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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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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군자행
작품등록일 :
2018.11.2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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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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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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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여행 (4)

DUMMY

여행 (4)


숀은 모처럼 맛있게 먹은 닭고기 스튜의 맛을 생각하며 침대에 누웠다.

모리스 후작령의 서부지역은 다스리는 귀족이 거의 오지 않아 행정관의 힘이 강하게 작용한다. 그래서 항상 일이 끝나면 이렇게 맛있는 저녁식사와 푸근함 잠자리가 주어진다.

“처음에 어스 자작이 영지의 주인이었을 때는 정말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카이산의 산적을 없애고 어스 자작이 이곳 영지를 다스린다고 했을 때는 정말 지옥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에게 고통을 준다거나 시체처럼 변한 산적들을 수레에 싣고 내려오던 모습은 정말 충격이었다.

게다가 왕국의 마스터다.

“그래도 남쪽의 영지로 가버렸으니 내가 이렇게 살 수 있는거지.”

어제도 행복했고, 오늘도 즐거웠다.

이제 다가올 내일을 기쁘게 기다리며 눈을 감았다.


콰앙!


밖에서 들리는 큰 굉음에 숀은 벌떡 일어났다.

“뭐냐?”

큰 소리로 밖에 있을 병사에게 물었다.

하지만 병사의 목소리보다 밖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고함소리 연이어 들리는 폭발음이 숀의 귀를 때렸다.


콰앙! 쾅!

뿌직! 우르르릉!


폭신한 침대에 앉아있지만 그 진동이 숀의 엉덩이에까지 전해졌다.

“뭐... 뭐지?”

숀은 일어나 나무로 된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병사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모습과 성문이 박살나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어져 있는 것이 보였고, 자욱한 먼지가 피어올라 큰 길쪽은 잘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는 옷을 주섬주섬 입기 시작했다.

“누가 사고를 친거야? 이 밤에 성가시군.”

영주 대신 영지를 감독하고 세금을 걷어 올리는 숀이기에 당연히 성에서 일어난 이 정도의 큰 사고는 확인을 해야 했다.

“젠장! 왜 이런 밤에 사고가 나서는...”

옷을 챙겨입고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펑!

“크아악!”

방문의 터지듯이 덮치며 숀과 충돌했고, 숀은 떨어져 부딪혀 온 문짝과 한몸이 되어 바닥에 뒹굴렀다.

“네가 행정관이냐?”

발자국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

엄청난 충격에 온 몸이 아팠지만 몸통위에 있던 커다란 문짝을 밀어내고 손을 내저어 먼지를 날리자 눈에 보인 남자는 검은 머리에 작은 코, 째진 눈꼬리에 검은 눈동자.

“어... 어스 자작님?”

온 몸이 얼어붙는 것 같은 느낌이 숀의 뒷목부터 시작되었다.

“어... 어떻게?”

“죽도록 고통을 받다가 잘못을 자백할테냐? 먼저 자백하고 깨끗하게 죽을테냐?”

냉정한 주앙의 말에 정신을 차린 숀은 재빨리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분명 어스 자작이 나타났다는 것은 자신의 비리를 알아채고 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선 빌어야 살 수 있다는 것이 숀이 도출해낸 결론이었다.

“살려주십시오! 잘못했습니다.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숀은 바로 엎드려 주앙에게 자비를 구했다.

“살고 싶다? 그게 너의 마음이라 이거지?”

숀은 살짝 고개를 들어 주앙의 얼굴을 보았다. 표정없는 얼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숀의 온 몸에서 땀이 솟아났다. 덥지도 않은데 땀이 계속해서 땀구멍에서 나온다. 손도 팔도 떨리고 있다. 그저 어스 자작이 앞에 서 있다는 이유만으로 떨리고 땀이 나고 정신이 어지러워진다.

“저...”

잠시라도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숀은 고개를 들어 주앙에게 무언가 말을 걸어 원하는 것을 알아보려 하였다.

하지만 숀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표정없이 가만히 내려다보는 검은 머리 악마의 찢어진 눈꼬리와 아무런 감정도, 분노도 배신감도 뭣도 아닌 그냥 무채색의 눈동자만 보일 뿐이었다.

