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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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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군자행
작품등록일 :
2018.11.2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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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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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4)

DUMMY

조건 (4)


협상 네 번째 날.

결국 에스핀 왕국의 귀족 세 명은 더 이상 재고 말고 할 것 없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며, 주앙이 이끄는 군대를 물려달라고 했다.

에스핀 왕국의 자존심은 뭉개졌고, 디오도르 공작과 두 명의 귀족은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 포르투의 군대가 물러나는 조건으로 에스핀 왕국에서 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도이치 왕국과의 국교 단절을 선포하고 어떠한 교류도 허용하지 않는다.

둘째, 도이치 군대가 지나가도록 길을 열어준 영지의 영주들은 포르투 왕국의 사과의 표시를 해야하며, 추후 포르투 왕국의 사절단의 방문을 받는다.

셋째, 왕국 간 친선의 의를 저버리고 귀족들을 관리하지 못한 왕실은 매년 20만 골드의 위로금을 포르투 왕실에 5년간 지급한다.

넷째, 포르투 왕국과 도이치 국의 전쟁 시 에스핀 왕국은 어떠한 군사 행위와 외교 행위를 하지 않는다.


에스핀 왕국의 세 귀족이 협상 테이블에서 일어나 돌아가려는데, 모리스 후작이 디오도르 공작을 붙잡으며 두루마리 두 개를 내밀었다.

“뭐요?”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했다는 생각에 좋지 않은 기분이라 날카롭게 물었지만 모리스 후작은 난처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죽는 이가 많아지니... 어서 돌아가시는 것이 좋을 듯 싶어 드리는 겁니다.”

그 말에 디오도르 공작은 내밀어진 두루마리를 펼치니 알수 없는 모양과 문자가 묘한 색깔의 물감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건...?”

“한 명은 바로 에스핀 왕성으로 가셔서 국왕의 직인을 받아 오실 수 있을 겁니다. 저희도 바로 어스 자작에게 갈 예정입니다.”

그러면서 두루마리 하나를 더 빼서 디오도르 공작에게 보여주었다.

“하아... 호의에... 감사하오.”


그 날 주앙은 군대를 이끌고 에스핀 왕국에서 철수를 하였고, 에스핀 왕국의 국왕 펠리페 3세는 화를 내기는커녕 그저 말없이 고개만 숙이고 눈을 감고만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전에 에스핀 왕궁 대전에서 왕에게 반기를 들었던 바르소냐의 영주와 베르롯사의 영주 두 명은 왕실에서 자신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성토했지만

“빨리 협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언성을 높이던 사람들이 할 말은 아닌 것 같군.”

이라는 펠리페 3세의 말에 더 이상 말을 못하고 영지로 돌아갔다.

에스핀 왕국이 더 크게 타격을 입기를 바랬던 프랑크 왕국은 실망했고, 뒤끝이 불안한 신성 도이치국은 불안해 했으며, 주앙이 포르투로 돌아오는 것을 들은 잉그램은 눈치를 보았다.

몇 개월에 걸친 전쟁이 끝이나고 주앙이 포르투의 왕성으로 귀환하자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꽃가루를 날리며 포르투의 군대의 승전을 환영했다.

사람들의 기뻐하는 모습에 기사들과 병사들의 어깨가 으쓱거리며 올라갔고, 옆에서 병사들을 따라 같이 걷는 아이들은 병사들은 번쩍 들어 어깨에 태우고 걸었다.

내전에서도 무서웠던 주앙이 외국에서도 그 위명을 떨치고 돌아오자 귀족들은 떨떠름한 표정이었으나 그렇다고 환영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주앙을 비롯한 작위 귀족들이 대전으로 들어와 무릎을 꿇고 왕에게 승전을 보고 하자 왕은 노고를 치하하였고, 왕실의 돈을 풀어 3일동안 축제를 벌일 것을 명했다.

이에 왕국민 모두가 만세를 부르며 부둥켜 안고 기뻐했으며, 귀족들은 찌그러지는 표정을 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전후 서로의 군대를 챙겨 영지로 돌아가기 위해 귀족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때, 모리스 후작의 방에 노크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주앙입니다.”

“들어오라.”

에스핀에서 돌아오고 처음으로 개인적으로 만나게 된 모리스 후작은 자리에서 일어나 승전하고 돌아온 주앙을 맞이하려 하였다.

딸깍. 끼이익.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사람은 검은 머리에 하얀 피부, 윤기가 흐르는 긴 머리에 걸을 때마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하얀 드래스를 입은 미녀...

“응?”

“아...빠.”

수줍어 하는 에바의 뒤를 이어 주앙이 들어왔다.

“흠...!”

주앙의 머쓱한 모습에 모리스 후작이 슬쩍 흘겨보았다.

