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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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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군자행
작품등록일 :
2018.11.2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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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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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1)

DUMMY

조건 (1)


“오랜만에 뵙는군요.”

인사를 하는 주앙의 모습을 보고 디오도르 공작 역시 주앙에게 인사를 했다.

“이번에는 에스핀에서 얼굴을 보게 되는구만...”

주앙이 권해준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천막 안을 둘러보던 디오도르 공작이 오면서 보았던 광경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굳이 이렇게까지...”

“전쟁에 대해서는 어떤 말씀을 하셔도 저는 듣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 최선을 다해 포르투의 적들을 응징을 할 뿐입니다.”

단칼에 디오도르와의 대화를 거부하는 주앙이었다.

“하지만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나?”

대화의 여지를 만들어보려는 디오도르 공작의 말을 주앙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이미 악마 소리까지 들었고 전쟁까지 하겠다고 다른 나라를 하나 건너서 쳐들어오는 놈들하고, 길 열어주고 같이 죽으라고 등 떠미는 놈들이 수두룩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이 정도의 독심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차가 입에 맞지 않으시면 사람을 부르시지요. 그럼 슬라브 자작이 대신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천막에서 나가 사라지는 주앙의 모습을 보고 한숨을 내쉬며 분을 삭히는 디오도르 공작이었다.


“지금 이 서신을 가지고 왕성으로 가. 최대한 빨리. 그리고 네가 모리스 후작님을 도와주도록 해. 그리고 슬라브 자작님께도 부탁드렸으니 헤로그니아에게도 도움을 요청해서 같이 상대하게 만들어. 알았지?”

급하게 서신을 적어 쥐어주면서 문동의 등을 떠미는 주앙을 야속하게 쳐다보며 한마디 툭 던졌다.

“자직님. 후작님께 드리는 서신을 분명히 잘 전하겠습니다. 그런데... 에바 영애께는 따로 전해줄 편지 없습니까? 후작각하께서 영애를 생각하시는 마음이 아주 많이 극도로 크신 것 같은데...”

“...”

원망스러운 듯이 쳐다보는 문동의 시선을 외면하고 주앙을 활짝 웃어보였다.

“고생스럽겠지만... 잘 해.”

“윽...!”

딸바보 후작의 짜증은 알아서 하란 얘기였다.

문동을 보내고 주앙은 즉시 기사단을 소집하여 다음 공략지를 파괴할 것을 지시했다.

“더 과격해보이고, 더 처참한 모습을 보이도록 신경 좀 써주세요.”

주앙의 명령대로 기사단이 요란스럽게 출전하고, 그 기사단이 나가는 모습에 에스핀 왕국의 기사단과 귀족들이 수근거렸다.

“아무리 전쟁 중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무시를 하다니...!”

병사들의 수근거림은 약간 다른 내용이었다.

“또 마을을 불태우러 가는 것 같아.”

“젠장! 잔인한 놈들!”

귀족들은 그저 땅따먹기와 화풀이로 보이는 포르투 왕국의 초토화 작전이 땅을 경작하고, 살아가야 하는 병사들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악마 그 자체였던 것이다.

“게다가... 눈에 사람이 띄면 절대로 살려두지 않는다고 하던데...”

“뭐?”

“소문인데... 어떤 곳이든지 기사단과 포르투 병사들이 나타나면 무조건 도망쳐야 살아남을 수 있대. 지나간 자리는 모조리 다 불태우고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고 하더라구. 게다가 정말 한참이 지나도 그 자리에 풀도 자라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건 아마 여기 검은 머리 악마의 저주가 땅에 스며서 그런 걸거야.”

이 이야기를 에스핀 왕국의 기사 하나가 들었다.

“네 이놈!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화를 내는 기사의 모습에 병사는 땅에 엎드려 살려달라고 빌었다.

이 모습을 눈과 귀가 멀쩡히 달리 고위 귀족이 못 볼 리가 없었다.

“무슨 일이냐?”

디오도르 공작의 물음에 기사는 반쯤 뽑은 검을 집어 넣고 고개를 숙인 채 정중히 대답하였다.

“병사 하나가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어 징계하려던 참이었습니다.”

“그 헛소문이 무엇이냐?”

공작의 시선이 병사에게 향하자 병사는 더욱 납작하게 엎드리고 살려달라고 빌었다.

“살려줄테니 넌 그 소문을 말해라.”

공작의 말에 병사는 아는대로 들은대로 모두 말을 했다.

“...해서 검은 머리의 악마가 저주를 내려 그의 기사단이 지나간 곳에는 절대 나무와 풀이 자라지 못한다는 소문입니다.”

병사의 말을 들은 공작은 무언가 미심쩍은 생각이 들었고, 즉시 주앙을 찾아갔다.

“자작! 내가 지금 이상한 이야기를 듣고 왔네. 지금 출전한 기사단은 어디로 향하는 것인가?”

디오도르 공작의 말에 주앙은 공작을 빤히 쳐다보았다.

