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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벽무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연재 주기
일로정진
작품등록일 :
2018.12.26 15:47
최근연재일 :
2019.03.27 18:50
연재수 :
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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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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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9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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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10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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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글자
21쪽

제 37장 암실속 흑련회의

DUMMY

호남신회에 속해있던 장사구룡문, 형산파, 호남벽려가, 무사산문, 일공문들이 정파 무림의 소식을 듣고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렇게 되다 보니 호남신회를 탈퇴한 청야검파나 마가무관과 같은 문파들을 주축으로 모인 호남성의 무인들과 호남신회의 중견문파들을 주축으로 모인 무인들, 두 세력으로 형성되었다. 우습게도 호남신회 측에 속하는 무리들은 그 안에서도 급진파와 온건파로 나뉘어 흑련교의 무리들과 당장 싸우자는 형산파, 호남벽려가, 무사산문이 있고, 장사구룡문과 일공문처럼 새로이 무림의 실세로 떠오른 흑련과 대화와 타협이 먼저라는 세력으로 나뉘었다. 장사구룡문의 경우 무당파의 밑에 스스로 들어갔으면서도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자 손바닥을 뒤집듯 쉽게 자신들의 입장을 바꾼다고, 다른 문파들의 사이에서 좋지 않은 말들이 뒤로 흘러 다녔다. 호남칠절의 경우 운이 좋겠도 신입 청룡단 이었던지라 남궁검의 생일잔치 때 바깥으로 나가 귀찮은 일들을 처리하는 일백 명의 인원에 포함되어 있었다. 만약 흑련교의 난이 일어난 당일 무림맹에 남아 술을 마셨다면, 호남칠절의 후기지수들 또한 몇이 죽어나갔을지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만약 구룡문과 일공문의 후기지수들이 죽어나갔더라도 흑련교와 대화, 타협을 먼저 제안해 보자고 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호남성에는 흑련교를 상대하는 두 단체가 생겨났고, 호남신회의 경우 호남성 정도 문파들의 팔 할에 달하는 무인들이 결집되었다. 그들의 이름은 예전과 똑같이 호남신회로 짓게 되었고, 회주를 새로 뽑게 되었다. 회주 후보로는 호남신회의 갑에 달하는 중견 오대 문파의 수장들이 나왔다. 회주를 뽑는 날에는 의결권을 가진 중소문파들의 수장들 대부분이 참여해 투표를 하였다. 새로 뽑힌 회주는 장사구룡문의 다음가는 세력인 형산파의 맹각이 뽑히게 되었다. 평소 회주로 있던 장사구룡문의 문주 장룡이 얼마나 중소문파들을 무시하고 푸대접을 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거기다 스스로 무당의 속가를 자처해놓고 무당이 멸문에 가까운 타격을 입자 의리를 저버리는 모습을 보인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호남신회의 급진과 온건에 해당하던 두 세력 중 급진적인 형산파의 문주 맹각이 회주로 오르게 되면서 그들 또한 흑련교와 대대적인 전투를 준비하게 되었다.


호남의 두 번째 단체로는 청야검파를 주축으로 모인 소 문파들 백여 곳이 전부였다. 호남성에 산재한 중소문파 오백 여 곳 중 사백에 달하는 문파들이 호남신회에 가입하게 된 것이다. 그나마 중소문파 중 무인의 숫자가 백 명이 넘는 중급규모의 문파들은 전부 호남신회에 가입했으며, 백 명이하의 작은 규모의 문파들이 청야검파와의 옛 의리를 지키며 그들과 합류하게 된 것이다. 청야검파를 주축으로 뭉친 그들 단체의 이름을 호남정의수호부 라 짓고 그들 스스로 부를 때는 호남 수호부 또는 그냥 수호부라 부르게 되었다.

군풍진으로부터 서북쪽으로 반나절 거리인 상담현 우호에 위치한 청야검파 후원 건물 내부, 백여명이 넘는 각파의 문주들이 모여 차를 홀짝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수호부의 부주로 당연히 순우 문주께서 오르시는 것이 합당해보입니다.”

