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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던전브레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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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룡
작품등록일 :
2018.11.2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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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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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0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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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1장 - 1층 #14

DUMMY

&



아버지가 전직 용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 천호는 자연 어머니의 신분이나 직업에도 호기심이 생겼다.

어머니.

자식인 천호 자신의 입으로 이런 말하기는 뭐하지만, 정말 엄청나게 예쁘고 아름답고, 아무튼 외모만은 세계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 자연발광 미인.

아버지가 용사였으니 어머니도 평범한 분일 것 같지는 않았다.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미녀만 해도 이미 평범하지 않았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았으니 말이다.

일단 어머니는 유능했다.

솔직히 가끔은 아버지보다 더 유능한 게 아닐까 싶을 때도 있었으니 말이다.

아버지는 마법을 잘 쓰지 않으셨다.


‘마법은 뭔가 좀 어렵더라고. 그리고 무공으로도 여간한 건 다 할 수 있고.’


삼매진화로 장작에 불을 붙이며 하신 말씀이었다.

물론 삼매진화와 생활 마법 파이어의 습득 난이도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였지만 말이다.

어찌되었든 아버지는 마법을 잘 쓰지 않으- 아니, 못하셨다.

그런데 어머니는 달랐다.

정체를 밝히신 이후부터는 그냥 대놓고 마법을 사용하셨는데, 알고 보니 집안일 모두를 마법으로 다 처리하고 계셨다.

대충 이런 식이었다.

소파에 누운 채 손가락을 놀린다.

걸레가 알아서 바닥을 닦는다.

세탁물들은 알아서 세탁기에 들어가고, 다 빤 빨래는 지가 알아서 빨랫줄에 몸을 던진다.


대기 중의 마력 양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지구에서 저 정도 수준의 마법을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즉, 어머니는 그런 불가능을 초월할 정도의 마법사라는 뜻이었다.


마법사.

그렇다면 그냥 마법사였을까?

물론 마법사 자체도 특별하기는 했지만.


아버지도, 어머니도 어머니의 과거에 대해서는 알려주시지 않았다.

대체 뭐하시던 분이길래 저리 숨기시는 걸까.


‘왕도대로면 왕녀인데.’


마왕에게 붙잡힌 왕녀를 구한 뒤 그녀와 결혼해 왕국을 물려받는다.

용사가 맞이할 수 있는 정석적인 해피엔딩 가운데 하나이지 않은가.

여기에 상상력을 조금 더한다면 마법왕국의 왕녀라든지.


아무튼 천호는 어머니의 진정한 정체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그래서 상태창에 ‘???의 아들’이란 항목이 나타났을 때도 그냥 그러려니 했다.

어머니는 그런 분이셨으니까.


‘옷장에 두 개, 신발장과 책상과 식탁에 각 한 개.’


어머니께서 직접 만드신 매직 스크롤의 비축량이었다.


‘마력을 조금만 담고 효력도 조정한 물건이지만··· 그래도 정말 필요할 때만 사용하렴.’

‘효과가 뭔데요?’

‘직경 40미터 안에 있는 건 그냥 다 날려버릴 거란다.’


어머니께서는 우아한 미소와 함께 말씀하셨고, 어린 시절의 천호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지금.

수능 끝난 지 이틀- 아니, 삼일 째가 된 천호 역시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강력한 마법이 내장된 스크롤이에요. 이거면 5층을 초토화시킬 수 있을 거예요.”


굳이 탑의 보스와 직접 싸울 이유는 없었다.

그냥 날려버리며 되었으니까.

하지만 천호의 설명에 루시엘이 깜짝 놀라 물었다.


“다, 다 날려버린다고요?”

“네, 범위가 직경 40미터 정도 되거든요.”


[잠깐! 그럼 제국 수호검은?!]


카틀랑이 눈을 크게 뜨며 목소리를 높였다.

루시엘 역시 흠칫하며 천호를 돌아보았다.


“마, 맞아요! 제국 수호검은요?”


공격 범위에 제국 수호검도 들어갈 가능성이 무척이나 높았다.

현실에서는 게임에서처럼 프렌들리 파이어가 자동 방지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물론 그에 대해서는 이미 생각을 해본 천호였다.

때문에 루시엘과 카틀랑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버티지 않을까요?”

“네?”

“아니, 그··· 제국 수호검이니까? 성검이니까?”


[그, 그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이야기대로면 제국 수호검은 인류 최강대국인 아이테르 제국에서도 가장 강력한 성검이라는 거잖아요? 그러니 버티지 않을까 해서요.”


어머니의 마법이 강력하기는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여신이 직접 벼린 신검인데.


“모, 못 버티면요?”

“음. 못 버틸까요?”


천호가 카틀랑을 돌아보며 묻자 카틀랑은 잔뜩 굳은 얼굴로 눈동자를 굴리다 말했다.