등이 오싹해진 숀은 다시 급하게 고개를 숙였다.

또각또각.

복도쪽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몸무게가 가벼운 것 같고, 보폭과 발이 디딤이 작다. 여자의 발소리다.

하지만 시녀들은 이렇게 발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렇다면 혹시 주앙과 항상 함께 한다는 붉은 오우거 마녀?

숀의 생각은 틀렸다.

“실례하겠습니다. 어스 자작님.”

한 여름의 시원한 바람처럼 상쾌함이 묻어나는 여자의 목소리다.

고개를 들어 보았더니 푸른 머릿결을 날리는 조각처럼 아름다운 얼굴의 미녀가 어마어마한 양의 서류를 들고 가볍게 걸어서 방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정말 조각과 같은 얼굴이었다. 움직이는 입을 제외하고는 안면이 움직이는 것 같지도 않다.

“행정관 숀이 빼돌린 돈은 대략 3740골드 정도 되며, 5골드의 오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누락된 밀의 양은 122포대, 그 밖에 문제가 될 만한 것은 구두로 설명하면 길어질 것 같아 서류에 따로 정리를 해 놓았습니다. 5번째 장부터 12번째 장까지입니다.”

“고맙습니다. 헤로그니아.”

살짝 고개를 숙인 주앙은 다시 엎드려 있는 숀을 내려다 보았다.

“자백은 늦었다. 변명은?”

“예?”

주앙의 손가락이 튕겨지고 숀은 목과 등이 뻐근해지는 것을 느끼며, 온 몸이 마비되었다.

“내일 아침 너의 죄에 합당한 벌을 내릴 것이다. 그 때까지 변명이라도 준비해라.”

말을 마친 주앙은 몸을 돌려 방에서 나가버렸고, 헤로그니아 역시 주앙을 따라 예의 그 발자국소리와 함께 나갔다.

“자작님! 자...자작님!”

마혈을 제압당해 움직이지 못하는 숀은 엎드린 모습 그대로 애타게 주앙을 불렀지만 주앙을 비롯한 누구도 방에 오지 않았고, 그렇게 날이 밝아 해가 떴다.


집무실에서 헤로그니아가 정리해준 서류를 보며 밤을 샌 주앙은 날이 밝자 병사들을 시켜 근처 마을의 모든 사람들을 영주성 안에 있는 광장으로 모이게 지시를 내렸다.

시간은 해가 머리 위에 뜰 때까지.

간 밤에 성문이 박살나며 나타난 왕국의 두 명의 소드마스터를 본 병사들은 군기가 잔뜩 들어있는 목소리를 대답하고 바람처럼 뛰어나가 근처 마을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사람들을 성으로 데려왔다.

그 중 온 몸을 바닥에서 뒹굴리며 쉰 목소리로 신음소리만 내는 남자들이 있는 마을을 본 병사들은 잔뜩 굳어진 얼굴로 수레에 그 사람들까지 실어 성으로 보냈다.

사람들이 죽지도 못하고 고통에 바닥에서 꿈틀대는 것은 왕국에 소문이 자자한 주앙 특유의 고문방법이었기 때문에 병사들은 주앙이 매우 화가 나있는 상태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던 것이다.

병사들이 열심히 근처 마을의 주민들을 모두 불러모으는 동안 주앙은 집무실 책상에 앉아서 생각에 잠겨있었다.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허락하지 않았음에도 들어오는 여자.

에바였다.

“자작님. 밤새 주무시지 않고 일을 하셨군요.”

“죄송합니다. 신혼여행을 하는 중에 이렇게 일을 하며 혼자 밤을 새우게 하다니... 정말 미안합니다.”

“무엇이 더 중요한 일인지 판단할 수 있으니 그리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데 행정관은 어떤 벌을 주실 건지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행정관 뿐만 아니라 관련된 모두를 처벌하여 본보기를 보일 생각입니다.”

“...”

결국 잔인하고 고통스럽게 처형을 하겠다는 이야기였다.

“그럼... 마을 사람들은...”

에바의 눈에는 자비를 베풀어 달라는 뜻이 담겨있음을 알아 차렸으나 주앙은 고개를 저었다.

