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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삼구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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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욱
작품등록일 :
2018.11.3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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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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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 선발 최고의 파이어볼러(1)

DUMMY

025: 선발 최고의 파이어볼러(1)





메이저리그에서 유명한 파이어볼러를 생각하면 아마도 불펜 투수들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불펜 투수들은 자신이 책임지는 이닝이 짧은 만큼 공 하나하나에 전력을 다하게 된다.

하지만 체력 안배를 하면서 투구를 하는 선발 투수들은 그럴 수가 없다.

체력을 안배하면서도 지난 시즌 가장 빠른 볼을 갖고 있는 투수로 알려진 뉴욕 메츠의 노아 센더가드.

그의 팀이 LA에 왔다.

그리고 투수로테이션에 따라 현존 최고의 선발 파이어볼러인 그와 선우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우완 파이어볼러대 좌완 파이어볼러의 불꽃 튀는 대결.

다저스 스타디움은 또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 * *


사합에 앞서 다저스 타자들은 프런트에서 나온 데이터를 한 장씩 받아들고 있었다.

이번 시즌 센더가드의 피칭에 대한 분석 자료였다.

저스틴무어의 입이 쩍 벌어졌다.


"우와! FB%(패스트볼비율)가 57.2%인데, 평균속도가 98.1마일이라고? 이런 공을 어떻게 쳐?"

"그래도 자넨 좌타자니까 좀 낫지. 우리 같은 우타자는 아예 패스트볼을 포기해야 돼."


트레이드로 시즌 중에 들어온 쿠바 용병 카르프스 역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평균 구속이 98.1마일인 패스트볼.

KBO 공식 최고 기록인 엄정욱의 156km/h 보다도 빠른 157km/h의 공이 센더가드에겐 평균 구속이었다.

그리고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패스트볼 비율이 반이상이 되고, SL%(슬라이더비율)이 26.4%, CH%(체인지업비율)이 13%로 나와있다.

더 놀라운 것은 슬라이더의 평균구속이 91.3마일(약 147km/h)이고, 체인지업의 평균구속이 90.1마일(약 145km/h)이라는 것이다.

센더가드는 다른 투수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과 비슷한 속도의 변화구를 던지고 있다는 얘기였다.


"아니? 이 인간 진짜 사람 맞아? 혹시 외계인 아냐?"

"불펜이 이렇게 던져도 입이 벌어질 텐데, 어떻게 선발로 나와서 이딴 공을 6~7이닝 동안 던질 수가 있지?"

"내 말이...."


선수들은 투덜거렸다.

선수마다 자신 없는 구종이 따로 있지만, 대부분의 타자들은 빠른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를 가장 불편하게 여겼다.

공이 미트에 들어오는 속도와 공을 보고 판단하고 반응해야 하는 타자의 게임에서 투수의 공이 빠르면 빠를수록 그만큼 타자들이 불리해지기 때문이었다.


* * *


와아아아!

짝짝짝!


선우가 안타 하나를 허용했지만, 1회를 무사히 막고 내려오자 홈팬들은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선수가 잘하면 잘하는 대로 응원하고, 선수가 못해도 격려를 보내주는 홈 경기.

홈경기는 이래서 좋은 것이다.


"1회말 이젠 다저스가 공격할 차례입니다."


중계석엔 변함없이 장윤식 캐스터와 송영국, 함덕수 해설위원이 앉아있었다.

캐스터는 송영국에게 물었다.


"1회초 이선우 선수의 공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2번 타자인 빅터에게 체인지업을 구사하다가 안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볼 스피드나 제구 모두 안정적으로 보였습니다."

"1회에서 가장 빨랐던 공이 95마일로 나왔는데, 평소 스피드보다 덜 나온 게 아닐까요?"

"하하! 그렇지 않습니다. 이선우 선수는 늘 초반보다는 중반 이후에 볼 스피드가 더 나오는 스타일입니다. 1회에 95마일이 나왔다면 중후반에 가선 더 빠른 공들이 나올 겁니다."

"예. 송위원이 정확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경기 초반엔 상대편 선수들 이름을 외우느라고 늘 입을 다물고 있었던 함감독이 오늘은 시작부터 적극적으로 나왔다.

그는 자신의 노트북을 보며 계속 이어서 설명했다.


"이선우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해서 8경기를 치르는 동안 패스트볼의 평균 속도는 96.1마일이었고, 패스트볼 비율은 48.6%였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초반 패스트볼의 구사율입니다. 이선우 선수는....."


