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성을 지켜라.1
새롭게 시작한 세 번째 작품 [역대급 개발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0여 명의 무리가 지하에 모여 있었다.
그들이 입고 있는 옷에는 하나같이 눈동자가 그려져 있는 마법진 문양이 새겨져 있었는데, 그들은 바로 사도 왕을 부활 시키려는 추종자들이었다.
“헤르포네스님. 베리아트 도시에 다음 공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리 중 한 명이 근엄한 얼굴로 서있는 한 남성을 보며 말했다.
헤르포네스, 그는 추종자 집단을 이끌고 있는 총사령관으로 나이는 60대 중반이었다.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우리들에게는 고통 받은 자들의 영혼이 더 필요하다.”
“알겠습니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3사령관 고메루크는 얼마 전 아투란 도시를 공격하려다가 실패하고 말았다.
가디언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도시 서쪽에 준비하고 있던 사원을 공격했던 것이다.
‘모든 준비는 완벽했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을까?’
고메루크는 이해할 수 없었다.
가디언들이 도시를 감시하고 있어서 1년 전과 같은 방법으로 도시를 공격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추종자들은 가디언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숲 곳곳에 사원을 만들어 균열을 열고 있었다. 하지만 가디언들의 추적은 끝이 없었다.
‘이번에는 막지 못할 것이다. 도시 지하에 있는 하수구에 사원을 만들고 있으니까. 후후후.’
고메루크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다음 시간 왜곡은 언제 진행하십니까?”
고메루크가 헤르포네스를 보며 물었다.
시간 왜곡은 카일 왕의 과거 일부분에 변화를 주는 실험으로 지금까지 다섯 번 시도했다.
목적은 카일 왕이 처음 발키리를 손에 넣었을 때 맹약을 못하도록 시간을 왜곡시키는 것이었다.
빛의 신 헬리어스가 만들었다는 발키리는 한 번 맹약을 하게 되면 아무도 사용할 수 없도록 특별한 장치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맹약을 하기전의 과거를 바꾸려고 했던 것이다.
“먼저 고통 받은 자의 영혼이 필요하다. 지난 실험으로 인해 영혼을 모두 사용한 상태다. 하지만 영혼이 채워진다고 해도, 섣부르게 실험을 진행하지는 않을 거다. 시간 왜곡은 우리들에게도 위험한 실험이니까.”
“알겠습니다. 헤르포네스님. ”
헤르포네스의 말처럼 시간 왜곡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카일 왕의 과거를 바꿀 경우 미래가 바뀌기 때문에, 지금의 추종자 집단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었다.
‘지난 번 실험을 통해 추종자의 핵심 이물이었던 칼룸이 사라졌다. 잘 못했다가는 카일 왕까지 사라질 뻔했으니, 헤르포네스님께서 걱정하시는 게 당연하다.’
칼룸은 바론드 왕국의 마법사로 카일 왕과 오래 전부터 함께 해왔던 핵심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추종자 집단이 오랜 세월 공들여서 준비했던 첩자였다.
칼룸은 카일 왕이 63세가 되었을 때 특별한 마법으로 그를 쓰러뜨리는데 성공했다. 그 후 카일 왕은 83세가 될 때가지 환각 속에서 살았다.
그 동안 헤르포네스는 시간변조 기계장치를 만들었고, 첫 번째 시간변조 실험이 아스가르드력 5233년 3월 3일에 실시되었다.
그 실험을 통해 카일 왕의 과거 일부를 바꾸는데 성공했지만, 그로 인해 미래가 바뀌면서 추종자들도 타격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만든 기계장치가 시간왜곡 장치였다.
시간왜곡 장치는 카일 왕의 과거 중 일부분만 왜곡시키는 것으로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시간의 한 부분만 변화를 주는 특별한 장치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완벽하지 않다 보니, 지난번 실험에서 칼룸이 사라지고 다른 사람이 그 역할을 하고 있었다.
‘오히려 가디언들에게 사원을 발각된 것이 잘된 일이다.’
고메루크는 냉소적인 미소를 지었다.
