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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벽무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연재 주기
일로정진
작품등록일 :
2018.12.26 15:47
최근연재일 :
2019.03.27 18:5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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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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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3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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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제 32장 유월의 눈물

DUMMY

소주천의 길을 이용해 유월의 배꼽아래 단전에 배꼽 단전과 같은 방식으로 단전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마영성의 기운이 소주천의 마지막 길목에 좁쌀만 한 단전을 하나 형성해 내었다.

털썩

마영성이 뒤로 넘어지며 바닥에 대자로 누워 숨을 미친 듯이 헐떡이고 있었다.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축축했다.

“형 괜찮아?”

마영성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마영성이 동생이 걱정하는 것이 염려가 되어 숨을 헐떡이는 와중에 미소를 지었다.

마영성을 보던 마천문이 유월을 바라보았다. 분명히 아까까지만 해도 마흔이 넘어 보였던 얼굴이 지금은 다시 이십대 후반으로 보였다.

한동안 마영성과 유월이 바닥에 드러누운 채 미동도 없이 수마에 빠져들었다.

유월은 사랑하는 어머니와, 자신의 미래 부인과 자식들이 함께 작은 집에서 살아가며 밭을 가꾸고 식사를 같이하며 서로 화기애애하게 웃는 꿈을 꾸었다. 너무나 바라마지 않던 행복한 모습에 깊이 잠든 그의 눈가로 뜨거운 눈물 한 줄기가 주르륵 하고 흘러내렸다.

꿈속의 집 앞 동산에 오른 가족들이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동안 푸른 하늘과 구름, 나무와 풀벌레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던 그들의 눈에 길 끝으로 한 명의 사람이 보였다. 멀리 있음에도 꿈이기에 그의 표정이 보였다. 선한 눈빛과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타난 사람은 바로 마영성이었다. 자신을 살려주고 심장에 박힌 고독을 태우고 망가진 단전마저 살려주었던 마영성을 보자 꿈속임에도 눈물이 흘러 내렸다. 어머니 외의 사람에게 한 번도 받아 본적 없던 따뜻한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덕분에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되었다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다. 마영성의 손을 잡고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 어머니가 자주 해주시던 소총반두부를 대접했다. 유월은 이것이 꿈인 것을 알지만 너무 행복한 모습에 잠에서 깨는 것이 두려웠다. 아늑한 집안의 탁자에 옹기종기 모여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를 마시며 그간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 한참동안 행복한 시간을 나누던 마영성이 이제는 스스로 행복한 삶을 찾기를 바란다며 왔던 길을 걸어 저어 멀리 사라져갔다. 그렇게 꿈속을 헤매던 유월의 무거운 눈꺼풀이 서서히 열렸다.

어두운 등불 아래 사람의 인영이 보였다. 자신의 오른쪽 손목을 잡고 기운을 흘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 꿈에서 보았던 푸근한 미소를 짓던 마영성이 그 표정 그대로 똑같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일어났소?”

마영성의 말에 갑자기 알 수 없는 마음이 벅차오르며 유월의 눈에 눈물이 쉴 새 없이 흐르기 시작했다. 어두운 새벽, 바깥으로 자신의 우는 소리가 들릴 까봐 윽윽 거리며 흘리던 울음이 결국 목을 비집고 나왔다.

“으흐흐흑....마....공자....님....”

“아니 왜그러시오. 악몽을 꾸었소?”

“흐흑...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뱉던 유월이 부들거리는 몸을 기울이더니 침상 아래로 굴러 내려왔다. 그러자 마영성이 그를 잡아 일으키려했다. 유월은 부들부들 움직이는 팔로 다리를 하나씩 하나씩 구부리고 무릎을 모아 꿇어앉았다.

“윽...감사합니다...흐흐흑......”

흐르는 눈물로 번들거리는 바닥을 이마로 계속 찍으며 쉴 새 없이 절을 해댔다. 다른 말없이 오직 감사하다는 말만 수십 번을 뱉어냈다.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짓던 마영성이 무릎을 꿇고 있는 유월의 앞으로가 한쪽 무릎을 바닥에 붙이고 앉았다. 그리고 유월의 어깨를 잡아 상체를 세워 자신을 보게 만들었다.

“유형. 그 마음을 꼭 잊지 말고 부디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써주시오.”

“흐흐흑 .마공자님 말씀 뼈에 새기겠습니다.”

