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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대장장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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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감사
작품등록일 :
2018.12.17 21:50
최근연재일 :
2019.01.3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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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3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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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대장장이 1 - 계획을 짜다

DUMMY

일주일 후.

남작령 근처의 동산.

콰아악!

벌이 울리는 듯한 소리가 커다란 바위에서 울려 퍼졌다.

바위에는 다섯 자루의 검은 망치가 못처럼 깊게 박혀 있다.


이름 : 밤손님 망치 1

등급 : B+

속성 : 금속, 바람

공격력 : 150

특징 1 : 무음(F)

특징 2 : 전도(F)

설명 : 대장장이 한스가 만들어 낸다섯 자루의 망치 중 하나. 바람의 속성이 깃들어 있으며, 투척 시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


바로 일주일 전에 내가 남작령의 대장간에서 만든 망치였다.

B+임에도 불구하고 공격력은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무게가 가볍고, 마나 전도율이 높으며, 무엇보다 바람의 속성이 담겨 있어서 ‘무음’이라는 기능이 붙었다. 크기 역시 보통 장도리보다 작으며, 색깔 역시 일부러 검은 색으로 커스터마이징 했다.

그야말로 암살 전용!

그런 망치가 1에서 5까지,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바위에 박혔다.

당연하지만 나의 솜씨다.

“후우! 오늘만 18번째 성공인가.”

성공은 18번이지만 실패 역시 12번이었다. 망치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던져서 똑같은 목적지에 똑같이 적중시키는 것은 그야말로 헬 난이도다.

- 스킬 ‘하늘 망치’의 레벨이 올라갑니다!

- 조금 더 많은 기예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됩니다!

- 액티브 스킬 ‘소나기 망치’가 생성됩니다!

“후우! 하긴. 열심히 하기는 했지.”

저 바위는 원래 백옥처럼 반질반질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곰보처럼 여기저기 푹푹 들어가 있었다. 다 내가 망치를 던지며 생긴 자국들이다.

그리고 그 결과, ‘소나기 망치’라는 스킬을 얻을 수 있었다.

한 동작을 반복하면 그것이 스킬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혹시나 기대했던 것이 역시나 들어맞을 때는 기쁜 법이다.

10번 던지면 6번 정도 성공하던 기예. 그 60%의 확률을 100%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달콤한 것일까?

“물론 40%의 공백을 마나로 채운다는 것이 문제겠지만.”

그것 역시 스킬의 숙련도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난 염력으로 망치를 회수했다. 망치 속에는 아무런 정령도 들어있지 않았지만 ‘전도’라는 기능과 가벼운 무게 덕분에 수월하게 들어 올려 회수하는 것이 가능했다.

한 번 더 사용해 본다.

빠바바박!

“후우!”

조금 전보다 더 좋은 결과다.

거의 ‘동시’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다섯 자루의 망치가 한 곳에 집중되었다. 그리고.

와르르르르르.

일주일 동안 나의 망치 세례를 묵묵히 받아내던 바위가 기어코 무너졌다.

“으음. 뭔가 미안하구만.”

난 무생물에 대한 조의를 표한 후 스텔라를 타고 성벽으로 향했다.

아직 점심이라 서두를 필요는 없었지만, 영지를 나설 때 봤던 경비병이 교대를 간다면 신분절차가 어쩌고 하면서 오래 붙잡고 있기 때문에 서두르는 것이었다.

영지와 가까워지면서 보이는 경비병의 실루엣은 내가 아는 그것이었다.

하지만 곧장 그에게 인사하며 영지의 문을 지나칠 수는 없었다.

선객이 있었다.

그것도 아주 많은 수의 선객이 영지의 문을 뱀처럼 길게 지나치고 있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군.”

눈매가 절로 가늘어진다.

많은 수의 병사들. 그 뒤에서 말을 타고 이동하는 기사들. 많은 수의 마차. 그리고 그 마차 중 가장 크고 좋아 보이는 마차에는 카룬 남작이 들어있겠지.

앤더슨 마을에서 이곳까지 오는 동안 적지 않은 일들이 있었다.

