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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아포칼립스 : 지금 이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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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쟁이(진)
작품등록일 :
2018.12.13 14:36
최근연재일 :
2019.01.30 19:4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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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3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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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 탈영(2) < 이 글을 마지막으로 리메이크에 들어가겠습니다!

DUMMY

통상 작전은 지부장 관할 하에 이루어진다. 허나 군무 이탈자가 발생한 상황에선 헌병의 명령권이 우선시된다. 본부 직할 독립감찰기관, 헌병. 그들은 본부의 충직한 사냥개다.


“즉시 추격한다! 전투조원이랑 수색 1팀은 장비 챙겨서 따라와!”


문을 넘어 복도까지 살벌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이지은 중위, 그 년이다. 이어 총기에 탄창이 삽탄되는 소리가 났다. 일이 틀어졌음이 확정된 순간이다.


단순한 지연 복귀에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겠지.


문을 열어 브리핑 룸에 한발 걸쳤다. 한순간 좌중의 시선이 내게 꽂힌다. 이지은 중위를 위시한 헌병들이 뿜어내는 기세가 심상찮았다. 지휘권을 잃은 지부장은 체념한 듯 머리를 감싸 쥐었다.


“나도 간다.”


즉시 헌병들이 내 주위를 둘러쌌다. 이지은 중위가 입술을 짓씹으며 내 앞에 섰다.


“죽다 살아났으면 잠자코 있으시죠.”

“말했잖아. 나도 간다고.”

“그 몸으로요?”

“스팀팩 맞고 가면 되잖아. 야 의무대원, 뭐해? 얼른 가져와!”

“그런 말이 아니잖아! 서 중위!”


여태 고분고분 헌병의 지시를 따랐던 건, 그들의 위세가 대단해서가 아니다. 놈들 수중에 가족의 목숨이 달려있기 때문이지.


하지만 조장님과 동생. 간단한 셈법이라 여겼는데 복잡한 머릿속이 자꾸만 얽히고설킨다. 누가 더 중요한지, 저울추는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고 평형을 이룬다.


오태식 대위랑은 1년쯤. 고작해야 1년 조금 지났을까. 그간 좇같이 구르면서 없던 전우애라도 생긴 건지, 아직 빚이 걸리는 지. 가만히 두고 보기에는 맘이 편치 않다.


“너야말로 상황 파악 잘 해.”


반말로 지껄이는 이지은 중위처럼, 나도 예의를 집어치웠다.


“니들 진마전 기록 영상도 없잖아. 나는 직접 두 눈으로 봤어. 그니까 해주는 말이야, 영관급 요원은 떨거지 한 트럭 데려간다고 어떻게 해 볼 상대가 아니라고.”


다소 과장이 섞여있긴 해도 협박은 유효했다. 괜히 위관과 영관을 가르는 기준이 [초가속] 변환이 아니기에. [가속]을 훨씬 웃도는 전투력을 내포한 [초가속].


조장님 전력은 일개 전투조 하나와 맞먹는다. 동행하겠다고 물고 늘어지기보단 위협을 볼모로 삼는 편이 나았다. 어차피 말한다고 들어먹을 족속들도 아니니.


나는 헌병을 거칠게 밀쳐내고 구호품 상자에서 권총식의 주사기를 꺼냈다. 이어 팔뚝에 찔러 넣었다. 밀어지는 피스톤에 마약성 진통제가 혈관으로 주입된다.


“도와주겠다잖아. 진마를 두 번이나 잡아본 요원이.”

“명령권은 나한테 있어. 너는 여기서 대기해.”

“니들끼리 가봐야 얻어터져. 말귀 좀 알아 처먹지?”

“서 중위.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고 싶어? 저번처럼 곱게는 안 끝나.”

“맘대로 해. 나는 갈 테니까.”


스팀팩의 약효는 즉시 나타났다. 쓰라린 통증이 점차 무뎌져가며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완전한 상태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움직여 줄 테지. 나는 이지은 중위를 쏘아봤다.


“지금 누구한테 겨눈 거냐. 총 안 치워?”


일촉즉발의 대치. 황급히 다른 요원들이 끼어들어 사이를 가로막았다. 상황을 정리하는 건 지부장의 몫이었다. 지휘권을 넘겨줬다 하나, 그녀의 발언권은 여기 있는 누구보다도 강했다.


“일리 있는 말이야. 쟤도 순순히 물러날 것 같지 않으니까 그만하고 데려가, 이 중위.”


마지못해 총을 집어넣으며 이지은 중위가 경고했다.


“군법엔 예외는 없습니다. 불복하는 즉시 사살이 원칙. 부디 처신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여차하면 피를 보겠다는 예고였다. 나는 사관 계급장이 달린 옷을 걸쳐 입었다.


“나도 사관이다. 그 정돈 알아.”


그놈의 군율. 누군들 하고 싶어서 요원이 된 줄 아나. 하지만 덕분에 명분이 섰다. 범죄자보다도 못한 처우에 군말 못하는 신세가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나는 까만색의 옷으로 붉게 젖어가는 붕대를 애써 감췄다.


