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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대장장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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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감사
작품등록일 :
2018.12.17 21:50
최근연재일 :
2019.01.3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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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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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소설 속 대장장이 1 - 계획을 짜다

DUMMY

* * *


내가 앤더슨 마을에서 들고 온 모든 돈은 스텔라를 영입(?)하면서 모두 썼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이곳에서 3시간 거리에 있는 연금술사 길드, 카룬 남작령 지부였다.

“그 포대도 같이 파는 건가?”

한 쪽 눈에만 안경을 쓴 꼬장꼬장한 중년인이 오우거의 허벅지 가죽으로 만든 간이 포대를 팔 거냐고 넌지시 물어본다.

“부산물을 얼마나 잘 쳐주는지에 따라 생각해 보겠소.”

“후후후후. 장사치에게 끼 부리면 못 써. 호되게 당하는 수가 있다고.”

응, 아니다. 호되게 당할 일 없다. 난 이미 오우거의 부산물들의 시세를 모두 알고 있었으니까.

과연 연금술사는 내가 아는 시세보다 2배 정도 낮게 불렀고, 내가 나간다고 하자 콧방귀를 뀌었다.

“흥, 젊은 친구가 아주 돈독이 올랐구먼.”

“돈독이 오른 건 그쪽이겠지. 내가 시세도 모르고 이곳에 온 뜨내기인 줄 알아?”

난 미련 없이 몸을 돌렸다.

문을 열고, 나갔다. 그리고 문을 닫으려 할 때였다.

“어허. 성질이 급하면 여자한테 인기가 없어.”

“호구는 더더욱 인기가 없겠지.”

“모르는 소리. 호구가 더 인기가 좋다고.”

“생각해 보니 그건 맞는 말일 수도.”

난 피식 웃으며 다시금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

중년인이 제시한 가격은 원래 시세보다 20%나 저렴한 가격이었다.

“아직 정신을 못 차렸군?”

“똥배짱 부리긴. 우리 말고 어디 사줄 곳이 있을 줄 아는가?”

그건 맞는 말이다.

그리고 난 나에게는 더 이상 필요 없고 중년인에겐 필요한 물건으로 협상을 재개했다.

“이렇게 깨끗한 오우거 가죽은 여간 구하기 힘들겠지. 이 매물을 그냥 지나쳐도 후회 없겠어?”

그러면서 10%비싼 가격을 불렀다.

“···끙. 완전 호구 취급이군.”

“에이, 여자들한테 인기 많고 좋다며?”

결국 난 정가보다 10%정도 비싼 가격에 부산물들을 모두 넘겼다.

대부분 OPG를 만드는 데 사용했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물은 많았고 그걸 다 팔자 250골드라는 거금을 얻을 수 있었다.

대한민국으로 따지면 2500만 원 정도의 금액이었다.

“좋은 거래였소.”

“휘유. 젊은 총각이 시골 촌뜨기 같이 생겨갖고 만만치 않구만.”

사실 조금 비싸게 사건 싸게 사건 어차피 나에겐 큰돈이다. 그럼에도 깍쟁이처럼 군 것은, 바로 다음 포석 때문이었다.

“정령 소환진을 구매하고 싶은데.”

그렇다. 바로 정령 소환진이다.

그 말에 꼬장꼬장한 중년인의 눈동자가 게슴츠레하게 떠진다.

“자네가 왜?”

“왜긴. 정령술사니까 그렇지.”

“으잉,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데? 하긴.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긴 하지.”

내가 정령술사라는 말을 듣고도 중년인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하긴. 주 고객이 정령술사나 마법사인 만큼 시큰둥한 것도 당연하겠지.

“원하는 속성이 있는가?”

“뭐, 비싼 것도 아니고 그냥 되는 대로 줘보시오.”

물론 정령 소환진은 비싸다. 내가 아는 시세대로라면, 양피지 한 장 당 가격이 50골드는 되었다. 500만 원이나 되는 가격을 정보 값으로 지불해야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돈이 많아진 나에겐 별 감흥이 없다. 어차피 꼭 필요한 지출이기도 했고.

“미안한 말이지만 이곳엔 하나의 소환진 밖에 없어.”

“흐음.”

대충 예상은 했지만 씁쓸한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애초에 이용할 사람들만 이용하는 것인지라, 정령술사 길드에나 가야 많은 정령들의 소환진을 볼 수 있겠지.