“내가 어째서 우리 왕국의 군사 작전을 타국의 고위귀족에게 알려줘야 하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주앙의 말에 공작은 자신이 실수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험! 그것이 아니라... 듣기에 좋지 않은 소문이 돌고 있어 걱정이 되어 온 것이네.”

하지만 공작의 말에도 주앙의 시선은 시큰둥하게 있을 뿐 변하지 않았다.

“자네가 저주를 내려 땅에서 생명이 자라지 못한다는 말도 안되는 소문이... 하하... 그래서 걱정이 되어... 온 것이라네. 그래도 자네와 안면이 있는데 명예에 흠이 가는...”

“맞습니다.”

“그럼 그렇지...뭐? 뭐가 맞다는 말인가?”

“땅에 생명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것이 맞다는 말씀입니다.”

주앙의 말에 굳어버린 공작에게 주앙은 차갑게 말했다.

“포르투 왕국은 왕국의 적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습니다. 우리를 넘보고 해치려는 자들의 모든 것을 파괴합니다.”

“정말... 저주를?”

공작이 무심코 중얼거리자 주앙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저주는 무슨... 마침 우리 영지에는 소금이 많이 나와서 땅에 소금을 듬뿍 뿌려주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많은 소금을 이 땅에 뿌려놓느라 소금값이 오르고 있어 걱정이군요.”

그 말은 일부러 소금을 뿌려 땅을 죽이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사람이 어찌...! 그럼 이 땅에서 농사를 짓는...”

“나가주시지요. 그리고 저는 왕국의 적에게 베풀 자비 따위는 단 한줌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냉정하게 말하는 주앙을 보고 디오도르 공작은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현실적으로 10만 가까이 되는 포르투 왕국의 병력을 막을 수 있는 힘이 현재 에스핀 왕국에는 없었다. 물론 모든 대귀족이 힘을 합치면 다시 싸울 수 있겠지만 결국 전쟁터는 에스핀 왕국의 땅이었다.

게다가 저들은 점령지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부수고 있었다. 사람은 모두 죽이고, 밭과 집과 숲은 모조리 태워버리고, 재산은 약탈하여 갖는다.

만약 전쟁에 이기더라도 이 땅은 살아갈 수 있는 곳이 못된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에스핀 왕국의 국력을 떨어질 것이고, 많은 문제가 생길 것이다.

“자네...”

“안면을 보아 참아드리는 것도 마지막입니다. 더 이상 사령관 막사에서 우리의 작전을 염탐하려 한다면 참지 않겠습니다.”

꺼지라는 얘기였다.

“언젠가는 자네의 만행에 대한 댓가를 받을 것이다!”

사납게 말을 내뱉은 공작은 뒤돌아 막사에서 나가 일행을 재촉하여 포르투 왕성으로 출발하였다.

공작의 갑작스런 출발에 모두 어리둥절했지만 딱딱하게 굳은 공작의 얼굴을 보고 말을 걸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포르투 왕국의 점령지에 대한 소식은 포르투 왕실과 에스핀 왕실 두 곳에 모두 전해졌다. 물론 포르투 왕실에 소식을 전한 사람은 주앙의 서신을 가지고 간 문동이고, 에스핀 왕국에 소식을 전한 것은 디오도르 공작의 서신을 가진 기사 한 명이었다.


- 현재 왕국군은 8만 5천 정도가 작전을 수행중이며, 마키아 영지 전체를 초토화하고 있음.

현재 사기와 보급에 전혀 문제 없음.

모크라, 오스라, 메르토냐 등은 이미 사람이 살아갈 수 없으며, 나머지 도시와 마을도 모두 초토화 시킬 예정 임.

에스핀 왕국에서 원하는 답을 하지 않을 경우 바르소냐까지 진출하여 마키아에서 진행하던 작전을 이어서 하겠음.


전쟁 중이라 모든 대영주들은 수도에 모여 있다가 주앙의 서신이 도착했다는 이야기에 모두 왕궁에 입성하여 대전에 모였다.

그리고 주앙의 서신을 읽은 페르난도 국왕과 귀족들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 부분을 이해시켜야 할 문동이 국왕 앞에 엎드려 있었다.

“이게 무슨 소리냐?”

국왕은 문동에게 물었다.

“지금 에스핀 왕국에서 디오도르 공작을 책임자로 한 협상단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거기에 따라 우리 군이 철수하기 전 원하는 것을 에스핀 왕국에게서 받아내라고 어스 자작이 말하였습니다.”

“그런데 초토화라니...?”

국왕의 물음에 잠시 할 말을 정리한 문동이 있는 그대로 보고했고, 주앙의 만행에 포르투 왕국의 귀족의 얼굴도 하얗게 변했다.

“그...러니까... 눈 앞에 살아있는 생명을 무엇이라도 용납하지 말라고 했단 말이냐? 그것이 사람이든, 짐승이든, 나무든, 잡풀이든...?”

“네. 하여, 그 땅위에 있는 모든 것을 불태우고 다시는 생명이 자라나지 못하도록 소금을 뿌려 나무와 풀뿌리까지 말려죽이고 있사옵니다.”

