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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부제 : 폭삭 망한 별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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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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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비의 공허 4

DUMMY

체르비와 가이야는 처음 대화를 나누던 날 이후, 마주치지 않았다.


그가 그녀에게 태이차를 청하며 시작된 그날의 대화는 어색함을 떨치기에 부족했을 것이다. 그러나 둘 사이의 장벽을 허문 공감은 결과적으로 가이야가 품었던 의문과 체르비가 가졌던 불편함을 동시에 지우는 마침표였다.


때문에 그들이 일부러 피할 이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서로 이웃하게 된 공간에서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그들은 각자의 일상만을 반복했다.


적어도 겉보기에는 그렇게 보였다. 가급적 상대의 동선을 피했으니까.


그러나 실상은 생각을 정리할 시간적 여유가 필요했을 뿐, 그들이 서로를 외면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다.


처음 나눈 대화에서 한 가지의 결론에 동감했음에도 두 가지 선택 사이에서 그들은 망설여야 했다.


그것은 서로 다른 태생적 정체성과 각자 처해진 입장에 대한 갈등이었지만, 누군가 먼저 내릴 선택으로도 주저 없이 순리에 맡겨질 갈등이기도 했다.


함께 가거나, 각자의 길을 가거나, 그중 어떤 선택을 해도 그들이 구애 받을 만한 조건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냥 빗겨 갈 수 없어 갈등했다면, 역시 물러서거나 지나치기가 쉽지 않았음이다. 때문에 그녀에게 숙명이라고 했을 것이다.


그 갈등 사이에서 먼저 첫 발을 뗀 건, 체르비였다.


그들이 만나9일 째 되던 날 아침, 그가 처음으로 그녀의 돌무더기 움막 문을 노크했다.


“네 괜찮으니 들어오세요.”


차를 마시던 가이야가 그를 맞으려고 일어서는데 그가 문 밖에서 말했다.


“가이야,오늘 늦은 오후에 당신의 차를 마시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그의 말을 듣고 그녀가 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의 뒷모습은 이미 가깝지 않은 마당을 지나가고 있었다.


‘당신도 쉽지 않은 길을 선택 했나요. 하지만 이 길을 여는 건 성령도, 당신도 아닌, 결국 나··· ’


그녀가 오기로 그의 무아를 열었을 때, 자신의 상념체에 박힌 파편들만큼이나 적지 않은 충격과 경이로움으로 그를 바라보게 된 그녀는 이미 돌이킬 수 없다는 걸 그때 알았다.


우주성령의 말처럼 아리나스별의 라인즈 페르워도우 왕자와 정반대로 마주선 그자는 그녀가 일일이 챙길 필요가 없는 자였고, 그녀의 영력이 미칠 수도 없는 자였다.


어려운데도 어려운 걸 모르는 자였고, 힘든데도 힘든 걸 모르는 자였으며, 괴로운데도 괴로운 걸 모르는 강한 자였다.


그리고 슬픈데도 슬픈 것을 모르는 가엾은 자이기도 했다.


그는 우주 섭리의 끝에 선 자였다.


그녀가 숙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자이기도 했다.


그날 오후 가이야는 그의 마당에 놓인 식탁에 태이차를 준비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식탁으로 다가와 앉았을 때, 말없이 건네는 찻잔을 그가 받았다. 그리고 따듯한 차의 향을 사이에 두고 둘은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체르비는 숲을 응시하며 할 말에 뜸을 드렸고, 가이아는 그의 말을 기다리며 꼬물거리는 마나만 달그닥거렸다.


침묵의 시간이 지나고 긴 숨을 내쉰 체르비가 그녀에게 물었다.


“이제 내가 무엇을 시작하면 되는 건가요?”


체르비, 비록 나이는 어렸어도 뛰어난 두뇌를 가진 천재이면서 입체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에게 긴 말로 설명하는 것은 불필요했다.


“당신의 영체에서 자유롭게 일어나는 마나를 담을 그릇만 만들면 된답니다. 그 다음은 내게 맡기세요.”