“가난하게 살던 사람들이 슬슬 풍족해지고 있으니 당연히 욕심이 생길 것입니다. 가진 것이 많아질수록 지키기 위해 옳지 않은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고, 또 처음으로 풍족해진 사람들은 혼란스러울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니 잘못을 알려주고 다시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으면 되지 않을까요?”

주앙이 무표정한 얼굴로 마을 주민들과 촌장의 아들에게 벌을 내리는 모습을 보았고, 또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비명을 들어 주앙이 내리는 벌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아버린 에바는 사람들이 악마라 부르는 것이 싫었다.

“에바의 마음을 알겠습니다. 하지만 다스리는 사람은 간혹 개인의 명예보다 전체의 질서를 우선시 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이 그 때입니다.”

주앙의 뜻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에바의 얼굴이 어두워지자 주앙은 다가가 어깨에 손을 올려 가볍게 끌어안고 말했다.

“지금은 영지민들에게 어떠한 기준도 없고 개념도 없습니다. 그들에게 어느 정도의 선을 만들어 그것을 어기면 안된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지금껏 가난하고 먹고 살기 힘들어하던 이들이 여유가 생기고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지 말아야 할 생각을 말로 한다고 듣지 않습니다. 가장 나쁜 방법이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고통을 받는 모습을 보는 것은...”

결국 에바는 속 마음을 이야기했고, 주앙은 팔에 힘을 주어 머 힘껏 포옹하였다.

“이후 시간은 걸리겠지만 교육을 통해 영지민들의 의식을 바꿔야 하고, 행정관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관리와 기구를 설립하여 권력의 독점을 막아야 겠지요. 이 모든 것이 영지를 위해서입니다.”

단순히 화가 나 영지민들을 벌하는 것이 아니라 계획을 하고 그 계획대로 일을 하는 주앙에게 더 이상 뭐라 할 수는 없었다.

“알겠어요.”

그저 주앙의 마음이 상했을까 더욱 꼭 안기는 에바를 보고 주앙은 에바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고, 주앙의 마음도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된 에바도 주앙을 꼭 끌어안고 등을 토닥였다.

벌컥!

갑자기 문이 열리고 고함소리가 들렸다.

“뭐야? 편애하는 거야? 나도 안아줘! 아님 날 밝은 기념으로 키스 한 번?”

레나의 실없는 소리에 그저 미소를 짓자 한 손으로는 에바를 다른 한 손으로는 주앙을 잡아 끌면서 레나가 힘차게 외쳤다.

“가자! 식당으로! 다 먹어야 산다.”

그리고 함께 식당으로 가 먼저 기다리고 있던 슬라브 자작과 헤로그니아를 보고 가볍게 목례를 하며 식탁에 앉자 시종들이 음식을 가져다 날랐다.

주앙은 가볍게 스프와 빵을 레나와 에바는 스프과 샐러드를 헤로그니아는 가볍게 스프만 먹었으며, 슬라브 남작도 가벼운 표정으로 스프 3접시와 빵 15조각, 샐러드 2접시, 급하게 구워 온 오리구이 2개에 와인 3병을 먹고 일어났다.

“아침에는 조금 모자란 듯이 먹는 것이 건강에 좋습니다. 너무 많이 먹으면 오히려 지칠 수도 있으니까요.”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지만 볼 때마다 적응이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성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병사들을 시켜 공터 한가운데 사람들과 촌장들 숀의 가족들까지 모두 모이게 하였다.

그리고 점심 때가 되어 병사들과 함께 숀이 엎드려 있는 방으로 가 마혈을 풀어주자 숀은 주앙에게 살려달라는 말과 용서해달라는 말을 반복하였다.

주앙은 대꾸도 하지 않았고, 병사들에게 눈짓을 보내 숀을 끌고 나가게 만들었다.

병사들이 나가고 주앙은 에바와 레나가 있는 방으로 가 옷을 갈아입었다. 잉그램 왕성에서 입을 정복이었지만 이 곳에서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허리에는 검을 찬 후 에바와 레나에가 고개를 끄덕여주고는 방에서 나갔다.

영주성 공터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웅성대고 있었고, 숀과 그의 가족들이 굵은 밧줄에 묶인 채 꿇려져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주앙이 나타나자 사람들의 입이 다물어졌다.