이절창가의 문주 문정이 호남정의수호부의 부주자리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본 문주도 같은 생각입니다.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때 흑련이라는 마교에 고수들이 모래알처럼 많다고 하니, 순우 문주와 같은 고수가 무리의 수장에 적격으로 보입니다.”

상담이가의 가주 이춘삼이 거들고 나섰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고수들의 숫자로도 청야검파가 가장 많으니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칠장문의 문주 조풍도 세력을 이야기하며 청야검파 문주 순우경이 부주로 올라야 한다고 말한다. 각 문파의 수장 들이 세 문주의 의견과 동일한 선상에서 한마디씩 거들었다.

잠깐 동안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청야검파의 문주 순우경이 손을 들어 장내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가라 앉혔다. 장내가 조용해지자 순우경 문주가 자리에서 일어나 포권을 쥐고 자신의 앞쪽으로 반원을 그리고 앉은 문주들에게 인사를 했다.

“여러 문주들의 지지에 감사드립니다. 저를 믿어주시는 모든 분들의 말을 듣고 있으니 제가 걸어왔던 과거의 행동들이 모두 나쁜 것만 있지는 않았다고 생각이 되어 참으로 기분이 좋습니다.”

“나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귀감이 될 정도로 문주와 청야검파는 정파다웠습니다.”

옥검문의 황정삭 문주가 순우경과 청야검파를 칭찬하자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시 한 번 순우경 문주가 포권을 쥐고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잠시 후 고개를 들고 앉아있는 사람들을 가볍게 훑으며 입을 열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여러분의 지지에 매우 감사드립니다. 지금 갑작스럽게 흑련교라는 마교가 준동하여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는 것을 여기계신 여러분들도 모두 들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흑련교라는 말이 나오자 사람들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현재 그들이 명문정파와 무림맹의 고수들을 상대로 싸움을 일으켜 수많은 고수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우리 정파를 상대로 난을 일으킨 흑련을 몰아내어 혼란한 무림을 바로 세우고, 마교에게 고통 받는 민중의 괴로움을 해결해 주고자 호남수호부에 속한 여러 문주들께서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 주셨습니다. 여러분들의 말대로 오늘 이곳 에서 수호부의 수장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부주로 선택된 사람은 수호부의 구심점이 될 수 있을 정도로 고강한 무공을 가져야하는 것도 당연한 것입니다. 그것이 선두에서 적장을 죽이고 아군의 피해를 줄이는 가장 좋은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순우경의 말에 집중했다. 중간 중간 ‘옳소’,‘맞습니다.’ 같은 말들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며칠 전 저는, 저의 딸 소희와 함께 이곳을 방문한 마가 무관장을 뵈었습니다. 처음으로 안면을 튼 것이지요. 소희의 말을 듣고 보면 마가무관의 가주께서는 대단한 고수임이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고수다운 기도를 흘리지 않기에 그날 저녁 실례를 무릅쓰고, 비무를 요청 한바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관주님.”

순우경이 반원을 그리고 앉아있는 백여 명의 사람들 중 우측에 위치한 마유상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

“어허험...그런 적이 있었지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었던 마유상이 당황한 기색으로 대답했다.

“마 관주님의 대답처럼 그날 우리는 비무를 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결과를 알고 싶으십니까?”

“당연히 알고 싶습니다. 순우 문주께서 그런 질문을 하시는 것을 보면 저기 앉아 계신 마관주님 께서 상당히 분발 하셨나 봅니다.”

“그런가 봅니다. 혹시 순우 문주님의 백초 이상을 버틴 것입니까?”

“혹시 동수를 이룬 것은 아니겠지요? 하하.”

“이보게 그게 무슨 말인가. 순우 문주께서 얼마나 대단한 고수인지 알지 않나.”

“거참...농담일세.”

순우경의 질문에 사람들이 각자 입을 열었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옆에 앉은 지인이나 친우들에게 농담을 꺼내기도 했다.

다시 순우경의 손이 올라가고 실내가 조용해졌다.

“마 관주님 그날 비무의 결과가 어떻게 되었습니까?”

순우경의 질문에 마유상이 당황해 하며 대답을 하지 못했다.