함감독은 자신의 노트북에 저장된 자료들을 보며, 마치 경험 많은 해설위원처럼 능숙하게 해설해 나갔다,

MLB 경기 해설로 위촉 받은지 어언 40여일.

초반엔 선수 이름도 헛갈리고 발음도 힘들어서 한국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지만, 이젠 선수 얼굴도 대충 눈에 들어왔고 혀도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되면 한다!


된다는 보장이 없으면 절대 시작하지 않았던 그였지만, 선우와의 만남 이후 사고에 변화가 생겼다.


-하니까 되더라!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그가 송위원처럼 자료에 의지하며 디테일한 해설을 하자, 처음엔 공부도 안하고 해설을 한다며 그를 끌어내리라고 짜증냈던 많은 팬들이 이번엔 더 심하게 불만을 쏟아냈다.


-함감독까지 혀를 굴리고, 지표와 숫자를 꺼내서 얘기하면 굳이 해설자가 두 명씩 있을 필요가 어딨냐?

-원래대로 해라. 딱딱하고 너무 재미없다. 그리고 어울리지도 않는다.

-우리가 중계를 보는 건, 함감독의 해설이 인간적(?)이기 때문인데, 요즘 해설은 전혀 구수하지가 않다.

-예전처럼 실수도 하고, MSG가 첨가 된 그런 황당한 얘기도 해라. 그때가 그립다.


함감독을 방송부적격자라고 까대던 네티즌들은 다시 예전 방식으로 해설하라고 또 다시 요구하며 나섰다.

이래도 까고 저래도 까는 네티즌들의 글을 보자 함감독은 '정말 더러워서 해설 못해먹겠다'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 * *


팡!


센더가드는 현존 최고의 선발 파이어볼러답게 초구부터 98마일이 나왔다.

1번 타자인 좌타석의 피터는 그가 던진 두 개의 패스트볼과 두 개의 슬라이더를 구경만 하다가 2-2의 볼카운트에서 90마일의 체인지업에 헛스윙 한 번을 하고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우타자인 2번 카르프스는 더 맥을 못췄다.

몸쪽에 붙어오는 91마일의 공 슬라이더였는데도, 본인은 자신의 몸에 맞는 줄 알고 움찔하며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공이 빠르면 타자에겐 그만큼 두렵고 부담스럽다.

4구만에 그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중견수 플라이가 된 저스틴무어의 스윙이 이번 1회말 공격에서 나온 다저스의 유일한 히팅이었다.


2회초 메츠의 공격.

선두타자는 5번 요에니 페데스다.

메이저리그에서 쿠바출신의 투수들은 인정해도 타자들에 대한 확신이 없던 시절.

페데스의 출현으로 메이저리그는 쿠바 타자들에 대한 입장을 바꾸게 되었다.

그는 비록 4년 3600만달라에 오클랜드 에슬레틱스의 옷을 입었지만, 그가 쏘아올린 신호탄에 의해 쿠바출신 타자들이 줄줄이 혜택을 받게 되었다.

아시멜 브이그, 호르헤 살리에 등 여러 선수들이 페데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경력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빅마켓에 스카웃이 된 것이다.

캔그리피 주니어에 이어 올스타전 홈런더비에서 2연패를 한, 역대 두 번째 선수.

바로 그가 이번 이닝에서 선두타자로 나온 것이다.


팡!


선우가 선택한 초구는 우타자의 겨드랑이 높이로 들어가는 패스트볼이었다.

주심의 성향에 따라 잡아줄 수도 있고, 외면할 수도 있는 공.

볼로 판정됐다.

오늘의 주심은 높은 공에 야박했다.

포수인 시몬스는 몸쪽 낮은 쪽의 포크볼을 요구했다.

그는 이미 여러차례 페리스와 대결하면서 상대의 약점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선우는 고개를 저었다.

그가 생각하고 있는 공은 가운데에서 인코너 낮은 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슬라이더였다.


따악!


경쾌한 배트와의 마찰 소리가 울렸다.

3루측 펜스를 강타하는 파울.

가운데로 오다가 빠지는 슬라이더로 상대의 눈을 현혹하겠다는 게 선우의 계산이었는데, 휘어지는 타이밍에서 오차가 생겼다.

