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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부제 : 폭삭 망한 별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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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펜
작품등록일 :
2018.12.1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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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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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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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다 2

DUMMY

방금 전, 제아의 정비실을 나선 테스,


자신을 질책하며 본부의 정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뭐야, 박사님이 그렇게 속 좁은 분은 아니잖아. 그런데 난 매번 이렇게 박사님을 만나려하면 망설이고 작아지는 거야.’


“이 바보 멍충아!”


그러는 자신이 정말 짜증나서 혼잣말로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주변에 있던 본부 대원들이 그녀의 자학모드에 놀라 시선을 집중했다.


‘아차···소리질러버렸다.’


순간 창피함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오른 테스, 고개를 푹 숙이고 빠르게 그 장소를 빠져나가려고 걸음을 재촉했다.


퍼억!


역시 서두르는 것에 결과는 좋지 않았다.


“아잇! 코.”


미처 대비할 틈도 없이 누군가와 부딪히고 말았던 것이다.


마치 단단한 벽에 부딪혀 튕겨지듯 떠밀리며 넘어진 테스, 정신차릴 새도 없이 당황해서 서둘러 일어나려는데 부딪혔던 상대방이 다가와 말했다.


“괜찮아요?”


테스가 고개를 들어 상대를 봤을 때, 그녀는 한 번 더 당황한다. 조금 전 제아와 함께 창밖으로 주의 깊게 보던 그 신입 대원이었기 때문이다.


“응? 너는 그···”


테스는 하려던 말을 멈칫 다시 삼켰다.


“아···난 괜찮아요.”


그녀가 몸을 일으켜 옷을 추스르며 그 소년에게 말을 이었다.


“미안, 내가 그만 부주의 했네요.”


옅은 미소를 띠고 테스를 바라보던 소년이 그녀가 떨어트린 통신기를 건네주며,


“아니. 내가 미안해요. 승강장 쪽을 올려보다가 미처 그쪽을 보질 못했네요. 그래도 다치지 않았다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통신기를 받아든 테스가 인사를 건넸다.


“아, 고마워요. 난 테스, 라빈 테스. 그냥 테스라고 불러요. 어차피 오늘부터 신입대원들 안내 담당이니까. 그쪽도 신입인 걸로 아는데 한동안 자주 보겠네요.”


“난 가즈, 킴스 가즈. 만나서 반가워요. 잘 부탁합니다.”


“네, 반가워요. 킴스”


테스는 가즈가 그녀의 로드팀에 새로운 사스포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 조금 전 그에게 통신기를 받아 들었을 때, 짐작대로라는 걸 예지로 알았기 때문이다. 또한 그에게서 느껴지는 강한 영력도 쉽게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그와 부딪히는 순간에 떠밀려 넘어진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은 것으로 그의 영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런 그를 직접 마주하게 된 것에 약간 들뜨는 기분도 들었다. 때문에 더 발랄한 목소리로 그에게 악수를 청하는 테스, 조금 전 당황스러웠던 상황보다 좀 더 밝게 친근한 인사를 나누고 싶어졌다.


“그럼 정식으로, 나도 앞으로 잘 부탁할게. 킴스. 같은 대원이니까 서로 말 편하게 하자.”


“응? 아하, 그래 테스, 친근하게 반겨주니 고마워. 나도 노력할게.”


가즈는 손을 맞잡고 해맑게 웃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로드 정비를 하는 곳이 저 옥상에 있는 거지?”


“로드 정비? 응 저위가 승강장이니까. 정비소도 저기에 있고···”


테스가 옥상을 바라보며 대답하는 와중에 승강장에서는 애뮬드로 하나가 빠져 나가는 것이 보였다.


“어! 저건 다비? 으응? 제아는 박사님 만나러 간···저쪽은 반대 방향인데··· 날 따돌린 거야? 허얼···”


테스가 섭섭한 듯 제아를 책망하는 사이에 하늘을 날아오른 다비를 유심히 보던 가즈도 혼잣말 하듯,


“오늘은 좀 특별한 날이 될 거야. 어쩌면···”


그 말을 들은 테스는 어리둥절했다.