자작령에서 기대할 수 있는 건 연금술사 길드 정도였고, 그 연금술사 길드에서 구할 수 있는 정령 소환진은 얼마 되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소설의 내용을 아는 나라지만, 소설에서 나오지 않은 부분에서는 뽑기 운을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무슨 소환진이요?”

중년인은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뭐, 흔한 정령일세.”

그리고 정말 흔한 속성의 정령 소환진을 내놓았다.

하지만 난 그 평범함에 웃음 지을 수밖에 없었다.

물, 땅, 바람.

이 셋 중 가장 원하던 녀석이었기 때문이었다.


&16


뻐끔.

후우우우우.

입과 코에서 짙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촌장의 것까지 모두 빼앗아 모두 펴버린 바람에, 근 20일 만에 처음 펴보는 담배 맛은 달콤하기 그지없었다.

연금술사 길드에서 구입한 최고급 담배 잎이었는데, 과연 맛이 달랐다. 그리고.

- 고양감으로 인해 일정 시간동안 모든 능력치가 15% 상승합니다!

촌장이 신경 써서 제조했다는 담배보다 무려 5%나 높은 능력치 상승폭이었다. 3중첩이라고 쳤을 때 15%나 이득을 보는 셈.

“최고급 송연이라는 말이 거짓말은 아니로구만. 촌장 양반도 좋아하겠어.”

난 촌장에게 선물할 용도를 포함해서 담배를 많이도 구매했다. 줄담배를 펴도 두 달은 필 정도의 양이었다. 덕분에 50골드라는 거금을 사용했지만, 이 정도 능력치 상승 폭이라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난 줄담배로 정신 고양감 3중첩을 끝마친 후 양피지를 펼쳤다.

양피지엔 기괴한 문양의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다.

모두가 이것을 정령 소환진으로 알고 있겠지만 훼이크다.

난 OPG가 끼워진 손으로 소환진을 찢었다.

그러자 부욱! 하는 소리와 함께 허공에 푸른 마법진이 그려졌다.

정령은 이 마법진에서 소환될 것이며, 소환 의식이 끝나면 마법진은 자연스레 사라진다.

그야말로 일회용 마법진이다.

휘류류륭.

곧이어 산들바람이 불어 내 머리칼을 이리저리 흔든다. 창문이 굳게 닫혀 있음에도 바람이 부는 것은, 눈앞에 나타난 저 새 때문이겠지.


이름 : 윈지

종족 : 정령

등급 : F

속성 : 바람

특징 : 공기가 있는 곳 어디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바람의 정령 중 한 형태이다. 변화무쌍한 바람인 만큼 본디 가지고 있는 모양도 균일화 되어있지 않다. 대부분 새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그 종류가 각기 다르다. 방랑벽이 있는 모험가의 어깨 위를 좋아하며, 변덕이 심해서 세상일에 자주 나서는 편이다.


그렇다. 녀석은 바람의 정령이었다. 물, 땅, 바람 중 내가 가장 원했던 속성의 녀석.

그리고 그 녀석은 새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바람의 정령인 만큼 새의 형상을 하리라는 것은 책의 설정을 전부 알고 있는 만큼 추측 가능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어째서 비둘기인 건데?”

구구구구.

그렇다. 녀석은 비둘기였다.

그것도 쫓아가면 발로 도망 다니며 절대로 날 것 같지 않게 생긴 대한민국의 흔하디흔한 닭둘기다.

녀석을 잡아서 털 뽑고 치킨처럼 굽는다면 구운 치킨 2마리는 거뜬하게 나올 것만 같은 비주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녀석은 바람의 정령이다.

- 바람의 정령(F)이 당신을 뚫어져라 바라봅니다.

- 당신 주변의 정령들에게 흥미를 보입니다.

- 당신에 대한 호기심이 올라갑니다.

- 호감도가 상승합니다.

변덕이 많아서일까? 난 가만히 있는데, 녀석은 북 치고 장구 치고 다하고 있었다. 그리고.

- 바람의 정령(F)이 당신과 계약을 하고 싶어 합니다.

- 계약하시겠습니까?

수월한 계약이다.

아니, 지금껏 꿀꿀이를 제외한 불돌이도 그렇고, 이 녀석도 그렇고 계약 자체가 꽤나 순조로운 느낌이다.

지금 나의 정령 친화력은 30남짓.

