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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부검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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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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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 그리고 망자의 보답 & 영아의 왜곡된 기억 (1)

DUMMY

32화 폭로, 그리고 망자의 보답 & 영아의 왜곡된 기억 (1)


<서아일보 1면, 머리기사>


[전대미문의 예비군 살인사건, 전직 하사관과 조직폭력배가 모의해·········]


조필수의 녹취록과 사건 내역을 전달받은 전재수 기자는 자신이 근무하던 서아일보에 김이수 살인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뭐야? 이게 말이되? 군인이 깡패와 짜고 사람을 죽여? 그것도 예비군 훈련장에서? 망쪼구나 망쪼야.]

[미쳤네. 군부대는 그걸 은폐했군. 이거 사단장은 물론이고 국방부장관도 모가지 날아가겠네.]


신문을 펼쳐든 사람들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전재수 기자의 기사는 일파만파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김이수 사건은 인터넷과 언론 매체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결국, 부랴부랴 재조사에 들어간 군 당국은 조필수와 정윤상의 검은 커넥션을 밝혀냈고 사단장, 대대장을 비롯한 관련자 모두를 군 재판에 회부했다.


하지만, 성난 국민들의 여론은 식을 줄 모르고 오히려 들불처럼 일어났고 급기야 국방부 장관의 사과 성명하기에 이르렀다.


"이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 사건과 연루된 모든 관계자들을 엄중히 처벌할 것이며 다시는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군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더불어 본인도 군 명예를 실추한 책임을 지고 국방부 장관직을 내려놓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국방부 장관의 사퇴 성명이 있고 나서야 여론은 잠잠해졌으며 자연스럽게 김이수 사건도 마무리되는 듯했다.


***


"정훈아, 결국 국방부 장관까지 물러나는구나. 그나저나 이 번 사건은 조직원 간에 이권 다툼이 원인이었다며?"


티비를 지켜보고 있던 김상진이 천천히 고개를 내저었다.


"사필귀정이지. 그러니까 죄짓고는 못 사는 법이야."

"그러게 말이다. 언젠가는 진실은 밝혀지는 법이지. 우리의 존재가치도 거기에 있는 것 아니냐. 보이지 않는 진실의 퍼즐 조각을 맞추는 일!"


김상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에 동의를 표했다. 그가 나를 바라보며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물론이지. 그게 법의학자의 사명 아니겠냐."

"흠, 그리고 네 덕에 하은이 자매 하늘나라로 잘 보내줬다. 그나저나 한약사가 범인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어?"


[형님, 이 사건, 광수대 에서 맡을 수 있을까요?]

[글쎄다. 쉽지 않겠지만 내가 보고서는 올려보마. 사안이 중대하니 잘 하면 될지도 모르겠다.]

[꼭, 그 쪽에서 맡아주셔야 합니다.]

[그래. 알았어.]


김상진의 보고서를 확인한 나는 이상민 형사에게 하은이 자매 사건 수사를 부탁했고 이상민 형사가 상부에 사건의 심각성 담은 보고서를 제출해 승인을 받음으로써 경찰본부 차원의 수사팀이 꾸려질 수 있었다


국과수 부검 및 성분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경찰은 재 수사를 착수해 결국 신상용과 그 일당들을 검거할 수 있었다. 놈들은 하은이 자매 외에도 수많은 무연고 아이들을 불법 한약재를 만드는데 동원됐고 건강이 악화돼 쓸모가 없어지면 내장을 적출하고는 무참히 살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네가 작성한 보고서를 보니 심각하게 폐가 녹아있었고 벤조피렌 dl이 폐에 집중돼 있더군. 결국 하은이는 벤조피렌이 들어있던 한약재를 먹었던 것이 아니고 흡입한 거지, 호흡기로!"

"흠, 그렇지! 충분히 그럴 수 있지."


김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한약재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유해한 연기가 하은이 자매의 호흡기로 유입된 거라 판단했어. 그래서 하은이 사체가 발견된 주변을 중심으로 한약재를 다루거나 제조하는 한약방을 중점으로 탐문하다 신상용을 찾아낸 거야. 물론 내가 한 게 아니라 경찰들이 한 거지만."

“아무튼, 네가 학교 다닐 때부터 너 음흉한 놈인 건 알았는데 언제 그런 걸 다 알아봤냐? 나 몰래?”

“뭐 그런 걸 알아봐야 하냐? 청진기 대보면 답 나오는 거지.”


나는 김상진을 향해 어깨를 으쓱거렸다.