‘응? 특별한?’


무슨 특별함이 있는 날인지 그에게 되묻고 싶었다. 그가 승강장 쪽을 바라보고 그렇게 말하는 것이 마치 제아를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킴즈 얘도 싸스포라면 예지하는 능력이 있을 텐니까···근데 그 특별함은 어떤 걸까?’


그녀가 생각하는 사이에 제아를 태운 다비가 시야에서 빠르게 벗어났다.


“근데 저기···테스···그만 손을 놓아도 될까?”


당황한 테스가 그때서야 가즈의 손을 놔준다.


“응? 아···그랬지 그랬지. 내가 잠깐 다른 생각을 하느라. 미안”


“아니야. 나도 너처럼 딴 생각을 했는걸, 근데 방금 승강장을 빠져나간 대원은 테스 친구?”


가즈의 물음에 테스는,


“응, 어린 시절부터 가깝게 자란 사이야. 제아라고···그런데 킴스, 방금 네가 말한 특별한 날이 된다는 건 무슨 말이야?”


제아는 자신을 따돌리고 바룬으로 곧장 갔을 것이다. 그곳에서 벌어질 일에 대해 예지로 짐작되는 것이 없는 테스로서는 혹시 제아에게 어떤 일이 생길 것인지 킴스는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응? 아··· 그 얘기, 그야 뭐 서로 만나야 하는 인연을 만나게 되는 건, 언제나 특별한 거니까. 지금 난, 우연이라도 이렇게 테스를 만났잖아.”


테스의 궁금증을 빗겨가려는 가즈의 대답을 들으며 그녀는 그에게 더 물을 수가 없었다.


‘지금 나한테 진도 빼려고 말하는 건 아닐 거고, 뭐지? 흠··· 흠···’


테스가 가즈를 뚫어지게 바라 봤다. 그런 테스의 관찰에 좀 멋쩍은 가즈가 자리를 피했다.


“자 그럼. 나는 승강장 견학 좀 더 할게. 나중에 봐 테스 교관님.”


인사를 건내며 가즈가 본부 승강장 쪽으로 향해 걸어갔다.


“교관? 저기 난 교관이 아닌, 데.?”


스스럼없이 친근하게 농담을 건네고 가는 가즈의 뒷모습을 보면서, 테스는 저 녀석 때문에 앞날이 지금 보다 조금 더 즐거울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제아의 다비가 사라저간 하늘을 다시 돌아보면서 생각했다.


‘저 아이가 우리 팀의 새로운 사스포, 뭔가 재미있을 것 같긴 한데···뭐 그것도 그것대로 특별함이라면 더 좋다는 건가. 훗···’


테스가 그런 생각을 하며 바라보는 하늘에 조금 전과 다른 구름이 지나간다.


평소와 다름없는 하늘에서 새로운 구름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특별함을 느낄 수 있다면, 비개인 날 구름들 사이를 가르는 물기 먹은 햇볕을 대하는 반가움만큼, 하늘은 늘 특별할 수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가 어느 누군가에게는 늘 같았지만, 어느 누군가에게는 늘 특별할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옥상 승강장에 오른 가즈,


‘만남의 의미는 스스로 정할 수 있어도 인연으로 떠안게 되는 무게만큼은 숙명이 정하는 거겠지···’


제아가 비행한 방향을 바라봤다.


잠시 후면 그녀에게 특별한 하늘이 되겠지만,


가즈 그에게는 아직도 특별할 것 없는 하늘일 뿐이었다.




------------------------




그루아 폐쇄지구 바룬.


건물 통로에 한 팀의 정찰대원들이 등을 밝히며 들어섰다.


“여기가 60층 마지막 통로 끝이야 헤인. 이상할 만큼 상념체가 없었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징후가 없는데?”


