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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대장장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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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감사
작품등록일 :
2018.12.17 21:50
최근연재일 :
2019.01.3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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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7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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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대장장이 1 - 육체 재련

DUMMY

10분이 지나자 그로쓰와 불돌이가 다시금 보이기 시작했다. 녀석들은 내 옆에 앉아서 날 걱정스럽다는 듯 올려보고 있었다. 그런 귀여운 녀석들을 쓰다듬어 주었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말이 필요 없을 만큼 우리는 이신전심으로 통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게다가 녀석들과 놀아주고 있으면,

- 정령과의 교감으로 인해 순간 마나 재생력이 높아집니다.

이런 식의 부가효과도 누릴 수가 있는 것이다.

마치 무협소설에서 나오는 운기조식과도 같은 효과인 듯했다.

덕분에 1시간은 요양해야 반쯤은 회복될 몸 상태를 30분 만에 만들 수 있었다.

대충 정신을 차린 나는 오우거의 시체로 다가갔다. 시체에는 왼쪽 어깨와 머리가 없었지만, 그것들이 모두 타버린 덕분에 단면이 말끔하게 밀봉되어 있어 그 안에는 아직 건강한 부산물들이 많이도 남아 있을 터였다.

“으으, 징그럽네.”

난 도축을 해본 적이 없다. 옛날 개구리 해부학 시간 때도 쫄보처럼 손 덜덜 떨고 그랬었다.

하지만 난 눈앞의 녀석이 돈 덩어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살아생전엔 무자비한 도살자지만, 죽어버린 지금에 와서는 가죽, 심줄, 뼈, 그리고 피까지 버릴 게 하나도 없는 자비로운 녀석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무리 질긴 오우거 가죽이라지만 무려 주인공의 궁극템 씩이나 되는 운석 조각에게는 썰려 나갈 수밖에 없었다.

슥삭슥삭.

녀석의 살이 갈라지고 푸른색 피가 튀겼다. 처음엔 인상을 찌푸렸지만 녀석의 부산물이 다 돈이라는 생각에 끝까지 마칠 수는 있었다.

푸른색 피가 튀기고, 녀석의 살이 갈라진다.

인간과 비슷한 몸체를 해서 거부감이 들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인간과 비슷한데 8미터 이상의 거체라서 그런지 더욱 더 인간 같지가 않아서 편했다.

“이게 뭐지?”

뛰고 있진 않았지만, 위치나 정황 상 심장이 확실하다.

그런데 이곳 안에서 빛나는 푸른 빛은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역시 보통 오우거는 아니었다, 이건가.”

난 눈을 질끈 감고 그것을 찔렀다.

푸학! 소리와 함께 피가 터지며 상처 사이로 확실한 무언가가 보였다.

주먹 만 한 돌이었다.


이름 : 오우거의 코어

등급 : C

마나 보유량 : D+(조건부 A)

특징 : 일반

설명 : 형성된 지 12년이 된 오우거 172의 코어. C+급 마정석을 대체할 수 있지만 정련되지 않아 효율이 떨어지지만 관련 무구를 만들 때 사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호오.”

마정석이 얼마인지는 머릿속 책 내용을 곱씹어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꽤나 비싸다는 건 알고 있다.

몬스터의 마정석은 정제되지 않아서 출력 면에서는 아쉽다지만 수집품목 쪽으로는 훨씬 더 쳐주기 때문에 임자만 만난다면 비싸게 팔 수 있겠지. 이것도 챙기기로 했다.

“이제 보자기를 만들어 볼까.”

난 오우거의 넓적다리 쪽의 가죽을 통째로 벗겨서 끝을 묶고 불돌이를 시켜 안쪽을 불태워 정돈한 후 부산물들을 집어놓고 위쪽을 다시 묶었다.

강철만큼 질긴 청록포대가 완성 되는 순간이었다.

“어찌 되었건 도축은 끝났군.”

찾아보면 더 쓸 만한 게 많겠지만 오우거는 거대하다. 그러니 비싼 것만 골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도에 들르면 아공간 주머니라도 알아봐야겠군.”

그런 생각을 하며 협곡 안쪽으로 들어갔다.


* * *


주인공은 오우거를 죽인 후 머리만 들고 마을로 바로 달려갔지만 나는 다르다.

