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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부제 : 폭삭 망한 별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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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펜
작품등록일 :
2018.12.1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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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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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2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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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여정의 시작 3

DUMMY

느닷없이 뒤통수를 때리는 낯선 소리에 제로는 기겁을 했다.


“으악!”


그리고 상대가 누구인지 살필 틈도 없이 산등성이 아래로 내달렸다.


그 와중에 뒤에서 계속 들려오는 소리는


“이봐! 거기 서! 그 쪽은 위험해!”  


그 말에 신경도 쓸 여유가 없었다.


제로에게는 뛰는 것이 우선이다.


무조건 달려야 산다고 생각 했다.


그러나 이내 앞을 가로막는 물체 때문에 멈추어 서야 했다.


그리고 엄습해오는 공포에 더 이상 발을 땔 수도 없었다. 자크의 전투 애뮬들에게 그토록 무자비했던 그 모습도 일어나지 않았다.


공중을 떠다니는 작은 물체였다.


제로의 반 토막만한 그것은 생명력을 가진 안드로이드로 애뮬드로인 것으로 보인다.


올망졸망한 생김새는 어린아이와 같았고 수은처럼 빛나고 물결처럼 매끈한 머릿결을 가진 여성성의 전투 애뮬이었다.


‘아까부터 나를 뒤쫓아 오던 것이 저것이었군. 이제 어떻게 하지?’


그것이 공포에 질려 있는 제로에게 다가서며 말을 건넸다.


“이봐, 난 요욤이야. 아까부터 달려오는 널 관찰하며 쫓아 왔거든, 넌 누구지? 안드로이드는 아닌 것 같고··· 제론님의 섭에서 도망쳐 나오는 것을 보면 제후동맹의 애뮬도 아닌 것 같고···흠······”


제로가 자크섭의 전투애뮬들을 마주 했을 때처럼 그에게 공격적인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은 눈앞에 요욤이 그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째든 이곳에서 살아있는 제론님 애뮬을 만날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네. 후우 다행이다. 어째든 지금 제론님의 섭으로 돌아가는 건 위험해.”


제로는 아직도 모가 몬지 알 수도 없었고 그저 두려울 따름이다.


“나나나 나는···”


당황해하는 제로를 바라보며 요욤이 차분하게 말했다.


“이봐, 아직도 걱정 돼? 내가 너를 해칠까 봐? 나는 남주원 뮤님섭에 애뮬이야. 지금 뮤님이 어디론가 떠나서 나 혼자 남았지만, 흠··· 그러니까! 나는 너의 적은 아니라는 말이지.”


뮤라는 말에 제로는 그때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메시지 속에 분명 뮤는 칸나 제론과 최후까지 싸웠다고 했다.


“어어···긋··· 그래, 나···나는 제로야, 흐읍! 많이 놀랐어.”  


“아! 그랬구나, 반가워 제로. 우와! 그 동안 혼자서 너무 무섭고 심심했는데, 널 보니까 살 것 같네. 힛!” 


“어···나도 반가워.”


“아까부터 아래에서 달려오는 널 쭉 지켜보고 있었는걸. 생김새도 특이 하지만 아무래도 뭔가에 쫓기는 듯 한 것이 제후동맹군 같지는 않아서 결론을 내렸지, 나랑 너는 같은 입장이라고 말이지, 힛!”


“············” 


이제야 제로는 이곳에서 요욤를 만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풀어가야 할 것들이 많다는 생각에 버거움을 느꼈고, 이 세상에 대한 정보가 많이 필요한 참이었다.


그런데 요욤을 만났다는 건 그에게 행운이었다.


“그럼 뮤섭의 남주원은 어디쯤이야?” 


“음 이산을 넘어서 계속 남쪽으로 가면 돼. 바다를 접한 대륙의 마지막 끝, 하지만 그곳은 이미 폐허가 되었을 거야. 얼마 전 그곳에서 제후들과 마지막으로 싸웠거든, 근데 우리가 패하고 말았어···”


제로는 지금 중앙주원의 모습만 봐도 남주원의 상태를 알 것 같았다.


그곳도 저처럼 만신창이 되어 있을 것이다.


요욤이 맥이 빠진 듯 풀죽은 모습으로 말을 이었다.


“결국 뮤님은 우리를 이끌고 여기로 오게 되었지··· ”


제로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넌 왜 여기 혼자 남은 거지?”


