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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아포칼립스 : 지금 이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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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쟁이(진)
작품등록일 :
2018.12.13 14:36
최근연재일 :
2019.01.30 19:40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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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20
추천수 :
576
글자수 :
10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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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26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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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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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
10쪽

2. 배신자들(1)

DUMMY

오늘도 어김없이 붉은 달이 떠올랐다.


[수색팀, 여기는 전투조. 던전 진입완료, 응답바람.]

[전투조, 여기는 수색팀. 수신감도 양호, 랑데뷰 포인트는 시계탑 기준 북측 300m지점임.]


“웬일이래요, 교신이 바로 닿고.”

“오늘 운빨 받나 보지. 후딱 잡고 돌아가자.”


조장이 호쾌하게 앞장서려는데 재차 무전이 날아왔다.


[이동 간 기도비닉에 유의바람. 마수 타입은 비행형으로 최종 확인되었음, 이상.]


끊어치기 보소. 시발, 곧바로 조장이 욕설을 내뱉었다. 나도 곡소리가 절로 나왔다. 하필 비행타입이라··· 많고 많은 괴수 중에서도 유독 성가신 놈이다. 그동안 편하게 사냥했으니 간만에 맛 좀 보라는 건가.


“부조장님 오늘 열일각 떴습니다.”

“막냉아 주댕이 터져볼래?”

“헙, 죄송합니다.”


부조장님도 심기가 편찮으신 모양이다. 흠, 오늘은 입단속 단단히 해야겠군. 개그 치는 것도 분위기 봐 가면서 해야 되니까. 헌데 어쩐담. 일은 해야 되는데 다들 신경이 곤두섰으니. 눈치 보다 조심스럽게 조장님께 여쭤봤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수색팀과 합류하실 겁니까?”

“글쎄다. 골만 아플 거 같은데.”

“그럼 지원은 필요 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래, 어떤 녀석인지만 물어보고 베이스 잘 지키라고 해.”

“알겠습니다.”


아이고, 뼈 빠지게 구르게 생겼잖아. 조력을 받지 않겠다는 말은 우리가 마물까지 전담한다는 뜻이었다. 그도 별 수 없는 게, 비행타입은 수색팀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위험이었다. 혹여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보다야 우리가 고생하는 편이 낫지. 나는 무전기를 들었다.


[수색팀, 여기는 전투조. 우리는 단독으로 작전을 수행한다. 확인한 마수 특이사항 전달 바란다. 이상.]

[전투조, 여기는 수색팀. 마수는 4익 형태로 몸통은 고양잇과 동물을 닮았음. 측정된 온도는 2도 가량으로 주의를 요함. 이상.]

[··· 수신완료.]


나는 잠시 뜸을 들이다 교신을 마쳤다. 2도라, 개빡쎌 것 같은데.


마수가 매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지만 공략 난이도는 얼추 추정이 가능했다. 그때 잣대처럼 쓰이는 게 ‘온도’다. 강력한 개체의 출현에는 다소 차가운 대기요건을 동반했기 때문이다. 이는 누적된 데이터가 증명했다.


즉 던전이 평균 6도 내외에서 형성됨을 감안한다면··· 이번 마수는 여러모로 ㅈ같은 상대라는 거다. 불평한다고 답이 나오지도 않으니, 일단 녀석을 유인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근데 왜 다들 저를 보는 거죠.


“또 접니까? 저번에도 그랬던 거 같은데.”

“그럼 내가 하리? 딱 봐도 니가 맛있어 보이잖아. 곱상하게 생겼겠다, 살도 야들야들하겠다.”

“그건 무슨 논립니까.”


나는 궁시렁대며 권총을 빼들었다. 이런 건 꼭 나만 시키더라. 이번 작전의 핵심은 부조장님이었다. 비행타입은 전위랑 상성이 쥐약이라서 말이다. 후위가 녀석을 지상으로 떨어뜨려 줘야 어떻게든 수가 났다.


“그럼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게 난관이었다. 비행타입은 보행타입에 비해 월등한 시야를 가진 개체였다. 내가 어그로를 끌어본들, 부조장님이 준비하는 동안 녀석이 눈치 채고 달아날 수도 있었다. 게다가 무려 2도짜리의 마수니 적잖이 애먹겠다 싶었다.


조장님이 덤덤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부터 교전을 개시한다. 수색팀은 베이스를 사수하며 노출을 최소화해라.]