그녀도 담담하게 그의 옆에 서 듯 첫 발을 떼었다.


‘당신은 마나를 퍼플의 격으로 바꿀 우주 섭리의 최상위 가호를 받아 태어났으니까··· ’


그 후 체르비는36일 만에 마나서클을 완성한다.


그리고 그날, 그녀는 그의 마나로부터 파동 하는 희미한 오오라 파고를 타고 들어가 그의 영체에 도달했다.


그녀의 생각대로 공허는 그의 강력한 아듀리의 저항을 받으면서도 태연하게 영체의 한 축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의 내면에 자리한 무아의 근원인 공허는 성령으로부터 부여된 신성의 영역이나 다름없었다. 그것에 맞닿는 모든 것은 부서지고 지워졌다.


그것은 그의 영체를 순식간에 지우고 제자리로 돌려놓을 만한 최적의 경계였다.


체르비와 가이야는 이제 새롭게 각오해야 했다.


영체가 지워질 때마다 그는 짓이겨지는 느낌과 터지듯 흩어지는 궤멸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비록 고통은 없으나 공포는 있었다.


그와 함께하는 그녀도 상념이 찢기는 경험을 거듭하게 될 것이다.


결국 시간이 해결할 일이었다.


그렇게 7년의 세월이 흐르고, 가이야는 체르비의 영력을 나비지들과 같은 수준으로 올려놓았다. 그리고 둘 사이에 하나의 광폭아듀리를 완성했다.


그것은 그들이 낳을 아이의 아듀리였다.


1년 후, 그들 사이에 딸 루아가 태어났다.


체르비와 가이야는 루아로부터 사라한과 제니가 태어 날것을 예지하고 있었다.


또한 그녀들이 무엇을 할지도 희미하게나마 대략은 알았다.


그녀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그들의 경제적 지원을 준비해야 했다. 때문에 산을 내려와 성을 멀빈으로 바꾸고 딸 루아를 키우며 부를 축적하는 경제 활동을 시작했다.


그가 비록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그는 세계 30위권 안에 뽑히는 굴지의 기업을 빠르게 성장 시켰다. 체르비가 그 기업의 실질적 주인인 것을 가족 외에 세상 누구도 몰랐다.


그러나 그들의 가정에는 피치 못할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사라한과 제니가 태어나고 10살이 될 무렵, 그 행성으로 적성나모디트가 접근 중이었다. 유독 성숙한 나비지의 완전한 각성 영체, 초나모디트만을 먹어치우는 우주의 괴물이 출몰하는 것이 확실했다.


사라한과 제니는 나이가 어려 나모디트의 각성이 완성된 상태가 아니었음으로 위협이 되지 못했지만, 가이야 그리고 한율과 루아는 예외가 아니었다.


그들은 가장 먼저 행성을 떠나야 했다.


“내가 이 행성에 오기 전에 당신을 알았더라면, 나는 제일 먼저 당신을 다른 별로 순간 이동 시켰을 거예요. 이 순간이 정말이지 싫군요. 그래도 우리가 지금 떨어져 이별하지만, 반드시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내게 처음으로 동반자를 알게 한 분이에요.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체르비··· ”


시치타스의 원로원으로부터 귀환을 종용받은 가이야가 행성을 떠날 때 체르비에게 했던 말이다.


그야말로 생이별이었다.


결국 초나모디트 마저 허무에 가려져 적성나모디트의 공격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체르비는 홀로 사라한과 제니를 떠맡게 되었다.


마령의 메시아로 불리는 적성나모디트는 성숙한 초나모디트를 먹이 삼아 이동하며 그 역량으로 행성을 폭주시킬 마령을 깨우는 존재였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인간들에 의한 위협이 찾아 왔다.


동생 애브라빌 모세스가 그를 찾아낸 건 가이야와 사라한의 부모가 이 행성을 떠난 직후 제니가 쓰러진 뒤였다. 그것도 제니의 유전자적 특징 때문에 그녀를 에루미얼나지들이 운영하는 병원에 입원 시키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애브라빌은 형 체르비의 집을 두 차례 다녀갔었다. 그리고 어느 날 할아버지는 종적을 감추고 실종 돼버렸다.