애초에 오우거는 영악하고, 영악하면 지능이 높다. 그리고 지능이 높으면 저장도 할 줄 알며, 녀석이 아끼는 것들이 자신의 집에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그래서 찾은 것이 바로 오우거의 소굴이었다.

자그마한 동굴. 그리고 그 동굴의 원 주인이었던 듯한 거대한 곰의 사체가 거의 뼈만 남은 채 널브러져 있었다.

그리고 과연 오우거가 아낄 법한 물건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무언가를 포박할 때 사용하는 나무줄기 뭉치 같은 것이 있었고, 어디에 썼을지 모를 반질반질한 짱돌 역시 모셔지듯 반듯하게 놓여 있었다.

다 본인에겐 뭔가 필요해 보이는 생필품들이지만, 나에게는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들 뿐이었다.

난 초록색으로 빛나는 영롱한 돌덩이를 쥐고 빛에 비춰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템 정보를 볼 것도 없이 이건 에메랄드였고, 이 정도 크기면 나쁘지 않은 가격을 받을 수 있었다.

“딱히 중요한 건 없네.”

뭐, 이미 얻을 건 많이 얻었으니, 에베랄드 정도로 만족해야 할 것 같았다.

꾸우울~

그렇게 돌아가려는데,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꿀꿀이가 뭔가를 발견한 듯 후다닥 달려갔다.

정령이 갑자기 한 곳으로 달려갔다는 건 뭔가를 찾았다는 이야기. 나 역시 군말 없이 따라갔다.

그곳엔 세 명 정도가 소바처럼 앉아서 쉴 수 있을 정도의 기다란 바위가 존재했다.

아니, 바위가 아니다.

이것은 나에겐 바위이지만, 오우거는 한 손으로 능히 들어서 휘두를 수 있는, 엄연한 몽둥이었다.

과연 몽둥이에 대한 설명이 나열되기 시작했고,


이름 : 길다란 미스릴 원석.

등급 : B

공격력 : 775

특징 : 미스릴 함유.

설명 : 오우거 172가 몬스터 산맥 중심부를 지나다 발견한 몽둥이. 휘두를 것과는 달리 잘 부서지지 않아 애용하게 되었다.


“······.”

난 그 설명을 모두 보자마자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미스릴이라고?”

철의 원석처럼, 미스릴도 원석이 존재한다. 눈앞의 이 몽둥이는 그런 원석에서 데어져 나온 파편인 듯싶었다.

오우거는 그 진가도 모르고 좋다고 휘둘러 왔던 것이겠지.

“어머, 이건 가져가야 해!”

물론 모두 가져갈 생각은 없었다. 이건 적어도 100킬로그람이 넘어가는 거대한 덩어리니까. 잠깐 옮기는 건 가능하지만 가지고 다니는 것은 불가능하다.

난 몽둥이 녀석을 한껏 끌어안고 바깥으로 향했다. 불에 타버려 공터가 된 숲을 지나쳐 아직도 녹음이 울창한 곳에서 멈췄다.

그리고 불을 질렀다. 불돌이의 정령 불은 일반 불보다 잘 붙기도 했고, 겨울이라 공기가 건조해서인지 아주 그냥 활활 타올랐다.

“압축.”

압축은 꽤나 많은 마나를 소모한다. 겨우 평소의 50%정도로 마나가 회복되었는데 다시금 쭈욱 빠져나가며 주변의 모든 불이 한 지점으로 모인다.

그 지점은 당연하지만 몽둥이였다.

그렇다. 난 이 몽둥이를 태워서 그 안에 있는 미스릴을 끄집어내려는 것이다.

화르르르르르르르!

엄청난 고온!

그로 인해 바위 같던 몽둥이가 녹아내리며 스펀지 형태로 변했다. 다른 광물들은 녹아내리고, 녹지 않는 미스릴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꽤 많은데?”

꾸우우우.

자신이 할 일이 없자 왠지 꿀꿀이가 우울해 보인다. 난 그런 꿀꿀이를 쓰다듬으며 피식 웃었다.

“인마. 이거 너 때문에 발견한 거라고?”

드워프는 아다만티움, 오리할콘, 미스릴 같은 것들을 다룬다. 하지만 찾지는 못한다. 찾는 것은 모두 금속 정령의 몫이고, 난 드워프는 아니지만 금속 정령과 계약되어 있으니 이런 횡재도 얻는 것이다.