그런데 그 뒤를 이어 검은 색의 딱 달라붙는 드래스를 입은 레나까지 들어오자 모리스 후작의 표정이 굳어졌다.

“흠...!”

세 사람이 방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자 방 안에는 고요한 침묵이 돌았다.

“후작각하. 따님을 얻으려고 왔습니다.”

주앙의 말에 모리스 후작의 시선이 레나를 향했다.

“온전히 내 딸만의 사람이 되기를 바랬건만...”

“국왕 전하께서 워낙...”

주앙의 변명같지도 않은 변명에 모리스 후작의 홱 짜증을 냈다.

“되었다!”

그리고 애틋한 시선으로 에바를 바라보았다.

“부디 넌 꼭...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네.”

영지가 어려워 귀족의 영애라면 항상 파티참석으로 바빠야 하건만 그런 파티 한번 제대로 가보지도 못했고, 항상 어쌔신의 위협에 불안에 떨며 보내던 모습에 눈에 아른거리자 모리스 후작의 눈에서 왈칵 눈물이 솟아올랐다.

“이제 어스 자작령으로 가면...”

모리스 후작은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저... 그것 때문에 상의 드릴 말씀이...”

“지참금 때문이냐?”

다시봐도 아깝고 또 봐도 애처로운 딸이 혼자가 아닌 둘 중에 하나의 신부가 되는 것에 다시 부아가 치밀은 모리스 후작은 사납게 쏘아붙였다.

“아니... 영지를 받았지만 사는 곳은 모리스 후작성으로 하고 싶어서...”

“응?”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린가?

영주가 자기 영지에서 살지 않고, 처가에서 살겠다고? 아니면 모리스 후작령을 내놓으라는 얘기인가? 어차피 에바 말고는 자손이 없으니 미리 물려달라는 이야기? 아니면 영지전?

“무슨... 소린가?”

“아... 그게... 크램프 자작령을 받기는 했는데 제가 워낙 많이 망가뜨려서 성도 다 시커멓게 타버렸고... 또 살던 곳이 편하기도 하고 해서 좀 신세 좀 지고 싶습니다.”

아... 그 소리였구나...

이해가 되는 모리스 후작은 다시 주앙을 쏘아보았다.

“흥! 결국 자기 땅을 자기가 다 태워먹고 아내 덕을 보고 살겠다는 것이로군! 내 딸에게 더 잘하도록 하라.”

결국 레나보다 에바에게 더 신경쓰라는 이야기였다.

물론 듣고 있는 레나는 모리스 후작의 말에 신경도 쓰지 않고 가만히 있었지만 그게 더 수상했다.

갑자기 불안한 마음에 힐긋 레나를 쳐다보자 모리스 후작은 자신이 상당히 실수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레나의 등 뒤에 시뻘건 불덩어리 5개가 허공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었던 것이다.

“험! 물론 사내라면 아내들 모두 공평하게 사랑을 나누어 주는 방법을 깨우쳐야 하지. 험!험!”

“아빠... 말씀이 아까랑은 좀 다르시네요.”

“어? 그게 아니라...”

“후작님의 딸 사랑을 잘 알았어요. 왠만하면 제가 양보하고 살려고 했는데 역시 사랑은 쟁취하는 거겠죠?”

레나까지 슬슬 기세를 올리자 태극권으로 수련을 쌓고 주앙의 영약과 음양대법으로 쌓인 내력으로 서늘한 기세를 올리는 에바.

후작의 방 안에는 레나의 뜨거운 기운과 에바의 차가운 기운이 휘몰아치기 시작했고, 모리스 후작은 난감한 얼굴로 주앙을 쳐다보았다.

“이...이보게...”

당황하는 모리스 후작의 목소리가 들리자 순간 레나와 에바의 기세가 완전히 사라지더니 에바가 모리스 후작의 오른팔에 매달려 빙긋이 웃음을 지었다.

“장난이에요.”

얼떨떨해진 모리스 후작은 눈을 돌려 레나를 보니 허리에 손을 얹고 깔깔거리며 웃고 있었고, 괘씸한 마음에 주앙을 보니 왼손으로 이마를 감싸준 채 한숨을 푹푹 내쉬는 것이 보였다.

“자네... 어쩌면 복이 아닐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내 착각이길 빌겠네.”

“휴... 저도 그렇게 빌고 있겠습니다.”

방 안에서 즐겁게 웃는 두 여자와 한숨을 내쉬는 두 남자는 어딘가 닳아보였다.


주앙의 결혼식은 왕이 주례를 맡아줄 정도로 크고 성대하게 치러졌다. 포르투의 전쟁영웅이 결혼을 하는 것에 왕국민들은 크게 환호했고, 왕실에서는 4써클의 천재 마법사가 왕국의 귀족과 결혼을 하여 왕국민이 되니 왕국의 전력이 올라간다.