OPG를 얻었고, 바람의 정령과 계약도 했다. 새 무기도 만들었으며, 반복 작업을 통해서 소나기 망치라는 훌륭한 스킬도 얻었다.

그리고 목표가 왔다.

카룬 남작.

저 목표는 이제 가장 안전한 자신의 저택으로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그곳이야말로 가장 최적의 공략 장소다. 게다가 막 와서 가장 어수선해 있을 오늘 밤이야말로 최고의 시간대다.

행렬이 모두 지나갔다.

난 재빨리 자작령의 입구를 통과했다.

오늘 밤.

카룬 남작을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만들려면 준비할 것들이 많았다.


* * *


해가 저물어가려 할 때.

난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마지막으로 남작령의 대장간으로 향했다.

일주일 남짓한 사이, 난 이곳 대장장이들에게 엄청난 천재력을 보여주었고, 주인인 안즈가 만드는 검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다행히 안즈는 나이 먹은 꼰대가 아니었고, 내 말을 겸허히 받아들여 자신의 궁극에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덕분에 난 이곳 모두의 호감을 살 수 있었다.

“오오, 한스 왔는가.”

“요 며칠 뜸하더니 무슨 일 있었나?”

근육쟁이 대장장이들이 나를 확인하고 알은 척을 했다. 적당히 그들의 인사를 받아주며, 이곳의 주인인 안즈의 작업장으로 향했다.

그곳까지 지나치는데 그 누구도 나를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다.

“다행히 아무도 없군.”

안즈의 작업장에는 안즈조차 없었다. 하긴, 지금은 일을 하기에 늦은 시간이기는 했다.

그리고 그것을 노리고 이곳에 온 것이기도 했다.

화르륵.

밤공기에 차갑게 식은 화로가 빠르게 달궈진다.

난 안즈가 애용하는 모루에 서서 쇠가 물러지기만을 기다린다.

일부러 좋은 쇠를 쓰지 않고, 또한 일부러 조잡하게 만들어야 한다.

유의해야 할 점은 단 하나.

“똑같이 재현해 내는 것.”

깡!

청아한 망치소리가 울려 퍼진다.

내가 지금 만들려 하는 것은 잠입에 꼭 필요한 물건이다.

바로 이곳의 기사들이 착용하는 것과 똑같은 모양의 가짜 갑옷이었다.


&17


나는 카룬 남작 저택의 내부를 잘 알고 있다. 주인공이 저택으로 잠입할 때 도둑 길드로 가서 저택 내부의 지도를 구해오기 때문이다.

물론 덕분에 도둑길드가 발칵 뒤집히고, 길드 마스터가 카룬 남작에게 귀띔을 해줘서 역으로 함정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난 이미 소설 속 삽화로 인해 약도를 알고 있고, 도둑길드를 가지 않을 것이다.

그냥 정문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그러기 위해선 변장을 할 필요가 있는데, 만드라고라와 드래고노이드의 피를 쳐먹어서 그런지 190을 넘긴 키가 더더욱 자라고 있는 이 육중한 몸으로는 변장할 수 있는 종류가 한정되어 있다.

당연히 하인은 어울리지 않고, 용병은 저택에 있을 리 없고. 결국 병사나 기사 중에 골라야 하는데 기사가 가장 합리적이었다.

하루에 2시간 이상 이곳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꽤나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그 중 중점적으로 본 것이 바로 갑옷의 디자인이었다.

박한수 때는 기대할 수 없었던 한스의 눈썰미는 몇 번 본 것만으로도 비슷한 디자인으로 갑옷을 만들 수가 있게 해주었다.

깡!

불똥이 튀기고, 내가 만들어낸 것은 풀플레이트 메일 중 흉갑의 뒷부분 파츠였다.

“흐음······.”

카룬 자작령의 엠블럼은 독수리다. 붉은 독수리 엠블럼을 찍는 도장은 이 공방에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난 무구 만들 때 사용하는 것들을 모아놓은 곳으로 다가가 어렵지 않게 도장을 찾을 수 있었다.

매끄러운 흉갑에 엠블럼 도장을 찍으려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왼쪽에 찍는 거였나, 오른 쪽에 찍는 거였나?