가디언들 대부분이 자신들이 만든 사원을 찾기 위해 도시 밖으로 나가있다 보니, 도시 안에서 활동하는 게 수월해졌다. 그래서 미리 지하 수로 안에 비밀 사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
‘흥, 드래곤 축제 때문에 고통 받은 자의 영혼을 더 많이 모을 수 있게 되었구나.’
어떤 녀석이 아이니카 대륙에서 화룡 왕 에르나크를 데리고 왔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왕실에서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었다.
고메루크는 그 얘기를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
카일 왕 이후로 에르나크를 굴복시킨 자가 있다니, 과연 어떤 녀석인지 궁금했다. 그리고 분명 보통 녀석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가 추종자들을 방해할 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세상은 정화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스스로 자멸하고 말 것이다.’
고메루크는 추종자들이 하는 일 이야말로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일이라고 확신했다.
* * *
에슐리, 리타와의 데이트가 끝나자, 이제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여행을 떠날 준비를 했다.
호거스의 마나 상점에 들려 마나 활성제를 받은 후 보르타 항구로 출발했다.
항구에 도착한 후 먼저 반즈가 마련해준 상단에 들려서 잘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해 봤다. 그리고 배를 구해 몬카르트 왕국으로 출발했다.
배를 타자마자 쿠도와 카렌에게 마나 활성제를 주며 복용하라고 했다.
쿠도는 언제나 그렇듯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약을 받아간 반면, 카렌은 마나 활성제를 보자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노예검투사로 길러지면서 강제적으로 싸구려 약만 받아봤지, 이렇게 비싼 마나 활성제를 받은 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이다.
카렌의 냉담한 표정이 이때 만큼은 풀렸는지, 쑥스러운 얼굴로 나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배 안에서 세 명 모두 약을 먹은 후 마나 운용에 들어갔다. 라단 항구에 도착할 때까지 훈련은 계속 되었다.
12일 뒤 라단 항구에 도착했을 때 능력치에 많은 변화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름 - 레아르트]
[계열 - 소드 익스퍼트(초급)]
[힘 - 155]
[체력 - 348]
[마나 - 171]
[스킬 - 연속 3단베기 83단계, 연속 찌르기 80단계, 순간 돌진 96단계, 광폭의 살기 96단계, 예리한 칼날 83단계, 회피 82단계, 체력 전환 84단계, 속임수 동작 83단계, 마나 활성 84단계 예리한 반응 94단계, 좌우 흔들기 76단계···]
[특수 스킬 - 일시적인 오러 사용, 일시적 오러 체인 사용, 확률적 예견, 일시적 광폭의 분노 사용.]
‘12월까지 반드시 중급 소드 익스퍼트에 도달하고 말겠다.’
나는 올해 안에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프레드릭이 준비해 두었다는 상단에 들렸는데, 예상했던 대로 잘 돌아가고 있었다.
프레드릭은 상단 관리를 위해 이곳에 와있었다. 그래서 그와 만날 수 있었다.
“돌아오셨군요.”
“그래. 상단이 잘 돌아가는 모양이군.”
반가운 얼굴로 프레드릭과 악수를 나눴다.
프레드릭은 니크리움 광산에서 얻는 금속과 사도의 신장, 이 지역의 특산품과 향료 등을 거래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잘 운영하고 있었다.
“에르나크 문제는 잘 해결 되셨나요?”
“그래. 베니아 왕국의 킬튼 왕께서 적극적으로 도와 주신 덕분에 에르나크의 둥지를 마련할 수 있었네.”
“그것참 잘 되었군요.”
프레드릭이 에르나크의 소식을 들으며 기뻐했다.
이제 에르나크를 데리고 이곳을 떠나면 프레드릭과 자주 볼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프레드릭 나와 함께 베니아 왕국으로 가볼 생각은 없는가?”
“제가 말입니까?”
프레드릭은 나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놀랐다.
“그래, 자네같이 유능한 사람이라면 조금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거네.”
이 말은 진심이었다.
프레드릭이 비록 나이가 들기는 했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일 처리를 잘했고 정보를 모으는데 탁월했다.