그야말로 판타지판 금속 탐지기 되시겠다.

미스릴의 색깔이 금색에서 붉은 색으로 물들어 간다. 철이 물렁해지는 것처럼 이 녀석들 역시 물렁해지는 것이다. 난 망치를 들어 그런 미스릴을 툭툭 치며 모았다. 다 모은 후에는 대장장이 내려치기를 이용해서 거세게 두드렸다.

찰흙 같던 녀석이 두드려지며 압축되자 주먹 만 하던 게 메추리알만큼 작아졌다. 그리고.

콱!

하지만 몇 번 두드리지도 않았는데 망치머리에 박혀버렸다. 온도가 떨어지며 강성이 돌아와 내 망치머리쯤은 그냥 짓눌러버리는 것이다.

물론 떼어냈다.

그리고는 쥐고 한참을 바라봤다.

미스릴은 구릿빛에 가까운 금색이었다. 금이 빈티지가 쌓여서 좀 더 차분해지면 이런 색이 나지 싶었다.

무게를 가늠해 봤을 때, 이 작은 크기의 녀석이 300그람은 넘어 보였다. 엄청난 밀도라고 할 수 있었다.

“미스릴 300그람을 이렇게 얻다니.”

난 오우거의 장딴지 가죽으로 만든 부대를 열어 미스릴을 집어넣었다.

철가방은 철가방대로 메고 있고, 가죽부대는 가죽부대대로 메니 꽤나 묵직했다.

“나중에 아공간 주머니라도 사야 되나. 자작령에 있으면 좋을 텐데.”

마법의 산물인 만큼 비싸며, 공급이 있어야 수효도 있는 관계로 이런 자작령에선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아티펙트일 터였다.

모르긴 몰라도 제국의 수도에나 가야 매물을 볼 수 있겠지. 그마저도 엄청나게 비쌀 것이고.

하지만 나의 풍요로운 판타지 라이프를 위해선 그 녀석이 꼭 필요했다.

“뭐, 우선 카룬 자작령부터 가보자고.”

이곳에서 말을 사서 카룬 자작령에 가서 할 것도 쎄고 쎘다. 아공간 주머니는 그 나중 일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한 발자국 옮긴 그때였다. 가죽 부대 안의 모든 부산물들이 한 번 크게 요동치더니 기다렸다는 듯 낯선 알림 음이 들려 왔다.

- 오우거 파워 글로브를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모두 모였습니다.

- 선행스킬 조건 완료로 스킬이 해금됩니다.

- 스킬, ‘육체 재련’을 얻습니다.

- 오우거 파워 글로브를 만드실 수 있습니다!


“육체 재련이라고?”

난 놀랐다. 하지만 전혀 모르는 스킬 이름이 갑자기 떠서 놀란 건 아니었다.

오히려 알고 있는 지식이기에 놀랐다.

드워프들이나 가지고 있다 여겼던 스킬이 지금 내 눈앞에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육체 제련은, 말 그대로 몬스터 사체를 이용해서 아티팩트를 만드는 지식이었다.

그것은 다이어 울프의 뿔을 깎아서 검에 소켓처럼 박아 넣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무구의 골자 자체를 금속이 아닌 몬스터의 신체로 함으로써 마법과도 같은 효과를 만들어 낸다.

현재에도 주인공의 적대 세력인 황제 측에선 드워프들을 사로잡아 세뇌시킨 후 정보를 배내는 형식으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육체 재련법을 만드는 중이다.

그런 꽤나 소중한 비기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뚝딱 나타난 것이다.

물론 조건은 충족되었을 것이다.

OPG. 즉, 오우거 파워 글로브를 만들 수 있는 모든 부산물이, 그 안에 마지막 재료인 미스릴까지 들어가면서 모두 갖춰졌을 테니까.

- 오우거 파워 글로브를 만드시겠습니까?

내가 당황해하는 와중에도 알림음은 들려 왔다.

“이런 기회를 놓칠 수야 있나.”

난 당연하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 직업 ‘대장장이’의 레벨이 부족합니다.

- 필요 레벨은 A입니다.

“흐음.”


작가의말

늦어서죄송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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