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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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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군자행
작품등록일 :
2018.11.2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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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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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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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드래곤 (1)

DUMMY

드래곤 (1)


잉그램의 왕성에 있던 대영주들이 모두 죽었다. 대영주 뿐만 아니라 대영주의 기사들까지 모두 죽었다.

봉건 국가에서 군사력을 잃어버린 대영주는 더 이상 권력을 가질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그 권력이 무너지자 왕국 자체가 흔들리게 생겼다는 점이다.

“이제 잉그램은 끝이네요.”

대전에 널부러져 있는 시체들과 피를 보며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마는 여왕을 보며 주앙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성 밖에는 1만의 병사들이 왕궁을 노리고 있을 것이다.

“그건 조금 있다가 걱정하고 그 많던 시종들과 병사들 친위대는 다 어디 있을까요?”

주앙의 물음에 여왕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르고스에서 우리 왕국이 가진 것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이 바로 지하 감옥이에요.”

“허...”

왕궁의 시종들과 병사들 기사들이라면 적은 수가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그 인원들이 다 들어가는 감옥이라니...

시체와 피를 밟으며 대전을 나와 걸어가면서 가끔씩 도망가는 영지병들의 모습을 보는 여왕의 눈에는 알 수 없는 어떤 감정이 보였다.

성의 지하로 내려가자 두꺼운 철문이 있었는데, 지키는 사람도 열쇠도 보이지 않았다.

물론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주앙의 검기가 휘둘러지자 더 이상 두꺼운 철문은 제 역할을 할 수 없게 되었고, 문짝이 없는 입구를 여왕과 함께 걸어서 내려갔다.

들어가니 어마어마한 철창이 있는 방에 사람들이 돼지처럼 잔뜩 들어가 있는 것이 보였다.

“저...전하!”

갇혀있던 시종들이 복도를 걸어오는 여왕을 발견하고 즉시 무릎을 꿇고 앉았다.

복도 양 옆으로 있는 방은 벽도 문도 없이 철창으로만 만들어져 있었고, 얼마나 갇혀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화장실 같은 위생시설도 없어 악취가 진동을 했다.

“전하...?”

눈물이 가득 담긴 눈을 무시하고 주앙은 여왕에게 어쩔 것인지 물어보았다.

“...풀어주세요.”

쾅!

주앙이 검을 휘두르기도 전에 구석쪽에 있던 철창이 부서지며 여러 명의 남자들이 달려와 여왕의 앞에 엎드렸다.

“전하! 무사하셨군요!”

“전하의 명예를 더럽힌 죄를 적의 피로 갚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왕궁의 기사들인 것 같았다.

주앙이 사정을 들어보니 왕실의 기사단 일부와 수비대, 시종들은 여왕이 일부 기사단의 배반으로 감금되고 신변의 안전을 가지고 협박을 하자 어쩔 수 없이 스스로 감옥으로 들어와 있었다고 한다.

여왕이 그래도 아주 잘못 살아온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주앙은 여왕의 뒤로 빠져 사람들이 나오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식사는커녕 배설과 수면도 제대로 하지 못한 사람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지만 감옥에서 나와 그들은 여기저기에 있는 시체를 치우고 자신의 몸보다 왕성을 먼저 챙기는 것을 보며 주앙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하. 날이 밝으면 성 밖에 있는 영지의 군사들을 처리하는 것이 어떠실지?”

주앙의 말에 여왕의 뒤를 따르던 기사들의 눈에서 불이 뿜어져 나올 듯이 부릅떠졌다.

“전하! 소신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반드시 전하께서 가진 실망을 믿음으로 바꾸어보이겠습니다.”

“소신 역시 그들의 피를 땅에 뿌려 전하의 존엄을 알릴 수 있는 영광을 주십시오!”

여왕의 뒤를 따르던 기사가 무릎을 꿇고 간청하는 모습에 주앙은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성 밖에는 1만의 병사와 수백의 기사들이 있는데, 그런 마음만 가지고 가능하겠습니까?”

