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주앙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군자행
작품등록일 :
2018.11.23 13:11
최근연재일 :
2019.07.05 21:00
연재수 :
122 회
조회수 :
171,536
추천수 :
2,070
글자수 :
755,588

작성
19.07.05 16:57
조회
618
추천
7
글자
12쪽

균형 (3)

DUMMY

균형 (3)


에스핀 왕국까지 가서 한바팅 하고 온 주앙은 포르투의 왕성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다소 소란스럽던 왕성의 대전이 주앙이 나타나자 갑자기 조용해졌다.

저벅저벅.

넓은 홀 안에 주앙의 발자국 소리만이 울리다가 멈췄다.

“전하. 도이치와 에스핀의 항복을 받고 오는 길입니다.”

주앙의 말에 누구도 함부로 입을 열지 못했다.

에스핀의 군대가 사라졌다. 불에 타거나 얼음조각으로 변해서...

도이치에는 운석이 떨어져 온 나라가 시체와 전염병, 굶주림으로 지옥으로 변했다.

모두 주앙이 처리하겠다고 마법으로 사라지고 나서 생긴 일들이다.

“에스핀에서는 15명의 대영주들이 각각 200만 골드를 우리쪽에 겨울이 끝나기 전에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약간의 충돌이 있었지만 에스핀 왕국의 국왕이 보증하기로 하였으니 잘 처리가 될 것입니다.”

“...수고했네.”

어색하게 느껴지는 국왕의 말. 눈치를 보니 말의 내용도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한쪽에 불편하게 서있는 귀족들.

“전하. 하명하실 일이 없다면 영지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허락한다...”

더 있는 것이 오히려 불편해진 주앙은 공손히 허리를 숙이고 대전을 나와 영지로 워프했다.

주앙이 나가고 난 후 대전 안은 어색한 침묵으로 조용해졌다.

“휴우...”

누군가가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걸 시작으로 사람들이 모두 한숨을 내뱉었다.

“전하... 어스 자작의 말대로 전쟁은 끝이 난 것일테니... 정리를 위해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 같습니다.”

모리스 후작의 말에 모든 귀족들이 눈치를 보며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아까 어스 자작이 15명의 대영주가 모두 합쳐 200만이라고 하지 않은 것 같은데...?”

국왕의 말에 잠시 생각을 가다듬던 안데이루 공작이 말했다.

“제 기억으론... 각각... 이라고 말했던 것 같습니다.”

“허...!”

“세상에...!”

3000만 골드가 왕실로 들어온단다.

그 돈이라면 왕실은 강력한 힘을 가질 것이다. 그 동안 왕실에 권력을 가장 많이 행사했던 안데이루 공작은 영지의 피폐함을 메꾸기 위해 왕실에 신경을 쓸 수 없을 것이고, 베드로 후작 역시 모리스 영지와의 전쟁으로 한동안 권력을 행사하기 힘들다.

모리스 영지 역시 주앙이 새로 받은 영지로 빠져나가면서 인재를 대거 빼갔다. 그러니 영지 안에서 인재를 찾으려면 그 역시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른 곳 역시 왕실의 힘이 강해지는 만큼 보충할 수 있는 무언가가 없었기에 이제 포르투 왕국은 왕실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왕위를 물려줄 사람이 없구나...”

씁쓸한 중얼거림이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게 조용히 읊조려졌다.


영지로 돌아온 주앙을 반기는 것은 역시 에바와 레나.

“어서 와!”

“어서오세요.”

그녀들의 웃음에 주앙도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다녀왔어.”

두 여자 뒤에는 아직까지 초췌한 모습의 문동이 보였다. 문동 역시 저주로 인해 목숨이 경각에 달했던 사람 중에 하나였기에 저주가 풀리자 주앙이 곧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맡은 일에 힘을 쏟았다.

“고마워. 문동.”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이 좋았을까? 문동의 입가에는 엷는 미소가 있었다.

“우선은 씻고, 그리고 얘기해.”

레나는 주앙의 팔을 잡아 끌고 욕실로 향했고, 에바 역시 얼굴을 붉히고 레나를 따라 갔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런 것은 정말 부러워하지 않을 수가 없겠군.”

한숨을 내쉬고 문동은 다시 집무실로 향했다.

아직까지 해야 할 일은 무궁무진하니까...

욕실에 들어선 주앙. 그리고 양 옆에 있는 레나와 에바.

“어라?”

“자작님. 정말 고생하셨으니까... 오늘은...”

에바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레나는 씩씩하게 말했다.

“영광이지? 이런 멋진 여자 둘이 시중을 들어주겠다고!”

왕궁에서의 사람들의 반응을 생각하자 레나와 에바가 왜 그러는지 알 것 같았다.

“고마워.”

“그렇지? 그럼 벗자!”

레나는 거칠게 주앙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고, 에바도 곁에서 레나를 도와 주앙의 탈의를 도왔다.

“어어어? 잠...잠깐만!”