한참동안 그렇게 눈물을 흘리고 앉아있던 유월의 눈물이 멎고 격해졌던 마음이 어느 정도 진정되자 앞에 있는 마영성을 보며 입을 열었다.

“마공자님, 앞으로 마공자님을 저의 주군으로 모시겠습니다. 악하게 살아왔던 과거의 죄를 공자님의 옆에서 조금이나마 씻어내고 싶습니다.”

“아니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오.”

“저는...저는 이미 결심을 하였습니다. 부디 저를 수하로 받아 주십시오.”

“수하라니 그게 무슨 말이오. 말도 안 되오.”

“저의 과거가 문제가 된다면, 어둠속에서 살며 공자님을 보필 하겠습니다.”

“그게 아니오. 내 주제에 무슨 유형과 같은 인물을 수하로 두겠소. 어서 일어나 침상으로 올라가 쉬십시오.”

“수하로 받아주시지 않는다면 이 자리에서 꼼작도 하지 않겠습니다.”

의자에 앉아서 잠을 자고 있던 마천문이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서 어리둥절해 하며 구석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참...나는 누군가의 주군이 될 마음이 없소. 우리 무관하나 물려받는 것도 머리가 아플 지경이오.”

“죄송합니다. 공자님 저는 허락이 떨어질 때까지 이대로 있겠습니다.”

“허...허.....어.....”

마영성이 입에서 헛바람이 새는지 말을 잇지 못했다.

“좋소. 그렇다면 이렇게 합시다.”

마영성의 말에 얼굴이 밝아진 유월이 마영성을 올려다보았다.

“나 마영성은 누군가의 주군이 될 마음이 없소. 그것은 누가와도 내 마음이 변하지 않을 것이오. 하지만 우리가 의제가 되는 것은 가능하오.”

“안됩니다.....의제라니...저 같은 못난 놈을 어떻게....안됩니다. 절대로 안 됩니다.”

“그렇다면 나도 절대로 안 되오. 의제를 하든지 아니면 다 때려치우던지 둘 중에 하나를 하시오.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하나를 양보했소.”

“그런....그렇게 까지....저를....”

자신이 무엇이라고 이렇게 신경 써 준단 말인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적으로 만나, 마영성을 죽이려하지 않았던가! 평생 흑련교에서 살인병기로 커온 그의 마음에 계속해서 파문을 만들어주는 마영성이었다. 자신을 데리고 와서는 사람들을 소개해주며 앞으로 있을 흑련교와의 일에 큰 도움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 제갈명 남매와, 곽자기, 비각주, 마천문에게 자신의 정체를 말하고 비밀을 지켜달라고 했었다. 다른 이도 아닌 마영성이 그렇게 말하자 비밀을 들은 모든 사람들이 흔쾌히 자신을 동료로 받아주었다. 그날 처음으로 마음을 줄 수 있는 동료가 생겨서 잠이 오지 않았다. 거기다 이들은 소만촌의 일을 듣고 모두가 분개하며 힘이 닿는 곳까지 도와준다고 했다. 그것만 해도 고독으로 죽게 되더라도 큰 후회는 없었다. 그런데, 마영성은 자신이 친동생이라도 되는 것처럼 심장에 박힌 고독을 없애주고, 잠력 폭발로 타버린 단전을 회복하기 위한 특이한 방법까지 생각해내 결국 성공하고 말았다. 유월이 부들거리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혀.......형님.....아우의 절 받으십시오.”

처음으로 뱉어보는 형님이라는 말이 어색한지 말을 더듬으며 유월이 큰절을 올렸다.

“이사람! 형과 아우사이에 절이라니...빨리 일어나게.”

마영성이 유월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그를 침상에 앉히며 말을 이었다.

“아침에 내가 떠나기 전 술을 준비해 천지신명께 아우와 내가 결의를 맺음을 맹세할 것이니 그렇게 알고 있게. 그럼 나는 이만 잠을 청하러 갈 것이니 한숨 푹 자고 일어나서 보세.”