교신을 마치고 하늘로 예광탄 쏴 올렸다. 탕-! 탕-! 탕-! 탕-! 텅 빈 도심으로 총성이 길게 퍼져나갔다. 기왕 할 거면 확실히 하자 해서, 신호탄까지 터뜨려 놈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응답은 즉각 돌아왔다.


캬오오오오-!


별안간 시뻘건 눈동자를 껌뻑이며 마물들이 사방에서 튀어나왔다. 마수는 아직 소식이 없었다. 둔탱이 새끼라 좀 더 지랄을 해야 되나, 고민하는데 조장님이 어깨를 툭툭 쳤다.


“건아. 우지 안 갖고 왔어?”

“뽀개 먹어서 주문했는데 오늘 도착한답니다. 대신 K1A 들고 왔습니다.”

“그럼 됐고.”

“교신거리만 유지해주십쇼.”


이후부터는 내 몫이었다. 나는 시가지로 뛰쳐나가 녀석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장님과 부조장님은 대기하며 마수 저격을 준비해야 했다. 그동안 홀로 마물을 상대하며 마수를 끌어내는 게 내 역할이다.


다다다다다다!


총기가 불을 뿜으며 순식간에 한 탄창을 비워냈다. 나는 계속 질주하며 녀석들을 몰고 다녔다. 옥상 사이를 넘나들며 녀석들을 따돌리니, 약이 바짝 오른 녀석들은 급기야 건물벽을 타고 올라왔다.


“거 참, 집착 하나는 알아줘야 된다니까.”


조정간을 점사로 두고 사선에 들어오는 족족 쏴버렸다. 마물들 수를 줄여두는 편도 좋지만, 이쪽은 메인 디시를 대비해야 한단 말이지. 포위되기 전에 얼른 다른 건물로 피신했다. 탄약도 탄약이지만 괴수의 수가 너무 많았다.


그래도 제법 시간을 끌었겠다, 나는 조장님을 호출했다.


[조장님 마수 확인됐습니까?]

[아직. 녀석 군침 돌게 더 맛깔나게 굴어봐.]

[여기서 뭘 더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웃통 까고 흔들어 제껴. 살 냄새를 풍기라고.]

[막냉아, 눈물의 똥꼬쑈하면 불쌍해서라도 오지 않을까?]


이런 걸 선임이라고 둔 내 잘못이지. 자책하며 칼을 빼들었다. 이젠 총알도 다 떨어져서 몸으로 때워야 했다. 우지였으면 두 탄창은 더 가져왔을 텐데, 오늘따라 네가 더 그립다.


“시발, 새까맣게 오네.”


위상공간에 있는 마물은 죄다 모인 것 같았다. 사방을 에워싸는 녀석들의 숫자는 못해도 물경 수 백 마리를 넘겼다. 나는 그 한가운데로 참격을 날렸다.


쐐애애액- 섬칫한 바람 소리 뒤에 녀석들의 피륙이 잘려나간다. 이게 바로 몰이사냥의 묘미였다. 크, 한 10킬은 했나?


그런데 티도 안 났다. 한 방 더 갈기려다가 급히 공중으로 몸을 띄웠다. 갑작스런 마력의 유동, 감지와 거의 동시에 마법이 작렬했다.


콰아아아앙-!


[마수 식별! 얼른 쟤 좀 처리해 봐요!]


나는 다급히 무전을 쳤다. 식은땀이 절로 나왔다. 직격했으면 으깬 찐빵이 될 뻔했다. 겨우 피했기에 망정이지, 지근거리에서 발생한 폭발에 돌무더기가 안면을 마구 때려댔다. 나는 얼얼한 뺨을 어루만지며 녀석을 노려봤다.


크르르르-


마수도 낮게 짖어대며 응수했다. 해보자는 거지? 그럼 내려와 줄래.


캬오-!


녀석이 빔을 마구 쏟아냈다. 선명한 붉은 빛줄기가 지상으로 강맹하게 꽂혀 들어온다. 이런 비겁한 새낑! 나는 욕을 읊조리며 황급히 회피에 들어갔다. 1계위의 마법이래도 뼈를 분지르기에는 충분한 위력이었다.


열심히 도망치는 내 위에서 마수가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어댔다. 지그재그로 선회하면서 마력을 운용하는데 속도가 보통이 아니었다. 저 덩치에 저런 기동성이라니, 완전 반칙이잖아.