“뭐 어때? 부끄러워하긴!”

레나의 거친 행동에 당황한 주앙이 몸을 가리려고 하자 에바가 피식 웃고 말았다.

“어? 왜?”

“밖에서는 공포의 대명사가 여기서 옷이 벗겨지는 것에 부끄러워 그렇게 쪼그리고 앉아서 가리려고 하는 모습을 보니... 큭...”

“우...씨...”

쪼그린 채 입이 쑥 나오는 주앙의 얼굴에 불쑥 레나가 얼굴을 들이 밀고 입을 맞추었다.

쪽.

“자 착하지? 우쭈쭈 욕조로 들어가세요오~”

마법으로 데워져 있는 따뜻한 물. 주앙이 커다란 욕조 안으로 들어가자 레나와 에바도 옷을 벗고 욕조 안으로 들어온다.

양쪽 팔에 부드러운 살을 느끼며 알 수 없는 부끄러움에 말이 없어진 세 사람.

“힘들었죠?”

에바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하던 주앙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레나가 조용히 말을 거들었다.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숨겨야 하는 것도 있고, 다르지 말아야 하는 것도 있더라구.”

그 말이 가슴 깊이 꽂히는 주앙.

“‘다름’이라는 것은 때로는 공포로 때로는 경멸로 어떤 때는 악으로도 인식이 되지. 주앙은 예전에 보여준 능력만으로도 악마라고 불렸었는데... 이제는 어떻게 될까?”

그 말에 주앙은 말문이 막혔다.

그런 주앙의 가슴에 보드라운 손이 올려져 살짝 쓸어주며 작으면서도 꿋꿋한 목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항상 이렇게 자작님의 옆에 있을 거에요.”

어쩌면 지금 에바가 한 그 말이 듣고 싶어서 였을까?

굳어있던 주앙의 몸에 힘이 풀리고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쳇! 이제야 몸에 힘이 풀리네. 그런데...”

레나의 오른손이 욕조 안 물 속으로 쑥 들어가더니 무언가를 움켜잡는다.

“헉!”

“왜 여기 힘까지 빠지는거야? 응? 힘 줘!”

레나의 호통에 에바는 깔깔 웃어제꼈고, 주앙은 쩔쩔매며 말했다.

“아...니... 그건 내가 마음대로 할 수가...”

“응? 벌써 식은거야? 내가 뜨겁게 데워 줘? 응? 이 남자가!”

“그게 아니잖아---!”

한 동안 넓은 욕조 안에서 세 사람은 깔깔 거리고 웃으며 서로 장난도 치고 때로는 차분하게 이야기도 하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저녁 만찬이 이어졌다.

목욕을 하느라 시간이 지체되어(사실은 가신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라 에바와 레나가 화장을 하느라) 늦은 시간에 만찬이 시작되었다.

식사 때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말이 없었다.

무거운 침묵.

하지만 이것은 자신이 넘어야 할 산이라고 생각하며, 조용히 식탁에 앉은 가신들을 둘러보았다.

슬라브 자작령에서 넘어 온 파워드, 상단으로 여전히 이익을 남기기 위해 노력하는 티말, 대륙의 정보를 모으기 위해 얼굴도 제대로 보기 힘들 정도로 바쁜 카제마, 이제는 노련한 정령사가 된 스텔라, 항상 모든 행정을 맡아 영지를 운영하는 문동, 그리고 양 옆에 두 아내가 있었고...

저기 한쪽에 있는 소비... 소비? 요리 때문인건가? 라는 생각으로 머리 속을 정리하고 넘어가는 주앙은 우물쭈물 무언가 말을 할까 말까 하고 망설이는 스텔라가 보였다.

“하아... 스텔라. 말해요. 뭐가 묻고 싶은거죠?”

무겁고 조용한 식탁.

스텔라의 행동에 당황한 카제마와 티말, 그리고 문동.

단지 파워드만 자신은 상관하지 않는다는 듯이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니... 저... 그게...”

스텔라는 주앙이 이렇게 직접 대놓고 말을 걸 줄 몰랐는지 크게 당황하여 앞에 있는 물컵까지 엎질러버리고 말았다.

“아...아앗!”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들며 자신의 힘을 모두 보여주어 이제는 사람들 틈에 있으면 불편해지는 존재가 되었다는 생각에 표정이 굳어지자 모든 사람들이 살짝 긴장하는 것이 보였다.

다시 침묵이 감도는 만찬장.

그런데 입을 연 것은 한쪽에 식사를 지켜보던 소비였다.

“아무도 못 물어보니 내가 물어보겠다.”

그런 소비를 보고 파워드를 제외한 가신들이 모두 고개를 저으며 말렸고, 스텔라는 눈물까지 그렁그렁해져서는 손을 내저었다.

“도대체 욕실에서 몇 번이나 했길래 식사에 한 시간이나 늦을 수 있는거지? 인간이 아니라 종마인가?”

무거운 분위를 어찌할까 고민하며 와인을 마시던 주앙이 그만 입 안의 것을 내뿜고 말았다.