“제론님이 중요한 일이라고 조용히 불렀어. 아무한테도 알리지 말라는 당부를 하시고··· 지금 이 근방에 매복하다 아침이 되면 이 버튼장치를 3분 간격으로 계속 누르라고 하셨어. 제후들이 이곳을 떠날 때까지 말이야.”


“버튼장치?”


“응 이거.”


요욤이 내민 버튼장치는 그저 간단한 통신장치처럼 보였다.


“하지만, 뮤님이 이곳을 탈출하는 바람에 혼자 남게 되었던 거야. 어디로 갔는지도 나는 몰라. 그래서 그 동안 모든 통신 장비를 꺼놓고 은신 모드로 숲속에 숨어 있었던 거야.” 


그렇지만 뮤는 북극에 있다고 했다.


“뮤는 북극에 있다던데? 메시지에···” 


요욤은 북극이라는 말에 반색을 하며


“어? 정말이야? 뮤님이 북극에 계신다고 했어? 그럼 우리 북극으로 가자.” 


“어? 어, 하지만, 뮤가 무사한지도 모르겠고···” 


“이구, 무사하시니까 내가 이렇게 살아 있지 힛! 만일, 뮤님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었다면 나는 아마 쓸모없는 고체덩어리가 되었을 걸. 지금은 교신이 두절 되었지만 내 생명 유지만은 확인 할 수 있어, 내가 이렇게 살아 있다는 건 내 모듈이 무사하다는 거야. 그건 바로 뮤님이 무사 하다는 말이거든.” 


“모듈? 그게 모야?” 


“응? 모듈을 몰라? 너도 모듈이 있을 것 아니야.” 


요욤은 말을 하다 잠시 생각 하는 듯 하더니,


“헉! 그럼 넌 모듈도 없이 살아 있는 애뮬 이란 말이야? 칸나님이 널 만들었다면서? 지금 중앙 주원 꼴을 봐. 너의 모듈도 파괴 되었을 텐데?”


제로는 여전히 요욤을 그게 뭐? 하는 표정으로 멀뚱멀뚱 바라만 보고 있었다.


“모든 애뮬들은 모두 모듈을 가지고 있어 그건 바로 활성유지장치란 말이야. 제로 네가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은 그 모듈이 파괴 되지 않았다는 거지. 예를 들어 네가 보고 있는 난 그저 동체일 뿐이야. 설혹 지금 이게 파괴 돼도 모듈만 있으면 나는 다시 만들어 질 수 있어. 그러나 모듈이 파괴 된다면 나는 영영 소멸되는 거야.”


“아 그런 거구나. 대충 무슨 얘긴지 알겠다.”


“흠··· 이거 어째 좀 불안 한데? 정말 모듈이 없는 상태로 이렇게 활동 한다면 정말 획기적인 걸? 생긴 걸로 보아서는 별 볼일 없는데, 아무튼 정말 놀라운 일이 될 거야. 그건 말이지, 그러니까 네가 제후? 으익?” 


요욤은 말을 이어가질 못했다. 이상한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자신을 창조한 뮤조차도 모듈에 의해 생명을 유지 하고 있으니까.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애뮬들은 모듈 없이 활동 할 수가 없다. 절대주였던 칸나 제론조차도 일부는 모듈에 의지해 살았다.


요욤이 내린 결론은,


“에잇, 그럴 리가 없어, 너의 모듈도 어딘가에 꽁꽁 숨겨져 있겠지 모, 다행이 파괴되지 않고 말이야. 제론님이 어련히 알아서 잘 챙기셨겠지.”


그녀는 무지하게 긍정적인 애뮬인 듯 했다.


제로는 요욤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알 듯 말 듯 했지만, 무엇이 되었든 상관없었다.


지금부터 어떻게 해야 할 지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런 것은 나도 잘 몰라. 그냥 깨어나 보니까 메시지가 자동으로 나에 관해서 말해 준 것 뿐이야. 그 이외의 것은 전혀 몰라.” 


“그럼 왜 널 만들었고 어떻게 하라는 지시 같은 건 없었어?” 


“어? 그게 내 메시지에서는 나를 왜 만들었는지 설명은 없었어, 깨어나면서 부터 내 이름과 사라의 달을 찾아 가라고 되어 있었는데, 그곳에서 뮤를 부르라고도 했어.” 


“그게 제론님이 남긴 메시지란 말이네. 그렇다면 보통 일은 아니네. 그 지시대로 사라의 달을 찾아야겠는 걸.” 


“글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는 나도 잘 몰라.” 