수비대 병사 수백에 기사들 또한 80명 정도.

성에서 빠져나간 영주들이 있다면 아침이면 그들이 성을 향해 쳐들어 올 것이 분명했다.

“죽음을 각오하고 검을 휘두른다면 신께서는 우리에게...”

“그러다 뚫리기라도 하면 여왕께서는 그대로 목이 잘리시겠죠.”

말허리를 주앙이 잘랐지만 누구도 반박하지 못했다.

“바로 나가서 기습을 해야 그나마 승산이 있습니다. 빨리 무기 챙기고 갑옷도 챙겨입으시고 이쪽으로 다시 오세요.”

주앙의 말투가 명령조로 나오자 감옥에 있던 기사들과 병사들의 눈빛이 사나워졌다.

“어스 자작의 말대로 하세요.”

“저...전하!”

기사 중 한 명이 여왕을 향해 말을 하려고 하였지만 주앙의 말에 또 막혔다.

“능력도 안돼서 감옥에 지금껏 쳐박혀 있다가 나오니까 대장질이 하고 싶으세요? 겨우 그깟 실력으로 나가서 싸우다 죽겠다고? 그러다 진짜 다 뒤지면 궁에서 기다리는 전하는 누가 지킬건데? 응? 그 개도 안 먹을 자존심으로 대장질을 그렇게 하고 싶어?”

주앙이 말을 하며 점점 기를 개방하자 기사들은 숨이 막히고 몸이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주제를 알아야지. 지금 너희들의 왕을 봐라. 왕좌에 있어야 할 너희들의 왕이 감옥 앞에서 호위를 해주고 있어야 할 존재들의 목숨을 오히려 구해주고 있다. 무능하면 주제라도 알아야지. 아직까지 꼴에 기사라고, 왕궁 수비대라고 모가지에 힘주고 싶나?”

주앙의 신랄한 욕설에 고개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없었다.

“전하께서는 나의 말을 따를 것을 명령하셨다. 그래도 충성심이나마 남아있다면 그 허울뿐인 명예와 자존심은 버리고 왕의 명을 따라라. 그렇지 않는다면 나 혼자라도 나가 적들을 벨 것이다.”

아까 주앙에게 말허리가 짤렸던 기사가 여왕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

“국왕 친위대 전하의 명을 받아 어스 자작과 함께 적을 무찌르고 돌아오겠습니다.”

역시 나대더니 친위대장이었나보다.

대장이 무릎을 꿇자 감옥 앞 공터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무릎을 꿇었다.

“부디 적들을 무찌르고 모두 돌아오세요.”

여왕의 말에 큰 소리로 대답한 무리들은 어디론가 바쁘게 뛰어갔다.

아마 무기와 갑옷을 준비하러 가는 길일 것이다.

“저 인원으로 성 밖에 머물고 있는 적들을 물리칠 수 있겠습니까?”

여왕의 걱정이 느껴지는 질문에 주앙은 사악하게 웃었다.

“포르투 왕국에서 왜 저를 악마라고 부르는지 잉그램의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될 것입니다.”


성 밖으로 도망친 대영주는 없었다. 하지만 병사들과 기사들은 왕성 밖에서 진영을 꾸리고 대기하고 있는 자신의 영지 군사들이 있는 곳으로 가 성 안에 있었던 일에 대해 소식을 전했다.

자신들의 영주가 죽었다는 소리에 기사들은 혼란에 빠졌다. 자고 있던 병사들 역시 도망쳐온 병사들의 이야기에 소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포르투에 검은 머리의 악마가 나타났다고?”

“설마...? 여기는 잉그램이잖아.”

“기사들이 움직이지도 못하고 가만히 서있는데 그냥 목을...”

“기사들이 왜 못 움직여?”

소란이 점점 커지가 막사에서 회의를 하던 기사들이 병사들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시끄럽다!”