“너, 잘났다. 새꺄! 그나저나 이태권 형사가 신상용 일당이랑 짝짜꿍이었던 건 또, 어떻게 안거야? 너가 무슨 박수무당이냐?”


“뭐······그냥. 이름이 영 맘에 안 들더라고. 태권브이도 아니고 이태권이 뭐냐?”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그게 말이냐? 방귀냐?"


김상진이 어이없다는 듯이 물었다.


“아무튼, 그냥 느낌이 그랬어.”

“하여간, 이 인간 요즘 이상하다니까? 너 내가 알던 샌님. 김정훈 맞냐?”

“후후후”

“웃지 마 새꺄. 정드니깐. 아무튼, 난 이만 가봐야겠다. 부장님이 찾으셔········· 참, 지하 부검실에서 하도 냄새가 올라온다고 난리를 쳐서 보수공사를 한다더라. 잘 하면 재건축할 수도 있고. 그나저나 무슨 냄새가 나긴 하는 거냐? 난 잘 모르겠던데······”


김상진이 코를 벌름거렸다.


“우리야. 시체 썩는 냄새에 이골이 나서 그렇지. 얼마 전에 엄마도 그런 말씀 하시더라 썩은 내가 진동한다고.”

“하긴······ 매달 수십 구의 시체가 몰려드니 그럴 만도 하지. 그럼 나, 간다!”

“그래.”


“참, 정훈아! 너 그 소식 들었어?”


문을 나서려던 김상진이 갑자기 몸을 돌려 세웠다.


“무슨?”

“그놈, 병원에서 자살했데.”


순간, 김상진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놈? 신상현을 말하는 거야?"

“············”


김상진이 말없이 고개만 까딱거렸다.


“왜? 무슨 일로?”

“흠······ 환각과 환청에 시달리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야. 정말 환청에 시달린 건지. 뒤늦게나마 양심의 가책을 느꼈던 건지 알 수 없지만 말이야. 남겨진 유서도 없다고 하더라고.”


김상진이 양 손바닥을 펼쳐 보였다.


[하여간, 인간들이란 족속은 이래서 안되는 거야. 마치 자기들이 이 세상의 주인인 양 우쭐거리면서 한 치 앞을 내다 못하니 말이야.]


나는 얼마 전에 지천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결국, 지천은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건가?


“흠···결국, 그렇게 됐군.”


씁쓸한 소식이었다.


“그런데, 씁쓸한 게 그 인간이 죽기 직전까지 수연이와 은아 사진을 손에 꽉 쥐고 있었단다. 아무리 펼치려 해도 놓지 않더래. 그 인간, 정말 정신질환자가 맞았을까?”


김상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흠, 글쎄.”


결국, 이수연 사건도 신상현의 의문의 자살로 끝이 나고 말았다.


***


<황천 나루>


“김이수 망자, 갑시다.”


지천이 이승을 향해 멍하니 서있던 김이수 망자의 어깨를 두드렸다.


“네. 처사님!”


일반적으로 망자들이 이승에 미련을 못 버리고 머뭇거리던 데 반해 김이수 망자는 미련없이 냉정하게 돌아서는 모습이었다.


“흠, 김이수 망자, 이승에 대한 미련은 없는 것이오?”


지천이 의아한 듯 김이수를 쳐다봤다.


“한 평생 잘 놀다가 가는 데 무슨 미련이 남겠습니까? 게다가, 김정훈 법의관이 억울한 누명까지 벗겨준 마당에 이승에 대한 미련 따윈 눈곱만큼도 없습니다.”


흐음, 김이수 망자가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정윤상이 가 원망스럽지 않소?”

“후후후, 글쎄요. 녀석이 나를 향해 총구를 겨누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군요. 저는 분명히 봤습니다. 그 녀석의 눈망울이 흔들리는 것을. 녀석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겁니다.”


김이수 망자가 건조한 미소를 입가에 흘렸다.


“그래도 목숨처럼 끔찍하게 아끼던 동생이었는데 억울하지 않냐는 말이오.”

“글쎄요. 저보다 녀석이 더 힘들지 않겠습니까? 살아도 살아있는 게 아닐 테니 말입니다. 저야, 김정훈 법의관님 덕에 이렇게 편안하게 저승에 들 수 있는걸요.”


역시, 이상민 형사의 말대로 품이 큰 사내 중의 사내였다. 그가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그렇군요. 흠··· 자, 늦었습니다. 할 것이 많아요. 어서 저승에 듭시다.”

“네······ 아! 처사님 부탁이 있습니다.”


김이수 망자가 발걸음을 멈추며 지천을 향해 손을 들었다.


“뭔가 보답이라도 해야겠다, 이겁니까?”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지천이 선수를 쳤다.