건물에 진입해 지금까지 이상 징후를 발견할 수 없었지만, 이렇게 깊숙이 들어온 상태에서 아무런 일도 없었다면 차라리 다행 중 불행이라고 해야 하는 상황이다.


바룬시에 진입하기 전부터 헤인은 분명히 느꼈다. 도시의 건물들 중 유독 이 건물에서 상념체나 나차가 아닌 알 수 없는 이상 기운이 있다고 직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헤인의 영적능력은 제아나 테스처럼 오오라의 경계를 허물지 못한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의 예지능력과 이상 징후 감지능력은 높게 평가되었고 단 한번도 빗나간 적이 없었다.


헌데, 이 건물에 들어서자 그 기운이 말끔히 사라졌다.


‘반이의 팀들이 당한 위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야···’


“긴장 풀지 마! 루. 그런 생각이 들만큼 오히려 우리가 엮긴 것인지도 몰라. 거기! 피터 발 밑을 조심해.”


“으응!”


12,000세대와 각종 공연과 문화시설이 완비된 초거대 도시형 복합건물에 상념체의 흔적조차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상념체나 나차 따위가 중요치 않다고 헤인은 생각했다. 터무니없을 만큼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지금의 꺼림직함에는 묘한 위화감이 베여 있었기 때문이다.


위험한 존재 중 가장 끔찍한 것이 있다면, 드러내지 않아 확인도 할 수 없는 상대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느끼는 것은 그런 은신과는 격이 다른 차원이었다. 공기조차도 차분할 만큼 말끔하게 그 공간 자체를 지우고 모든 걸 새로 구성한 것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소름이 끼칠만큼 공허했다.


흔한 전자기 파동들 조차 가라앉아 있었다.


그럴 수 있는 공간은 단 하나였다.


결계!


'설마 이 건물 전체가 결계? 나차 따위가 아닌 그 이상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지 몰라. 건물에 진입하기 전부터 짐작했어야 했는데, 그게 실수였어...'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헤인이 말했다.


“좀 전 보다 예감이 더 안 좋아, 지금 즉시 모두 오오라를 올리고 미결식을 준비해. 기운을 감추고 있지만, 분명 있어. 놈은 보통 놈이 아니야. 일단 신속하게 건물에서 벗어나 지원을 기다린다.”


앞으로 20~30분이다.


대원들의 오오라가 유지될 수 있는 시간,


그 시간 내에 이 건물을 빠져나가야 했다. 퇴각을 결심한 혜인이 마나서클이 발동한 심중에서 오오라를 세워 올리려는 그때였다.


프앙!!!부부부부부북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우우우우우우우


무언가 폭발하듯, 숨이 막힐 만한 섬뜩한 압력에 고막이 먹히며 전개되는 것을 느낀 헤인이 미처 돌아 볼 사이도 없이 모두에게 외쳤다.


“모두 미결을 쳐! 어서!”


대원들이 황급하게 준비한 각자의 미결을 열었다.


그와 거의 동시에 심장을 멈출 만큼 강렬한 파동이 휘몰아치더니 정찰조를 삽시간에 암흑 염화 속으로 고립 시키고 어디론가 멀리 던져지는 느낌이 들었다. 나차와의 전투 경험이 풍부한 헤인이 지금껏 경험해 본적이 없는 엄청난 속도의 딮스 결계술식이었다.


빠져나가기 위해 정신을 가다듬고 연산을 거듭했지만, 이건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었다.


‘안 돼. 이럴 수가···딮스 염력수치가 1,950레타······’


헤인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강한 염력에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나차의 가장 강했던 수치는 고작 125레타였다.


다른 대원들의 탄식소리가 아득히 먼 듯이 들려 왔지만 손가락 하나 까닥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나마 미결식을 준비하게 한 건 천만다행이었다. 그마저도 못했다면 버텨보지도 못하고 영체를 먹혀 모두 절명에 놓이게 될 것이 뻔했다.