“허어...”

잔인하고 잔혹하다.

같은 인간으로써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든다.

“그리고...”

“그리고 무엇이냐?”

“어스 자작의 말이...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적은 바로 힘을 길러 복수를 하러 올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풀을 베어 없앨 때에는 그 뿌리까지 없애야 한다는 말씀을 꼭 전하라 하였습니다.”

“...알았다. 물러가라.”

“네.”

문동이 물러나자 페르난도 국왕이 안데이루 공작과 베드로 후작, 모리스 후작을 쳐다보았다.

세 명의 고위귀족들에게 의견을 이야기하라는 말이었다.

“이기는 전쟁을 하고 있음에도 그리 기쁘지만은 않군. 어쩌면 좋겠는가?”

국왕의 말에 안데이루 공작이 먼저 이야기를 했다.

“어찌되었던 현재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은 우리입니다.”

안데이루 공작의 말이 끝나자 모리스 후작이 말했다.

“실은 바다에서도 전투가 있었습니다.”

“뭣이?”

귀족들의 술렁임이 커졌다.

어차피 바다라고 해봐야 모리스 영지 외에는 접하고 있는 영지가 없어 누구도 바다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에스핀의 해군이 공격을 해왔단 말인가?”

국왕의 걱정에 모리스 후작은 안심을 시켰다.

“심려치 마소서. 이미 적의 해군을 무찔렀으며, 적의 함대는 크게 패해 도망쳤습니다.”

그리고 품에서 두루마리를 꺼내 국왕에게 건넸다.

“적 전함 150척 이상 전소. 포로 400명. 그 중 귀족은 없음.”

간략한 보고이지만 에스핀 왕국의 전함을 150척이나 불태웠다는 이야기에 모리스 영지의 저력을 엿본 귀족들은 불안한 눈빛으로 모리스 후작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하면 이런 전과를 올릴 수 있지? 피해가 나와 있지 않을 것을 보니 모리스 영지의 해군은 매우 강한가 보군.”

베드로 후작의 물음에 귀족들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하아... 그것이...”

머뭇거리는 모리스 후작에게 눈빛으로 어서 말하라는 국왕의 재촉이 보였다.

“어스 자작이 만든 독을 뿌려 사람들은 중독시키고 적의 배는 모두 오염시켰습니다.”

“응? 독?”

“오염?”

술렁이는 귀족들.

하지만 더 이상 말하기 껄끄러워하는 모리스 후작의 모습을 보고 국왕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에스핀은 육군과 해군 모두 우리에게 패배하고 협상을 위해 디오도르 공작을 보낸 것이로군. 그럼 이 협상은 안데이루 공작과 모리스 후작이 맡는 것이 어떤가?”

안데이루 공작과 모리스 후작은 고개를 숙여 국왕의 명령을 받들겠다고 하였고, 회의는 몇몇 사소한 것을 추가로 논의한 후 끝이났다.


“으아아악! 이 악마같은 놈!”

펠리페 3세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아니 왕이라서 일어나는 분노가 아니다. 전쟁에도 어느 정도 선이라는 것이 있다. 하지만 마키아 영지를 망치고 있는 포르투 왕국의 병사들은 너무 했다. 모두 태우고 소금까지 뿌려 다시는 살아갈 수 없는 죽음의 땅으로 만들고 있다.

“참을 수 없다! 모두는 당장 그 악마놈을 죽여라!”

국왕의 분노에도 귀족들은 답이 없었다.

“어찌 답이 없는가?”

국왕의 물음에 배르롯사 후작이 말했다.

“이미 많은 피를 흘렸습니다. 서둘러 협상을 하여 우선 포르투와의 전쟁을 종결지어야 합니다.”

후작의 말에 대부분의 귀족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멍청하긴...! 마키아 다음은 어딜 것 같나? 응? 도이치에 길을 열어준 영지가 어디였지? 그렇군. 다음이 바르소냐 영지겠군. 그리고 바르소냐가 모두 시커멓게 변하고 나면 베르롯사다.”

펠리페 3세의 강한 비판에도 후작은 차분하게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협상이 진행되기를 빌어야겠지요.”

이미 해군력을 상실하고, 육지에서도 다른 영주들을 지켜줄 수 없는 국왕은 그저 더 넓은 땅을 다스리는 영주와 다를 바가 없다.

으드득!

이가 갈리는 펠리페 3세였지만 귀족을 누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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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모리스 영지 지도 19.02.20 2,209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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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자존심 (3) 19.05.20 926 11 17쪽
104 자존심 (2) 19.05.18 957 9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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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여행 (4) 19.05.14 895 13 18쪽
101 여행 (3) 19.05.11 922 11 18쪽
100 여행 (2) 19.05.08 920 13 29쪽
99 여행 (1) 19.05.02 973 11 13쪽
98 조건 (4) 19.05.01 946 12 12쪽
97 조건 (3) 19.04.30 927 14 15쪽
96 조건 (2) 19.04.29 934 16 13쪽
» 조건 (1) 19.04.27 985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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