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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트원
작품등록일 :
2018.12.15 04:34
최근연재일 :
2019.06.2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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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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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4.바이킹(4)

DUMMY

에릭과 얼이 힐데릭의 근처에 있는 사이, 바이킹들은 모닥불을 둘러싸고 술을 진탕 퍼마셨다. 여러 농가에서 약탈한 술을 모아 오늘 모두 마시려는 속셈이었다.

그 중 한 명이 소변이 마려워 비틀거리며 숲으로 향했다.


“저 새끼 안 돌아온다에 1데나리우스 건다.”

“그딴 데 걸어봤자 뭐하냐. 어차피 안 돌아온 건데!”

“나 아직 안 취했다!”


그는 숲으로 가면서 실실 웃었다. 술이 약한 그였지만 아직은 버틸 만 했다. 예전처럼 바지를 까고 그대로 땅바닥에 드러누워 발견되는 건 사양이다.

바지춤을 슬슬 내리면서 숲의 저편을 보았다. 어둠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괜히 무서워져서 동료들이 있는 방향을 보았다.

모닥불이 밝게 타오르고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이곳까지 들렸다.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어둠은 역시나 두려웠다. 그는 휘파람을 불려고 했다.


“읍!”


그 순간 누군가 그의 입을 막았다. 동시에 목에 날카로운 금속의 감촉을 느꼈다. 목이 망가져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그는 죽었다.

아히엘이 그를 조용히 바닥에 쓰러뜨렸다. 안느는 약간 멀리서 그 광경을 보고 있었다.


“한 놈.”


이제 아홉 남았다.

놈들이 어떻게 모여 있는지 관찰하려고 왔는데 운이 좋았다. 미리 한 놈을 죽이고 시작할 수 있었으니. 게다가 술을 많이 마셨기에 일을 더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일곱이 마차 근처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있다. 나머지 둘은···.’


힐데릭과 쟝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아히엘은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동료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경계하고 찾으러 나설 게 분명하다.

어둠을 방패삼아 숲에서 싸우는 것도 좋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무장하고 경계심이 가득한 바이킹과 싸워야 했다. 게다가 힐데릭의 앞에 있는 녀석, 마술사로 보였다.


“안느, 마술을 쓸 수 있나?”

“아니요.”


로마는 강력한 마술사가 각지에서 생기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래서 마술관련 서적을 전부 불태우고 마법에 관한 지식만을 남겼다.

본인의 마력을 이용해 마도구를 만드는 자들이 마법사. 마력으로 마술을 사용하는 자들은 마술사라 불렸다.

마술사는 손에서 불을 뿜고 번개를 터뜨린다. 쉽게 볼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마술사를 가장 먼저 처리하면 좋겠지만···.’


그때 안느가 아히엘에게 작게 속삭였다.


“왕자님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뭐? 우리한테?”

“예.”

“그냥 이야기하느라 그랬겠지.”

“저랑 오랫동안 눈을 마주치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무슨 의미인데?”

“그건···.”


단순히 아히엘과 안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기 때문인가. 어찌됐든 지금 당장 결단을 내려야한다.

이쪽은 어둡고 저쪽은 밝으니, 활을 쏘아 몇 놈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바이킹답게 술을 마시면서도 무기를 지니고 있어 경계태세에 들어가는 시간은 고작해야 몇 초.

적어도 두 놈은 잡을 수 있을 테니 상대해야 하는 건 일곱. 안느가 전력이 된다면 좋겠지만, 그녀는 바이킹을 상대할 정도의 능력은 없다.


‘강행돌파밖에 없다.’


아히엘이 단검을 넣고 손도끼를 뽑았다. 왼손에는 롱소드를 들었다.

아무리 그녀라도 동시에 일곱이나 상대할 수는 없다. 기습의 이점을 고려하면 아무리 잘해도 다섯. 그러나 이미 결심을 굳혔다.


‘신은 나에게 있다.’


신께서 저딴 이도교의 편을 들어줄 리 없다. 그리고 이런 위기 따위는 이미 수없이 넘겨보았다.


‘마술사는 두고, 모닥불 근처에 모여 있는 놈들부터 처리한다.’