“입을 열면 모두 목을 베어버릴테다!”

기사들이 검을 뽑아들고 병사들의 입을 막았지만 오히려 이게 역효과가 되었다.

“기사님들도 당황하고 있어.”

“악마가 나타나면 정말 몸이 돌처럼 굳어?”

하지만 많은 수의 병사들을 모두 통제할 수 없었고, 막사 안으로 들어간 병사들은 소곤거리며 검은 머리의 악마가 어떻게 사람들을 죽이는지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오갔다.

“병사들의 동요가 생각보다 심합니다.”

기사단의 단장들이 모여 영주들의 죽음에 대해 논의가 이어졌다.

이대로 영지로 돌아갈지 왕성을 점령하고 복수를 해야 할지.

영주를 잃고 영지로 돌아간다면 비겁자라는 오명을 가지고 살아야 하고, 왕성을 점령하러 가자니 왕성에서 돌아온 기사가 말한 주앙의 무위가 겁이 났다.

오명을 뒤집어 쓰더라도 영주의 대를 이을 자식을 내세우고 전력을 최대한 보존해야 영지의 질서가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왕을 이대로 놓고 간다면 그 뒤가 찜찜해 후에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

이런 얘기가 밤 늦게까지 오고가는 가운데 이들이 결정을 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일이 바로 터져버렸다.


“와아아아!”

퍽! 퍽!

챙!

와지직!

함성소리와 함께 무언가 부서지고 부딪히는 소리.

적의 공격이다.

잉그램의 거의 모든 대영주들의 기사단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왕궁과 그 방향에서 거세게 번쩍이는 오러 블레이드를 보면서 습관적으로 검을 뽑았다.

몸은 검을 뽑았지만 마음은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아직 잡고 있지 못할 때, 검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황금빛 오러 블레이드를 길게 뿜어대는 검을 휘두르며 날 듯이 주앙이 기사단장들이 모여있던 막사로 달려왔다.

“악마...”

주앙의 별명을 신음소리처럼 중얼거리던 찰스 후작가의 기사단장이 나름 전의를 다지고 한걸음 내딛었을 때 그 악마의 입에서 거친 욕설이 들려왔다.

“이 시발! 이제는 처음보는 새끼건 매일보는 새끼건 개나 소나 다 악마라고 씨부리네!”

엑스퍼트의 기사들이 휘두르는 오러 소드는 모두 주앙이 휘두르는 오러 블레이드에 꺾여 나가고 더불어 몸통과 머리도 함께 베어져 바닥을 뒹굴렀다.

한 칼에 두 세명씩 주앙의 검에 푸줏간 고기처럼 베어지니 병사들 역시 싸울 엄두를 내지 못하고 그대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정말 검은 머리 악마다!”

“악마가 몸을 굳게 만들어버릴 거야! 어서...!”

주앙의 검은 머리와 오러 블레이드를 본 병사들은 겁을 먹고 몸을 돌려 달아났고, 그들을 통제해야 할 기사들은 주앙의 공격에 병사들을 신경쓸 수 없었다.

하지만 왕성 수비대와 국왕 친위대 역시 놀고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겁을 먹은 병사들을 더 거칠게 몰아붙이자 결국 각 영지에서 모인 군대는 주앙의 기습적인 공격에 명령체계가 무너져 무질서하게 도망치며 서로 짖밟고 밀쳐져 다치거나 죽는 사람이 속출했다.

주앙의 검은 날이 밝을 때까지 계속해서 휘둘러졌고, 왕성의 감옥에 있던 친위대 기사들과 병사들도 사력을 다해 자신들을 가두었던 적들을 공격해 해고 뜨고 나서는 시체더미 위에 친위대 40여명과 왕성 수비대 300명 정도가 겨우 몸을 가누고 서 있을 뿐이었다.