“문동은 의외로 검은 머리의 종자들은 힘이 좋아 10번은 했을거라 했고, 티말과 카제마는 5번이라 했다. 스텔라는 짐승도 아니니 2번일 것이라고 했고, 파워드는 신혼이니 셀 수 없을 만큼이라고 하며, 만찬장에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었다. 정답은 누가 맞췄지?”

다시 싸한 정적이 감돌았다.

그리고 일제히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부러워서...”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자작님. 정말 다른 뜻은 없이 남자로서...”

멍해진 주앙의 왼쪽에서 울리는 목소리...

“저... 파워드님의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고개가 휙 돌아가며 목소리의 주인을 보니 에바가...

“에바...가?”

주앙을 대신해 레나가 자리에서 일어나 버럭 소리를 질렀다.

“에바!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레나...”

이제는 레나를 말려야 할 판.

“저런 숫총각, 숫처녀 나부랭이들에게 이런 것 얘기하면 잠도 못자고 끙끙거릴텐데! 그럼 내일 잠 못잤다고 일 게을리하면 어쩌려고 그래?”

어...? 그런 뜻으로 화를 낸건가?

멍해지는 주앙의 귀에 에바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거야 잠에서 깨어나게 제가 최선을 다해 붕권을 한 방씩...”

에바... 최선을 다해서 붕권을 날리면 쟤네는 영원히 잘걸?

“흠... 괜찮네. 죽지만 않으면 내가 치료해줄 수 있을 것 같아.”

거기에 동조하지마.

머리가 혼란스러워지는 주앙에 또 다른 여자의 목소리.

“정말... 좋아요? 그거 하면?”

이런 미친... 그런 걸 물어보는 게 정상이냐? 여기가 성교육장이냐? 밥 먹자 제발...!

“너 같은 미발육 꼬맹이는 말해줘도 모른단다... 오직 직접 몸으로 느껴봐야 알지. 흐응~”

레나... 이상한 신음소리는 넣지마. 제발...

말을 마친 레나의 시선은 물어본 스텔라가 아니라 소비를 향해 있는 것이 이상하지만... 어? 소비의 얼굴은 왜?

극도의 투쟁심이 느껴지는 소비... 혹시?

“식사하시죠. 음식이 식습니다.”

급 우울해진 주앙은 음식에 제대로 손이 갈 수가 없었다.

나름 귀족인데 가신들이 밥 먹기 전에 하는 이야기가 몇 번 하냐고?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 상식이 통하는 사람들이라면...

의미없이 포크질을 하다가 살짝 사람들을 보니 에바와 레나가 가신들과 눈을 맞추고 살짝 웃는 것이 보였다.

아... 일부러 그랬던 거구나...

왠지 안심이 되고 본격적으로 식사를 하려는데...

“자작님의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이군요. 당장 바꾸겠습니다.”

냉정한 소비의 손길과 함께 눈 앞의 접시가 사라졌다.

그런데 무언가 매우 화가 나 있는 모습이다.

아... 배고프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주앙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포르투 왕국 지도 19.03.28 859 0 -
공지 모리스 영지 지도 19.02.20 2,213 0 -
122 균형 (4) - 완결 +4 19.07.05 774 13 14쪽
» 균형 (3) 19.07.05 619 7 12쪽
120 균형 (2) 19.07.05 672 7 16쪽
119 균형 (1) 19.07.05 641 7 16쪽
118 뒤끝 (4) 19.07.04 682 6 18쪽
117 뒤끝 (3) 19.07.04 670 7 16쪽
116 뒤끝 (2) 19.07.01 697 7 20쪽
115 뒤끝 (1) 19.06.29 746 6 12쪽
114 색마 (4) 19.06.26 729 7 18쪽
113 색마 (3) 19.06.26 718 8 17쪽
112 색마 (2) 19.06.25 740 9 16쪽
111 색마 (1) +2 19.06.24 827 8 19쪽
110 드래곤 (4) 19.06.24 763 7 12쪽
109 드래곤 (3) 19.05.30 824 10 18쪽
108 드래곤 (2) 19.05.29 884 11 33쪽
107 드래곤 (1) 19.05.28 860 13 17쪽
106 자존심 (4) 19.05.22 896 11 17쪽
105 자존심 (3) 19.05.20 932 11 17쪽
104 자존심 (2) 19.05.18 964 9 22쪽
103 자존심 (1) 19.05.16 948 11 14쪽
102 여행 (4) 19.05.14 900 13 18쪽
101 여행 (3) 19.05.11 928 11 18쪽
100 여행 (2) 19.05.08 925 13 29쪽
99 여행 (1) 19.05.02 979 11 13쪽
98 조건 (4) 19.05.01 951 12 12쪽
97 조건 (3) 19.04.30 934 14 15쪽
96 조건 (2) 19.04.29 939 16 13쪽
95 조건 (1) 19.04.27 990 12 13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군자행'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