왕실도 결혼 당사자도, 왕국민도 모두 좋아하는 결혼에 오직 귀족들만 우려와 불만을 가지고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누가 왕국의 마스터인 주앙과 미친 오우거 미녀인 레나를 건드릴까? 게다가 주앙의 장인의 기사단에는 마스터가 20명이나 된다. 몇 년 전만해도 가장 존재감이 없던 영지의 영주가 가장 강한 무력과 비누와 소금을 수출하는 금력까지가 가지고 있는 최강자가 되었다.

국왕까지도 모리스 후작에게 강한 호감을 보이지 않는가.

대영주들은 왕성의 피로연 자리에서 모리스 후작에게 축하인사를 보내지만 마음의 꺼름직함을 지우지 못하고 그저 입에 발린 축하 인사만 해댔다.

“축하하네.”

안데이루 공작 역시 영지로 내려가지 않고 모리스 후작에게 축하인사를 건넸다.

가만히 안데이루 공작을 바라보던 모리스 후작은 한숨을 내쉬고 인사를 받았다.

“감사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던 안데이루 공작은 쓰게 웃으며 말했다.

“에스핀과의 전쟁이 끝이 났으니 이제는 안을 정리해야 겠지.”

“...”

“언제쯤 내려올 생각인가?”

안데이루 공작의 노골적인 물음에 모리스 후작은 저만치 떨어져서 슬라브 자작을 구박하는 레나와 그 레나를 말리는 에바, 그리고 당황한 듯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주앙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사실... 결혼식을 보기 전까지는 당장이라도 쳐들어가 아내를 죽인 자의 모든 것을 다 불태워버리고 싶었습니다.”

“...”

“얼마 전, 사위가 결혼을 하면 모리스 영지에서 살고 싶다고 하더군요.”

“자기 영지로 가지 않고?”

안데이루 공작도 살짝 놀란 듯이 물었다.

“다 태워버려서 자신이 있을 곳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런가?”

“네. 다 태워버리고 다 지워버리면 저도 있어야 할 곳이 없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래서 생각 중입니다. 아직도 분하고, 원통하고, 참기 힘들지만... 그렇게 다 지우면 나 혼자만 남는 것이 아닌지...”

모리스 후작의 말에 안데이루 공작도 가만히 주앙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렇군... 어차피 귀족이 되어 이렇게 정치라는 것을 하면, 옆에 같이 가는 사람은 친구가 아니라 모두 적이구만... 없으면 자기 존재까지 부정당하게 만드는 적...”

자식도 며느리도 손자도 없이 이제 혼자만 남아버린 안데이루 공작.

“모두 잃고 나니 내가 지금까지 한 일이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지. 전하의 몸에 대해 알고나서는 내가 그 동안 살아왔던 세월이 모두 무너지고...”

그런데 그 둘의 사이로 베드로 후작이 끼어들었다.

“친해지지 못할 두 분이서 이렇게 오래 이야기를 나누시다니 놀랍군요.”

베드로 후작은 저기에서 주앙의 어깨를 툭 치며 건들건들 시비를 거는 스바일라와 으르렁 대며 투닥거리는 주앙을 보면서 말을 했다.

“확실히 우리의 사이가 좋을 수는 없겠지.”

안데이루 공작의 표정은 변화가 없었다.

“우리도 서로에게 못할 짓을 참 많이도 했지요.”

베드로 후작의 중얼거림에 두 사람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두 분은 머리고 제가 칼이었군요. 아드님도, 후작 부인도...”

베드로 후작의 말에 안데이루 공작과 모리스 후작의 얼굴이 굳어졌지만 그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리하임이 얘기하는대로 어쌔신을 움직이고, 어스 자작이 만들어준 상황 때문에 리하임의 목을 쳐야 하고... 이거 원...”

둘이 싸우는 것에 자신의 영지는 칼일 뿐이고, 사람이 칼을 휘두르면 사람이 죄를 지은 것이지 칼이 죄를 지은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뭐... 승자는 이미 정해진 것 같습니다만...”

베드로 후작의 마지막 말에 안데이루 공작은 껄껄 웃었다.

“그래... 맞아. 내가 졌네.”

순순히 패배를 인정하는 안데이루 공작의 말에 베드로 후작의 표정이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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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자존심 (1) 19.05.16 936 11 14쪽
102 여행 (4) 19.05.14 890 13 18쪽
101 여행 (3) 19.05.11 917 11 18쪽
100 여행 (2) 19.05.08 912 13 29쪽
99 여행 (1) 19.05.02 967 11 13쪽
» 조건 (4) 19.05.01 941 12 12쪽
97 조건 (3) 19.04.30 921 14 15쪽
96 조건 (2) 19.04.29 926 16 13쪽
95 조건 (1) 19.04.27 979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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