“마 관주님께서는 저의 체면을 살려주시기 위해 아무런 말도 못하시는군요.”

순우경의 말이 이어지자 사람들이 다시금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앉아있는 사람들의 사이에서 농담처럼 흘러나온 ‘동수’를 이룬 것이 아닌가 하는 말들이 오고갔다.

“마관주님이 말씀을 못하시니 제가 대신 결과를 말씀드리지요.”

그러면서 손가락 네 개를 펼쳐 앞으로 내밀었다.

“사초!”

“사초?”

“그렇습니다. 사초입니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조금 더 심해졌다.

“마관주님이 저의 검을 날려 버리는데 까지 정확히 네 초식이 걸렸습니다.”

깜짝 놀란 사람들이 분분히 일어나 마유상을 쳐다보았다.

“만약 비무의 형식을 빌어 검을 날려버리는 등의 격식이 없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아마 전장에서 만나 실전으로 맞닥뜨렸다면, 마관주님의 일 초식에 저의 목이 잘렸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혹시 순우 문주께서 최선을 다 하시지 않은 것 아닌지요?”

“하하...이것참 저의 실력을 과분하게 생각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람들이 보기에 순우경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기도가 저리도 대단한데, 그를 단 네 초식 만에 꺾었다고 하는 마유상의 실력이 현실감 있게 와 닿지 않았다.

“혹시 그날 순우 문주께서 편찮으셨거나....”

“그날 좋은 약재를 달여 먹어 다른 날보다 더욱 기운이 넘쳤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아버지?”

“허허, 맞다. 가주와 나, 그리고 찬이 까지 셋이서 골고루 나눠먹고 기운이 펄펄 났었지.”

“아버지 그 날 마 관주님의 도법이 어떠했습니까?”

“그렇게 고절한 도법은 내 평생 몇 번밖에 구경해 본적이 없지.”

“모두 들으셨습니까?”

청야검파의 초대 문주인 순우헌과 순우경의 대화에 모든 사람들이 입을 닫았다.

“여러분들의 말대로 청야검파의 세력이 가장 강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수호부의 수장이라는 자리에는 세력보다는 일신의 무공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 앉는 것이 가장 좋아 보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여러분들의 지지하는 마음을 마관주님에게 돌리고 싶습니다. 이에 마가무관의 관주이신 마유상 관주님을 호남 정의수호부 부주에 추천합니다.”

청야검파 문주 순우경의 발표에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다시금 커졌다.

“허허..이 늙은 사람도 문주의 생각과 같네.”

순우헌 전대 문주까지 순우경의 말을 거들고 나서자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절정에 달했다.

“만약 의결을 통해 수장을 가려내자고 한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전투의 선두에서 마관주님 보다 여러분들을 잘 지켜줄 실력이 안 됩니다. 싸움보다는 대화와 협상이 우선시 되는 평화의 시기에는 저와 같은 사람이 마 관주님보다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흑련교의 난이 일어난 지금의 시기에는 마 관주님과 같은 영웅이 수장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저기 웅성웅성 이야기가 오고 갔다. 그렇게 약 반각의 시간이 흐르자 각 문파 문주들이 뭔가 결론이 났는지 소란스럽던 분위기가 깔아 앉았다.

“순우 문주님과 전대 문주이신 순우 어르신의 결정에 우리들은 따르기로 했습니다. 비록 마가무관의 이름이 생소할 정도로 작은 문파인 것 같으나, 그곳의 관주님이 대단한 고수라면 우리들의 목숨을 한번 맡겨보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앉아 있던 중소 문파들의 문주들 중 나이가 가장 연장자인 운악도문의 문주 설웅이 사람들을 대표해 그들의 의견을 말했다.

수호부의 부주를 뽑는 이야기가 자신이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대로 흘러가자 마유상이 어찌할 바 모르고 앉은 채로 얼굴을 벌겋게 달구고 있었다. 평소에 출세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사람치고는 막상 기회가 왔는데도 제대로 반응을 못하고 부끄러운 마음에 어깨가 점점 둥글게 말려들어갔다.

“마 관주님 잠시 앞으로 나오시지요.”

