를 벗어던졌다. 피커였다.


"아오, 손목 아파 죽겠네. 금강저는 없지만 이정도면 괜찮지 않냐?"


피커의 말에 차녹이 쫑긋 서있는 소녀의 귀를 보며 환호했다.


"와! 헤니즈잖아? 대박 터졌구만!"


선천적으로 잡티 하나 없는 뽀얀 피부와 토끼귀를 필두로 한 귀여운 얼굴이 특징인 헨 성인은 불법 노예시장에서 매우 고가에 거래되는 종족이었다. 성노예로 인기가 높을 뿐더러 종족 특성 상 모행성인 헨에서 잘 나오지 않아 희소성 또한 높았기 때문이다.


"헤니즈는 사내, 계집 가릴 것 없이 고가에 팔리지. 웬만한 노예보다 10배는 더 비싸. 살다살다 헤니즈를 팔레이아에서 보게 될줄이야."


신나서 혼자 떠들어대는 차녹을 보며 피커는 혀를 찼다.


"쯧, 여기서 만족하는거냐?"


"응? 갑자기 또 왜 폼잡냐?"


"상식적으로 헤니즈가 이 먼 곳까지 혼자서 왔겠냐?"


"그 말은... 아직 헤니즈가 남아있다는 뜻?"


차녹은 뛸듯이 기뻐했다. 금강저를 확보하지 못해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단숨에 그 걱정이 날아간 것이다.


"이 년은 혼자 돌아다녔으니 확실하진 않지만, 물어보면 되잖아. 꼬마 아가씨, 팔레이아는 누구랑 놀러 왔어?"


"흐읍...!"


납치당한 헤니즈 소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그리고 악몽같은 밤이 지나, 아침이 찾아왔다.


"...아침이 이렇게 상쾌하지 않은 건 또 처음이네."


한껏 기지개를 켠 아현은 샤워를 마치고 우주선 밖으로 나갔다. 그로서는 드물게도 경매장이 아닌 길거리로 향했다.


'오늘은 경매장 갈 기분이 아니야.'


특별한 목적 없이 길거리를 돌아다닌 아현은 갑자기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그림자에 고개를 들었다.


"...뉘신지?"


"아, 이거 참. 실례했습니다. 팔레이아 경매장의 유명인을 만났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그만...."


'경매장에 다니는 사람인가?'


"에펜이라고 합니다. 팔레이아에서 부동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현은 에펜이 건네주는 명함을 받았다. 입은 옷이며 부동산을 하고 있다는 말이 경매장에 자주 들락거릴 법한 부자처럼 보였다.


"반갑습니다. 백아현이에요."


"오늘은 팔레이아 경매장에 가지 않으시는군요. 역시 백아현씨도 오늘은 '그쪽'에 가시는 겁니까?"


"그쪽이요?"


백아현은 순간 어떤 냄새를 맡았다. 어제 봤던 가면의 남자에게 풍겼던 냄새와 비슷한 냄새였다.


"앗차! 그러고 보니 백아현씨는 모를 수도 있겠군요. 지하경매장을 말한 겁니다."


'지하경매장....'


딱 봐도 수상쩍은 네이밍에 백아현은 턱을 한 번 쓸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에펜은 아현에게 제안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어떠신지요? 지하경매장에 같이 가보심이?"


아현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팔레이아 경매장과 다른 점이 있나요?"


"큭큭, 당연하죠. 하지만 제 입으로 일일이 설명하자면 복잡하니, 직접 가서 경험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백아현은 에펜을 따라 후미진 거리로 들어갔다. 도착한 곳은 멀쩡해보이는 회사 건물이었다.


"여기라구요?"


"지하경매장은 매번 장소가 바뀝니다. 오늘은 이곳에서 열린다고 언질을 들었거든요. 아, 그 전에 얼굴을 가리시는 게 좋을 겁니다. 아무래도 떳떳한 곳은 아니다보니 익명성이 중요하거든요."


아현은 에펜이 준 가면을 받으며 물었다.


"당신은 괜찮은가요?"


"뭐, 사실 저처럼 수시로 들락날락거린 사람은 얼굴을 가리나 마나입니다. 다른 대외활동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알 사람은 다 알거든요."


에펜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린 아현은 이윽고 놀라운 광경을 맞닥뜨렸다.


"신사숙녀 여러분! 지하경매장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그곳에는,


"오늘의 상품 테마는! 노예입니다!"


누가 봐도 불법인 노예들을 나열한 채 광기의 파티를 벌이는 악마같은 놈들이 즐비했다.


'......!'


아현은 눈을 살며시 감고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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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3. 있어선 안 되는 것들 - 조짐 18.12.13 9 0 11쪽
13 2. 팔레이아 행성편 - 타타라 18.12.12 26 0 11쪽
12 2. 팔레이아 행성편 - 분노 18.12.10 21 0 12쪽
» 2. 팔레이아 행성편 - 인신매매 18.12.08 16 0 11쪽
10 2. 팔레이아 행성편 - 뒷세계 18.12.07 17 0 11쪽
9 2. 팔레이아 행성편 - 경매장 18.12.04 21 0 11쪽
8 2. 팔레이아 행성편 - 육아 18.11.30 19 0 11쪽
7 2. 팔레이아 행성편 - 우주의 시간은 흐른다 18.11.29 19 0 11쪽
6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대폭발 18.11.27 16 0 13쪽
5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만남, 협상 18.11.26 15 0 11쪽
4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두 외계인(2) 18.11.25 21 0 11쪽
3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두 외계인(1) 18.11.24 23 0 10쪽
2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운석 찾기 18.11.23 22 0 13쪽
1 1. 처녀자리 초은하단 - 미식별 행성 18.11.22 3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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