“난 이 곳의 영주였던 주앙 기 어스 자작이다. 지금 나의 영지는 이 곳이 아니지만 이 곳은 나의 장인인 모리스 후작 각하의 땅이고, 각하의 사위인 내가 잘못을 보고 그냥 지나간다면 이것은 각하에 대한 충성이 아니기에 잘못을 바로 잡고 가려고 한다.”

잘못을 바로 잡겠다는 주앙의 말에 사람들의 눈에는 두려움과 궁금함이 함께 생겼났다.

“마을에서 끌고 온 죄인들을 먼저 앞에 데려와라.”

지시가 떨어지자 병사들은 주앙에게 제압당해 바닥에서 뒹굴고 있던 마을 남자들과 사타구니에서 피를 흘리는 잘만, 그리고 촌장의 아내와 죄인이 있던 마을을 책임지던 촌장까지 모두 끌고 와 주앙 앞에 밀어 넘어뜨렸다.

몸에서 나온 배설물과 땀, 침, 피와 흙이 몸에 덕지덕지 붙어 악취와 더러움이 가득했지만 사람들은 인상을 쓸 수 없었다.

끌려나온 이들의 얼굴에는 좌절감과 쉬어버린 목소리로 겨우 나오는 신음만 내뱉을 뿐이었지만 고통은 여전한지 계속 경련을 일으키고 온 몸을 구부렸다가 움츠리고, 다시 쭉 폈다가 또 경련을...

주앙은 점혈 당한 마을 사람들에게 지풍을 날려 분근착골을 멈추었다.

하지만 이미 오랜시간 분근착골을 당한지라 근육은 거의 다 찢어졌고, 뼈는 오그라들어 손가락도 제대로 펴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져 눈물만 흘리고 있을 뿐이었다.

“이들은 감히 촌장이 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알고도 모른척 하였고, 심지어 피해를 본 사람을 마을에서 내쫓는데 도움을 주었다. 촌장이 저지른 잘못은 모리스 후작 각하께 가야 할 세금을 빼돌려 착복하고, 포르투 왕국의 지배자이신 페르난도 국왕전하께서 전쟁의 사망자에게 내리는 돈을 지급하지 않고 착복하였다. 또한 병사로 입대하여야 할 아들을 거짓으로 속여 보내지 않았으니 이는 반역에 해당하는 일이다. 그리하여 이를 묵과한 마을 주민들에게는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하는 벌을 내린다.”

사람들에게 분근착골을 당한 사람들의 벌을 이야기하였지만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이들과 같은 일을 하였다.

“촌장의 아들 잘만은 군역을 회피하고 마을에서 함부로 모리스 후작 각하의 영지민들을 상하게 하였으므로 남성을 없애는 벌을 내린다.”

옷을 갈아입지도 못하고 치료도 못받은 잘만은 정신을 잃은 채였다. 사람들은 잘만의 사타구니에서 흘러나와 말라버린 핏자국을 보고 어떤 벌을 받았는지 알아차렸다.

“촌장의 부인은 촌장과 공모하여 함께 죄를 지었으므로, 역시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하는 벌을 내린다.”

바닥에 누워 움직이지도 못하고 고통을 겪었던 촌장의 부인은 대답은커녕 지독한 통증이 가라 앉자마자 그대로 정신을 놓아버려 어떤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촌장은 아까 말한 죄를 지었으므로 평생 이들의 수발을 들게 하려 하였으나,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런 관대한 처벌은 형평성에 맞지 않아 거열형에 처한다.”

겨열형(車裂刑)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들의 궁금함은 곧 해결되었다.

“병사들은 소 네 마리를 끌고와라.”

잠시 후 네 마리의 소에 달린 밧줄을 촌장의 손목과 발목에 묶었다.

“서...설마!”

“저대로 소가 밧줄을 끌고 갈건가 봐.”

“거열형이라는 말이 저렇게 죽는거야?”

모여있는 사람들은 주앙의 잔인한 형벌에 치를 떨었다.