‘본대 구조작전까지 모두 정신 차리고 견뎌내야 해.’


헤인의 다른 대원들의 미결과 링크를 시도했지만, 그것마저 연결이 되질 않았다.


‘미결 합식도 안 돼? 도대체 어떤 놈이기에···’


링크가 되면 하나의 미결계에 모두가 모일 수 있었지만 그것마저도 교란된 듯 여의치 않았다.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이 상태로도 얼마 못 버틸 것 같은데···’


혜인은 이제 숨을 고르고 지원을 기다리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었다.


‘제아라도 있었다면···’




----------------





그 무렵, 건물 밖에 요원 한명이 도착했다.


제아였다.


“헤인이 이곳에 있는 것 같은데 다비”


“우웅, 좀 전까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없다.”


‘벌써 일이 벌어진 건가? 이런 예지는 빗나가도 되는데 말야.’


제아가 현장에 도착한 때를 같이해 공지가 올라왔다.


[대원들이 실종 되었다. 바룬시 내에 있는 전 대원들에게 알린다. 지금 즉시 메스린센터 앞으로 집결하라.]


이유는 메스린센터 폐쇄 지구를 탐색하던 대원들의 위치와 통신이 갑자기 단절 되었다는 긴급 메시지였다.


다른 대원들이 이곳에 도착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제아는 발걸음을 옮겨 건물로 향했다. 그런데 느낌이 예사롭지 않았다.


‘응? 뭐지? 여기부터 결계라고?’


제아가 다비에게 움직이지 말라는 손짓을 하고 좀 더 건물로 다가갔다. 그리고 통신기로 도착상황을 알렸다.


“본부, 현장에 도착했다. 참고할 사항은?”


“제아, 다른 요원들이 올 때까지 접근하지 말고 현 위치를 지키기 바람”


건물을 주시하던 제아가 좀 더 단호하게 말했다.


“현재 상황, 건물 밖 100미터까지 결계가 걸쳐져 있다. 안쪽의 정찰조가 매우 위험하다. 기다릴 시간 없으니 먼저 진입하겠다. 이상”


“대기하라. 제아요원 대기하라.”


제아는 본부 제지에 아랑곳없이 건물 안에 진입 했다.


‘대기나 마나. 도착한 지점에서 몇 걸음 걷고부터 나는 이미 결계 안에 있었어. 이 녀석 상당히 거물인데···’


계단을 오르며 벽을 짚었다. 희미한 염기류파가 제아의 손등을 타고 흐르는 게 느껴졌다.


‘염정기? 여기부터가 본 결계인가?’


“다비, 건물을 투시해봐.”


다비가 건물 전체를 투과했지만 이상한 징후는 없었다.


“이상 징후 없음”


“다비, 없기는 뭐가 없어. 정신 안 차리지? 네 녀석 발 앞까지 결계가 있다는 걸 알 테니까. 긴장해”


“웅, 너나 잘하세요.”


‘하···저게···’


사각형 60층 건물 중앙부는 지하 12층까지 뚫려 있는 구조였다.


13년 전, 그루아공구에서 나차들의 기습적인 2차 마염폭주가 있었다. 그로인해 바룬시의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당했다. 그날 이후 연방은 생존자들을 이주 시키고 그루아 전역을 폐쇄하게 된다. 그곳에 남겨진 희생자들의 아듀리 잔재가 불완전 연소된 상태로 떠돌아다니며 2차 피해를 발생시켰는데, 이른바 상념체의 확산이었다.


나차의 전단계로 불리는 상념체는 그루아 공구를 벗어나 다른 공구에 살아 있는 사람들의 정신에까지 침투해 범죄나 자살, 그리고 정신착란과 같은 부작용을 발생시켰다. 연방은 치안사령부에 특활기구를 설립, 특수 이능을 가진 델파트세대를 양성하고 폐쇄지구 외의 12개 공구 전역에 배치해 희생자들의 상념체를 수거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제아도 그 델파트세대 중 한명이었다.


