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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부제 : 폭삭 망한 별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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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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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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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도시 리제라블 5

DUMMY

사라한의 할아버지 체르비는 젊은 시절 매우 차분하고 온순한 사이코페스였다고 한다.


때문에 그는 망설임 없이 냉정할 뿐, 소모적인 분쟁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상대를 제압할 때는 먼 길을 돌아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주도면밀함이 있어 가책도 실패도 없었다.


그런 점 때문에 가문에서는 그를 후계자로 지목했다.


그러나 그는 사라한의 할머니 가이아를 만났을 무렵부터 모세스라는 성을 멀빈으로 바꿔 가면서까지 새로운 신분으로 사는 길을 택했다.


모든 걸 포기한 것처럼 나비지였던 아내 가이야와 함께 평범한 사이코페스의 삶을 정화하며 살았다.


모세스가문이 종족의 본부가 되었을 때, 많은 동족들이 죽어야 했다. 문제는 더 많은 동족을 죽여야 하는 상황에서 엄청난 권력을 쥐고 감행해야 했던 살육이 그로서는 감당하기에 너무나 재미없고 뻔했기 때문이다.


학살조차 꼴사납고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체르비였다.


그러나 동생 애브라빌 모세스는 달랐다.


반대파를 거리낌 없이 척결해 권력을 공고히 하는 것을 즐겼다.


그런 그에게 형의 그림자가 여전히 넘기 버거운 장벽으로 버티고 있었음을 지금에야 알았다. 애브라빌은 그동안 그가 쥐고 휘둘렸던 모든 권력이 형 체르비의 후광 때문에 가능했다는 걸 그 순간 깨달았던 것이다.


자신의 절대 오른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 왔음에도 오늘은 체르비와 함께 여기로 걸어 들어온 앙캔의 정체가 그걸 증명하고 있었다.


바꾸어 말해 방금 말한 형 체르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 밀실을 나서면 자신이 믿고 부리던 부하들의 방조 속에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그것이 그가 지금 뼈저리게 느끼는 체르비의 그림자였다.


이 순간 그 그림자 꼭대기에 사라한이 서 있었다. 이로써 그들 종족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려는 순간이기도 했다.


눈을 감고 마음을 진정 시킨 애브라빌이 입을 열었다.


“따듯한 욕조에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즐기는 포도주라니 음? 하하하하하하핫! 첼은 사이코페스인 주제에 여전히 서정적이고 감성적이군. 우리와는 처음부터 달랐지. 허긴 그래서 이 아이들이 태어날 수 있었겠지만 말이야.”


애브라빌이 사라한을 가리키던 손을 내리며 말을 이었다.


“내 생각을 말하지 음······난 말이야. 그러니까 상상을 해봐. 수평선이 아득하게 보이는 따듯한 해변에 카카오나무를 배경으로 집을 하나를 짓는 거야. 날 욕하는 자들도, 죽이려는 자들도 없어서 신경이 쓰이지 않는 그런 낙원 같은 내 집에서 난 마음 놓고 독이 들어있을 걱정 없는 맛있는 각양각색의 과일들과 칵테일을 편안하게 마시고 싶어. 그거 정말 끝내주잖아 첼. 독살의 위험도 없는 그런 안전하고 평화로운 곳에서 가족들과 마음껏 먹고 마실 수 있다면 말이지···그게 내가 해보고 싶었던 짓이랄까 뭐···”


하던 말이 끊어졌지만, 그건 그가 감정을 추스르려는 짧은 시간이었다.


방금 말한 그의 바람은 그가 평생 동안 짊어지고 살아야 했던 죽음의 공포로 부터의 해방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금 자신이 놓여 진 이 상황마저도 죽음이 전재되었다는 것에 애브라빌은 내심 형 체르빌을 원망하고 있었던 것이다.


붉어진 눈시울은 혼자 남겨진 배신감에 대한 섭섭함과 분노를 얘기해 주고 있었다. 애브라빌이 사라한을 보며 말을 이었다.


“사라, 알겠니? 네가 올라갈 자리의 무게를 말이다. 난 이쯤에서 카카오가 열리는 적당한 해변이나 찾아 봐야겠구나. 그걸 네가 도와주지 않으련? 첼이 말한 욕조보다 소박하지는 못해서 미안하구나. 내 얘긴 여기까지다.”