“후후후, 네. 은혜를 입었으면 갚는 것이 사람의 도리 아닙니까? 그나저나 제가 가진 것이 없어서······”

“흠, 잠시만 기다리시오. 어디 보자. 아! 맞아. 당신의 주먹! 그거면 되겠네. 아마도 그 친구가 나중에 당신의 주먹을 요긴히 써먹을 것이오.”


명부를 펼쳐 보던 지천이 목소리 톤을 높였다.


"주먹이오? 이게 무슨 쓸모가 있다고?”


김이수 망자가 자신의 주먹을 내보였다.


“후후후, 분명히 그 친구가 그 주먹 분명히 써먹을 날이 올 것이요.”


지천이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요? 그렇게만 된다면야 저야 감사하지요. 평생을 이거 하나로 살아왔어요. 이젠 지긋지긋합니다. 그분께 무슨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법의관님이 살아가시는데 필요하시다면 기꺼이 내어드리지요.”


김이수가 반색하며 즐거워했다.


“알겠소. 그렇게 하도록 하죠. 자, 이제 이 강을 건너면 이승에서 당신이 했던 모든 일은 기억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그래도 괜찮겠소?"


지천이 명부를 들춰 보이며 물었다.


“물론입니다. 그깟 거에 미련 따위를 둘 일이 있습니까?”

“좋소이다. 이제 갑시다. 갈 길이 멀어요.”


지천이 명부에 적힌 김이수의 직업란을 삭제했다.


“김정훈 법의관님! 감사합니다.”


배에 올라탄 김이수가 이승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했다.


***


<국과수>


주룩주룩


때아닌, 겨울비가 청승맞게 내리던 날이었다. 김 과장과 나는 휴게실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야······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평소엔 모르겠더구먼 비가 오니 심해지네.”


후우, 김 과장이 창밖을 내다보며 담배 연기를 흩뿌렸다.


국과수 건물은 고속도로 사이에 있는 건물에 북향이라 겨울이면 더욱더 추웠다. 해가지면 칼바람이 실내에서도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곳이 바로 국과수였다. 가만있어도 을씨년스러운 곳인데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니 주변은 마치 귀신이라도 튀어나올 듯 음산했다.


“그러게요. 비만 오면 피비린내가 올라오는 것 같아요. 이제 별관, 재건축을 한다고 하니 좀 나아지겠죠."


별관은 부검실이 있는 회색 건물이었다.


"그러게. 이젠 좀, 나아지려나?"

"이번에는 제발 부검하는 건물 같지 않게 좀 지어줬으면 좋겠어요. 이건 뭐 납골당도 아니고······”

“납골당이나 부검실이나 도긴개긴이지. 그나저나, 오늘 같은 날은 쐬주에 돼지껍데기이나 구워 먹으면 딱 인데 말이야. 안 그러냐? 정훈아!”

김 과장이 창밖을 내다보며 입맛을 다셨다.


죄송하지만, 그러긴 힘드실 것 같습니다.


“글쎄요.”


삐뽀삐뽀


아니나 다를까?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국과수에 울려 퍼졌다.


“헉, 또 터졌나 보다. 하긴, 내 팔자에 무슨 소주에 돼지 껍데기냐? 소독약에 알코올이 어울리지. 정훈아 나가보자. 오늘은 또 무슨 사연이 깊은 시체려나?”

“네. 과장님!”


김 과장이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며 웃옷을 챙겨 입었다.


잠시 후,


이, 이럴 수가?


외국인들이 모여 산다는 동래 마을, 그곳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났고 집에서 잠들어 있던 두 살배기 이란성 쌍둥이 남매가 처참하게 불에 타, 국과수에 실려 왔다.


서로를 꼭 껴안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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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영아의 왜곡된 기억 (2) +28 19.01.12 11,682 365 12쪽
» 폭로, 그리고 망자의 보답 & 영아의 왜곡된 기억 (1) +27 19.01.11 12,483 40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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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뭐? 공포탄에 사람이 죽어? (2) +28 19.01.04 14,893 411 10쪽
25 망자의 보답 & 뭐? 공포탄에 사람이 죽어? (1) +40 19.01.03 15,192 434 8쪽
24 파국 (破局) +28 19.01.03 14,984 411 10쪽
23 빼박 (2) +27 19.01.02 14,941 449 11쪽
22 빼박 (1) +36 19.01.01 15,297 457 13쪽
21 법정 공방(法庭攻防) (3) +27 18.12.31 15,292 384 10쪽
20 법정 공방(法庭攻防) (2) +10 18.12.30 15,580 39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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