‘나차나 상념체가 보이질 않아···’


폐쇄지구 내 건물에는 항상 상념체들이 존재하는데 많게는 수백에서 없어도 몇이라도 있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규모가 큰 편인 이 건물에 아직 느껴지는 상념체 징후가 없다.


‘전부 먹어치웠군. 13년 전 모조리 먹어치우고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그놈하고 경우가 유사하네.’


제아는 가장 강한 이상기운이 쏠린 60층으로 바로 향했다. 마지막 통로에 들어섰을 때, 어린 아이의 노래 소리가 들렸다. 복도 모서리를 돌자 인형을 안고 의자에 앉아 노래를 흥얼거리는 어린 여자아이가 눈에 들어 왔다. 그러나 나차나 상념체와는 다르게 생기가 느껴진다. 그렇다고 마령도 아닌 듯 제아를 보고도 반응하지 않았다.


‘저 녀석인가?’


그렇게 직감 했지만,


나차나 상념체가 아닌 건 분명했다. 그렇다고 마령은 더더욱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저것이 뭐든 간에 등급을 짐작 할 수 없을 만큼 염력은 강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저걸 엮어야 한다.


제아는 손가락 끝을 벽면에 대고 떼지 않은 채 천천히 다가가 노래를 부르는 정체불명의 아이와 거리를 두고 비상구 옆에 멈춰 섰다. 그래도 만일 저것이 지금까지 미확인된 유사 나차나 상념체라면 말을 걸지 않는 것이 좋다. 불필요한 교감으로 자칫 먼저 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아는 아이에게 눈을 떼고 비상구 문을 살짝 밀어 열었다.


문틈으로 또 다른 아이가 제아와 눈이 마주쳤다.


아이는 아무 일 없는 것처럼 해맑게 제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노래 소리가 멈췄다.


조금 전까지 노래를 부르던 아이가 제아에게 눈을 고정했다. 제아는 그 자리에 가만히 자세를 낮추어 앉아 허리띠 주머니에서 방울 하나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의자에 앉은 아이 쪽으로 던져 굴렸다.


차르릉!


방울은 곧장 굴러 노래하던 아이가 앉은 의자에 부딪혀 멈췄다. 그러자 그 아이가 말을 걸어왔다.


“역시 미르가 알던 대로 제법인데? 이 결계를 꿰뚫고 내가 보이는 구나 넌. 하핫”


헤인의 팀은 공격을 당하기 전까지도 저것을 볼 수 없었다는 얘기였다.


‘혜인의 팀들에게는 저 녀석이 보이지 않았다면, 저건 격이 다르다는 얘긴데···마령급이란 건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제아는 그 녀석의 말에 반응하지 않고 비상구 안쪽의 아이에게 손을 들어 인사를 했다. 그러나 정작 비상구쪽 아이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제아의 발밑을 보고는 놀랍다는 듯 오오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와 동시에 피할 사이도 없이 예리한 수정 송곳이 그녀의 발을 뚫고 나왔다.


검은 피가 베여 나왔다.


제아가 인상을 찌푸리며 주춤하는 사이, 아이의 인형이 그녀에게로 곧장 날아왔다.


의자에 앉아 있던 아이가 벌떡 일어나 인형에게 외쳤다.


“야! 네 마음대로 하는 건 좋지만, 죽지이만 말라고! 너에게 유익한 걸 선사하려고 온 아이니까. 하핫!"


날아오며 몇 배로 커진 인형이 주춤하는 그녀의 가슴팍을 강타하고 빠른 타격을 가하며 밀어붙였다. 인형이 빨랐다기보다 그녀가 방심했다고 보는 것이 맞았다. 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해진 첫 일격에 중심을 완전하게 잃었다.


그 후 이어진 집중 연타에 정신마저 잃은 듯 보였다.


단 한번의 저항도 못하고 그녀가 피를 토하며 바닥에 뒹굴었다.