마영성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건물 입구의 문이 우당탕 열리며 제갈명, 곽자기, 비각주, 제갈란이 우르르 들어왔다. 문 앞에서 엿듣고 있던 사람들이 두 사람이 의제가 되기로 아침에 맹세를 한다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 제갈명은 자신의 은인인 마영성에게 진작 의제를 맺자고 말하고 싶었다. 다만 쑥스러운 마음에 입을 열지 못하고 술자리의 기회를 엿봐 술기운에 넌지시 말을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자신보다 유월이 먼저 의제가 된다고 하니 문 앞에서 부러운 마음에 얼굴이 시무룩해지자, 뒤에서 곽자기가 문을 밀어재끼며 우르르 들어오게 된 것이다.

“흥. 아우 유월공과 의제를 맺으면 응당 나와도 의제를 맺어야지. 어떻게 혼자 그렇게 날름 결정을 해버리는가. 나는 자네의 의형이 아니었나?”

갑자기 입구로 밀고 들어온 곽자기의 말에 순간 난처해진 마영성이 어버버 거리고 있었다.

“잠깐만요. 그럼 제갈 오라버니와 곽 오라버니가 의제이니 마 오라버니와 유월 오라버니 모두 의제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니에요?”

제갈명의 마음을 아는 사람들이, 죽이 척척 맞아 떨어지며 상황을 유도했다.

“허허. 그렇군요. 내가듣기에도 그것이 합당해 보입니다. 아침에 제가 네 분들의 결의에 참석해 여러분의 참고인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비각주도 나서서 분위기에 동참했다.

마영성이 아무런 말이 없자 그것이 허락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 곽자기가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우리 결의에서 큰형은 내가 되고 둘째는 마아우, 셋째는 제갈 아우, 넷째는 유아우가 되는 것이 구만, 하하하 이 나이에 갑자기 동생부자가 되다니. 좋구나. 좋아.”

“잠깐. 그러면 저는 한자리 없습니까?”

갑자기 옆에서 마천문이 뭔가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껴들었다.

“아닌 말로...저는 우리형의 동생이라고요. 친동생! 제 허락 없이는 형도 아우도 더 이상 못 두니까, 제 자리도 하나만 주십시오.”

마천문의 억지에 다들 입이 벙하고 벌어졌다.

“마.....조장도 그럼.....같이 의제할래?”

“큰형님 절 받으십시오.

말이 떨어지자마자 혹시라도 물릴까 싶은 마천문이 곽자기를 향해 넙죽 절을 올렸다. 그러고는 벌떡 일어나 제갈명에게도 절을 올렸다. 그러다가 마영성을 잠시 쳐다보던 마천문이 미묘한 미소를 짓고는 그를 휙 하고 지나쳐 유월의 손을 양손으로 포개 잡았다.

“아우 우리 잘해보세. 참고로 힘든 일 어려운 일, 귀찮은 일은 모두 막내 몫인 것 알지?”

마천문의 넉살에 모든 사람들이 크게 웃고 말았다.

그렇게 생사고락을 함께한 동료들이 조금 더 가까워지는 새벽의 시간이 고요하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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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제 46장 태극검왕 대 수신남왕 +5 19.03.27 1,580 31 30쪽
47 제 45장 깜짝 놀란 사람들 +7 19.03.23 1,995 58 18쪽
46 제 44장 언덕위의 전쟁 -3화 +3 19.03.23 1,609 44 18쪽
45 제 43장 언덕위의 전쟁 -2화 +9 19.03.20 1,856 56 20쪽
44 제 42장 언덕위의 전쟁 -1화 +5 19.03.17 2,102 54 24쪽
43 제 41장 마군 야화 +5 19.03.15 2,012 45 8쪽
42 제 40장 창궁검왕을 만나는 자리 +5 19.03.13 2,089 49 16쪽
41 제 39장 반격을 위한 첫걸음 +5 19.03.12 2,256 44 29쪽
40 제 38장 마영성의 배려 +4 19.03.10 2,160 55 33쪽
39 제 37장 암실속 흑련회의 +4 19.03.10 2,163 43 21쪽
38 제 36장 귀가 +4 19.03.09 2,026 48 13쪽
37 제 35장 암왕(暗王) +6 19.03.08 2,031 61 18쪽
36 제 34장 은령 +4 19.03.07 2,044 48 11쪽
35 제 33장 도원결의(桃園結義) +5 19.03.06 2,072 56 18쪽
» 제 32장 유월의 눈물 +4 19.03.03 2,036 56 10쪽
33 제 31장 마영성과 유월 +3 19.03.03 2,024 45 12쪽
32 제 30장 제갈세가 +4 19.03.02 2,430 51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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