요욤은 골똘히 생각 하다가 결심했다는 듯


“그럼, 일단 나하고 같이 남주원으로 가자. 북극 보다는 가까우니까 여긴 아직 위험하기도 하고 말이야. 그리고 혹시 알아, 남주원에 아직도 쓸 만한 것들이 남아 있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지. 내가 이래 보여도 뮤섭에서 3번째 튜립을 받고 탄생한 존재라니까. 나만 믿어.” 


“튜립? 그게 뭔데?”


“응, 튜립이라는 건, 제후들이 특정한 애물들을 제작 할 때, 칸나님이 직접 핵심부품을 담아 주는 장치야. 전 섭에도 아직 2개가 넘지 않았었는데, 우리 뮤섭만 나까지 3개라니까. 하하하. 어때 믿음직스럽지?”


제로는 그게 뭔 소린지 도통 알아들을 수 없을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요욤의 말처럼 이곳을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스스로 메시지에 반응해 움직이기 시작한지 고작 몇 시간도 되지 않은 이 세상이 점점 설레기도 했다.


앞으로의 다가올 위험을 이겨낼 자신감은 없었다.


하지만, 제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제론이 간절히 전하는 메시지처럼 분명하게 말이다.


제로는 이제껏 신경 쓰지 않았던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았다.탄생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자신에게서 그 하늘은 그리 생소하지 않았다.


마치 오래 전부터 바라보아왔던 그런 하늘인 것 같았다.


앞으로 마주쳐야 하는 모험이 처음 바라보는 하늘처럼 그렇게 아름답고 친근하지는 않겠지만, 알 수 없는 기운과 용기가 몸통의 중심으로부터 꿈틀거리며 그를 단단하게 해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칸나 제론이 자신의 곁에 항상 함께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제로가 힘차게 말했다.


“가자! 요욤 남주원으로!”  


그러나 요욤은 밝게 웃는 제로를 노려보며 말했다.


“흠···그런데 한 가지.”


“한 가지 뭐?”


“너! 아까부터 제론님하고 우리 뮤님을 완전 졸로 보듯 ‘제론 제론’ ‘뮤 뮤’ 거리는 거 조심해. 조그마한 주제에 감히 말이야. 아주 건방져 너!”


요욤이 버럭 화를 내는 것에 제로는 정말 의아하다는 듯 말한다.


“응? 그게 뭔 소리야? 난 그냥 그게 편해서 그렇게 부르는 건데? 처음부터 그렇게 입력 된 걸 나보고 어쩌라고. 기분 안 좋아도 요욤이 걸러서 들어. 날 만든 제론의 책임이지 내 책임 아니란 말이야.”


요욤이 두 눈을 이글거리면서 부들부들 떨었다.


“제후도 아닌 데 제후 같이 굴지 마 너, 앞으로 두고 볼 거야. 내 에너지 효율 떨어지니까 참는데, 조심해!”


제로의 눈에는 그렇게 골을 내는 요욤이 더 귀여워 보였다.


“흣! 뭔 얘긴지는 모르겠고, 난 착한 애뮬이야. 너무 그렇게 너한테 맞추라고 하지 마. ‘제론은 제론’ ‘뮤는 뮤’ ‘요욤은 요욤’ 인거지. 어쩌라고? 아무튼 난 처음부터 혼자였고, 내 갈길 갈래. 그러는 넌 네 갈길 가 그럼.”


제로는 바로 걸음을 옮겼다.


“야! 도망가지 마. 너 거기 안 서···”


요욤이 씩씩거리며 뒤따른다.


혼자뿐인 제로가 요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저 하늘이 준 첫 번째 선물일 거란 생각을 들게 했다.


그렇게 제로는 첫 번째 동자를 만나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를 여정을 시작한다.


그것이 칸나 제론이 만들어 놓은 각본이라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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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주원섭 남문,


조금 전까지 반복되던 축하한다는 메시지는 이제 수신되지 않는다.


요크섭의 라민 카멜은 그것에 주목하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메시지를 수신한 주체가 지금은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그는 아직 확인 되지 않은 대상을 느끼면서 발자취를 찾아 뒤를 밟고 있는 것이다.


‘축하한다? ···분명 그것은 암호화 된 압축메시지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그런 것을 보낼 필요가 있었을까?’


의문이 메시지 때문에 카멜은 이곳에 남아 있었다.