활은 좋으나, 만약 모닥불로 무사히 접근하는 데 성공한다면 더 많은 바이킹을 죽일 수 있다.


“내가 위험하면 도와라. 시기는 네가 재라.”


아히엘은 그 말을 남기고 조용히 모닥불을 향해 다가갔다. 안느는 한 손에 충격기를, 한 손에는 나무 십자가를 들었다.

충격기에는 한 명 정도 기절시킬 수 있을 정도의 마력이 남아 있다. 하지만 바이킹과 맞닥뜨린다면 충격기를 상대의 몸에 가져다 댈 자신은 없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아히엘의 작전이 성공하길 신에게 기도하는 것밖에 없었다.




“빨리 안 해?”


에릭이 험악한 표정으로 쟝을 향해 다가갔다.


“···.”

“안 하면 둘 다 죽이고.”


그가 태연하게 손도끼를 뽑았다. 그러자 쟝은 덜덜 떨면서 힐데릭을 보았다. 그는 곧 슬픔이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손, 손이 묶여 있어서···.”

“아, 그래?”


에릭이 쟝의 뒤로 다가가 도끼로 간단하게 밧줄을 풀었다. 손이 자유로워진 쟝은 주먹을 쥐었다 폈다.


“이제 됐냐?”


쟝은 힐데릭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에릭과 얼은 굳이 재촉하지 않았다. 노인의 당혹스런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힐데릭은 두려워하는 척하면서 얼의 어깨 너머에 있는 아히엘을 보았다. 어둠 속에서 모닥불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야, 빨리 해! 슬슬 지치잖냐.”


에릭의 호통에 쟝이 힐데릭을 향해 다가갔다. 힐데릭은 쟝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쟝이 힐데릭의 어깨를 향해 천천히 손을 가져다 댔다.


“그래, 잘 해보···.”


그때 모닥불 쪽에서 비명이 들렸다. 에릭과 얼은 재빨리 뒤로 돌아보았다. 아히엘이 오른손의 손도끼로 한 바이킹의 머리를 쪼갰고, 왼손의 장검으로 다른 바이킹의 머리를 꿰뚫었다.

거기까지가 한 순간. 아히엘은 곧바로 다음 움직임으로 들어섰다. 그 사이 바이킹들은 술에 취한 상태임에도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무기를 뽑았다.

그들이 무기를 뽑고 일어났을 때 추가로 바이킹 둘이 더 죽었다.


“뭐야!”


에릭이 고함치면서 완전히 뒤로 몸을 돌렸다. 그 순간, 힐데릭은 마력을 손목에 집중시켰다. 힐데릭의 손목을 중심으로 약한 불꽃이 소용돌이치며 밧줄을 태웠다.

전생에서 힐데릭은 마술을 배웠다. 아직은 미약한 정도지만 이 정도 마술은 부릴 수 있다.


쟝은 마술사를 향해 몸을 던졌다. 그리고 노인이라 믿을 수 없는 힘으로 그를 눕히고 얼굴을 주먹으로 갈겼다. 마술사의 뼈가면이 벗겨지며 얼굴이 드러났다.

에릭은 아히엘 쪽을 보다가 다시 쟝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 사이 힐데릭은 검지를 곧게 펴고 그곳에 불꽃을 둘렀다.

불꽃을 휘감은 힐데릭의 손가락이 에릭의 왼쪽 눈을 향해 쏜살처럼 쇄도했다.


“끄아아아악!”


왼쪽 눈알이 완전히 뭉개진 에릭이 비명을 지르면서 손도끼를 이리저리 휘둘렀다. 쟝은 마술사의 몸 위에서 상체를 숙였다. 그리고 마술사의 목을 졸랐다.

힐데릭은 마차를 향해 뛰어갔다. 바이킹 놈들이 자신의 장검을 마차 안에 넣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마차에 도착한 힐데릭은 장검을 찾아 손에 들었다. 그 다음 주변을 보았다.


모닥불 근처에서는 아히엘이 세 명의 바이킹과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동시에 세 명을 상대하는 실력에 힐데릭은 혀를 내둘렀다.