[가, 가능할 걸세! 제국 수호검에는 강력한 방어 마법이 내재되어 있으니 말일세. 애당초 제국 수호검을 보호하는 제단 역시 강력한 마법이 걸려있고 말이야. 마물들이 아직까지 제국 수호검에 해를 끼치지 못 한 것도 그 방어 마법 덕분일세!]


처음에는 불안 초조 긴장으로 가득하던 카틀랑의 목소리가 뒤로 갈수록 크고 당당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제국 수호검이었으니까.

무려 건국황제가- 과거의 용사가 마왕을 무찌르는데 사용한 성검이었으니까!


“그워어!”

“그워!”


한창 열이 오르는 가운데 진짜 열이 오른- 그러니까 불이 붙은 나무 괴물들이 신음성을 흘려댔다.


‘엇, 레벨 올랐다.’


잠시 시선을 돌려 빛의 창을 확인한 천호는 다시 루시엘을 보며 말했다.


“좋아요, 그럼 시도해보도록 하죠.”

“아, 알겠어요. 용사님. 용사님을··· 그리고 성검 미트라를 믿어요.”


믿고 싶어요.

카틀랑과 달리 여전히 불안한 기색이 남은 루시엘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딱히 방법이 없으니 말릴 수도 없는 그녀였다.


“괜찮을 거예요. 우리 같이 다섯 여신께 기도드리죠.”

“네, 용사님.”


루시엘은 정말로 두 손을 모아 기도하기 시작했다.

천호도 따라서 짧게나마 묵념을 한 뒤 카틀랑을 돌아보았다.


[왜 그러나?]


“아뇨, 아무 것도.”


이야기는 끝났지만 누아르 때랑은 상황이 달라서 그런지 승천하지 않는 카틀랑이었다.

천호는 스크롤을 펼쳤다.


“스크롤을 발동시키는 방법은 간단해요. 찢거나 주문을 외우면 되죠.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방법을 사용할 거예요.”


스크롤을 수류탄처럼 투척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


“어떤 방법이죠?”

“도화선을 쓸 생각이에요.”


그렇게 말한 천호는 자이언트 렛의 힘줄로 만든 줄을 꺼냈다. 힘줄을 한 번 말린 뒤 꼬아 만든 단순한 줄이었다.


“이걸 이렇게 해서-.”


스크롤 사이에 줄을 넣은 뒤 김밥 말 듯 돌돌 말자 얼핏 다이너마이트 같이 생긴 무언가가 완성되었다.

천호는 거기에 돌까지 감아 무게를 더한 뒤 다시 말을 이었다.


“문을 열자마자 최대한 멀리 던질 거예요. 루시엘은 바로 문을 닫아줘요.”

“네, 용사님.”


[음, 난 모든 과정을 지켜봐주겠네.]


안쪽의 사정을 보려고 고개를 내밀었다간 마법에 휩쓸려 승천할지도 모를 카틀랑이었으니 사실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래도 착한 루시엘은 성실하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고, 천호는 카틀랑 대신 그런 루시엘을 보다가 심지에 불을 붙였다.


“바로 가죠!”

“네!”


루시엘이 힘차게 문을 열었다.

그 순간 온통 나무 뿌리와 줄기로 뒤덮인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저만치 먼 곳에 세워져 있는 커다란 나무 역시 보였고 말이다.


‘Fire in the hole!’


속으로 크게 외친 천호가 스크롤을 던졌다. 루시엘이 바로 문을 닫았고, 카틀랑은 귀를 꽉 막은 뒤 엎드렸다.


“루시엘!”

“네!”


루시엘이 다급히 천호에게 몸을 날렸다. 천호는 그런 루시엘을 꽉 끌어안은 뒤 계단 조금 아래쪽에 몸을 웅크렸다.


[엉큼한 Lv3의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천호는 애써 무시했다.

루시엘은 숨을 죽였고, 그 순간 탑 전체가 뒤흔들렸다.


콰가가가가가강-!


어마어마한 굉음이었다. 탑이 아예 무너지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될 지경이었다.


“꺄악!”

“루시엘!”


천호가 루시엘을 더 세게 끌어안았다. 등 뒤에서 문이 폭발하며 튕겨나갔기 때문이다.

무거운 강철 문이 종잇장처럼 우그러진 채 벽에 처박혔다.


콰강!

쿵!


벽의 일부와 함께 강철 문이 바닥에 떨어져 다시 큰 소리를 냈다.

카틀랑이 질린 얼굴로 고개를 들었고, 천호는 여전히 루시엘을 끌어안은 채 숨을 골랐다.


“루시엘, 괜찮아요?”

“괘, 괜찮아요.”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다.

그저 소리와 진동에 놀란 것뿐이었다.


‘이게 약화시킨 거라고요?’


잠시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린 천호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루시엘을 안은 채 몸을 일으켰고, 어느새 이마를 따라 흐른 식은땀을 닦아냈다.


“주, 죽었을까요?”

“음.”


설마 저 폭발 속에서 살아남았을 리가.