“신속히 이동한다.”


헌병 중 일부만 남고 거의 모든 감찰관들이 차량에 동승했다. 전투원은 나를 비롯한 사관 셋, 그리고 수색 1팀.


그렇게 꾸려진 추격팀은 이동하는 내내 침묵을 지켰다. 이틈에 생각을 정리해보려 했지만 맘처럼 되질 않았다. 나는 조장님을 앞에 두고 어떻게 해야 되는 걸까.


미복귀? 혹은 탈영? 그럼 조장님의 가족은? 무탈하게 수습할 국면은 한참 넘겼다. 그걸 조장님이 모를 리 없을 텐데. 그럼에도 일을 벌였단 건···


차량이 멈춰선 곳은 병원이었다. 짐작은 했지만 가슴이 덜컥하고 주저앉는다.


“감찰관들은 수색팀원을 인솔해 출입구를 봉쇄해. 민간인들 모르게 대기하다 오태식 대위가 지시에 불응하면 바로 쏴버리고.”


소음기가 장착된 권총 약실에 탄환이 들어갔다. 살상 무기를 손에 쥔 요원들이 흩어지고, 남은 사람들은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서 중위. 군율 위반자는 탈영자로 간주한다는 것, 잊지···”


엘리베이터는 7층을 향했다. 7F 중환자실. 온 시선이 알림판에 꽂혀 남의 말은 귓가에 들어오질 않았다.


조장님에게 자식은 한 명 뿐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그 아들이 나 때문에··· 죄책감에 고개가 무거워진다.


내가 이런데 아버지인 조장님은 오죽할까. 그럼에도 아무렇지 않은 척, 나와 장난을 쳤던 조장님이다. 시시껄렁한 농담을 지껄이며 같이 담배를 태우던 기억이 스치듯 지나간다.


띠링-


승강기의 문이 열렸다. 나는 흡, 숨을 들이켰다.


“내가 먼저 간다. 너도 조용히 처리하고 싶잖아. 니들이 가봐야 상황 악화시키는 것밖에 안 돼.”

“좋습니다. 어디 해보시지요.”


흔쾌히 수락하는 속내에는, 내 충성심을 의심하는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리라. 여태 튀는 공처럼 굴어왔던 게 도움이 될 줄이야. 여차하면 나까지 싸잡아 죽여 버리겠단 심산이겠지만, 아무렴 어때.


그냥 가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보호자 분. 면회시간 지났어요.”

“국정원에서 왔습니다.”


말을 잘라 둘러대고 소독실을 거쳐 병실 앞에 섰다. 안내해주던 간호사의 눈동자가 불안한 듯 흔들렸다.


712호. 병실 명패에 오유민, 석자가 적혀 있다.


“사실 병실에 보호자분들이 계셔요. 하도 사정하길래 들여보내 줬는데. 설마 그 분들이 간첩이에요?”

“아이가 의식을 찾았다고 들었습니다.”


민간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든지 상관할 바 아니다. 다만 납득이 가질 않아 물었다. 분명 유상아 대위는 목숨에 지장은 없다고 했었는데.


거동이 불편한 장애가 생겼다고만, 말해줬던 게


“의식이요? 잘못 들으신 거 아니에요? 교통사고 난 뒤로 계속 의식불명 상태인데. 이 아이, 식물인간 판정 받았어요.”


거짓말이었구나.


“유민아!”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문 너머로 전해졌다. 나는 착잡한 기색을 감추며 간호사를 돌려보냈다. 뒤이어 들려오는 아이의 목소리.


조장님. 저는 어떻게 해야 됩니까.


“저 왔습니다.”


어폐가 있다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이에겐 기적일 거다. 병상에서 소생한 아이를 끌어안은 젋은 여성. 그 가운데 조장님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얼굴로 우두커니 서 있었다.


“깨어났냐.”

“예. 별일 없으셨냐 묻기엔 너무 늦었죠.”


삑- 삑-


끊긴 대화는 오실로스코프 기계음이 메웠다. 할 말이 산더미 같이 많았는데 막상 조장님을 앞에 서니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대신에 물끄러미 아이를 내려다봤다. 작은 체구가 안쓰럽게 앙상하게 말라 있다. 삽관된 기도, 수 개의 링거, 산소호흡기. 스스로 생명유지조차 못해 기계에 의존하고 있었구나.


어찌 부모된 자의 마음을 헤아리겠느냐마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어렵사리 입을 뗐다.


“조장님, 왜 억제구가 아이 목에 걸려 있는 겁니까.”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기엔 이건···


“누구, 세요?”


아이를 안고 흐느끼던 여성이 고개를 들었다. 조장님의 프로필에 기재된 처, 이지수. 사진보다도 훨씬 수척해 보이는 얼굴이다. 그녀 눈가에 그렁그렁 맺힌 눈물이 아이의 뺨에 떨어졌다. 조장님이 처의 어깨를 감쌌다.


“미안하다.”