조금만 더 타이밍이 늦었다면 좌익수 방면에 큰 타구가 나왔을 정도로 위험한 순간이었다.

'휴우....역시...'

선우는 팔등으로 이마의 땀을 닦았다.

아무리 예상보다는 뒤늦게 휘었다고 해도, 그것은 실로 미세한 차이에 불과할 뿐이다.

하위 타자들이었다면 지금과 같은 공에 분명히 헛스윙을 하거나, 배트에 걸린다고 해도 타점이 맞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페레스에겐 여지가 없었다.

힘이 좋다는 것과 공을 받쳐놓고 때린다는 게 쿠바출신 타자들의 특징이란 것처럼 그는 끝까지 중심을 뒤에 두고, 흔들림 없는 자세로 공을 때렸다.

그런 탓에 그는 다른 선수들보다 조금 더 공을 보고 타격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심 끝에 선택한 3구는 1구와 비슷한 몸쪽 높은 쪽의 패스트볼.

죽심이 높은 공에 인심이 야박한 만큼 공 한 개 정도 내린 높이였다.


따악!


역시 그의 배트는 반응했다.

하지만 천하의 페네스도 이번 패스트볼에는 공이 1루쪽으로 파울이 될 정도로 배트가 밀렸다.

전광판에는 98마일이 찍혔다.

파울이 됐지만, 코너워크가 완벽히 된 98마일의 패스트볼을 건드렸다는 자체만으로도 선우는 상대의 빠른 배트스피드에 감탄했다.

원볼, 투스타이크의 볼 카운터는 투수에게 유리한 상황.

그러나 선우의 계산은 이미 2구를 슬라이더로 선택할 때부터 나와 있었다.


슈아아앙!


선우의 손끝에서 빠져나오는 빠른 공.

코스는 우타자의 몸 쪽이고, 선우의 투구 동작이나 느낌으로 판단하건데 패스트볼이 분명했다.

페레스는 마치 노리고 있던 사람처럼 힘차게 스윙했다.

그런데....

야심차게 움직인 그의 배트는 아무런 소리없이 허공만 갈랐다.

선우가 던진 4구는 홈플레이트 바로 앞에서 맥없이 떨어지며 바운드가 되는 빠른 포크볼.

포수인 시몬스가 2구째 요구했던 그 공을 아껴두었다가 결정적인 위닝샷으로 써먹었던 것이다.


스뚜라이크.~~~아웃!


"와아아아!"

"써니! 써니!"


올스타전 홈런더비에서 2회연속 우승을 한 강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하자 관중석에선 선우를 연호하는 함성이 울려퍼졌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 타자였다.

6번 안토니오 아르게요.

늘 유망주로 뽑히면서도 2년간 AA와 AAA에서 메이저리그로 승격하지 못했던 도미니카 출신에 22살인 젊은 타자.

그는 선우와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이 메이저리그가 데뷔하는 첫해였고, 현재 메츠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타자이기도 했다.

타율 0.312, 타점 43점. 홈런 19.

이런 추세라면 3할에 100타점 그리고 45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며 메츠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는 대형 신인.

그러면서 기자들이 이번 내셔널리그에서 선우와 함께 가장 유력하게 꼽고 있는 신인왕 후보였다.

좌완과 우완 파이어볼러의 대결.

동시에 가장 유력한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들의 경쟁.

15개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3연전 중, 이번 LA 경기에 유독 많은 야구팬들이 시선이 쏠린 건, 바로 이와 같은 사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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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5: 선발 최고의 파이어볼러(1) +15 19.01.12 13,601 340 11쪽
47 024: 그 여자, 제니퍼(2) +23 19.01.11 13,854 37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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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023: 야구 전쟁(1) +19 19.01.07 14,586 366 11쪽
42 022: 모르는 건 야구만이 아니다 +16 19.01.06 15,392 330 12쪽
41 021: 슈퍼 커맨드 +31 19.01.05 15,551 375 11쪽
40 020: 되면 한다 +13 19.01.04 15,936 374 13쪽
39 019: 천재들의 빅뱅(4) +19 19.01.03 16,180 336 12쪽
38 019: 천재들의 빅뱅(3) +12 19.01.02 16,525 374 12쪽
37 019: 천재들의 빅뱅(2) +19 19.01.01 16,312 3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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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018: Oh, My God! +28 18.12.30 17,719 38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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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016: A Star is Born +48 18.12.28 18,909 40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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