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음모.2
새롭게 시작한 세 번째 작품 [역대급 개발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 *
키니언은 로네스크가 데리고 있는 엘프 전사를 볼 때마다 배가 아팠다.
아이니카 대륙에서 어떻게 데리고 왔는지 모르겠지만, 카이라는 엘프 전사 때문에 검투장에서 매번 패배를 맛봐야만 했다.
‘이번에는 지지 않을 거다!’
키니언 앞에는 수인족 전사가 서 있었다.
“크라지스의 상태는 어떻지?”
키니언은 함께 있던 마법사 코그란을 보며 물었다.
“정신이 안정화 되었습니다. 이제는 왕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부릴 수 있습니다.”
키니언은 코그란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아이니카 대륙에서 데리고 온지 세 달이 지났지만 그 동안 수인족의 정신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로네스크 녀석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줄 수 있겠구나. 하하하.”
키니언은 만족한 얼굴로 웃었다.
지금까지 힘들게 길러 놓은 노예 전사들이 카이 때문에 열 명이 넘게 목숨을 잃고 말았다.
키니언은 자신의 동생이 계속 승리하는 것이 기분이 나빴다. 그리고 그가 승리할 때마다 잘난 체 하는 모습이 더 꼴 보기 싫었다.
“아라프! 케네스 백작에게 사람을 보내거라 다음 경기에 놈이 데리고 있는 병사들과 맞붙겠다고 말해라.”
“알겠습니다. 왕자님.”
키니언의 명령에 아라프 집사가 서둘러 움직였다.
케네스 백작은 오러블라스트를 사용할 수 있는 노예 전사들이 있었다.
키니언은 수인족 전사를 시험해 볼 심산으로 그를 선택했다.
* * *
나는 아크벨을 통해 키니언 왕자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클레이튼 도시 동쪽에 키니언 왕자의 성 한 채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노예 검투사를 양성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 아이니카 대륙에서 온 수인족 전사도 그곳에 있었다. 그리고 그의 이름이 크라지스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카이와 크라지스가 조만간 맞붙을 거다. 그전에 크라지스를 구해야만 한다.’
나는 크라지스를 어떻게 구할지 궁리했다.
그때 홀럼 도시에서 프레드릭이 찾아왔다.
“아이니카 대륙으로 가서 키니언 왕자가 어떻게 수인족 전사를 데려갔는지 알아봤습니다.”
“자세히 말해 보게.”
나는 이곳에 오기 전 프레드릭에게 아이니카 대륙에 있는 칼리모스 왕국으로 가서 키니언 왕자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라고 했었다.
“모로크 왕국은 칼리모스 왕국과 수교를 맺기 위해 사절단을 보냈었는데, 그때 키니언 왕자가 사절단의 대표로 갔었습니다. 그리고 환영식이 있던 날 수인족들의 전투시범을 보고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인족 전사를 데려가고 싶어 했지만 수인족은 노예가 아니라서 함부로 데려갈 수 없었습니다.”
키니언은 수인족 전사를 데려가지 못해서 상당히 기분이 상했다고 했다.
어째는 수교가 잘 마무리되었고 사절단은 일을 마치자 마자 돌아갔는데, 키니언 왕자가 한 달 후에 다시 칼리모스 왕국으로 돌아온 것이다.
키니언은 그때도 수인족 전사의 전투를 보고 싶다고 초대했는데, 수인족 전사 중 한 명이 갑자기 키니언 왕자를 공격했고, 옆에 있었던 펠로 대신이 목숨을 잃었다.
그 사건을 계기로 키니언 왕자가 자신을 죽이려고 한 수인족을 데려가겠다고 했고, 칼리모스 왕국에서는 어쩔 수 없이 수인족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왕족에 대한 살인 시도였기 때문에 제대로 조사가 이루어지지도 않은 채 수인족을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키니언이 무슨 수작을 부린 게 분명하다. 혹시 다른 얘기는 없었나?”
“수인족 전사들의 전투 시범이 있기 전에 키니언 왕자가 수인족 전사에게 팔찌를 줬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팔찌에 대해서 알아봤는데, 정신 제어 팔찌라고 하더군요.”
“정신 제어 팔찌라고?”
나는 프레드릭의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에르나크의 정신을 지배하려고 했던 지팡이와 비슷한 고대 유물을 키니언이 이용했던 것이다.
“로네스크 왕자가 데리고 있는 엘프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나?”
“엘프에 대한 정보도 일부 찾아냈습니다.”
