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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대장장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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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감사
작품등록일 :
2018.12.17 21:50
최근연재일 :
2019.01.3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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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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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소설 속 대장장이 1 - 실행에 옮기다.

DUMMY

* * *


스킬의 도움으로 인해 난 카룬 남작령의 기사들이 사용하는 전용 플레이트 메일을 모방할 수 있었다.

아니, 설계도대로 이행했으니 모방이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 만들어 낸 것이겠지.

설계도상으로 만들면서 몇 가지 개량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본 설계도는 제법 훌륭했지만 불필요하게 치장된 부분이 많아서 그 부분을 제외하고 최대한 움직임에 제약이 없는 쪽으로 가다듬은 것이다.

만들다가 미스릴을 섞어 만들까도 싶었지만, 남은 미스릴은 좀 더 좋은 무구를 만들 때 쓰고 싶은 마음에 넣어 두었다.

눈앞엔 저택이 보였다.

난 당당하게 입구로 진입하는 것을 택했다. 물론 영주의 저택답게 비밀 통로가 존재하긴 했지만, 그건 너무 직통으로 본관에 들어가게 되어 있어서 들키기 쉽기 때문이다.

본관에 들어갈 수 있는 계급이 따로 존재하는데, 적어도 그것이 기사는 아니다.

어찌 되었건 내가 다가가자 그러자 꾸벅꾸벅 졸고 있던 경비병이 나를 바라보더니 바짝 긴장하며 차렷 자세를 했다.

“오, 오셨습니까!”

마치 항상 드나들던 사람을 대하는 듯했다. 하긴, 기사를 처음 보듯 대하면 치도곤을 치를지도 모를 일이지.

“아아. 수고하길.”

난 경비의 등을 툭툭 두드려주며 무사히 입구를 통과할 수 있었다.

그러자 거대한 저택들이 내 눈에 들어왔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대략적인 건물의 위치와 역할은 모두 알고 있다. 딱 작가가 기재해 놓은 삽화의 내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자작가의 저택은 개인 연무장과 3층짜리 건물 3개, 5층짜리 건물 2개. 이렇게 총 5개가 존재한다. 당연히 카룬 남작은 가장 좋은 건물의 꼭대기에 거주한다.

내가 갈 곳이 바로 영주가 기거하는 곳이다.

저벅 저벅.

걸음걸이마다 날카로운 쇳소리가 거슬린다. 신고 있는 부츠 역시 가죽이 아닌 철제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소리가 모두에게 나의 존재를 알린다.

그것을 들은 모두는 나를 피하거나, 마주치면 조용히 목례를 하고 급히 도망갔다.

카룬 자작령에서 기사가 가지는 이미지를 능히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발걸음이 빨라졌다. 아무래도 잠입을 했다보니 마냥 느긋할 수만은 없었기 때문이다.

‘제발 계속 운이 좋기를.’

그리고 내 운이 다 하는 것은 목적지를 얼마 남기지 않은 골목 지름길이었다.

굳이 지름길로 와서, 마주칠 일이 별로 없는 존재와 마주쳐버린 것이다.

흉갑만 착용한 채 한 손에는 술병을 들고 건들건들 거리고 있는 이름 모를 기사였다.

기사는 히끅거리며 나에게로 다가왔다. 난 눈매를 좁히며 가만히 다가오는 기사를 바라봤다.


이름 : 엘리안 폰 베르틴

나이 : 33세

직업 : 카룬 자작령 소속 독수리 기사단 1군.

능력치 1 : 힘(42) 체력(30) 민첩(32) 지능(9)

능력치 2 : 마나 (14) 마력 (19) 오러 (25)

상태 : 방사, 만취, 피곤.


이름은 엘리안 폰 베르틴. 독수리 기사단 1군에 속해 있는 현역 기사였다.

술을 들고 있는 것만 봐도 만취는 당연했고, 방사라는 걸 보아하니 어디 가서 성욕도 풀고 온 모양이다. 이제 피곤해서 숙소로 들어가 자려는 도중 날 만난 듯했다.

난 재빨리 가슴 깨에 있는 독수리 문장에 주먹을 가져다 대며 경례했다.

탕!

“베르틴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뭐야. 나를 아나?”