“감히 왕명을 거역하고, 영주님께 가야 할 세금을 빼돌린 죄는 반역죄와 같다. 반역의 죄를 지은 자는 3대에게 책임을 물어 벌할 것이다.”

주앙의 호통에 마을 사람들은 3대라는 말이 무엇인지 몰라 수근거렸다.

“촌장의 아비와 아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까지 모두 끌고 와라! 당연히 형제가 있으면 형제의 가족까지 끌고와라.”

병사들이 사람들에게 창을 들이대고 위협을 하자 마을사람들은 촌장의 친척까지 모두 신고하여 주앙 앞에 꿇어 앉게 하였다.

“잘 봐두어라! 반역을 행하면 혼자만 죽는 것이 절대 아니다! 가족과 친척까지 모두 죽음으로 밀어 넣을 각오를 한 자만이 이런 짓을 해도 좋다. 단 실패하면 어찌 되는지 모두 잘 봐두어라!”

그리고 이어진 주앙의 명령에 병사들은 소의 엉덩이를 짧은 채찍으로 때렸다.

주앙에게 계속 살려달라고 빌어대던 촌장은 네 마리의 소가 일제히 앞으로 나가자 당기는 밧줄로 인해 몸이 붕 떴다.

그리고 잠시 후 팔과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촌장은 괴로움에 비명을 질러댔다.

“놓아두어라! 고통 속에서 자신의 잘못을 느끼고 죽어야 한다!”

바닥에는 촌장의 떨어진 팔과 어깨, 다리에서 흘러나온 피로 시뻘겋게 변해버렸다.

그렇지 않아도 공포의 상징인 주앙이 모두 모이게 하여 두려움에 떨고 있었는데 눈 앞에서 사람의 팔과 다리가 찢어지는 것을 본 사람들은 급기야 저만치로 달려가 토하거나 심지어 기절까지 하는 사람이 생겨났다.

어린 아이들은 공포에 질려 그 자리에서 오줌을 싸버리거나 바로 울음을 터뜨렸으나 아무도 뭐라하지 못했다. 함부로 말을 했다가 주앙의 불호령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죄인의 직계 가족들은 모두 목을 잘라 영주성 문 앞에 걸어두고, 시체는 짐승의 밥이 되게 숲에 버리도록 한다. 끌어내 형을 집행하라.”

주앙의 명령에 촌장의 아내와 아들, 그리고 형제가 끌려나와 커다란 도끼로 목이 잘렸다.

촌장의 아내와 잘만은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죽는 것은 너무 관대한 처사라며, 물을 끼얹어 정신을 차리게 하고 목을 도끼로 내리쳐 사형을 집행했다.

“그리고 촌장의 친척들은 모두 광산으로 보내 평생 나오지 못하게 하라.”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여자들과 아이들, 그리고 노인들이 목소리가 광장에 울려퍼졌지만 주앙도 병사들도 사람들도 입을 열어 말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음 행정관 숀의 처벌을 시작하겠다.”

병사들은 숀을 끌고 와 주앙 앞에 무릎 꿇렸다.

“행정관 숀은 영주성으로 갈 세금을 착복하였고, 허위로 병역에서 사람을 빼주어 왕국의 기강을 흔들었으며, 영주성에 있는 하녀를 강간하였고, 마을에 정해진 세율보다 과하게 세금을 걷어 후작각하의 명예를 더럽혔으며, 행정에 사용하는 비용을 허위로 부풀려 횡령하였다. 또한 국왕전하께서 명령하신 전쟁 참여 부상자와 사망자에게 갈 위로금을 횡령하였으며, 이는 반역죄로 다스리도록 한다.”

점심 때 시작된 처형은 저녁 때까지 진행되어서 모두 끝이 났고, 이번 처형식에서 죽은 사람만 30명이 넘었으며, 후에 다시 영지에 들렸을 대 잘못되어 있는 부분을 고쳐놓지 않으면 처벌 받지 않은 촌장들 모두 반역죄로 다스릴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종결지었다.

이런 주앙의 행동은 모리스 영지 뿐 아니라 주앙이 하사 받은 크램프 자작령까지 소식이 이어졌고, 행정관들은 그 동안 착복한 돈을 모두 토해내거나 야반 도주하는 등 혼란에 휩싸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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