남겨진 사라한과 제니는 그 후로 줄곧 애브라빌의 지원 속에 살아야 했다.


의지하던 할아버지마저 사라진 것이 그의 죽음을 뜻하는 것이 아님을 사라한은 알고 있었다. 체르비가 보내는 생명의 기운이 늘 그녀에게 전해졌기 때문이다. 위치도 알고 있었지만 찾지 않았다.


체르비는 가이야를 만났던 그 장소에 있었을 뿐이었다.


애브라빌이 처음 형 체르비를 만났을 때, 매우 놀랐던 것은 체르비가 42세였던 자신보다 훨씬 젊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20대 후반으로 밖에 보이기 않는 그에게서 이유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애브라빌은 그 점을 매우 궁금해 했었다.


체르비는 그러는 그에게 조직문제의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으니까 마음 편해서라고 말하며 동생 애브라빌에게 미안함과 위로를 전했을 뿐이다.


애브라빌은 처음부터 그를 해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그를 따르는 조직의 수하들은 그렇지 못 할 거라는 걸 체르비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때, 앙캔이 나섰다.


앙캔이 그를 찾아 왔을 때, 11세 사라한은 물리학 학회의 세미나에 참석 했을 무렵이었다.


불이 꺼져 어두운 체르비 집의 창문밖에 앙캔이 서 있었다.


거실의 어둠 속에서 그를 먼저 부른 건 체르비였다.


“뭘 망설이나? 형편없던 내 친구는 여전하군. 뒷문을 열어두었으니 들어와.”


앙캔은 그의 말대로 집 뒷문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체르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발소리를 죽이고 거실로 향했다.


체르비는 그곳 소파에 기댄 채 어둠속에 앉아 있었다.


“앙캔 그대로 쏘면 된다. 여기 말이야. 여기”


체르비가 자신의 뒤통수를 톡톡 치며 말했다. 앙캔은 소파로 다가가 그의 옆에 천천히 앉았다.


“오랜만에 보는군요.”


총구를 겨눈 앙캔 리카인이 간단한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총구를 그대로 겨눈 채 말했다.


“여기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기 않을 겁니다. 나가시죠.”


앙캔은 그를 앞세우고 집을 나와 대기하고 있던 차의 뒷좌석에 태웠다. 그 차량에는 운전자 외 한 명이 더 탑승하고 있었다. 앙캔은 어서 가라는 듯 손짓을 했다.


차량은 출발하고 도시를 빠져 나갔다.


그 차량은 아침까지 달렸다. 앙캔은 그때까지도 굳은 표정으로 말이 없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숲이 우거진 산 아래였다.


앞좌석의 둘이 트렁크에서 삽을 꺼내 산을 올랐다.


앙캔과 체르비도 뒤를 따랐다.


어느 정도 산을 올랐을 때 앙캔이 체르비를 멈추게 했다. 앞서가던 두 명이 계속 앞으로 나아가 골짜기 밑으로 사라졌다.


“꽤 멀리 나왔군. 어린 손녀들이 있으니 요란 떨긴 싫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자네나 나나 곤혹스러웠을 거야. 안 그래? 하하하”


앙캔은 씁쓸하게 웃을 뿐 말이 없었다. 그의 기운에서 살기가 느껴지지 않는 다는 게 어쩌면 체르비 자신과의 돈독했던 어린 시절 때문일 거라고 여겼다. 그래도 체르비는 그가 직접 하기를 바랐다.


약 40분이 지났을 때 삽을 들고 갔던 두 명이 그들 시야에 나타나 손짓했다. 앙캔이 체르비를 앞장세우고 산을 다시 오른다.


그렇게 골짜기를 넘어가자 움푹 파인 웅덩이가 보였다. 그런데 그 웅덩이 한쪽 구석에 아래로 향하는 구멍이 하나 더 보였다.


