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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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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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2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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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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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M&A - 1.

DUMMY

"그래요, 안나가..."


오랜만에 방문한 밀의 노래.

안나가 파리로 돌아갔다는 말에 나는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어? 친하셨던게 아니었습니까? 돌아간다는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돌아가버려서 전 내심 섭섭했는데 말이죠. 일은 잘해줬으니까요. 그래서 미노님도 섭섭하게 생각하실거라고.."

"아뇨, 왠지 그랬을거라는 듯한 기분이... 그런 기분이 들었었거든요."


정확히는 언덕에서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눴을 때의 위화감이다.

내가 무언가의 도구를 통해서 대화를 한다는게 퍽이나 신기하게 느껴졌을텐데.

그 도구의 존재가 기분나쁠정도로 이상했을텐데도 안나는 그 도구의 정체는 묻지 않았다.

오히려 내게 슬픈 눈으로 동정때문이냐고 물어보았다.


아냐. 그것만큼은 아냐.

그건 안나가 묻기 전부터, 오래전부터 나 자신에게 대답해왔던 이야기다.

미래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미래의 일을 알고 있다고 해서 결코 이 시대의 사람들을 가여이봐서는 안된다고.

그건 그들을 미개한 원시인으로 보는 일이나 다름없다.

오히려 이상하다는 시선을 받고, 편견으로 외척받아야할건 나 자신이다.

그러니 결코 주위의 이웃을, 이 시대의 사람들을 동정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지금부터 시작될 일을 위해서라도 더더욱 그들을 동정해서는 안된다.

그들을 안타깝다고 여긴 순간, 나는 나의 양심과 맞서야만 할테니까.


"런던에는 무슨 일로 다녀오신겁니까?"


리안테의 질문에 나는 얼버무렸다.


"그냥. 부탁받은게 있어서 이것저것하다 왔어요."

"하하."


리안테는 선반에 물건을 진열하며 대꾸했다.


"말하고싶지 않은 일입니까?"

"네?"


마치 '거짓말은 하지않아도 좋다.'라는 느낌의 뉘앙스에 나는 흠칫 놀라버렸다.


"아차. 이건 알베르투스님께서 말하시지말라고 한건데.. 하하. 들킨거니 어쩔 수 없군요. 그래도 저는 미노님이 이건 아시는게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리안테가 말했다.


"미노님은 누군가가 물으면 그걸 반드시 대답해주시죠. 긴 설명을 덧붙이게 되더라도 그게 왜 그런지, 뭐때문에 그러는지를 꼭 알려주십니다. 하지만 대답을 해선 안되는 이야기, 혹은 거짓말을 해야 할 상황이면 일부러 대답을 회피하시죠. 제 입장에선 그게 미노님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어깨를 약간 들썩이며 다른 사람에서 보는 입장까지도 알려주었다.


"누군가에게는 그게 미노님의 거짓말을 구분하는 판별법이 될테지요."

"그걸 알비가 말하지 말라고 했단건가요!"

"네, 아마도 이제껏 밀의 노래에서 몇 번이나 고주망태가 되었는지를, 알베르투스님은 전부 알고 계실겁니다."


아알비이!

그래서 네가 날 동정하는 눈으로 바라봤구나!

이 나쁜 것! 두고 봐!

난 너 또한 결코 동정하지않을테다!


*****


"런던엔 무슨 일로 다녀왔던거야?"

"그냥 볼 일이..."


알비에게 아무렇게나 대답하려던 순간, 리안테의 조언이 떠올랐다.


"런던의 상회에 볼 일이 있었어. 런던의 시세라던지, 교역품의 현황을 체크할 일이 있었거든. 페루치에게 짐을 정리해달라는 부탁도 받았었고."


전부 말할 수는 없어서, 사소한 일만 먼저 대답했다.


"흐음."

"뭐, 왜."

"아니, 그것때문에 굳이 런던에 갈 필요가 있나해서."

"가야지. 봄이 되면 다시 무역이 개시될텐데."

"그렇다고 해도 말이지..."


알비가 책을 덮고, 무거운 안경을 그 위에 올리며 기지개를 폈다.


"내가 좋은 정보 하나 알려줄까?"

"그렇게 말하는걸보니 나쁜 정보도 있나보네."

"에이, 벌써 눈치채면 재미없는데."


알비가 말했다.


"라파엘 상단이 아르투아의 권리증명서를 매입하기 시작했어. 원래는 조금 강압적인 방법으로 빼앗으려고 했지만, 뭐때문인지 잘 되지 않았나봐. 그래서 방법을 바꾸기로 한 것 같아. 일부 시중에 뿌려진 권리증명서를 윗돈을 주고 매입하는 방법으로."

"그건 좋은 정보인거야? 나쁜 정보인거야?"

"이게 좋은 정보야. 나쁜 정보는."


알비가 내 눈을 직시하며 말했다.


"런던의 귀족들도 아르투아의 권리증명서를 매입하기위해 움직이고 있단거니까."

"런던의 귀족까지? 나참. 대체 이유가 뭐지? 그런 권리증명서는 그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텐데."

"몰라서 묻는거야? 나한테까지 시침떼는거야?"


답해오는 알비의 목소리에 서운함이 묻어있었다.


"처음부터 이런 상황을 원했던거 아니었어?"


이열. 알비는 이미 눈치를 채고 있었단건가.

나는 알비를 시험해볼 요량으로 질문을 건넸다.