순우경의 요청에 마유상이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 주춤주춤 사람들의 앞으로 걸어 나왔다.

“관주님께서는 이제부터 저희 호남 수호부의 부주님이 되셨습니다. 부주로서 한마디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순우경이 자신이 서있던 자리를 비켜주며 마유상을 그 자리에 세웠다.

“.......”

“수호부주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순우경이 사람들 쪽으로 손을 뻗으며 한마디 하라고 하자 양손 검지 끝을 붙이고 그것을 뚫어지게 보고 있던 마유상이 입을 열었다.

“아......저......어허험...켈록 켈록”

괜한 헛기침으로 목을 다듬다가 사례가 걸린 마유상을 보며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험험..아..갑작스런 제안에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어릴적 집을 나와 차가운 바람을 뚫고.....”

마유상의 입에서 갑자기 자신의 과거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수호부의 부주로서 앞으로의 각오나 일을 함에 있어 어떤 철학을 가지고 행동을 해야 하는가, 하는 말은 일절 없었다. 난데없는 자신의 살아온 인생 경험담을 줄줄이 읊어대니 어안이 벙벙해진 사람들이 피식피식 실소를 흘리기 시작했다.

“하하하. 우리 부주님께서는 칼솜씨에 비해 말솜씨는 떨어지시나 봅니다.”

여기저기서 마유상을 놀리는 말들이 쏟아지고 사람들이 한바탕 크게 웃었다. 마유상은 오히려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자 마음이 편해졌다.

“제가 원래 말이 좀 딸립니다. 여기 계신 문주들께서 너그럽게 이해해 주십시오. 아무튼 오늘 저는 생각지도 못한 자리에 오르게 되어 당황스러운 마음이 적지는 않습니다. 비록 작은 무관의 관주로 있는 사람이지만, 여러분들께서 세워주신 자리이니만큼 꼭 여러분들을 위해 힘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와아아아

박수소리와 함성소리가 같이 울렸다.

그날 호남정의수호부의 부주자리에 마유상이 올랐다는 소식을 들은 미리희가 기분이 좋은지 가능한 모든 음식을 차려 마가무관 식구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었다.

같은 날 집을 나선 마영성은 옥화향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어두운 암실. 커다란 건물 내부를 밝히는 것이라고는 붉은 빛을 내는 야명주 네 개로 실내의 네 구석 천장에 박힌 것이 전부였다. 일반인 이라면 미세하게 빛나는 그 네 개의 야명주만이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검은색 묵 빛을 내는 현철의 보좌에 악신과 사령 같은 것들이 양각으로 새겨져 있었다. 팔걸이에 조각된 악신의 얼굴과 뿔을 계속해서 쓰다듬는 사람이 있다. 현철로 만든 의자에 비스듬히 앉은 인물이 양손이 심심한 듯 반복해서 같은 부분을 쓰다듬었다. 그가 앉은 단상의 앞으로 아홉 개의 계단이 있고, 다시 그 앞으로 삼장에 달하는 검은색 암석으로 만든 바닥이 깔려있었다. 검은색 암석의 바닥 뒤로 오십이 넘는 인물들이 무릎을 꿇은 상태로 이마를 바닥에 붙이고 있었다. 오십의 인물들을 중심에 두고 네 명의 사람이 악마의 형상을 한 석좌에 앉아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머리를 박고 있는 오십의 인물 중 첫 번째 줄 중앙에 위치한 인물이 바닥에 붙였던 이마를 떼고 상체를 들어 시선을 계단에 두고 입을 열었다.

“일보등차의 계책으로 정주 무림맹 본단에 정파의 무인으로 위장한 세력을 보내 뒤를 치고 곧바로 이보등차, 필극입지(必亟入之-반드시 빨리 침입한다.)로 본교의 정예를 빠르게 투입해 무림맹 본단 일만의 무인 중 칠천을 격살 하였습니다. 이천의 무리가 살아남아 남궁세가 창궁검왕과 합류 하였습니다. 남은 천의 무리는 뿔뿔이 흩어져 각성의 문파들이 만든 단체에 흡수 되었습니다.”