‘분명 중앙주원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뮤섭의 라민 리에가 다녀간 것 말고는 의심할 만한 어떤 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런데 조금 그 엄청난 파장은 도대체 뭐라고 해야 할까?’


사실 카멜은 조금 전 알 수 없는 힘에 전율해야 했다.


제로가 2기의 전투 애뮬을 소리 없이 처리할 무렵에 느낀 파장이었다.


카멜은 적잖게 당황하고 있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그 파장이 무게는 처음 경험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런 엄청난 느낌은 처음이 아니다. 전에 단 한번 느낀 적이 있었다. 칸나 제론, 그가 내게 다가올 때 이와 비슷한 힘을 느꼈었다. 그것은, 두려움이었고 한편 따듯함이었다. 그런데, 지금이 그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칸나 제론, 그를 마주한 것은 불과 얼마 전이었다.


요크가 제론을 칠 준비가 한창 일 때,


제론이 카멜을 중앙주원으로 호출했다.


그가 제론의 램에 들어서고 인사를 했다.


“저를 찾으셨습니까. 칸나.”


그러고 제론을 보았다.


제론의 두 눈이 평소 같지 않게 푸른빛이 서려 있었다.


그리고 카멜의 주의를 살폈다. 그리고 그에게 물었다.


“그것들이 너에게 뭐라고 하던가?”


뜬금없는 말에 카멜이 당황했다.


“그것들이라고 말씀하시면 제가 알지를 못하겠습니다. 칸나.”


제론이 앉아 있던 몸을 일으켜 그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푸르던 그의 안광이 더욱 강렬하게 홈염까지 서리며 파랗게 빛을 내고 있었다.


그때 느꼈다.


제론의 배후에는 백색 빛 발광이 일었고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파는 카멜의 전신을 굳게 했다.


제론이 손바닥을 벌린 채 두 팔을 가슴에 교차 시켰다 천천히 벌리다가 다시 가슴으로 교차 시켜 멈췄다.


그리고 이번에는 조금 전보다는 빠르게 팔의 간격을 벌렸다.


때를 같이해 카멜의 주위로 수십 개의 화염이 터지듯 불덩이들이 나타났다가 각기 다른 비명을 지르며 연기처럼 사라졌다.


카멜이 놀라서 자신의 주위를 둘러 보다 당황하며 제론을 다시 바라보았을 때, 그는 이미 뒤돌아 자리로 돌아가고 있었다.


제론이 다시 물었다.


“방금 그것들을 말하는 거였다. 그래 그것들이 뭐라 하던가?”


제론의 기파가 잦아들자 카멜은 압박에서 풀리듯 편안해졌다.


그리고 귓가에 시끄럽게 소곤대던 소리들도 사라졌다. 제론이 말한 그것들이 그가 알 수 없었던 환청에 관한 것이라면 카멜은 대답할 수 있었다.


그건 끝없이 저주하는 소리들이었고, 원한의 울부짖음이었으며, 달콤한 유혹의 소리들이었다.


카멜의 대답을 듣고 제론이 말했다.


“그것이 너의 이능에 근원이다. 오늘 그 근원들을 뽑았으니 너의 이능도 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은 다시 너를 찾아 집어 삼키겠지···”


그의 말을 들은 카멜이 물었다.


“그것들은 어디서 온 무엇입니까.”


“그것들은 인간들의 상념으로 태어나 인간의 죽음으로 남겨지고 홀연히 흩어져 사라질 것들이었지만, 마령에게 엮여서 나차로 전화된 것들이다.”


제론이 자신의 자리에 앉아 카멜을 보고 말을 이었다.


“사악하다 말하기에도 아까운 것들이다. 그러나 분명하게 그것들이 이 세상을 다시 폐허로 만들 것이다.”


카멜이 물었다.


“그럼 오늘 저는 그것들에게서 정화된 것입니까?”


제론이 웃으며


“그렇다고 할 수도,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군. 그것들은 다시 너를 찾을 것이니···”


“그럼 저는 어찌해야 합니까. 칸나.”


당황하는 카멜을 향해 제론이 또박또박 말했다.


“거부할 수 없다면 무시해라. 욕망을 억누르고 견뎌라. 그리고 오늘의 나를 기억해라. 널 도와 줄 이들이 반드시 올 것이다.”


카멜은 그 말을 듣고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이능을 가진 유혹은 참기 힘든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


카멜이 대답이 없자


“나차 따위의 조잡스런 이능에 취해서 내가 오늘 너에게 보인 진정한 힘을 버리는 우를 너는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너를 부른 이유다.”