프레드릭이 아이니카 대륙 출신의 도적이다 보니, 많은 정보를 알아내서 왔다.
이번에 그를 나의 사람으로 만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이라는 떠돌이 엘프 전사가 있었는데, 로네스크 왕자가 몬카르트 왕국에 갔을 때 만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가 왜 로네스크 왕자를 따르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프레드릭도 카이가 왜 로네스크 왕자와 함께하고 있는지 알아내지 못했다.
나는 일단 크라지스를 탈출 시킬 생각이었다. 그래서 동료들과 함께 크라지스가 있는 성을 어떻게 침투할지 궁리했다.
키니언 왕자의 성은 작았지만 매우 견고하게 지어져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기가 매우 힘들었다.
“키니언 왕자가 크라지스를 데리고 이미 일레건 도시로 떠났다고 합니다.”
“이런···”
키니언의 성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을 때 올렌도가 수인족 전사에 대해 알아낸 정보를 말해주었다.
‘환각에서 본 것처럼 크라지스와 소드 마스터의 대결이 있을 거다. 그 다음이 크라지스와 카이의 대결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환각에서 본 두 전사는 숲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프레드릭. 내가 준비하라고 했던 것은 잘 되었겠지?”
“네. 완벽하게 준비해 두었습니다.”
프레드릭에게 따로 준비시킨 것이 있었는데, 잘 마무리 한 것 같았다.
“쿠도. 당장 헤스카인드를 챙겨 오거라.”
“네.”
카이가 소환하는 불의 정령 왕과 싸울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기갑을 모두 챙기기로 했다.
쿠도가 헤스카인드를 가져오자마자 일레건 도시로 출발했다.
* * *
지하 검투장에 많은 귀족들과 시민들이 모여 있었다.
잠시 뒤면 메인 경기가 시작되는데, 수인족 전사가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모두가 기대감에 찬 얼굴로 기다리고 있었다.
키니언은 만족한 표정으로 우쭐거리며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로네스크가 함께 있었다.
“형님이 수인족 전사를 데리고 있다니, 깜짝 놀랐습니다.”
로네스크가 키니언을 보며 말했다.
그의 말투에서 부러움이 느껴지기 보다는 시기하는 듯한 느낌이 전해졌다.
“네가 엘프 전사를 데리고 있는데, 나도 수인족 전사 한 명쯤은 있어야지. 하하하.”
키니언은 그 동안 잘난 척 하던 로네스크를 보며 가소롭다는 듯 쳐다봤다.
“그래도 제가 데리고 있는 카이를 이길 수는 없을 겁니다.”
“흥, 오늘 경기를 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거다!”
키니언은 로네스크의 도발에 욱하며 말했다.
“와!”
케네스 백작의 노예 검투사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곳곳에서 함성이 쏟아졌다.
그들은 모두 세 사람이었는데, 오러블라스트를 사용할 수 있는 자들이었다.
반대편에서 수인족 전사가 나오자 또다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인간 키의 1.5배가 되는 수인족의 모습을 보고 모두가 놀라워했다.
로네스크도 관심이 갔는지, 수인족 전사를 뚫어져라 쳐다봤고 키니언은 그런 동생을 보면서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완전 무장을 한 노예 검투사들이 크라지스를 둘러싸며 공격을 준비했다.
무수히 많은 경기를 치렀던 검투사들이라서 그런지 움직임이 매우 민첩하고 빨랐다.
“오러블레이드!”
노예 검투사들이 크라지스를 향해 오러블레이드를 날렸다.
쾅!
수인족 전사가 눈을 번득이더니, 빠른 속도로 피했다.
검투사 한 명은 크라지스의 뒤로 다가가 검을 휘둘렀고 또 한 명은 옆구리를 공격했다. 하지만 크라지스는 검투사들의 모든 공격을 막아냈다.
“오러블라스트!”
노예 검투사들은 크라지스에게 밀리자 뒤로 빠지며 오러블라스트로 공격을 가했다.
펑! 펑!
크라지스가 자신에게 날아오는 오러블라스트를 피하려고 했지만 폭발의 범위가 넓어서 피할 수가 없었다.
크라지스는 신수(神獸)력을 이용해 순식간에 몸을 거대화 시켰다. 그는 인간 키의 두 배가 되었고, 체력과 힘이 더 강해졌다.
관중들은 그 모습을 보자 미친 듯이 환호했다.
노예 검투사들은 변해버린 크라지스를 보며 기겁했고, 멀리서 오러블라스트를 마구 쏘아대기 시작했다.