에릭은 광분하면서 주변에 도끼를 휘둘렀고, 쟝은 마술사의 목을 졸랐다.


아히엘이 난입하고 고작 10초 지난 후의 풍경이었다.


힐데릭은 모닥불을 향해 뛰었다. 그리고 아히엘에게 공격을 몰아치는 한 바이킹의 등에 검을 꽂았다. 다른 바이킹들은 힐데릭이 나타나자 당황했다. 그 틈을 이용해 아히엘이 다른 바이킹 하나를 해치웠다.

이제 하나가 남았다. 힐데릭은 놈의 옆구리를 베었고, 아히엘은 놈의 머리를 도끼로 쪼갰다.


이제 둘. 마술사와 에릭만이 남았다.


아히엘과 헬데릭은 동시에 그들을 향해 뛰었다. 쟝은 필사적으로 마술사를 잡아두고 있었다. 정신을 차린 에릭의 눈에 쟝이 들어왔다.


“좆같은 새끼!”


에릭이 도끼를 높이 들었다. 쟝이 마술사의 목을 놓고 후다닥 기어서 도망갔다.

힐데릭과 아히엘은 에릭의 앞에 도달했다. 힐데릭이 검을 내질렀으나 에릭은 가볍게 손도끼로 받아내고, 2m의 키에 걸맞은 긴 다리로 그의 복부를 걷어찼다.

힐데릭이 바닥에 쓰러지자 이어서 아히엘이 에릭과 맞붙었다. 아히엘도 키가 컸지만 에릭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아히엘은 양손에 무기를 들었고, 에릭은 한쪽 눈이 없었다.

그러나 싸움은 호각이었다.


“끄, 으윽···.”


마술사, 얼이 쓰러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입으로 무언가를 계속 중얼거렸다. 그의 두 손에서 불꽃이 피어올랐다. 불꽃은 곧 사람 머리만한 크기가 됐다.

얼이 외쳤다.


“에릭!”


에릭이 뒤로 크게 물러났다. 그러자 얼은 불덩이 하나를 아히엘을 향해 던졌다. 아히엘은 측면에서 느껴지는 열기에 얼굴을 찡그리면서 몸을 숙였다.

아히엘의 위를 빠른 속도로 지나간 불덩이가 한 나무에 맞았다.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나무의 중심부가 터져나갔다. 중심부가 얇아진 나무가 쩌적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쓰러졌다.

얼은 나머지 한 불덩이를 힐데릭에게 던졌다. 에릭에게 맞은 충격을 회복하고 있던 힐데릭은 불덩이를 보자 황급히 몸을 굴렸다.


폭발과 함께 땅이 터졌다. 그 풍압으로 힐데릭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멀리 굴렀다.

힐데릭은 마술사를 보았지만, 곧 그 시선을 아히엘에게 돌렸다. 아히엘이 밀리고 있었다. 에릭은 고작 손도끼 하나로 그녀를 밀어붙였다.


“오딘이여어어어! 나에게 피를 바칠 기회르으을!”


얼이 쏘아낸 불꽃으로 주변은 환해졌다. 그 때문인지 에릭의 하나 남은 눈동자는 불꽃처럼 밝고 붉었다. 단순히 눈동자가 불꽃의 빛을 반사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저것은 노르만에게 전해지는 일종의 주술, 광폭화였다. 에릭은 마력적성이 있었고 광폭화를 사용할 수 있었다.


아히엘은 에릭이 내려찍는 도끼를 장검으로 막았다. 그러나 그 엄청난 힘에 검을 놓쳤다. 아히엘은 떨리는 왼손을 내리고 오른손의 손도끼에 신경을 집중했다.

도끼와 도끼의 싸움이었다. 아히엘은 계속 뒤로 밀렸다. 저대로라면 그녀는 죽은 목숨이다. 힐데릭이 충격을 뒤로하고 달려 나가려 할 때, 어둠 속에서 안느가 나타났다.

그녀의 손에는 검은색의 직사각형 마도구, 충격기가 들려 있었다. 에릭의 뒤에서 나타난 안느는 그의 거대한 등에 충격기를 검처럼 박았다.