“어떻게 해야 칸나의 힘에 다가 갈 수 있습니까. 저는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오래지 않아 누군가 네 앞에 나타날 것이다. 그가 너를 죽이지 않는다면, 너는 그의 말을 따르라. 그러면 그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 만일 그가 너를 죽인다면 네가 나차의 유혹에 빠져 있기 때문이겠지. 그뿐이다. 내가 네게 할 말은 다 했다.”


“받들겠습니다. 칸나.”


카멜이 뒤돌아 램을 나서려는데 제론의 말이 들려 왔다.


“요크가 어떤 명령을 너에게 하더라도 너는 그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카멜. 그것이 그 길로 가는 첫 번째 관문이다. 그래야 너는 내게 닿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말에 카멜은 섬뜩함을 느꼈다.


재빠르게 제론을 돌아다 봤다.


칸나 제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요크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그게 첫 번째 관문이라고 했다.


그리하면 그가 다가가 닿을 수 있는 제론은 그때에는 없을 수도 있을 테데, 도무지 이건 무슨 소린지 이해할 수도 받아들이기는 더 힘든 말이었다.


“칸나! 그 무슨···”


제론이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막았다.


“모든 것은 네가 하기 나름이다. 두 번 다시 나를 돌아보지 말고 요크의 곁에서 똑똑히 보아라. 그의 마지막 모습이 너에게 답을 줄 것이다. 이제 그만 가도 좋다.”


당시 카멜은 더는 말하지 못하고 램을 나섰다.


그게 칸나 제론을 본 마지막이었다.


제론이 소멸할 당시 그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던 카멜은 모든 걸 부하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제론을 만났던 램 앞에 머물러 있었다.


그가 이제와 기억하기로도 그날 칸나 제론은 요크를 도와 자신을 죽이라는 말을 했다고 밖에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카멜은 그 사실을 지금까지도 함구하고 있었다.


그는 그때의 제론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나차들에게 휘둘리고 있었던 자신에게 그는 분노하지도 실망하지도 않았다. 또한 강렬했던 그의 기파에 옴짝도 못할 지경이었지만 그 순간 따듯한 위안을 받고 있는 느낌도 들었다.


그 강렬함을 기억하는 카멜이 오늘, 그걸 다시 마주했다.


바로 조금 전이다.


‘지금 나는 그런 느낌을 다시 느꼈다. 칸나제론이 부활이나 한 것처럼··· 혹시 또 다른 존재가 있기라도 한 것인가?’


그러나 카멜이 기억하는 그 느낌이라하기에는 강렬함은 같았어도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살기가 서려 있었다.


그런 이유로 카멜은 조금 전 강렬한 기파를 느꼈을 때 그 자리에 주춤 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 전까지 파장을 방출한 존재는 카멜 혼자 상대 할 수 없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요크님께 보고를 할까? 흠···’


상황을 정리해 보았다.


‘아니다. 메인은 이 사실 만으로도 모든 연합군을 총 동원해서 확인하려 할 것이고 만일 내 느낌이 잘못 된 것이고 그 대상이 나만의 착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난감해 진다. 내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그 후의 문제는 그때 해결하는 수밖에···’


카멜은 일단 요크에게 남주원 쪽으로 향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리고 중앙주원으로 다시 돌아가 미심쩍은 것이 있는지 재확인 하면서 거대한 파장의 정체를 파악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몸을 일으켰다.


제론은 이미 소멸 되었지만, 아직도 경외감으로 존재했다.


‘그가 살아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


이 순간.


카멜은 진정으로 그이길 바랐고,


다시 만나기를 원했으며,


그의 손에 구원 받기를 갈망하고 있었다.