“어라? 시시하네. 그거 밖에 안 돼? 미르는 분명히 너라고 지목했는데?”


제아가 쓰러져 죽은 듯 말이 없었다.


“야야! 그렇다고 죽이진 마. 미르! 야! 야아! 그만 하라니까.”


인형의 폭주에 당황한 아이가 만류를 했지만, 그에 아랑곳없이 인형이 제아를 피범벅이 되도록 밟고 또 밟았다. 그녀는 저항도 못하고 으스러져 버렸다.


“미르 너도 참 글러먹었어. 꼭 그렇게까지 칫!”


그때,


끼이이이이 득! 득! 득! 드 득


아이가 있었던 비상구의 문이 천천히 열렸다. 그리고 제아가 멀쩡한 모습으로 걸어 나왔다.


“참나, 아니 이건 해도 해도 정말 너무 한데? 우와...”


그녀가 처참하게 부서진 또 다른 자신을 경악스럽다는 듯 살펴보며 말했다.


“이봐 꼬맹이 미안하지만, 여긴 이제부터 내 구역이야.”


인형이 뒤돌아 비상구를 열고 나타난 제아에게 달려들었다.


“넌, 이제 그만 좀 해!”


제아의 손끝에서 기다란 황금빛 검기가 나와 인형을 순식간에 조각 내 버렸다. 그러고는 연기처럼 흩어진다.


신장의 무기 붉은색 수정체, 저얼스틱에서 터져 나온 오오라였다.


“호오! 멋지다 언니, 결계시공 틈새에 자신의 상념체를 끼워서 다중입체 술식을 해 버렸네 훗! 게다가 상념체가 있던 미결계 거점을 여기까지 확장했다는 말인데···내가 꼼짝없이 엮여 버렸군. 와핫! 이거 이거 정말 예술인데! 미르마저 흠칫 놀라 점프를 해버렸잖아. 하핫!”


미르는 조금 전 날뛰던 인형을 지목하는 듯했다.


아이가 의자 위에서 뛰어내려 가볍게 서며 말했다.


“언니야. 오늘 나하고 좀 놀아 줘. 아주 즐겁게 노는 거야 어때?”


“그러고 싶지만, 지금 당장은 네가 한 짓 때문에 좀 바빠. 이것아”


제아가 허리띠 뒤에 착용했던 울채를 풀어 건물 중앙으로 높이 던졌다.


“다비! 지금이야. 링을 투사해.”


건물 밖 다비가 공중으로 뛰어 오르며 건물을 향해 빛을 뿜는 순간, 허공에 던져진 울채의 요령이 울리며 링을 깨웠다.


차르랑!


짧은 울림, 그러나 그거면 족했다.


울채를 중심으로 원자입자 보다 작은 암흑의 링이 터지며 비물질 공간에 파장이 시작 되자 그녀의 미결계가 삽시간에 60층부터 지하층까리 전체로 영역을 확장해 갔다. 건물을 감싸고 있는 검붉은 기운이 서서히 드러난다. 그런 가운데 뚜렷하게 독립된 기운들이 지하층에 쏠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헤인팀은 저 아래 쪽에 끌어다 놨군. 쯧!’


제아가 고개를 돌렸을 때, 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인형만 의자위에 놓여 있었다.


