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성계 장군의 노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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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아이언
작품등록일 :
2018.12.01 21:41
최근연재일 :
2019.10.30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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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0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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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1. 황산 대첩 (14)

DUMMY

노비들은 일제히 활을 들었다. 아마 한 대, 혹은 두 대 정도 활을 날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 후에는 적의 말이 사정없이 우리를 치고 갈 수 있다. 그것만은 막아야 한다. 급하게 여기저기 죽은 사람과 말을 시체들을 앞에 쌓고 주인 모를 병장기들을 땅에 박아 새웠다. 이렇게 하면 적들이 말로 우리를 바로 깔아버리는 것은 막을 수 있다. 애초에 우리는 모두 말을 타고 와서 도망을 가도 되지만 이성계 장군이 적들에게 두려움을 주기 위해서는 도주란 있을 수 없다...


"장군 저희는 어떻게든 버틸 것이니 염려마십시오" 저 친구 이름이 뭐더라? 가별초가 많아지며 이제 이름을 모르는 이들이 많아졌다. 알게 뭐람. 어차피 저 친구가 여기서 살아나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냐 오늘을 넘기면 너희에게 큰 상을 줄 것이다!" 장군은 외치고 달려오는 적을 맞아 말을 몰았다. 그러더니 비스듬하게 말을 몰며 화살을 날려 적을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왜구들은 기마 궁술을 익히지 못한 듯 했다. 그냥 괴성을 지르며 장군을 쫓기만 할 뿐이었다. 장군은 말을 우리쪽으로 몰았고 왜구들은 우리 쪽 100여보 안으로 들어왔다.


"지금이다. 활을 날려라!" 노비들이 마구 활을 날리기 시작했다. 10여필의 말이 활을 맞아 기수가 나가떨어졌다. 달리는 말에서 낙상하면 크게 다친다. 낙법을 제대로 익히고 많은 수련을 한 기수만이 말에서 떨어져도 바로 전투를 할 수 있다. 왜구들은 섬나라 놈들이라 그 정도 승마술이 없다. 몽고군과 여진족들은 말에서 떨어져도 절대 안심해선 안된다. 몇 호흡 가지 않아 일어나선 우리쪽으로 뛰어오곤 했다.


왜구 기병대는 우리 노비들을 보더니 30여명이 우리 쪽으로 달려오기 시작하고, 나머지 10여명은 장군을 계속 쫓았다. 아직 한 대는 더 쏠 시간이 남아있다. 대여섯 놈이 또 활을 맞고 나가떨어졌다. 나머지는 우리 앞으로 왔다.


잘 훈련된 군마와 훈련받지 않은 군마는 몇가지 차이가 있다. 그 중 하나는 잘 훈련된 군마는 죽음을 무릅쓰고도 상대의 방어진형으로 뛰어든다. 하지만 훈련받지 않은 말은 살고자 하는 생존본능에 방어진형 앞에서 멈추거나 돌아간다. 바로 지금의 왜구들 말처럼...


왜구들은 우리가 시체더미로 쌓은 언덕과 창들을 꽂은 땅을 결국 말로 돌격하지 못했다. 말을 다시 재촉하나 이미 겁을 먹은 말들은 주위를 빙빙 돌 뿐이었다. 화가 난 왜구들은 말에서 내려 결국 우리에게 도보로 뎦쳤다!


기마술은 별로였지만 검술은 매우 뛰어난 무공을 닦은 자들임에 틀림없었다. 가별초 보병대에서 특히 강한 친구들로 선발해서 왔지만 저들의 무예가 워낙 뛰어나서 우리는 밀리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병장기가 부딫치는 소리가 울렸다. 저들이 자신있어하는 단병접전이니 우리가 살아나갈 확률은 낮았다.


서역도를 움켜지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단전에서 흐르는 기를 온몸으로 천천히 돌렸다. 전쟁터에서 신병들이 잘 죽는 것은 너무 흥분해서 판단력이 흐려져서다. 난 수십년을 싸워왔다. 더구나 태극기공도 익혔다. 죽더라도 몽고군 장군과 싸우다가 죽고 싶지 이런 왜구 무장들에게는 죽고 싶지 않다!