그 정도 구명은 고작 40분 만에 파낼 수 있는 깊이가 아니었다. 앙캔이 그를 웅덩이로 들어가라고 손짓 했다. 지시에 따라 웅덩이로 내려서는 그의 손을 잡으며 은밀하게 쪽지를 손에 쥐어 주었다.


체르비는 웅덩이 속에서 쪽지를 펴 보면서 그가 변함없이 그를 수장으로 여기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제가 총을 쏘고 나면 엎드려 바로 앞에 보이는 구멍으로 들어가 밑으로 향한 사다리로 내려가십시오. 그럼 통로가 나올 겁니다. 그 통로에서 화살표를 따라가면 작은 움막의 집 마루 밑입니다. 그 움막으로 나가서 대기시켜 놓은 차로 산으로 돌아가십시오. 준비되셨으면 저를 보세요. 메디어스-


라고 적혀 있었다.


앙캔이 말을 하지 않는 이유는 중요한 처리에 따르는 도촬과 도청 때문이었을 것이다. 같이 온 두 명은 그의 충복들이었다. 체르비가 그를 올려다보자 앙캔은 별 말을 하지 않은 채 소음기가 장착된 권총으로 지체 없이 방아쇠를 세 번 당겼다.


첫 번째 격발에 엎드린 체르비 눈앞에는 손전등과 현금이 든 지갑이 보였다.


그걸 챙겨서 앙캔의 말대로 구멍 아래로 내려갔다. 그때 위에서 소음 총성이 3번 더 들렸다. 확인 사살이었다.


바닥에 발이 닿자 내려서고 손전등을 켰다.


그곳은 좁은 통로였다. 그리고 제법 길었다.


5분정도를 걸으니 좀 더 넓은 갱도가 나왔다. 버려진 광산인 듯 했다.


체르비는 손전등을 끄고 가이야가 했던 것처럼 주먹을 쥐었다 펴서 빛을 꺼내었다. 화살표를 따라가면서 주위를 살폈다. 자신이 나왔던 좁은 통로가 꽤나 많았다.


갱도를 20분가량 따라가니 다시 좁은 통로로 화살표가 향해있었다.


그 좁은 통로를 마지막으로 움막의 마루 밑이 나왔다.


위로 올라가는 사다리에는 자동차 키가 걸려 있었다.


체르비는 자신이 가이야와 살던 산까지 차를 몰고 가지 않았다.


약 100키로 떨어진 지점에 놔두고 걸었다.


그리고 이틀 뒤 그가 움막에 도착했을 때, 앙캔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서야 웃으며 반갑게 맥주병을 건네는 앙캔에게 체르비가 말했다.


“참 번거롭게 하는 군, 친구.”


체르비가 맥주를 받아 마셨다. 앙캔도 맥주를 몇 모금 마시며 말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이곳을 아는 건 세상에서 오직 나뿐이어야 하니까요.”


앙캔은 그의 안전을 위해서 심복들마저도 이 장소를 아는 걸 차단해 버렸다.


체르비는 그런 그가 미쳤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여기는 언제부터 알았나, 앙캔.”


“메디어스가 떠나던 날, 전대의 장례식을 빠져나와 당신의 신발에 위치 추적기를 달아 놓았었답니다. 나만 알 수 있는 장치였지요. 그리고 아침이 되었을 때, 집안은 난리가 났고, 나도 도련님을 찾아보겠다고 집을 나왔다 들어가기를 반복하면서 10일 만에 이 산 아래까지 왔었구요. 메디어스가 정착한 장소를 여기에만 집어넣었지요.”


앙캔이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고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 후, 메디어스가 가족들과 이곳을 떠날 때까지 가끔 와서 저 쪽 봉우리에서 메디어스를 보고 갔습니다.”


체르비가 그런 앙캔을 행해 주먹으로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난 이제 메디어스라고 불릴 이유가 없는 사람이야. 그만 좀 하라구. 그래 앨은 모라고 하던가?”