크라지스는 검투사들이 쏘는 오러블라스트를 팔뚝으로 모두 막아냈다.
“크억···”
노예 검투사 중 한 명이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오러블라스트를 쏘면서 몸에 무리가 간 것이다.
다른 검투사들도 한계가 왔는지 더 이상 오러를 사용하지 못했다.
타다다닥!
크라지스가 검투사들을 향해 빠른 속도록 접근하며 검을 휘두르자 하나같이 엄청난 충격을 받으며 쓰러졌다.
경기는 크라지스의 승리였다.
관중들의 환호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키니언이 거만한 표정으로 동생을 쳐다봤다.
로네스크는 겉으로 드러내고 싶지 않았지만 이미 표정은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후후후. 죽여라!”
키니언이 자리에서 일어나 엄지 손가락을 아래로 내렸다. 관중들도 모두 노예들을 죽이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응?”
하지만 크라지스는 가만히 서 있을 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키니언은 당황했다.
삐익!
그때 위험을 알리는 소리가 경기장 밖에서 들려왔다.
“경비대가 오고 있습니다!”
검투장 관리인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며 소리쳤다.
“젠장!”
키니언과 로네스크가 당황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형님, 아무래도 큰 형님께서 병사들을 보냈나 봅니다.”
키니언과 로네스크는 얼마 전 왕궁에서 첫째 왕자 아미트에게 불려갔는데, 불법 경기장에 드나들어서 왕실의 권위를 떨어뜨린다고 혼쭐이 났었다. 그리고 또다시 불법 경기를 치르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던 터라 걸리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어··· 어서 나가자.”
키니언과 로네스크는 호위병들과 함께 서둘러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다행히 검투장을 급습한 경비대를 따돌리며 숲으로 빠져 나갈 수 있었다.
“휴··· 다행입니다. 형님.”
검투장에서 멀어지자 로네스크가 한시름 놓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기갑병들과 싸우는 것을 못 봐서 아쉽군.”
노예 검투사들을 상대한 후에 기갑병들과의 경기가 정해져 있었다.
“확실히 수인족의 능력이 대단하더군요. 하지만 저의 엘프 전사를 이기지는 못할 겁니다.”
“건방진 녀석, 네가 아직 수인족의 능력을 다 보지 못해서 그런 소리를 하는 거다!”
키니언은 로네스크의 말에 화가났다.
“글쎄요. 아무리 강력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정령 왕 보다는 못합니다.”
로네스크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으면 말했다.
“좋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결판을 내보자.”
“좋습니다.”
철이 없는 두 왕자는 방금 전까지 아미트 왕자가 보낸 경비병들을 피해 도망친 것도 잊어버리고 숲에서 대결을 펼치기로 했다.
넓은 공터에 마차가 멈췄다.
카이와 크라지스를 태운 마차에서 두 전사가 내린 후 공터 중앙에 섰다.
“형님, 그냥 싸우면 재미 없으니, 각자 성을 걸고 하는 게 어떠십니까? 뭐, 자신 없으시면 돈을 걸어도 좋고요.”
로네스크가 거만을 떨며 말했다.
“흥, 안 그래도 내가 말하려던 참이었다. 성도 걸고 돈도 걸겠다!”
키니언은 로네스크의 도발에 발끈하며 내기에 승낙했다.
“크라지스 엘프 녀석을 뭉개버려라!”
키니언이 수인족 전사를 보며 소리쳤다.
“응?”
하지만 크라지스는 카이를 공격하지 않았다.
키니언은 당황한 얼굴로 다시 한번 크라지스에게 소리쳤다. 옆에 있던 로네스크도 이상하게 생각했다.
“정신 제어의 팔찌로 나의 정신을 지배하다니!”
크라지스가 키니언을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화가 난 얼굴로 노려봤다.
키니언은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크라지스의 팔에 채워져 있는 팔찌를 보니, 금이 가 있던 것이다.
“형님, 어떻게 된 것입니까?”
“으윽··· 녀석에게 채워 두었던 팔찌가 깨진 모양이다.”
노예 검투사들이 쏜 오러블라스트의 폭발로 팔찌가 깨진 게 분명했다.
크라지스가 검을 들더니 키니언과 로네스크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추천과 코멘트]를 주시면 글을 쓰는데 힘이됩니다.^^ 세 번째 작품 [역대급 개발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제레니스입니다.
연중이 없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이번 작품도 끝까지 달려보겠습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댓글과 재밌어요는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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