“으븝브으응브븝!”


에릭이 괴상한 소리를 내면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의 움직임이 멈추자 아히엘이 도끼를 그의 목에 박아 넣었다.

오딘의 이름을 부르짖던 에릭은 목과 입에서 피를 울컥울컥 토하면서 무릎을 꿇었다.


아히엘도 지쳤는지 비틀거리면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 이겼다, 그리 생각하고 있겠지만 아직 한 놈이 남았다.

얼이 사람 머리보다 더 큰 불덩이를 양손으로 쥐고 있었다. 그는 아히엘을 향해 불덩이를 날렸다. 안느와 쟝은 그 막대한 열기를 느끼고 몸을 피했다.

그러나 아히엘은 한 발 늦었다. 그녀는 열기에 뒤를 돌아보고, 지척에 도달한 불덩이를 정면에서 느꼈다.


“아.”


죽음을 느낀 탄식이었다.


공기가 타는 섬뜩한 소리, 거대한 폭발이 아히엘의 바로 앞에서 일어났다. 그렇다, 바로 앞이다. 아히엘은 불덩이에 맞지 않았다.

그녀의 앞에는 힐데릭이 있었다. 힐데릭은 불덩이를 단신으로 맞아 전신이 불타고 있었다. 폭발의 힘에도 밀려나지 않고 아히엘을 보호하기 위해 팔을 펼치면서 불꽃을 최대한 막았다.


아히엘의 눈에 힐데릭의 모습이 박혔다. 그녀는 이 순간을 이해할 수 없었으나, 느낄 수 있었다.

왕자라 불리는 자가 자신을 대신하여 불덩이에 맞았다.


“왕자님!”


쟝이 어느새 손에 장검을 들고 마술사를 향해 달렸다. 그리고 그의 다리를 깔끔한 솜씨로 베었다.


“아아아악! 아악! 아아아아악!”


마술사가 바닥에 쓰러지면서 비명을 질렀다. 쟝은 그의 오른팔을 밟고 검으로 왼 손목을 찍었다.


“그마안! 그마아아아안!”


쟝이 힐데릭을 보았다. 그는 여전히 불타고 있었다. 그의 앞에서는 아히엘이 망연한 얼굴로 무릎을 꿇고 있었다.


“뭐야···.”


그게 아히엘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감정표현이었다.


“왕자니임!”


안느가 힐데릭을 향해 다가갔으나 열기 때문에 일정 거리 이상 접근할 수 없었다. 그에 비해 아히엘은 힐데릭과 아주 가까웠기에 열기를 피부로 다 받아내고 있을 것임에도 움직이지 않았다.


“왕자님! 왕자님!”


안느가 오열하면서 왕자란 단어를 연호했다. 그 순간, 힐데릭의 몸을 뒤덮던 불꽃이 귀신처럼 사라졌다. 그 안에서 나타난 그는 옷이 전부 타버렸고 전신은 숯처럼 검어져 있었다.

힐데릭이 뒤로 돌아 무릎을 꿇은 아히엘을 보았다. 힐데릭은 나신이었으나, 아히엘은 그런 사소한 부분은 전혀 신경 쓰지 못했다.


“괜찮나, 백작.”

“···왜. 아, 어, 어떻게···.”

“괜찮은 모양이군.”


그 말을 남기고 힐데릭은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머리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그대로 땅과 박았다. 쟝이 헐레벌떡 힐데릭에게 다가와 숨을 쉬는지 확인했다.

안느도 뒤늦게 힐데릭에게 다가왔다.


“살았어요? 살아 계세요?”

“예, 예. 살아계십니다. 화상도···, 돌아가실 정도는 아닙니다.”

“아, 아아···.”


안느는 다리가 풀린 듯 무릎을 꿇었다.

아히엘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힐데릭을 보고 있었다.


“···왜.”


작가의말

추천, 댓글 감사합니다.

추천과 댓글은 언제나 힘이 됩니다.


 최근 연재가 듬성듬성 했네요. 3월이 되니까 좀 바빠져서. 앞으로 1일1연재를 목표로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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