여기저기 베이고 찔린 상처에 신음을 참으며 자신의 앞에 오연히 서서 왕성을 바라보는 주앙과 그의 검을 보니 왜 그가 악마라고 불리우는지 새삼 느꼈다.

말도 되지 않는 숫자였다.

1만의 군사들과 어림잡아도 500에 이르는 기사들 한가운데를 거침없이 달려들어 사람의 키보다 더 기다란 오러 블레이드로 거침없이 베고 다녔다.

한밤에 시작된 학살을 아침에 해가 뜨기 전까지 쉬지 않고 기사들은 모두 죽이겠다는 듯이 갑옷을 입고 있는 자들을 향해 달려가며 거침없이 베어 넘기고 다녔지만 그의 몸에는 상처하나 없었다.

아니 지금은 후련하다는 듯이 웃고 있다.

소드 마스터라는 존재가 수적으로 열세인 아니 가능성도 예측하기 힘든 전투에서 승리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고 나자 주앙이라는 존재가 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이제 돌아가야 겠죠?”

고개를 돌려 단장에게 미소를 띠고 말을 거는 모습조차 이제는 두렵다.

“...예.”

간신히 대답을 하고 나자 주앙이 들고 있던 검을 집어 던졌다.

“허락없이 빌렸지만 돌려주기에는 너무 많이 상했네요. 이따 성으로 돌아가시면 본궁 대전 근처에 어떤 방에 온 몸이 굳어서 어쩔줄 몰라하는 병사가 하나 있을텐데... 어차피 그 병사 감옥에 가면 이런 검은 필요 없겠죠?”

검도 그냥 병사의 검으로 싸웠다는 이야기다.

자신도 검으로 평생을 살아왔지만 자신의 검도 아닌 병사의 검으로 저렇게 학살을 하는 모습을 보니 그냥 싸우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마족?”

단장의 입에서 자기도 모르게 속으로 생각해야 할 말이 튀어나와버렸다.

“흡!”

하지만 바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주앙의 눈초리에 오른손을 자신의 입을 막아버렸다.

“한번은 넘어가도록 하죠. 먼저 왕성으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몸을 돌려 왕성으로 가는 주앙을 보면서 단장은 승리의 기쁨보다는 저런 강자가 포르투 왕국의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귀족이라는 사실에 참담함을 느낄 뿐이었다.


왕성으로 돌아가는 주앙도 사실 그렇게 좋은 몸 상태는 아니었다. 장장 여섯 시간동안 강기를 뿜어대며 적들을 베어넘기는 일이 많은 내력을 가지고 있는 주앙에게도 쉬운 일은 아닌 것이다. 게다가 사람을 그토록 쉬지 않고 베는 것 역시 정신적으로도 큰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이후에 여왕은 분명 힘들지만 왕권을 강화하고 나라를 휘어잡을 것이다. 그 때를 위하여 빚을 남겨놓고, 또 함부로 기어오르지 못하게 높은 벽을 보여주었다.

내력을 모으며 천천히 걸어 왕성으로 가는 길.

성문 앞에서 경비를 서는 병사들은 온 몸에 피를 적시고 다가오는 주앙을 보고 감히 말도 걸지 못했다.

칼과 창을 들고 사는 병사들도 그럴진데, 성 안에 사는 사람들은 주앙을 보고 집 안으로 숨어버렸고, 창문도 닫아버렸다.

확실히 얼굴과 머리까지 묻어 딱딱하게 굳어가는 피는 점점 붉은 빛에서 까맣게 변해가고 있었고, 옷에서는 짙은 피비린내가 진동을 했다.

내성의 궁전으로 들어가는 병사들 역시 주앙의 분위기에 눌렸지만 그래도 외성에 있는 병사보다는 정예인지 주앙에게 말을 걸어왔다.

“고생하셨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아준 주앙은 병사에게 살짝 웃어주며 뒤에 올 기사들과 병사들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지금 시체 치우고 있으니까 조금... 아니 한참 있다가 올 겁니다.”