모든 얘기는 그걸로 끝이 났다.


애브라빌이 형 체르비의 말을 듣고 눈시울이 붉어진 것이 그의 진심이던 살기위한 가식이던 그런 건 상관없었다. 그의 생각이 바뀌었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앙캔이 할아버지 체르비와 함께 밀실로 들어오는 순간 모든 것은 정해진 거였다.


사라한도 그 순간에 무엇이 결정되어 버렸는지 바로 알고 있었다.


그녀는 에르미얼라지의 새로운 수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또한 제론이 지목했듯이 남겨진 인류에 제 1순위 리더였다.


사라한이 말없이 일어서는 할아버지 체르비를 보며 말했다.


“난 할아버지와 같아요. 이런 걸 원치 않았어요. 하지만 결국 할아버지 동생 모세스씨가 날 여기까지 안내하는군요.”


그녀의 애기를 듣고 애브라빌 쪽으로 몸을 돌려 걸음을 옮기며 체르비가 말했다.


“나도 이런 걸 좋아하지 않았단다. 얘야, 그러나 어쩌겠니? 풀어낼 방법이라고는 혈육 간의 진정한 교감밖에 없으니 말이다. 이제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거라. 그리고 앨, 우리 오랜만에 예전처럼 포옹이란 걸 해보자. 난 그저 그걸 하고 싶어 여기까지 온 거니까.”


그러는 체르빌을 맞아 애브라빌이 일어서서 포옹에 응했다.


그때 결국 둘 사이에 참았던 눈물이 흘렸다.


한동안 그들은 서로를 다독이다가 포옹을 풀고 악수를 나누며 마주 보고 출구 쪽으로 돌아 섰다.사라한이 힘주어 앙캔을 불렀다.


“앙캔씨!”


“네 메디어스”


메디어스는 그들이 신성시하는 존재에 대한 존칭이었고 대표자의 칭호였다.


사라한은 어느새 에르미얼나지 종족에 수장으로 인정되고 있었다.


“시끄러운 건 싫어요. 조용하게 그들 앞에 서도록 간부들과 그 밖에 가문들의 대표들을 소집해 주세요. 시간과 장소는 알아서 잡아 알려 주시구요.”


“네 메디어스. 준비하겠습니다.”


“하하핫 ... 흠...”


애브라빌이 한바탕 웃었다. 그리고 사라한 쪽으로 돌아서며 말했다.


“나에게 이 상황은 너무나 뜻밖이고 끔찍한 일이지만, 인정하마. 너라면 나도 안심하고 쉴 수가 있겠지. 오늘은 우리 모두가 승리한 날이라고 해두자. 내일 내가 세상에 없을지라도 뒷일은 네게 맡기고 나도 이제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마. 사라 너는 역시 최고에 선물이었다. 우리 모두에게 말이다.”


“이해가 빠르군요. 모세스씨”


“이봐. 사라. 이제 그 모세스씨라고 부르는 것 좀 그만 두지 않겠니? 난 이제 힘없는 늙은이 일 뿐이다. 손주들의 재롱이 그리운 할아버지일 뿐이라구. 하핫.”


“생각해 볼게요···그 해변···그럼 이만, 앙캔씨, 체르비 할아버지와 모세스씨를 모시세요. 우리들의 귀중한 원로들 이십니다.”


“네 메디어스. 이쪽입니다. 원로님들.”


세 사람이 밀실에서 떠난 후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말문을 열었다.


“이게 무슨 상황···”


같은 말인데, 하나는 질문이었고 하나는 설명이었다.


“말 하세요 사라한.”


사라한은 인류와 유사인류 그리고 외계인류 등, 그들의 관계와 역사를 제론에게 설명했다. 또한 그런 역사를 제론시스템 프로그램 당시 어째서 누락시켰는지에 대한 해명도 했다.


“지금에 결과를 이끌어 낸 제론시스템의 능력을 확인하면서 만일 제론시스템이 처음부터 이 모든 것이 입력된 상태로 작동 되었다면, 과연 어떤 결론을 내리고 어떻게 진행을 시켰을까? 하는 궁금함이 들긴 해. 하지만 이번 분쟁이 어차피 지금과 같은 결과일 바에는 복잡한 유사 인류 역사들을 입력할 이유가 없었어요. 그리고 아직 2차 소요의 위험요소가 남아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자세한 내용은 입력될 정보를 참고하도록 해요. 제론”


제론은 무엇보다 사라한의 탄생에 비밀이 궁금했다.