‘서둘러야겠어!’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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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나스나지의 굴레 4 19.02.27 17 0 12쪽
64 나스나지의 굴레 3 19.02.27 1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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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나스나지의 굴레 1 19.02.25 21 0 13쪽
61 나세의 용 3 19.02.24 24 0 11쪽
60 나세의 용 2 19.02.24 12 0 13쪽
59 나세의 용 1 19.02.23 23 0 13쪽
58 뜻밖에 만남 3 19.02.21 14 0 12쪽
57 뜻밖의 만남 2 19.02.21 17 0 13쪽
56 뜻밖의 만남 1 19.02.20 15 0 12쪽
55 관리와 지배, 그리고 불편함 2 19.02.19 11 0 14쪽
54 관리와 지배, 그리고 불편함 1 19.02.19 14 0 14쪽
53 령의 혈흔 4 19.02.17 13 0 12쪽
52 령의 혈흔 3 19.02.14 21 0 12쪽
51 령의 혈흔 2 19.02.10 13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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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제 5의 제후 4 19.02.09 15 0 12쪽
48 제 5의 제후 3 19.02.08 27 0 14쪽
47 제 5의 제후 2 19.02.08 19 0 13쪽
46 제 5의 제후 1 19.02.07 20 0 13쪽
45 정령이 머무는 곳 3 19.02.07 17 0 17쪽
44 정령이 머무는 곳 2 19.02.07 16 0 13쪽
43 정령이 머무는 곳 1 19.02.06 19 0 14쪽
42 제아데나스 이계 4 19.02.06 15 0 13쪽
41 제아데나스 이계 3 19.02.06 29 0 15쪽
40 제아데나스 이계 2 19.02.02 18 0 13쪽
39 제아데나스 이계 1 19.01.31 24 0 14쪽
38 체르비의 공허 4 19.01.30 18 0 17쪽
37 체르비의 공허 3 19.01.24 17 0 14쪽
36 체르비의 공허 2 19.01.23 20 0 15쪽
35 체르비의 공허 1 19.01.22 23 0 13쪽
34 유일무이 클라스를 쥐다 3 19.01.21 29 0 16쪽
33 유일무이 클라스를 쥐다 2 19.01.21 33 0 17쪽
32 유일무이 클라스를 쥐다 1 19.01.20 33 0 13쪽
31 열두 날개의 마녀 케이아 4 19.01.18 30 0 15쪽
30 열두 날개의 마녀 케이아 3 19.01.17 28 0 14쪽
29 열두 날개의 마녀 케이아 2 19.01.15 30 0 14쪽
28 열두 날개의 마녀 케이아 1 19.01.13 36 0 16쪽
27 별에서 온 여자 4 19.01.13 43 0 13쪽
26 별에서 온 여자 3 19.01.12 28 0 13쪽
25 별에서 온 여자 2 19.01.10 28 0 16쪽
24 별에서 온 여자 1 19.01.10 44 0 12쪽
23 지하도시 리제라블 6 19.01.09 46 0 10쪽
22 지하도시 리제라블 5 19.01.08 37 0 10쪽
21 지하도시 리제라블 4 19.01.07 46 0 15쪽
20 지하도시 리제라블 3 19.01.07 39 0 13쪽
19 지하도시 리제라블 2 19.01.06 45 0 17쪽
18 지하도시 리제라블 1 19.01.05 42 0 13쪽
17 꿈을 깨다 3 19.01.04 46 0 13쪽
16 꿈을 깨다 2 19.01.04 39 0 18쪽
15 꿈을 깨다 1 18.12.31 43 0 13쪽
14 예정된 여정의 시작 4 18.12.29 47 0 14쪽
13 예정된 여정의 시작 3 18.12.28 42 0 19쪽
12 예정된 여정의 시작 2 18.12.27 53 0 12쪽
11 예정된 여정의 시작 1 18.12.25 49 0 13쪽
10 소멸과 탄생 4 18.12.24 57 0 14쪽
9 소멸과 탄생 3 18.12.23 57 0 13쪽
8 소멸과 탄생 2 18.12.20 54 0 13쪽
7 소멸과 탄생 1 18.12.17 61 0 14쪽
6 꿈을 꾸다 6 18.12.16 69 0 14쪽
5 꿈을 꾸다 5 18.12.15 84 0 13쪽
4 꿈을 꾸다 4 18.12.14 84 0 14쪽
3 꿈을 꾸다 3 18.12.13 119 0 16쪽
» 꿈을 꾸다 2 18.12.13 182 1 20쪽
1 꿈을 꾸다 1 18.12.12 439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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