“오른 쪽이다.”

대답을 해준 것은 익숙한 목소리였다. 난 목소리의 주인을 알아보곤 머리를 긁적이며 뒤를 돌아봤다. 그곳엔 이곳의 주인인 엔즈가 피곤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으음···집에 가지 않고 있었소?”

“이 녀석을 만들고 지쳐서 잠들었지. 그런데 망치 두드리는 소리가 나니 깰 수밖에.”

스릉.

그리 말하며 검 한 자루를 들어 올린다.

달빛에 반사된 검의 겉 표면은 비취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이름 : 엔즈의 검 1102

등급 : A

속성 : 없음

공격력 : 731

설명 : 대장장이 엔즈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만든 결과물. 대장장이 엔즈의 혼(2년)이 깃들어 있다.

효과 1 : 투지 + 5

효과 2 : 일체감


이 대장장이는 2년이라는 자신의 수명이 이 검에 옮겨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멋진 검이로군요.”

나는 넋이 나간 채 그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 보통의 대장장이가 묵묵히 걸어온 길에 대한 예우였다.

엔즈는 피식 웃으며 그것을 메인 모루에 정성스레 올려놓은 후 나에게로 다가왔다.

“자작령 갑옷은 왜 날조하고 있지?”

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하지만 그 망설임을 다 안다는 듯, 안즈는 나에게서 담배를 빼앗아 들고는 한껏 빨았다.

후우.

“좋은 담배로군.”

“좀 드릴까요?”

“좋은 담배인데 공짜로는 좀 그렇고, 답례품으로 이건 어떤가.”

엔즈는 그리 말하며 공방 구석으로 다가가 양피지 하나를 꺼내어 펼쳐 보였다. 그것을 본 나의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바로 카룬 남작령 풀 플레이트 메일 설계도면이었다.

“만들려면 제대로 만들어야지.”

난 얼떨결에 그것을 받아들었다.

- ‘풀 플레이트 메일(카룬남작령)’을 습득하시겠습니까?

난 고개만 끄덕였다.

곧 카룬 남작령식의 풀 플레이트 메일 제조법이 원래 알던 사실처럼 머릿속에서부터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것을 왜 나에게?”

“네놈 이름이 한스라고 했지. 그리고 난 한스라는 녀석을 자식으로 두고 있는 친구 놈을 하나 가지고 있지. 그리고 그 녀석이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도 알고 있고 말이야.”

“아아.”

그제야 상황 파악이 완벽하게 되었다. 안즈는 놀란 내 얼굴에 만족이라도 하는지 담배를 계속 뻐끔거린다.

이 아저씨가 담배연기로 도너츠도 만들 줄 안다.

“한스라는 이름이 좀 흔해야 말이지. 대장장이 중에서도 한스라는 이름은 더러 있었다. 하지만 네놈은 그로튼을 너무 닮았어. 네가 이곳에 드나든 지 3일 정도 지나고 나니까 확신이 들더구나. 그리고 네놈이 왜 이곳에 왔는지도 어느 정도 짐작하게 되었지. 내 짐작이 맞느냐?”

“무엇을 짐작하시오?”

“네놈. 아버지의 복수를 하러 온 것이렸다?”

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엔즈가 어깨를 으쓱이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자신의 볼일은 다 끝났다는 듯이.

“그로튼의 일은 안쓰럽게 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이런 도움뿐이로구나.”

“꽤 많은 도움이 되었소. 그리고 한계를 넘은 걸 축하드리오.”

검을 만든 엔지의 대장장이 레벨은 B+에서 A가 되어 있었다.

엔즈가 피식 웃으며 마지막으로 덧붙인다.

“죽일 것이냐?”

“죽는 게 나을 정도로 만들어 줄 것이오.”

“그렇군. 어느 쪽이건 간에 그의 업보겠지.”

엔즈는 떠나갔다.

난 화로에 불돌이를 집어넣고 초고온으로 불을 지폈다.

그리고 지금껏 만든 풀플레이트메일의 조각들을 모두 집어넣고 다시 녹였다.

흉내 말고, 진짜를 만들어 볼 생각이었다.


작가의말

ㅠㅠ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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