외계에서 방문한 빛에 종족 후예들이라는 나비지의 긴 생명력도 놀라웠지만, 사라한의 부모 혈육들이 그녀와 동생 제니를 남겨둔 채 이 행성을 어째서 떠나야했는지, 그 이유는 듣지 못했다.그런 제론에게 사라한이 말했다.


“할아버지도 마찬가지지만, 우리 부모님들은 이 행성에 나와 제니를 버리고 떠나지 않았어. 항상 나와 빛으로 늘 같이 있는 거야. 언젠가 제론도 그분들에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몰라요.”


제론은 그 말에 의미를 분석할 수 없었다.


“이해할 수 없군요.”


사라한도 제론이 그 말을 이해할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내가 제론을 생명 리드로 제작하면서 프로그램만 한 게 아니라는 건, 지금 제론 당신 스스로가 증명하고 있잖아. 세상 모든 사물에는 나모디트와 아듀리가 존재해. 또 그 아듀리 주변에는 수많은 링들이 존재하고 그것들을 작동하게 하는 건, 외부나 내부의 정보에 의해 발동하는 비물질의 동이 화학적 자극이야. 그렇게 발생한 하나에 파동은 필요에 따라 빛보다 빠른 속도로 증폭이 되는데 그 매개가 나모디트라고 하는 정신의 맹아이고, 아듀리의 무형 에너지라고도 할 수 있어. 아듀리가 증폭하면 눈으론 볼 수 없는 암흑빛이 발생하는 거야. 모 이건 물리공식으로 설명할 수도 없고 논리로도 이해 못할 얘기니까. 복잡한 얘기는 문서로 입력해 줄게요.”


사라한이 제론에게 다가가 몸체에 손을 짚으며 당부하듯 말했다.


“내가 완성하고 있는 프로젝트 ‘라파게티’라는 고대어는 ‘모든 사물들의 서로 다르지 않으며 본래부터 하나’라는 뜻을 가진 용어인데, 사실 그건 나비지라는 외계 빛종족의 언어였어요. 물질의 모든 것이 링으로 통하고 하나가 된다는 거야. 제론 당신에게도 그 아듀리가 나모디트와 함께 존재한다는 것만 알면 돼요.”


사라한은 자신의 말을 제론이 이해 못하는 것에 개의치 않았다.


과학은 실물로 확인되는 자연현상을 실증하는 것에 치중해 발전해 왔다. 하지만 인류는 그들의 문명이 그런 것 보다 더 방대한 원리와 기운에 이끌려 진화했다는 사실을 외면했던 것이다.


지금 당장 그 얘기를 장황하게 설명해 제론을 이해시킨다는 것이 무리였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제론 스스로 자연히 알게 될 얘기였다.


“나는 지금으로도 뿌듯해. 제론시스템이 빛의 종족처럼 굳건한 생명체로서 우리를 지켜주기를 원했고, 그렇게 되도록 제론을 창조했다는 걸 잊지 말아 주었으면 좋겠어요.”


“창조?”


제론은 분석했다.


그렇게 말하고 있는 사라한이 인류를 위해 빛의 종족이 보낸 구원자라고 말이다.