보좌에 앉은 인물이 보고를 들으며 손가락 끝으로 양각된 팔걸이의 악마형상을 계속해서 쓰다듬었다. 장내의 단상위에 앉은 인물이 아무 말이 없자 오십 인을 두고 각 모서리 위치에 앉은 네 명의 인물 중 단상의 좌측에 위치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삼보등차인 칙기교부득합(則其交不得合-동맹들이 모이지 못하도록 한다)을 곧바로 시행하고 있느냐?”

“소림의 승려들을 도륙한 암천마군중 암천삼군과 암천오군이 창궁검왕과 합세한 무림맹도들을 쫓고 있습니다. 승왕 혜원은 부상을 당한채로 도주 중이며 그들의 뒤를 본교의 교도들이 쫓고 있습니다. 무당의 도사들을 도륙한 암천마군 중 암천사군과 암천육군은 섬서로 흩어져, 암천 사군은 혈야승과 교도들을 이끌고 화산으로 향했고, 암천육군은 지옥혈인과 교도들을 이끌고 종남으로 향했습니다. 또한 암천칠군은 도망친 제갈 세가를 쫓고 있습니다.”

상석의 보좌에 앉은 인물이 계속 말이 없자 이번에도 단상의 좌측에 앉은 인물이 입을 열었다.

“제갈 세가는 되었다. 암천 칠군을 다른 지역으로 보내라. 구파 일방 오대 세가 중 다른 곳은 어찌 되었느냐?”

“맹을 쳤던 본교의 오천 무인들은 사천당가로, 본교의 주구인 정파무인들을 각각 삼천오백으로 나누어 하북 팽가와 진주언가를 치게 만들었습니다.”

“천마성과 붕천호림은?”

“붕천호림의 호아육문을 두 문파씩 묶어 청성, 점창, 공동으로 보냈고, 천마성의 마도 사주 중 세 가문을 각각 아미, 곤륜, 개방으로 보냈습니다. 남은 하나의 가문은 암천일군이 직접 무리를 이끌고 무황성으로 향했습니다.

“제갈 세가는 중원의 정보단체를 이용해 찾아내라. 돈이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다.”

“교주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

흑련교의 일들을 보고하던 중년인이 단상위의 보좌에 앉은 인물을 향해 이마를 바닥에 찍으며 명령을 받아들였다.

실내에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오십 인의 사람들은 허리를 굽혀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게 미동이 없었다. 그들을 네 방향에서 둘러싸고 앉은 네 명의 인물 또한 아무런 말이나 움직임도 없었다. 질식 할 것 같은 침묵이 한참을 이어졌다.

단상위의 현철로 만든 묵색의 보좌에 앉은 인물이 팔걸이에 양각된 악마형상을 쓰다듬는 것을 멈추었다.

“천검은?..”

보좌에 앉은 교주의 입이 열리며 천검 우문구열의 일을 물었다. 교주의 목소리는 마치 지옥으로 통하는 끝없는 토굴에서 솟아나는 것처럼 음울하고 사이했다. 이번에도 네 방향에 앉은 네명 중 좌측의 인물이 앞서 보고했던 중년인을 멀리서 손끝으로 지목했다. 그러자 머리를 바닥에 붙였던 중년인이 다시 이마를 떼고 시선을 보좌의 아래 단상으로 준 뒤 입을 열었다.

“현재 천검 우문구열은 암천이군이 직접 이송하여 이곳으로 오고 있습니다. 닷새 후 도착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중년인의 말에 여태껏 어떤 이야기에도 반응이 없던 교주의 입이 슬쩍 열렸다. 그리고는 새빨간 혀로 입술을 한차례 핥고 지나갔다.

잠시 후 철의 보좌에서 일어난 교주가 보좌의 뒤편으로 사라지자 네 방위에 앉아있던 인물들이 일어나 사람들을 물리고는 그들도 장내를 벗어났다. 네 모퉁이 석좌에 앉아 있던 인물 중 계속해서 교주의 말을 대변했던 인물이 바깥으로 나가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허허, 교주님과 천검의 대결이라......”