같은 시간,


또 다른 존재가 폐허의 중앙주원에 잠입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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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인간과 정령, 그리고 4 19.03.08 22 0 15쪽
69 인간과 정령, 그리고 3 19.03.07 12 0 13쪽
68 인간과 정령, 그리고 2 19.03.06 10 0 13쪽
67 인간과 정령, 그리고 1 19.03.02 16 0 13쪽
66 나스나지의 굴레 5 19.02.28 15 0 14쪽
65 나스나지의 굴레 4 19.02.27 17 0 12쪽
64 나스나지의 굴레 3 19.02.27 17 0 13쪽
63 나스나지의 굴레 2 19.02.26 15 0 13쪽
62 나스나지의 굴레 1 19.02.25 21 0 13쪽
61 나세의 용 3 19.02.24 24 0 11쪽
60 나세의 용 2 19.02.24 12 0 13쪽
59 나세의 용 1 19.02.23 23 0 13쪽
58 뜻밖에 만남 3 19.02.21 14 0 12쪽
57 뜻밖의 만남 2 19.02.21 17 0 13쪽
56 뜻밖의 만남 1 19.02.20 15 0 12쪽
55 관리와 지배, 그리고 불편함 2 19.02.19 11 0 14쪽
54 관리와 지배, 그리고 불편함 1 19.02.19 14 0 14쪽
53 령의 혈흔 4 19.02.17 13 0 12쪽
52 령의 혈흔 3 19.02.14 21 0 12쪽
51 령의 혈흔 2 19.02.10 13 0 14쪽
50 령의 혈흔 1 19.02.10 15 0 17쪽
49 제 5의 제후 4 19.02.09 15 0 12쪽
48 제 5의 제후 3 19.02.08 27 0 14쪽
47 제 5의 제후 2 19.02.08 19 0 13쪽
46 제 5의 제후 1 19.02.07 20 0 13쪽
45 정령이 머무는 곳 3 19.02.07 17 0 17쪽
44 정령이 머무는 곳 2 19.02.07 16 0 13쪽
43 정령이 머무는 곳 1 19.02.06 19 0 14쪽
42 제아데나스 이계 4 19.02.06 15 0 13쪽
41 제아데나스 이계 3 19.02.06 29 0 15쪽
40 제아데나스 이계 2 19.02.02 18 0 13쪽
39 제아데나스 이계 1 19.01.31 24 0 14쪽
38 체르비의 공허 4 19.01.30 18 0 17쪽
37 체르비의 공허 3 19.01.24 17 0 14쪽
36 체르비의 공허 2 19.01.23 20 0 15쪽
35 체르비의 공허 1 19.01.22 23 0 13쪽
34 유일무이 클라스를 쥐다 3 19.01.21 29 0 16쪽
33 유일무이 클라스를 쥐다 2 19.01.21 33 0 17쪽
32 유일무이 클라스를 쥐다 1 19.01.20 33 0 13쪽
31 열두 날개의 마녀 케이아 4 19.01.18 30 0 15쪽
30 열두 날개의 마녀 케이아 3 19.01.17 28 0 14쪽
29 열두 날개의 마녀 케이아 2 19.01.15 30 0 14쪽
28 열두 날개의 마녀 케이아 1 19.01.13 36 0 16쪽
27 별에서 온 여자 4 19.01.13 43 0 13쪽
26 별에서 온 여자 3 19.01.12 28 0 13쪽
25 별에서 온 여자 2 19.01.10 28 0 16쪽
24 별에서 온 여자 1 19.01.10 44 0 12쪽
23 지하도시 리제라블 6 19.01.09 46 0 10쪽
22 지하도시 리제라블 5 19.01.08 37 0 10쪽
21 지하도시 리제라블 4 19.01.07 46 0 15쪽
20 지하도시 리제라블 3 19.01.07 39 0 13쪽
19 지하도시 리제라블 2 19.01.06 45 0 17쪽
18 지하도시 리제라블 1 19.01.05 42 0 13쪽
17 꿈을 깨다 3 19.01.04 46 0 13쪽
16 꿈을 깨다 2 19.01.04 39 0 18쪽
15 꿈을 깨다 1 18.12.31 43 0 13쪽
14 예정된 여정의 시작 4 18.12.29 47 0 14쪽
» 예정된 여정의 시작 3 18.12.28 42 0 19쪽
12 예정된 여정의 시작 2 18.12.27 53 0 12쪽
11 예정된 여정의 시작 1 18.12.25 49 0 13쪽
10 소멸과 탄생 4 18.12.24 57 0 14쪽
9 소멸과 탄생 3 18.12.23 57 0 13쪽
8 소멸과 탄생 2 18.12.20 54 0 13쪽
7 소멸과 탄생 1 18.12.17 61 0 14쪽
6 꿈을 꾸다 6 18.12.16 69 0 14쪽
5 꿈을 꾸다 5 18.12.15 84 0 13쪽
4 꿈을 꾸다 4 18.12.14 84 0 14쪽
3 꿈을 꾸다 3 18.12.13 119 0 16쪽
2 꿈을 꾸다 2 18.12.13 181 1 20쪽
1 꿈을 꾸다 1 18.12.12 439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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