내 앞에 온 자는 흰 수염이 나부끼는 자다. 전장터에서 나도 중년이 되었는데 넌 노년이 되었구나.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살생을 하였을까? 어차피 여기서는 내공을 아껴서는 안된다. 왜구 보병대를 상대했을 땐 적당히 안배를 하기 위해 내공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오늘 전투의 마지막, 아니 내 인생 전투의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아낄 내공은 없다!


내공을 넣은 서역도를 휘둘러 일합을 겨뤘다. 서로의 칼이 부딫치자 둘다 손이 떨렸다. 하지만 저 자의 손이 더 많이 떨리고 있었다. 아, 저자는 나이가 많아서 근력이 떨어지는구나. 그러니 내공을 넣은 칼을 견디지를 못하는구나. 승기는 나에게 있다! 속전속결! 바로 뛰어들며 다시 칼을 휘둘렀다. 전장을 많이 겪은 자 답게 나의 이합도 저 자는 칼로 막아냈다. 하지만 힘이 다 해 가는지 점점 동작이 느려가는 것이 보였다. 삼합, 사합, 오합... 10여번을 칼을 부딫치자 저 자의 호흡이 매우 흐뜨려진 것이 보였다.


호흡이 흐뜨려지면 칼을 쓸때 어지러워지며, 제대로 방어해낼 수가 없다. 내공을 연마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호흡을 가지런하게 정돈하기 위해서다. 저 자의 무공은 상당하나 내공을 제대로 연마한 자는 아니다!


"칠걸이 네 놈은 장군을 모셔야 할 놈이다! 이 태극기공을 익히기 전에 살아서 산을 내려갈 생각을 하지 말거라!" 아 무학대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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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중단의 변명 22.12.26 19 0 -
31 1. 황산 대첩 (30) 19.10.30 66 0 7쪽
30 1. 황산 대첩 (29) 18.12.08 92 2 7쪽
29 1. 황산 대첩 (28) 18.12.07 62 1 6쪽
28 1. 황산 대첩 (27) 18.12.06 90 1 7쪽
27 1. 황산 대첩 (26) 18.12.05 86 1 5쪽
26 1. 황산 대첩 (25) 18.12.04 84 1 5쪽
25 1. 황산 대첩 (24) 18.12.03 80 1 6쪽
24 1. 황산 대첩 (23) 18.12.02 92 1 6쪽
23 1. 황산 대첩 (22) 18.12.02 97 1 6쪽
22 1. 황산 대첩 (21) 18.12.02 95 1 6쪽
21 1. 황산 대첩 (20) 18.12.02 104 2 5쪽
20 1. 황산 대첩 (19) 18.12.02 99 2 4쪽
19 1. 황산 대첩 (18) 18.12.02 106 2 4쪽
18 1. 황산 대첩 (17) 18.12.02 100 2 4쪽
17 1. 황산 대첩 (16) 18.12.02 99 2 5쪽
16 1. 황산 대첩 (15) 18.12.02 110 2 4쪽
» 1. 황산 대첩 (14) 18.12.02 115 2 5쪽
14 1. 황산 대첩 (13) 18.12.02 104 2 4쪽
13 1. 황산 대첩 (12) 18.12.02 131 2 4쪽
12 1. 황산 대첩 (11) 18.12.02 130 2 4쪽
11 1. 황산 대첩 (10) 18.12.02 132 2 5쪽
10 1. 황산 대첩 (9) 18.12.02 140 2 4쪽
9 1. 황산 대첩 (8) 18.12.02 144 2 3쪽
8 1. 황산 대첩 (7) 18.12.02 144 2 4쪽
7 1. 황산 대첩 (6) 18.12.02 156 2 5쪽
6 1. 황산 대첩 (5) 18.12.01 169 2 3쪽
5 1. 황산 대첩 (4) 18.12.01 188 2 3쪽
4 1. 황산 대첩 (3) 18.12.01 199 2 3쪽
3 1. 황산 대첩(2) 18.12.01 259 3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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