[막냉아 가만히 좀 붙들어 봐. 조준이 어렵잖아.]


기회는 한 번 뿐이었다. 부조장님의 마법이 빗나간다면 녀석이 보다 경계를 강화할 거다. 하는 수 없이 방향을 돌려 녀석과 대치했다.


[반전했습니다. 준비하십쇼.]


엉겨 붙던 마물들도 은근슬쩍 거리를 벌렸다. 내 주위로 꽂히는 마법을 피하기 위해서다. 나는 녀석의 빔을 하나하나 되받아쳤다. 사방으로 튀는 빔줄기가 주변 건물을 난타한다. 콘크리트든 차량이든 남아나는 게 없었다.


카앙-!


칼날이 찡하고 울어댔다. 반발력을 최소화하며 용케 걷어내고 있지만 이런 기예는 오래 지속할 게 못됐다. 칼보단 팔이 먼저 부러질 것 같았다. 나는 마력을 한결 끌어올렸다. 빛줄기가 확연히 느려짐은, [가속] 상태로 전환되었다는 반증이었다.


“이게 진짜 극한직업이지.”


가쁜 숨을 내쉬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연거푸 터지는 불똥에 눈이 아파왔다. 칼날이 빨갛게 달아오를 즈음에서야 기다렸던 마력이 느껴졌다. 그즈음 녀석도 낌새를 알아차리고 급히 날개를 퍼덕였다.


쌔애애애애액-!


마수는 생각보다도 훨씬 민첩한 놈이었다. 다 잡은 줄 알았는데 그 찰나에 몸을 틀어버리다니. 감탄할 새랴 나는 재빨리 후속타를 위해 마력을 사역했다. 마법은 특기는 아니었지만 어디까지나 마력 적어 꺼렸던 것뿐. 구현 속도에 한해선 나도 부조장님 못지않았다.


“2계위, 「철시(鐵矢)」”


‘구동어’는 일종의 암시이자 강한 힘을 부여코자 하는 의지의 표명. 그를 받든 마력이 형체를 갖춰간다. 충격에 잠시 멈칫대는 지금이 적기였다. 나는 응축시킨 마력을 그대로 녀석에서 날렸다.


키에에에엑-!


“와, 개진상이네.”


녀석이 고통에 울부짖었다. 몸통을 꿰뚫을 작정이었는데, 설마 그것까지 피해낼 줄이야. 그래도 다행이라면 녀석은 전처럼 날아다니진 못할 터였다. 부조장님이 날개 한 짝을 앗아가고, 나는 반대쪽 날개를 걸레로 만들어버렸으니.


남은 두 날개론 체공도 버겁겠지. 괴로움에 신음하는 녀석이 적의를 불태웠다. 그에 동조하듯 놈의 주위로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되는 마력이 응집되고 있었다. 타깃은··· 나네. 젠장. 너는 어떻게 되먹었길래 마력이 넘쳐 나냐.


콰아아아앙-!


재빨리 몸을 던졌건만 범위가 너무 넓었다. 충격파에 휩쓸려 나는 도로를 떼굴떼굴 굴렀다. 으, 귀가 멍멍한 게 세상이 핑핑 돌았다. 엎어져 바닥에 닿은 뺨엔 쿵쿵대는 마물의 육중한 움직임이 그대로 느껴졌다.


“좀 쉬게 해주라.”


비적비적 몸을 일으켜 선두에 있던 괴수 대가리를 칼로 찍어버렸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마수가 더 이상 마법을 난사하지 않는다는 거다. 드디어 녀석의 마력도 동이 났다보다. 한창 괴수를 썰어대고 있으니, 하늘에 붉은 궤적이 빛났다가 사라졌다.


뒤이어 마수가 지상으로 떨어졌다. 부조장님의 솜씨였다.


[울 막냉이 좀만 더 고생해.]

[말만 하지 말고 한 방 더 갈겨주십쇼.]

[짜식, 니가 해.]


저기요, 부조장님? 이거 빈말 아닌데요. 크르르르- 땅을 딛고 선 마수가 이빨을 드러냈다. 날개는 모두 잃었어도 녀석은 아직 쌩쌩했다. 되려 적의가 한층 짙어진 기색이었다. 설마 지상에서도 잽싼 건 아니겠지.


늘 그렇듯 좋지 않은 예감은 현실이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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