앙캔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도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당신을 지키려고 했어요. 결국 내가 나설 수밖에는 없었지요. 죽였다고는 말 못하고 다시 돌아오지 못 할 거라고 했어요. 그에게는···그리고 조직에서는 지금 당신이 죽은 걸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자네 그 갱도로 나처럼 몇이나 빼돌렸나?”


“글쎄요, 그 갱도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의 명의로 되어 있어요. 그러니 그분한테 물어보세요.”


“하하하하하···”


그렇게 그들은 정말 오랜만에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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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한에게 얘기를 하던 체르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먹을 것 좀 만들어야겠다. 점심은 좀 풍족하게 먹자.”


사라한도 자리에서 일어나며


“전 해변 좀 다녀올게요. 오늘은 좀 걷고 싶네요.”


“그래 그러렴.”


사라한이 해변 쪽으로 나서려할 때, 체르비가 뒤에서 불렀다.


“사라”


“네 할아버지.”


“그때는 말 못했지만, 애브라빌에 대한 일은 고마웠다. 그를 죽이려던 조직원들을 설득시킨 너에게 말이다.”


사라한은 그러는 체르비에게 말했다.


“300년 전 전설을 얘기하시는 거라면 이미 충분히 보상 받았어요. 그분이 말했던 이 해변으로요,”


그녀가 뒤돌아 해변으로 걸었다. 그녀 뒤로 할아버지 체르비의 웃음소리가 들려 왔다.


사라한은 해변을 걸으며 생각을 정리했다.


가이야는 체르비의 영체를 3천 번 깨트렸다고 말했다.


때문에 할아버지는 지금처럼 초나모디트를 얻은 것이다. 그리고 나비지들의 방식으로 그녀의 엄마 루아를 잉태하고 낳을 수 있었다.


그 당시 가이야는 체르비의 내면을 읽으며 그의 무의식의 공허도 함께 보았고 그건 성령의 그것과 같은 것이라고도 했다.


체르비는 성령이 점지한 성령자신의 의지라는 의미일 수도 있었다.


나모디트를 껐다 켰다를 3천 번 시도했다면, 죽음도 반복적으로 3천 번 경험했을 것이다.


어째서 그런 불필요한 일을 하게 하면서까지 성령은 체르비를 점지했던 것이지 그 답은 가이야가 체르비에게서 느꼈다는 공허에 있었다.


비록 영적인 수준이 낮았어도 감성이라는 것이 부족한 에루미어나지는 그 공허에 상당히 근접한 종족이었다는 점이다.


더구나 할아버지 체르비는 그 무심의 특성이 그들 종족 중 가장 궁극에 도달해 있었다. 공허는 담긴 것이 없어 0인 상태를 말한다.


그런 의지라면 실행에 선악의 구분과 생멸의 의미 따위는 없는 것이다.


사라한은 그동안 풀리지 않아 실행 할 수 없었던 일의 실마리를 찾은 홀가분함에 마음이 들떴다.


‘그래 그거야, 성령이 할아버지를 관통해 나와 제니에게까지 닿게 하려던 것이 그거였어. 영체의 생멸을 지배하는 그것.’


바람이 사라한의 머릿결을 흩날리게 불어왔다.