“크흐...교주님의 무공에 대한 집착은 무서울 지경이오...크흐흐”

네 명의 인물 중 조금 앞서나가던 단상우측의 인물이 말을 걸어왔다.

“호호호 교주님의 무공에 대한 광적인 욕심이 우리들까지 살찌우지 않습니까!”

이번에는 입구좌측에 앉아 있었던 여인이 대답했다.

“우문구열이라..과연 그의 무공이 어떨지 너무 기대가 커 온 몸이 떨립니다.”

다음으로 입구우측에 앉았던 인물이 입을 열었다.

“교주님의 두 제자가 합공을 하고도 그를 이기지 못했다니...북왕은 그의 무공이 어떨지 짐작이 가시오?”

단상의 우측에 앉았던 인물이 좌측에 앉아 대변인 역할을 했던 인물을 북왕이라 불렀다.

“서왕 자네가 모르는 것을 내 어찌 알겠나.”

“본교 무공서열이 교주님 다음인 북왕께서 모른다고 하시니, 그런 줄 알고 있어야겠습니다.”

“호호호 서왕께서는 우문구열이 가진 무공의 정수를 얼른 훔치고 싶나 보군요.”

“흥. 저 건방진 두 제자 놈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줘야하지 않겠나. 동왕”


교주의 아래 암천 일군과 암천이군의 두 제자가 있고 그들과 똑같은 지위를 가진 수신사왕이 바로 이들이었다. 암천삼군부터 암천칠군의 경우 거대한 세력을 형성한 암천일군 사자천마 유범과 암천이군 태양마권 마양묵을 견제하기 위한 자들로 암천일군과 이군을 제외하고는 서로간에 서열이 없었다. 암천삼군부터 암천육군은 수신사왕의 제자들로, 수신사왕의 연배가 우문구열과 비슷할 정도의 노 괴물들이었다. 외모는 오히려 그들의 제자들보다 젊어 보일 정도로 대단한 노 고수들이었다. 암천마군 중 유일하게 누군가의 제자가 아닌 인물은 오직 칠군 기엽선 뿐이었다. 칠군의 무공은 다른 마군에 비해 몇 계단 쳐졌다. 그가 바로 흑련의 강시제조를 맡고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인데, 어릴 때부터 무공과 강시제조를 함께 배우다 보니 다른 마군에 비해 실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일군과 이군의 경우 교주를 스승으로 모셨고 삼, 사, 오, 육군의 경우 수신사왕을 스승으로 모시다 보니 칠군의 무공이 다른 마군에 비해 뒤쳐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달고 다니는 강시들이 무시무시한 위력을 지녔기에 세력으로 서는 다른 네 명의 마군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교주가 암천칠군을 같은 이름으로 묶어 두었으나 실제로 사자천마 유범과 태양마권 마양묵의 경우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들이 이끄는 천마성과 붕천호림 자체가 더욱 대단해, 다른 마군들로 하여금 일군과 이군을 견제하게 만든 장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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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제 42장 언덕위의 전쟁 -1화 +5 19.03.17 2,173 54 24쪽
43 제 41장 마군 야화 +5 19.03.15 2,097 46 8쪽
42 제 40장 창궁검왕을 만나는 자리 +5 19.03.13 2,153 49 16쪽
41 제 39장 반격을 위한 첫걸음 +5 19.03.12 2,378 44 29쪽
40 제 38장 마영성의 배려 +4 19.03.10 2,270 55 33쪽
» 제 37장 암실속 흑련회의 +4 19.03.10 2,242 43 21쪽
38 제 36장 귀가 +4 19.03.09 2,113 49 13쪽
37 제 35장 암왕(暗王) +6 19.03.08 2,114 61 18쪽
36 제 34장 은령 +4 19.03.07 2,126 48 11쪽
35 제 33장 도원결의(桃園結義) +5 19.03.06 2,149 56 18쪽
34 제 32장 유월의 눈물 +4 19.03.03 2,154 56 10쪽
33 제 31장 마영성과 유월 +3 19.03.03 2,110 45 12쪽
32 제 30장 제갈세가 +4 19.03.02 2,537 51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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