“허허허. 제가 10년만 젊었다면 진작에 떠났을 겁니다. 레아르트님을 늦게 만난 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프레드릭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에르나크를 데리고 떠나려면 아직 시간이 걸릴 거네, 그러니 조금 더 생각해 보게. 자네가 나와 함께 간다면 자네가 수하로 부리고 있는 식구들을 모두 데려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네.”
내가 진심을 담아 말하자, 프레드릭이 조용히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나의 욕심인지도 모른다.
이곳은 프레드릭이 평생을 보내며, 많은 이들과 알고 지내던 자신만의 터전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떠나자고 한다면 누가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겠는가.
“저에게 시간을 주십시오.”
프레드릭이 고심 끝에 말했다.
“물론이네. 천천히 생각해 보게.”
그것으로 충분했다.
프레드릭이 고민한다는 것은 자신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조금은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곳에 남아 있는 동안 프레드릭을 더 설득할 생각이었다.
프레드릭에게 에르나크의 금은보화를 옮길 수 있는 커다란 천을 구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나서 화룡 서식지로 출발했다.
에르나크를 만나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말했는데, 예상대로 에르나크는 자신의 보물들을 꼭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금은보화들은 에르나크에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장식과 같았다.
“프레드릭이 금은보화를 옮길 수 있는 커다란 천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네가 직접 옮겨야 해서 꽤 귀찮을 텐데.”
“괜찮다. 나는 내 보물들을 꼭 가져갈 것이다.”
에르나크의 얘기를 들으니 웃음이 나왔다.
에르나크와 이야기를 끝낸 후 로이카 왕이 마련해준 저택에도 들렸다. 그곳도 지난번 뽑은 집사가 잘 관리하고 있었고, 용병들과 사병들도 일을 잘 하고 있었다.
나는 상단과 광산을 마지막으로 점검했다.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며칠 사이에 많은 일들을 하다 보니 쿠도가 정신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지금 어디에 가시려고요?”
“술을 사서 레인보우 도적 길드의 은신처에 갈 생각이다.”
“술 파티라도 하시려고요?”
쿠도가 술 얘기가 나오자 미소를 지었다.
나는 프레드릭을 베니아 왕국으로 데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음··· 프레드릭은 정말 유능한 사람 같아요.”
쿠도도 인정하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물론이죠.”
“그렇다면 오늘 옆에서 분위기 잘 띄워라. 그래도 네 녀석이 그런 거 하나는 잘 하지 않느냐?”
“뭐, 그쯤이야 문제 없죠. 그런데 공짜는 사절입니다.”
“이 녀석아, 내가 그래서 30만 딜런 짜리 마나 활성제를 줬지 않느냐.”
“윽··· 공짜 아니었어요?”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나와 쿠도의 대화를 듣고 있던 카렌이 재미있었는지 처음으로 해맑게 웃었다.
도시 중심가에 있는 시장에서 가장 좋은 술과 음식을 수레 한 가득 사서 레인보우 도적 길드의 은신처로 갔다.
문을 지키고 있던 사내가 내가 가져온 술과 음식들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
그날 밤 프레드릭과 함께 술을 진탕 마셨고, 쿠도가 내가 원한대로 옆에서 분위기를 띄웠다.
밤새 술을 마시며 설득한 끝에, 프레드릭은 결국 나와 함께 가기로 약속했다.
나는 이곳에 와서 많은 것들을 얻게 되어 정말 기뻤다.
‘이제 다음 목표를 향해 출발이다.’
나에게는 용사를 모으는 일과 카일 왕에 대한 일, 그리고 추종자에 대한 일 등 앞으로 알아내야 할 것들이 많았다.
프레드릭이 커다란 천을 준비해 주자마자 에르나크에게 갔다.
나는 곧바로 에르나크의 등에 올라탔다. 그리고 천에 담은 엄청난 양의 보물들을 에르나크가 직접 날랐다.
바다를 세 번이나 왕복해야 돼서 힘들만도 한데, 에르나크는 자신의 보물들을 절대 포기 하지 않았다.
[추천과 코멘트]를 주시면 글을 쓰는데 힘이됩니다.^^ 세 번째 작품 [역대급 개발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제레니스입니다.
연중이 없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이번 작품도 끝까지 달려보겠습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댓글과 재밌어요는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Commen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