주인공의 친화력이 70언저리라서 생각지 못한 사실이지만, 나의 친화력 정도면 정령술사 중에서도 꽤나 높은 수치인 것이 아닐까?

구구!

내가 수락하자 녀석의 정수리에서부터 투명한 기운이 뿜어져 나와 내 정수리와 연결되었다.

그야말로 풍욕을 하듯 청량하고 시원한 기운이 내 온 몸을 훑고 지나간다.

- 스킬, ‘경량화’가 생성됩니다!

- 스킬, ‘바람 읽기’가 생성됩니다!

- 스킬, ‘무음’이 생성됩니다!

- 스킬, ‘강풍’이 생성됩니다!

녀석과 계약하자마자 무려 4개의 스킬이 생성되었다.

난 닭둘기와 똑같이 생긴 녀석의 머리를 톡톡 두드리며 빙긋 웃어 주었다.

“잘 부탁한다, 꼬꼬야.”

구구?

녀석은 고개를 모로 꼰다. 그 모습마저 비둘기를 닮아서 약간 소름이 돋았지만, 녀석과 대한민국 비둘기의 극명한 차이점이라면 그 녀석들은 더럽게 생겼는데 이 녀석은 깨긋하게 생겼다는 것이었다.

녀석과 계약을 하자 벌써부터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다.


* * *


도시의 많은 랜턴 불이 꺼지고, 어둠이 찾아오는 시간.

하지만 그 시간에도 밝은 곳이 있다.

렌턴 불이 밝은 것이 아니라 화로의 불이 밝은 그런 곳.

그곳은 바로 대장간이었다.

까앙! 깡! 까앙!

여러 도제들이 열심히 철을 두드리고 있는 게 보인다.

난 그곳을 지나치며 모두의 능력치를 살펴봤다.

당연하지만 신체 능력치는 일반인보다 조금 건강한 수준이었고, 대장장이에게 중요한 직업레벨은 대부분 D. 간혹 C가 보이는 정도였다.

“이곳에 왜 왔나? 도둑놈처럼 남의 공방이나 훔쳐보고 말이야.”

난 목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다른 근육질 남성들과는 달리 적당히 살집이 잡혀 있는 중년인이 있었다.

대부분의 능력치는 다른 도제들보다 못했지만, 직업레벨만큼은 이곳에서 가장 높은 B+였다.

누가 봐도 이곳의 최고 대장장이다.

“왜 훔쳐보러 왔다 생각하시오?”

“누가 자네를 손님으로 보겠나? 천상 대장장이의 몸을 하고서 말이야.”

대장간을 이용하는 주 고객층은 용병이다. 그리고 용병들은 몸이 좋고 터프하다. 나의 몸은 그런 용병들 중에서도 상당히 터프한 축에 속할 텐데도 중년인은 날 용병으로 보지 않았다.

피식 웃음이 나온다.

상대방의 하대가 기분 나쁘지만은 않았다.

“무기를 만들러 왔소.”

“철을 쓰겠다는 건가, 공방을 쓰겠다는 건가?”

“둘 다요.”

“그리 하시게.”

그리 말한 중년인은 돌아서서 자신의 검을 만들기 시작했다. 작업물을 보아하니 A급이 될랑말랑 하고 있는 게 보인다.

집중하고 있겠지.

아니, 혼신의 힘을 다 하고 있을 것이다.

“돈은 지불할 것이오. 그리고 힘 내쇼.”

깡!

중년인은 망치질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리고 나 역시 중년인에게 망치질로 대답을 할 생각이었다.

낯선 모루 위에, 녹인 철을 가져간다.

그리고 나의 망치로 원하는 물건을 만들기 시작했다.

까앙. 까아우웅!

이곳에선 들어볼 수 없었을 청아한 소리.

모두가 망치질을 멈춘다. 그리고 그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온 것이 느껴진다.

난 아랑곳 않고 원하는 무기를 만들었다.

“···놀랍군.”

목소리를 보아하니 중년인이다.

중년인은 진심으로 감탄한 듯 내 작업을 홀린 듯 바라본다. 그리고는 한 마디 덧붙인다.

“돈은 오히려 이쪽에서 내야겠어.”

까앙! 까아우웅!

큰 규모의 대장간에서 내 망치소리만이 고요하게 울렸다.

난 원하는 무기들을 완성할 수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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