퀭한 베르틴의 눈이 내 갑옷 엠블럼을 향한다. 그리고 그 엠블럼에 있는 한 장의 깃털을 보고는 피식 웃는다.

과연 베르틴의 흉갑 오른 쪽에는 깃털 4개가 있었다.

“신입인가? 하긴. 이런 무식하게 큰 망치를 든 녀석은 본 적이 없지. 히끅.”

그렇게 녀석은 휘적휘적 걸어갔다.

“후우.”

난 새삼 나의 순발력에 감탄하며 목적지로 향했다.

목적지는 당연하지만 영주가 기거하는 건물이었다.

하지만 정면으로 들어갈 생각은 없었다.

벽을 탈 생각이다.

정문으로 들어와서 굳이 벽을 타려는 이유는, 위장한 기사라는 신분이 오히려 이곳에선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들락거리는 하인들도 많고, 그들을 총괄하는 시녀장과 시녀장들을 총괄하는 집사가 모두 이곳에 살고 있다. 기사가 들어갈 순 있지만 용무를 묻고, 소속을 묻고. 출입 허가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고 한 명의 시종도 보조 겸 해서 따라다닌다. 게다가 이 밤 중에 영주를 보겠다고 하는 이유는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 애초에 그렇게 되면 카룬 남작 몰래 이곳에 들어가야 한다는 대전제가 흔들린다.

벽을 타고 몰래 올라가는 쪽이 여러모로 편한 것이다.

그리고 오르기 시작했다.

꽈아악.

당연하지만 저택 벽엔 손으로 쥐거나 발로 디딜 수 있는 곳이 많았고, OPG를 낀 나는 남다른 완력으로 힘들이지 않고 벽을 타 올라갔다.

목표는 5층이다.

5층에 침실이 있지만, 난 침실로 가려는 게 아니었다.

침실이 더 위험하다.

방심하기 쉬운 곳이라 생각되기 때문에, 카룬 남작 같은 뱀처럼 노련한 인물은 그곳에 어떤 방비를 해놨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내가 가려는 곳은 침실보다 접근은 쉽고, 침실보다 방심하기 쉬운 그런 곳이다.

아직 4층 높이 정도로 올라가자 인상을 찌푸리게 만드는 쿰쿰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맞게 올라가고 있군.”

가려는 곳은 화장실.

그것도 영주 개인 화장실이었다.

“후우.”

난 창문을 넘어 화장실에 안착할 수 있었다.

다른 곳이면 모르겠지만 화장실인지라 내 몸이 들어가도 될 만큼 창문의 크기는 컸다.

애초에 화장실 자체가 냄새가 많이 나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창문이 크다.

“킁, 냄새.”

역시 귀족이 사용하는 화장실이라 할지라도 현대 푸새식의 향기가 진동한다.

물론 영주가 오는 날인지라 당연히 청소가 되어 있겠지만, 수시로 치운다고 해서 인분의 흔적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뽁.

난 품 안에 고이 간직해 온 엠플 하나를 꺼내어 뚜껑을 열었다.

밑 작업을 할 시간이었다.


* * *


“어우, 냄새. 죽는 줄 알았군.”

열심히 밑 작업을 한 나는 미련 없이 5층에서 뛰어내렸다.

물론 바람의 정령을 이용하여 내 몸을 가볍게 하고, 바람을 불게 해씩에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었다.

그 후로는 바로 옆 건물로 향했다. 옆 건물이라 해봤자 100미터는 떨어져 있는 5층짜리 건물이었다.

카룬 남작이 속해 있는 가문의 역사와 선대가 사용하던 검이나 초상화 등등이 설치되어 있는 보여 주기식의 건물이었는데, 오히려 이곳은 가문의 식솔들이나, 가문을 위해 일평생을 바쳤고, 바쳐야 하는 집사와 예비 집사에게 허락된 공간이었다.

물론 기사들 역시 자신들이 속해 있는 곳의 위대함을 확인하라는 의미에서 언제나 열린 공간이다.

물론 지금은 모든 식솔들이 잠에 든 늦은 시간이라 아무리 기사 신분이라도 들킨다면 기분 이상해지는 상황이라지만, 다행히 건물의 옥상에 올라가기까지 아무도 마주치지 않을 수 있었다.