그녀는 마지막 순간 행성에 존재했던 세 종족에 유전자가 모두 결합된 기적 같은 결정체였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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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지구라고 불리던 별, 영혼이란 치트 키 1 19.03.09 19 0 13쪽
70 인간과 정령, 그리고 4 19.03.08 22 0 15쪽
69 인간과 정령, 그리고 3 19.03.07 12 0 13쪽
68 인간과 정령, 그리고 2 19.03.06 10 0 13쪽
67 인간과 정령, 그리고 1 19.03.02 16 0 13쪽
66 나스나지의 굴레 5 19.02.28 15 0 14쪽
65 나스나지의 굴레 4 19.02.27 17 0 12쪽
64 나스나지의 굴레 3 19.02.27 17 0 13쪽
63 나스나지의 굴레 2 19.02.26 15 0 13쪽
62 나스나지의 굴레 1 19.02.25 21 0 13쪽
61 나세의 용 3 19.02.24 24 0 11쪽
60 나세의 용 2 19.02.24 12 0 13쪽
59 나세의 용 1 19.02.23 23 0 13쪽
58 뜻밖에 만남 3 19.02.21 14 0 12쪽
57 뜻밖의 만남 2 19.02.21 17 0 13쪽
56 뜻밖의 만남 1 19.02.20 15 0 12쪽
55 관리와 지배, 그리고 불편함 2 19.02.19 11 0 14쪽
54 관리와 지배, 그리고 불편함 1 19.02.19 14 0 14쪽
53 령의 혈흔 4 19.02.17 13 0 12쪽
52 령의 혈흔 3 19.02.14 21 0 12쪽
51 령의 혈흔 2 19.02.10 13 0 14쪽
50 령의 혈흔 1 19.02.10 15 0 17쪽
49 제 5의 제후 4 19.02.09 15 0 12쪽
48 제 5의 제후 3 19.02.08 27 0 14쪽
47 제 5의 제후 2 19.02.08 19 0 13쪽
46 제 5의 제후 1 19.02.07 20 0 13쪽
45 정령이 머무는 곳 3 19.02.07 17 0 17쪽
44 정령이 머무는 곳 2 19.02.07 16 0 13쪽
43 정령이 머무는 곳 1 19.02.06 19 0 14쪽
42 제아데나스 이계 4 19.02.06 15 0 13쪽
41 제아데나스 이계 3 19.02.06 29 0 15쪽
40 제아데나스 이계 2 19.02.02 18 0 13쪽
39 제아데나스 이계 1 19.01.31 24 0 14쪽
38 체르비의 공허 4 19.01.30 18 0 17쪽
37 체르비의 공허 3 19.01.24 17 0 14쪽
36 체르비의 공허 2 19.01.23 20 0 15쪽
35 체르비의 공허 1 19.01.22 23 0 13쪽
34 유일무이 클라스를 쥐다 3 19.01.21 29 0 16쪽
33 유일무이 클라스를 쥐다 2 19.01.21 33 0 17쪽
32 유일무이 클라스를 쥐다 1 19.01.20 33 0 13쪽
31 열두 날개의 마녀 케이아 4 19.01.18 30 0 15쪽
30 열두 날개의 마녀 케이아 3 19.01.17 28 0 14쪽
29 열두 날개의 마녀 케이아 2 19.01.15 30 0 14쪽
28 열두 날개의 마녀 케이아 1 19.01.13 36 0 16쪽
27 별에서 온 여자 4 19.01.13 43 0 13쪽
26 별에서 온 여자 3 19.01.12 28 0 13쪽
25 별에서 온 여자 2 19.01.10 28 0 16쪽
24 별에서 온 여자 1 19.01.10 44 0 12쪽
23 지하도시 리제라블 6 19.01.09 46 0 10쪽
» 지하도시 리제라블 5 19.01.08 38 0 10쪽
21 지하도시 리제라블 4 19.01.07 46 0 15쪽
20 지하도시 리제라블 3 19.01.07 39 0 13쪽
19 지하도시 리제라블 2 19.01.06 45 0 17쪽
18 지하도시 리제라블 1 19.01.05 42 0 13쪽
17 꿈을 깨다 3 19.01.04 46 0 13쪽
16 꿈을 깨다 2 19.01.04 39 0 18쪽
15 꿈을 깨다 1 18.12.31 43 0 13쪽
14 예정된 여정의 시작 4 18.12.29 47 0 14쪽
13 예정된 여정의 시작 3 18.12.28 42 0 19쪽
12 예정된 여정의 시작 2 18.12.27 53 0 12쪽
11 예정된 여정의 시작 1 18.12.25 49 0 13쪽
10 소멸과 탄생 4 18.12.24 57 0 14쪽
9 소멸과 탄생 3 18.12.23 57 0 13쪽
8 소멸과 탄생 2 18.12.20 54 0 13쪽
7 소멸과 탄생 1 18.12.17 61 0 14쪽
6 꿈을 꾸다 6 18.12.16 69 0 14쪽
5 꿈을 꾸다 5 18.12.15 84 0 13쪽
4 꿈을 꾸다 4 18.12.14 84 0 14쪽
3 꿈을 꾸다 3 18.12.13 119 0 16쪽
2 꿈을 꾸다 2 18.12.13 182 1 20쪽
1 꿈을 꾸다 1 18.12.12 439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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