‘내 안에 새겨진 공허.’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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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지구라고 불리던 별, 영혼이란 치트 키 2 19.03.10 14 0 14쪽
71 지구라고 불리던 별, 영혼이란 치트 키 1 19.03.09 27 0 13쪽
70 인간과 정령, 그리고 4 19.03.08 31 0 15쪽
69 인간과 정령, 그리고 3 19.03.07 12 0 13쪽
68 인간과 정령, 그리고 2 19.03.06 12 0 13쪽
67 인간과 정령, 그리고 1 19.03.02 19 0 13쪽
66 나스나지의 굴레 5 19.02.28 18 0 14쪽
65 나스나지의 굴레 4 19.02.27 39 0 12쪽
64 나스나지의 굴레 3 19.02.27 23 0 13쪽
63 나스나지의 굴레 2 19.02.26 17 0 13쪽
62 나스나지의 굴레 1 19.02.25 31 0 13쪽
61 나세의 용 3 19.02.24 44 0 11쪽
60 나세의 용 2 19.02.24 14 0 13쪽
59 나세의 용 1 19.02.23 25 0 13쪽
58 뜻밖에 만남 3 19.02.21 14 0 12쪽
57 뜻밖의 만남 2 19.02.21 20 0 13쪽
56 뜻밖의 만남 1 19.02.20 18 0 12쪽
55 관리와 지배, 그리고 불편함 2 19.02.19 12 0 14쪽
54 관리와 지배, 그리고 불편함 1 19.02.19 16 0 14쪽
53 령의 혈흔 4 19.02.17 15 0 12쪽
52 령의 혈흔 3 19.02.14 28 0 12쪽
51 령의 혈흔 2 19.02.10 15 0 14쪽
50 령의 혈흔 1 19.02.10 18 0 17쪽
49 제 5의 제후 4 19.02.09 18 0 12쪽
48 제 5의 제후 3 19.02.08 32 0 14쪽
47 제 5의 제후 2 19.02.08 20 0 13쪽
46 제 5의 제후 1 19.02.07 22 0 13쪽
45 정령이 머무는 곳 3 19.02.07 22 0 17쪽
44 정령이 머무는 곳 2 19.02.07 18 0 13쪽
43 정령이 머무는 곳 1 19.02.06 20 0 14쪽
42 제아데나스 이계 4 19.02.06 18 0 13쪽
41 제아데나스 이계 3 19.02.06 39 0 15쪽
40 제아데나스 이계 2 19.02.02 19 0 13쪽
39 제아데나스 이계 1 19.01.31 31 0 14쪽
» 체르비의 공허 4 19.01.30 25 0 17쪽
37 체르비의 공허 3 19.01.24 18 0 14쪽
36 체르비의 공허 2 19.01.23 22 0 15쪽
35 체르비의 공허 1 19.01.22 24 0 13쪽
34 유일무이 클라스를 쥐다 3 19.01.21 33 0 16쪽
33 유일무이 클라스를 쥐다 2 19.01.21 35 0 17쪽
32 유일무이 클라스를 쥐다 1 19.01.20 34 0 13쪽
31 열두 날개의 마녀 케이아 4 19.01.18 33 0 15쪽
30 열두 날개의 마녀 케이아 3 19.01.17 36 0 14쪽
29 열두 날개의 마녀 케이아 2 19.01.15 31 0 14쪽
28 열두 날개의 마녀 케이아 1 19.01.13 38 0 16쪽
27 별에서 온 여자 4 19.01.13 44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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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지하도시 리제라블 2 19.01.06 47 0 17쪽
18 지하도시 리제라블 1 19.01.05 51 0 13쪽
17 꿈을 깨다 3 19.01.04 54 0 13쪽
16 꿈을 깨다 2 19.01.04 42 0 18쪽
15 꿈을 깨다 1 18.12.31 52 0 13쪽
14 예정된 여정의 시작 4 18.12.29 48 0 14쪽
13 예정된 여정의 시작 3 18.12.28 44 0 19쪽
12 예정된 여정의 시작 2 18.12.27 61 0 12쪽
11 예정된 여정의 시작 1 18.12.25 58 0 13쪽
10 소멸과 탄생 4 18.12.24 64 0 14쪽
9 소멸과 탄생 3 18.12.23 64 0 13쪽
8 소멸과 탄생 2 18.12.20 62 0 13쪽
7 소멸과 탄생 1 18.12.17 70 0 14쪽
6 꿈을 꾸다 6 18.12.16 79 0 14쪽
5 꿈을 꾸다 5 18.12.15 96 0 13쪽
4 꿈을 꾸다 4 18.12.14 92 0 14쪽
3 꿈을 꾸다 3 18.12.13 133 0 16쪽
2 꿈을 꾸다 2 18.12.13 195 1 20쪽
1 꿈을 꾸다 1 18.12.12 474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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