휘이이잉.

차가운 밤바람이 내 볼을 훑고 지나갔다.

난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오른 편에는 내 망치가 머리부터 바닥에 비끄러져 있었고, 오른 손은 언제고 벨트에 메어져 있는 밤손님 망치를 꺼낼 준비를 끝마쳤다.

내 시선은 오직 한 곳.

내가 밑 작업을 한 영주의 건물 5층의 화장실로 향해 있었다.

“인간인 이상 자기 전에 똥은 싸겠지.”

게다가 오늘은 연회가 있던 날이다. 막 영지에 도착해서 긴장도 다 풀렸을 것이다.

술도 진탕 마셨겠지.

자다가 바지에 똥을 싸지를 생각이 아니라면 화장실에 올 테고, 권위에 쩌든 카룬 자작은 개인 화장실로 와서 일을 볼 것이 분명했다.

온갖 술을 먹고 풀어진 상태에서 똥을 쌀 때, 카룬 남작은 움직이는 표적에서 고정된 표적이 된다.

그때, 소나기 망치를 사용한다.

저격.

그래, 저격이다.

비열하다 욕할지 모르지만, 내가 뭐 명예를 아는 기사 나부랭이도 아니고, 약자가 강자를 상대하는 데에는 충분히 비열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화장실의 창문 사이로.

파앗.

랜턴이 켜지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나의 눈이 좁혀진다.

‘조금만 더.’

지금은 기다릴 때였다.


&18


“되었군.”

넓은 화장실 창문 사이로 빛이 새어나온 지 어언 3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이 즈음 되면 화장실에 앉아서 가장 집중할 시기다.

물론 카룬 남작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녀석은 단 하나뿐인 변기에 앉아 있겠지.

그 사실만이 나에게는 중요했다.

“후우.”

난 망치를 들었다.

나의 거대한 망치가 아닌, 장도리보다 자그마한 밤손님 망치였다.

그리고 스킬을 사용한다.

- 소나기 망치.

지이이잉.

내 눈에 아지랑이들이 얼비친다. 아니, 그것은 아지랑이가 아니라 바람의 흐름이었다. 강한 바람. 산들바람. 그런 모든 것들이 시계태엽처럼 돌고 돌며 빈틈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난 그 빈틈에 망치를 던진다.

망치를 들자 붉은 선이 포물선으로 이어진다. 그것은 마치 게임에서 수류탄을 던질 때 예상 각도를 가르쳐주는 지표와도 닮아 있었다.

이대로 던지면 포물선을 그리며 예상 도착 위치를 가르쳐주는 식이다.

난 첫 번째 밤손님 망치를 거의 직각으로 던졌다. 거의 90도에 가까운 85도 정도였다.

······!

참고로 엄청 세게 던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밤손님 망치에 있는 패시브 스킬인 ‘무음’ 때문이었다.

마음먹고 던지면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다.

게다가 일부러 거무튀튀한 묵철로 연성했다.

달빛에 반사조차 되지 않는 묵빛의 소리 없는 투척 망치.

그것이 하늘 위로 쭉 올라간다.

아마 곧 포물선을 그리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떨어질 것이다.

오차가 생긴다면 염력을 이용해서 방향을 틀어버리면 된다.

······!

그 다음 망치가 날아갔다.

이번엔 70도 정도의 각도였다.

처음 던진 망치와 시작은 다르지만, 낮아진 각도 덕분에 도착은 동시일 것이다.

다음 망치 역시 마찬가지.

그 다음 망치도 마찬가지다.

······!

“잘도 날아가네.”

당연하지만 난 OPG를 끼고 던졌다. 던질 때 성능 향상 버프도 넣었고, 끊어 치면서 무게 증감 스킬도 같이 섞어 넣었다.

망치들은 같은 순간 같은 곳으로 우수수 떨어질 것이다.

처음 던진 망치 정도만 염력으로 궤도를 살짝 틀어주면 원하는 위치로 망치가 날아간다.

그 원하는 위치는, 당연하지만 녀석이 웅크린 채 힘주고 있을 변기통이었다.

슬슬, 다음 파트를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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