천호는 심호흡으로 심신을 안정시킨 뒤 뻥 뚫린 문 너머를 바라보았다.

카틀랑 역시 잔뜩 굳은 얼굴로나마 5층 내부를 살펴보았다.


깨끗했다.

5층을 가득 채우고 있던 나무 뿌리와 줄기들이 거의 다 소멸했다.

불타거나, 부서지거나 한 게 아닌 소멸이었다.

거기에 덤으로 5층의 벽 가운데 3할 가량이 파괴되어 탑 밖이 훤히 보였다.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위력.

평소에도 하얗던 루시엘의 얼굴이 더욱 하얗게 변했다.

저도 모르게 손을 떤 그녀가 천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괘, 괜찮겠죠?”


무엇을 걱정하는지 자명했다.

천호는 언제나처럼 좋은 말로 루시엘을 달래고 싶었지만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괜찮겠지. 괜찮을 거야.’


제국 수호검이잖아.

여신이 직접 벼린 성검이잖아.


“가보죠, 루시엘.”

“네, 용사님.”


천호와 루시엘이 서로를 마주하며 진지하게 말했다.

루시엘은 주먹까지 꼭 움켜쥐었다.


천호가 먼저 5층에 들어섰다. 뒤이어 루시엘이 따랐고, 카틀랑이 두 걸음 뒤에서 따라붙었다.


[대, 대체 무슨 마법이 담겨 있던 거지?]


카틀랑의 물음에 천호는 답할 수 없었다. 천호도 잘 몰랐으니 말이다.

루시엘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요, 용사님.”

“네?”

“요, 용사님 어머니··· 뭐하시던 분이세요?”

“가정주부요.”

“···네?”


루시엘이 그게 대체 무슨 소리냐는 얼굴로 천호를 쳐다보았고, 천호는 어색하게 답했다.


“저도 일단 그 정도밖에······.”

“어, 으··· 네.”


이번에는 신비감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정말로 천호 자신도 어머니가 뭐하시던 분인지 몰랐으니까.


‘상태창도 모르잖아.’


???의 아들이라니.

용사의 아들은 아버지 때문에 붙은 게 분명하니, ???의 아들은 어머니 때문에 붙었으리라.


“어쨌든 계속 가보죠.”

“···네, 용사님.”


기분 탓인지 평소보다 대답이 다소 느린 루시엘이었다.


[제국 수호검은 방의 중심에 있었다네. 이 방 전체가 제국 수호검 하나를 위해 있었으니 말일세.]


거기까지 말한 카틀랑이 돌연 비명을 질렀다.

깜짝 놀란 루시엘이 덩달아 꺅 소리를 냈고, 천호는 눈을 크게 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안 돼애애애애애!]


카틀랑이 절규했다. 미친 듯이 달려 방의 중앙에 당도했고, 부러진 검 앞에서 울부짖었다.


[제, 제국 수호검이! 제국 수호검이!]


부러져 있었다.

댕강하고 가운데부터 끊어져 있었다.


새하얀 검신과 새카만 손잡이.

가운에 박힌 황금색 보석.

척 봐도 전설의 무구같이 생긴 대검이 바닥을 뒹굴었다.


[아, 아아··· 아아아······.]


카틀랑의 몸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노트랑과 비슷한 이유로 승천을 시작한 모양이었다.


“서, 성검 미트라가··· 이브나일님이 벼리신 검이······.”


루시엘이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천호 또한 그러고 싶었다.


‘제국 수호검이라며! 여신이 직접 벼린 성검이라며!’


그런데 왜 부러지는데!

왜 못 버티는데!


[화, 황제 폐하··· 소신 카틀랑··· 의무를 다하지 못 하였······ 크흑!]


카틀랑이 승천했다.

루시엘이 멍한 얼굴로 그것을 보았고, 천호는 순간 고개를 쳐들었다. 하늘로 승천하는 카틀랑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기 위함이 아니었다.


뭔가가 온다.

위에서 아래로.

공격이 온다!


콰강!


굉음이 터졌다.

동시에 천장의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그보다 빠르게 무언가가 바닥을 찍었다.


몸을 날려 루시엘을 끌어안음과 동시에 바닥을 구른 천호는 급히 고개를 쳐들었다.

루시엘 역시 정신이 없는 가운데 눈을 크게 떴다.


나무 뿌리가 보였다.

나무 뿌리 끝에 연결된 인간형의 거대한 괴물이 보였다.


‘스크롤의 위력을 견뎌냈다고?!’


아니었다.

애당초 범위 밖에 있었다. 옥상에 자리하고 있던 놈이었다.


“요, 용사님!”

“루시엘! 날아올라요!”


천호가 쿠크리를 뽑아들었다. 반대쪽 손에는 히트 대거를 들었다.

나무 괴물이- 탑을 지배하고 있던 마목 카사블론드가 천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천호의 머릿속에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


작가의말

내일 뵙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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