“기껏 한다는 말이 그겁니까?”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 그 말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요원은 괴수의 열화판. 우리 몸속에 흐르는 피엔 놈들의 독이 담겨 있다. 지부에서 요원을 강압적으로 통제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감염의 제어를 잃는다는 건 SDO가 가정한 최악의 결말.


들불처럼 번진 감염은 필히 재앙을 초래한다.


“대체 어쩌자고 그러신 겁니까.”


최악보단 차악. 뭔들 지금보다 나을 순 없다며 골라왔던 선택지가 보이질 않았다. 어쩌면 누구도 버리기 싫어 스스로 지워버린 건지도 몰랐다.


“아, 빠. 안아, 줘.”


아이의 잠긴 목소리가 조장님을 불렀다. 그 말이 비수처럼 가슴을 헤집었다. 이제 저 조그만 아이에게도 감염자란 멍에가 깊게 드리운다. 마석은 그저 족쇄, 침식은 언제든 이빨을 드러낼 수 있다.


조장님의 눈가에도 물기가 아른거렸다. 차마 전하지 못할 말이 혀끝에서 맴돌았다.


이지수, 그녀가 조장님의 품에 조심스레 아이를 안겼다. 평온을 찾은 아이의 숨소리가 고왔다. 이제 산소호흡기 없이도 살아갈 수 있겠지만, 내어 줘야하는 대가가 너무 크다.


나는 무엇이 옳다고 판단을 내릴 수가 없었다.


살아있되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던 전과, 지금의 아이. 제 맘대로 몸을 가누지만 조금씩 허옇게 질려가는 안색에선 침식의 징후가 뚜렷하다.


SDO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거다. 같은 감염자라도 쓸모가 없는 요원은 ‘폐기’해왔으니까. 혹은 본보기로 삼을 수도 있겠지.


어느 쪽이건 아이가 살수 있다는 선택지는 없었다. '전염'시킨 조장님도 마찬가지다.


“당신이죠. 우리 애기 아빠 데려간 사람이.”


그녀가 내게 다가왔다. 멱살이라도 잡을 줄 알았는데. 허나, 털썩- 그녀는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조장님이 요원이 된 건, 4년 전이라 했다. 그녀는 그 동안 홀로 아이를 지켜온 사람. 남편과 생이별하고 뒤이어 아이가 다쳤다. 그녀는 뒷사정을 모르겠지만, 쏟아낼 원망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건 안다.


그럼에도 그녀는 고개를 조아리길 택했다.


“부탁드립니다. 이제야 아이가 의식을 찾았습니다. 아이에겐 아빠가 필요해요.”


그녀는 울음서린 목소리로 애원했다.


“4년이면 충분하잖아요. 이제 제발, 제발. 그만 놔주세요···.”


그럴 권한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도 손이 닳도록 빌어 선처를 구하려 했었는데. 이 지경에선 그러지도 못하겠지.


자조하며 허리춤에서 권총을 빼들었다. 이윽고 총성이 울렸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봐 주실줄은 몰랐습니다

덕분에 많은 힘이 되었어요. 해주신 조언과 칭찬들 잊지 않겠습니다

위 작품은 조만간 리메이크하여 설날 이후에 돌아올 예정입니다.

다소 전개가 매끄럽지 않은 초반부분은 대폭 수정할 예정이며 보름 이후부터 내용의 변동은 없을 것이라 말씀드립니다.

보내주신 성원 감사합니다!

그리고 책읽는재미님, 두개의달님 후원 감사드립니다.

다들 행복한 새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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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탈영(2) < 이 글을 마지막으로 리메이크에 들어가겠습니다! +45 19.01.30 505 30 11쪽
20 5. 탈영(1) +30 19.01.21 566 51 11쪽
19 4. 진마(4) +13 19.01.19 412 27 12쪽
18 4. 진마(3) +6 19.01.17 395 27 11쪽
17 4. 진마(2) +6 19.01.15 405 25 12쪽
16 4. 진마(1) +2 19.01.12 420 22 12쪽
15 3. 보름(2) +7 19.01.10 420 22 12쪽
14 3. 보름(1) +8 19.01.08 429 22 11쪽
13 2. 배신자들(6) +8 19.01.06 439 24 12쪽
12 2. 배신자들(5) +6 19.01.05 446 26 11쪽
11 2. 배신자들(4) +6 19.01.02 443 20 11쪽
10 2. 배신자들(3) +4 18.12.30 463 20 11쪽
9 2. 배신자들(2) +12 18.12.27 515 22 10쪽
8 2. 배신자들(1) +4 18.12.26 533 25 10쪽
7 1. 신입 (6) +13 18.12.24 601 27 11쪽
6 1. 신입 (5) +15 18.12.22 678 29 11쪽
5 1. 신입 (4) +3 18.12.20 743 25 11쪽
4 1. 신입 (3) +10 18.12.17 896 25 11쪽
3 1. 신입 (2) +11 18.12.15 1,047 33 11쪽
2 1. 신입 (1) +12 18.12.13 1,418 37 11쪽
1 프롤로그 +8 18.12.13 1,695 37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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