그 말에 병사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래도 살아남은 수비대의 병사가 많으니 시체를 치우라고 시켰을텐데, 그 시간이 한참이 걸린다면 적들의 시체가 많다는 이야기니까...

주앙이 걸어들어가자 병사의 말이 전해졌는지 왕성 전체에 함성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 와아아아!

- 이겼다!

- 우와아아! 여왕 만세!


왕성에서 크게 떠드는 소리에 여왕을 찾아 대전을 향한 주앙은 왕좌에 앉아있는 여왕을 보고 말을 하려고 하였지만 보고대신 그냥 씨익 웃어주었다.

“고맙습니다.”

왕좌에서 일어나 여왕은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내전도 없었고, 타국과의 전쟁도 경험해보지 못한 여왕은 10배도 아닌 20배나 많은 적들을 무찌르고 온 주앙을 보며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주앙이 대전으로 들어오기 전까지 여왕은 이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저 어떻게 해야 치욕없이 목숨을 끊을까를 생각하고 품안에 단도와 독약을 들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이것은 필요 없겠어요.”

얼마나 긴장하고 있었는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왕좌에 주저 앉은 여왕이 품에 숨겨놓았던 단검과 독약이 든 병을 양손에 들었다.

그리고 두 눈에서 눈물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왕권을 위해 힘쓰던 선왕의 얼굴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그 때 나이 겨우 5살. 식사도중 피를 뿜으며 쓰러지던 선왕의 모습과 그 옆에서 함께 쓰러지던 왕비의 모습. 아빠와 엄마가 함께 죽는 모습을 본 5살의 여자아이는 귀족들의 합의에 의해 왕위에 오르고, 각 귀족들이 회의를 통해 나라를 이끌었다.

나이가 들고, 자신의 처지를 깨달아가면서 이대로 살면 언젠가는 죽겠다는 생각과 귀족들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함께 머릿속에서 싸우며 혼란을 일으키기를 벌써 15년.

대영주들이 모두 죽고, 그 기사들이 도망쳤다.

서로 힘을 기르고 물어뜯기 위해 싸우던 지방 영주들이 이제는 대영주가 되기 위해 싸울 것이다. 그 사이 힘을 기른다면 항상 죽음을 걱정하며 살지 않아도 될 것이다.

“포르투 국왕전하의 명을 받아 내년부터 있을 어둠의 숲에서의 몬스터 웨이브를 상의하고자 합니다. 전하께서는 차후 시간을 내어 주신다면 양국에 가장 좋은 결과를 이끌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주앙은 자리에서 허리를 숙여 자신이 포르투 국왕에게 받은 명령을 메리 여왕에게 전달하였다.

“좋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왕성의 정리가 필요하니 2일 후 다시 이 자리에서 보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가족여행도 함께 겸해 움직였는지라 가족이 근처 마을에 있습니다. 함께 왕궁에 머물 수 있는 영광을 주신다면 그 은혜를 기억하겠습니다.”

“가족...? 아... 두 부인을 모두 데리고 왔나요?”

“네. 맨싱턴이라는 마을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허락합니다. 2일 후 연락을 할테니 왕성에서 편히 머물고 계세요.”

저만치 서 있던 시종장이 다가와 주앙을 안내하여 머물 방으로 데리고 갔다.

감옥에서 한참을 있었을텐데, 시종장의 옷차림은 그렇다 쳐도 걸음걸이 또한 매우 안정적이었다.

“역시 여왕도 한 수가 있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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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균형 (1) 19.07.05 629 7 16쪽
118 뒤끝 (4) 19.07.04 672 6 18쪽
117 뒤끝 (3) 19.07.04 660 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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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뒤끝 (1) 19.06.29 733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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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색마 (3) 19.06.26 706 8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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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래곤 (1) 19.05.28 850 1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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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여행 (1) 19.05.02 967 11 13쪽
98 조건 (4) 19.05.01 941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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