"내가 바란 상황이라면 둘 다 좋은 정보여야 하잖아. 그런데 왜 런던의 귀족들이 나선건 내게 나쁜 정보인거지?"

"그야 라파엘 상단의 영향력은 북유럽에서 미미할뿐이기에 위협은 되지않기 때문이지. 하지만 런던의 귀족들은 바로 맞닿아있는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 세력이 갖춰지지 않은 너한테는 적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나 다름없잖아."


피아구분만큼은 확실한 것 같다.

다만 알비도 아직 전부를 아는건 아닌게 분명하다.

만일 안나였다면 '둘 다 내게 좋은 정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좋아. 오랜만에 복습해보자. 알비. 지금 내가 가진 권리증명서를 라파엘 상단과 런던 귀족이 매입하려는 이유가 뭐때문이지?"

"그것도 모를 것 같아? 그건 '간장을 만들 수 있는 권리'가 지금 아르투아의 가장 큰 무기라고 그들이 생각하기 때문이야."

"그 권리를 매입한다면?"

"네가 가진 씨앗장이 전부 소용없어지지. 아무리 좋은 간장을 가지고 있어도 그들이 권리 자체를 가져가버린다면 너는 만들 수 조차 없을테니까."

"그렇다면 그들이 노리는건 간장 그 자체인건가?"

"그건 아냐. 그들이 원하는건 더 나아가 아르투아의 무역중개지. 그리고 아르투아의 길드독점권. 그 두가지야. 간장의 제조권리를 가져간 후, 그것을 통해 아르투아를 압박하려는거야."

"내가 만일 간장의 제조권리를 포기한다면?"

"그렇다고 하더라도 너가 그 권리증명서에 서명한 액수의 분배가 문제가 되지. 제조권리를 포기한다면 그만큼의 액수를 증명서만큼 분배할 정도로 돈을 모으지 못해. 게다가 그들은 그 서명을 가지고 너를 압박할 수도 있을거야. 이건 종교의 교리에 위배된다는 식으로."


전부 정답이다.

나는 알비를 쓰다듬으며 그간 그녀가 들인 노력을 칭찬해줬다.


"확실하게 공부했네."

"부우. 너가 맨날 나더러 경제쪽은 약하다고 타박하니까 그런거잖아!"


입에 공기를 잔뜩 집어넣어 항의하는 모습인 정말이지... 최고야!

그렇다면 이제 포상을 내려줄 시간이지.

나는 알비에게 새로운 지식을, 그리고 새로운 개념을 알려주기로 했다.


"알비. 그들이 바라는건 아르투아의 흡수야. 심지어 두 세력이 동시에 아르투아를 흡수하려고 하고 있지. 이런 상황을 뭐라고 하는지 알아?"

"음. 토끼굴이 막혀버렸다?"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사면초가인 상황을, 알비는 에노의 속담을 빌려가며 대답했다.

그거나 그거나 같은 표현이긴 하니까 틀린건 아니지.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조금 더 정확한 표현을 써야한다.


"아냐."


나는 조금 더 전문적인 용어로 그들의 행위를 표현했다.


"적대적 M&A. 그게 바로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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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아르투아의 전설이 되어 - 2. +4 19.01.23 707 22 8쪽
66 아르투아의 전설이 되어 - 1. +4 19.01.22 641 19 9쪽
65 알베르투스를 위하여 - 2. +3 19.01.21 585 21 9쪽
64 알베르투스를 위하여 - 1. +6 19.01.21 599 18 10쪽
63 미노를 위하여. +9 19.01.20 640 20 8쪽
62 테이블 전쟁 - 4. +1 19.01.19 635 21 8쪽
61 테이블 전쟁 - 3. +4 19.01.18 646 25 9쪽
60 테이블 전쟁 - 2. +1 19.01.17 683 20 8쪽
59 테이블 전쟁 - 1. +3 19.01.16 735 24 7쪽
58 세작전. +8 19.01.14 762 28 10쪽
57 마리의 케이크. +6 19.01.12 900 28 12쪽
56 에노에서 머리깎아주는 부인 썰. +5 19.01.11 843 22 9쪽
55 베네치아의 상인 - 후편 2/2. +8 19.01.10 843 29 11쪽
54 베네치아의 상인 - 후편 1/2. +11 19.01.10 814 20 12쪽
53 베네치아의 상인 - 중편. +7 19.01.09 837 25 12쪽
52 베네치아의 상인 - 전. +4 19.01.08 891 22 9쪽
51 산타할아버지는 알고계신대. 누가 착한앤지. 나쁜앤지. +6 19.01.07 931 30 9쪽
50 두개의 달. +5 19.01.06 990 26 13쪽
49 말 한 마디의 가치. +10 19.01.05 955 28 12쪽
48 M&A - 2. +1 19.01.04 941 26 10쪽
» M&A - 1. +1 19.01.03 991 28 8쪽
46 병들어가는 사자 - 2. 19.01.02 980 29 10쪽
45 병들어가는 사자 - 1. +1 19.01.01 1,044 31 8쪽
44 파리의 창녀들 - 4. +6 18.12.31 1,086 32 17쪽
43 파리의 창녀들 - 3. 18.12.30 1,144 25 12쪽
42 파리의 창녀들 - 2. +3 18.12.29 1,239 26 10쪽
41 파리의 창녀들 - 1. +1 18.12.28 1,300 29 12쪽
40 아르투아의 일상 - 2. 18.12.27 1,261 26 15쪽
39 아르투아의 일상 - 1. +2 18.12.26 1,285 2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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