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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벽무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연재 주기
일로정진
작품등록일 :
2018.12.26 15:47
최근연재일 :
2019.03.27 18:50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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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9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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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23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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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제 44장 언덕위의 전쟁 -3화

DUMMY

도망치던 마령 중 부령주가 자신의 수장인 암천오군 반무겸을 급하게 업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마영성이 자신의 검을 날려 반무겸이 다시는 무공을 쓰지 못하게 단전을 찢어 버리려 했다. 그의 도가 우윳빛의 강기를 머금고 빛살처럼 빠르게 날아갔다. 그러자 반무겸의 몸을 육탄으로 방어하는 수하들이 인의 장막을 치고 마영성의 날아가는 도를 막아냈다. 수십의 마령이 무공을 잃고 떨어져 나갔으나 결국 반무겸이 저 멀리 도망을 치고 말았다.

마영성이 적장을 쫓으며 주변에 달려드는 적의 단전을 퍽퍽 찍어갔다. 단전이 부서진 고수들의 입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허어어어 하고 나더니 전부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그럼에도 수많은 마령들이 몸을 날려 자신의 주인인 암천오군의 도망을 도왔다.

정파를 지휘하며 높이 솟은 둔덕에 올라있던 남궁철과 남궁선화 또한 함성을 지르며 적들을 쫓으라고 명령했다. 기회였다. 도망치는 적들이 아무런 진형도 유지하지 않은 채 그냥 내빼기 시작한 것이다.

본디 전쟁에서 후퇴하는 적들을 베어 넘길 때 그 피해가 절정에 달하지 않는가!

더군다나 저놈들은 진법의 진자도 모르는 듯 아무런 후퇴의 진형을 유지 하지 않고 제각각 최선을 다해 뒤로 내뺄 뿐이었다. 차라리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이라도 쳤다면 쫓는 입장에서도 혼란을 가질건데 태양을 바라보는 해바라기처럼 두 수장의 꽁무니만 쫓을 뿐이었다. 혹시라도 진형을 유지하며 후퇴를 하다가 여기저기 흩어져 막무가내로 쫓아오는 정파 무인들을 향해 방향을 바꾸어 불시에 공격하면 상황이 충분히 역전 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제대로 된 수장과 제대로 된 군사가 없는 적들의 입장에서는 그런 것들이 보일리 만무했다.

“쫓아라! 마교놈들을 죽여라!!”

남궁철의 입에서 적을 쫓으라는 말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 그의 목이 쉴 때까지 내공을 이용해 아군을 독려했다.

마교의 귀신같은 무인들을 쫓는 무림맹의 무인들 중 꽤나 많은 수의 무인이 목이 터져라 고함 치면서 악귀처럼 달려들고 있었다.

칠마군 기엽선에게 죽기직전까지 몰렸던 지휘부 무인 중 곽자기, 무진, 막사야의 경우 적들보다 더욱 악독한 살인귀로 변해 적들의 등을 찌르고 때렸다. 그들의 문파와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일이 그들을 복수에 미친 귀신으로 만들었다. 곽자기의 경우 상처를 입고 입으로 피를 게우면서 끝까지 적을 쫓으며 살초를 펼쳐댔다.

평소 친하게 지냈던 친구를 잃은 청룡단의 무인이 자신의 무기를 팔방풍우와 같이 마구 휘두르며 적들을 도륙했다. 자신의 곁에서 수년간 같이 생활했던 동료를 잃은 무인들이 살인귀와 같은 얼굴로 복수를 하고 있었다.

정주 무림맹 본단이 망하는 날 마교로부터 쫓기며 친우와 동료를 잃었던 무인들이 우문구열의 희생에 의해 가까스로 살아남아 창궁검왕 남궁성과 같이 마교를 상대하게 되었다. 도망 나온 무림맹의 무인들이 자신의 그늘이 되어줄 거인의 밑으로 들어가며 다시 하나의 커다란 집단을 형성하고 적에게 대항했다. 하지만 십 수일간 싸우고 쫓기며 적들의 강대함을 여실히 느끼고 옆에서 싸우던 동료들을 하나 둘 잃다보니 그들의 마음에 불안과 초조함 그리고 희망이 점점 쇠퇴되어 갔다.

하루하루 전장에서 보내는 날이 길어질수록 정파 무인들의 사기가 가슴속에서 조금씩 마모되어 사라져 갔다.

마침 전패를 경험하며 후퇴를 거듭하던 중 창궁검왕 남궁성을 통해 자신과도 겨룰만한 무인이 합류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환호했던가, 그 사람이 젊은 청년이란 것을 알기 전까지 말이다.

소개가 끝나고 각자의 자리로 흩어진 그들의 사이에서 창궁검왕 남궁성이 정파무인들의 사기를 증진시키기 위해 내놓은 하나의 방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런 말들이 점차 사람들 사이로 퍼져나가며 잠시 승천했던 그들의 사기가 밤을 지내는 사이 다시금 가라앉았다. 더구나 심야의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았을 때 십리밖 평원에 집결한 적들의 수를 보고 얼마나 놀랐던가. 꼬리가 있었다면 가랑이 사이로 말려들어갔을 것이 뻔했다.

천오백에 달하는 적을 맞아 삼천의 아군으로 겨우 어느 정도 힘의 균형을 맞추었는데, 아군은 며칠상간 고작 삼천오백으로 늘었고 적 진영은 하룻밤 새 이천삼백으로 늘어있었다. 그 뿐인가 적중에 절대 고수가 한 명 더 늘었을 것이라는 가정이 순식간에 기정사실화 되어 정파 진영 전체에 퍼져나갔다. 전투를 하기 전부터 이미 사기가 바닥을 치고 있었다.

제발 창궁검왕 남궁성대협이 소개한 젊은 청년이 그의 말대로 절대고수이기를 바랬다. 불안한마음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저하된 사기가 진영을 지배했다. 그러한 마음으로 적을 맞아 싸워야 했다. 그나마 전투가 벌어지기 직전 창궁검왕 남궁성대협의 목소리가 사기를 올렸기에 일말의 힘을 내며 싸울 수 있었던 것이다.

적들이 구릉의 언덕에 오르고 정파가 만들어놓은 진영의 선두와 부딪혔을 때 순식간에 수많은 아군이 죽어나가고 팔다리가 날아다니는 것을 보고 얼마나 기겁을 했는지 모른다. 아군이 점차 부상을 당하거나 죽어나가며 전선에 구멍이 뚫리려할 때 그가 등장했다.

허공을 날아 돌을 암기처럼 뿌려대며 아군들을 지켜주고 무너져가는 전선을 유지시켜 줄 때는 혹시 사천당가에서 숨겨둔 고수가 지원을 나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무너질 것 같던 전선이 점차 안정화 되고 고착화 될 때 결국 적들의 수장 셋이 나섰다. 적의 수장들과 정파지휘부 고수들의 대결이 드디어 벌어진 것이다.

구릉 최선두에서 접전을 벌이던 무인들이 차륜전으로 뒤로 빠지며 절대고수들의 접전을 보게 되었다. 세 군대에서 벌어지는 절대고수들의 개세적인 무위에 눈을 팔게되었다.

창궁검왕이 위태한 모습을 보이고 지휘부의 열여덟 명이 열셋으로 줄었을 때 갑자기 일이 터졌다. 지축을 울리는 소리와 진동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그 치열했던 공방이 잠시 수그러들었다.

자욱한 먼지가 사라지고 상황이 일목요연하게 보일 때 믿기 힘든 광경을 목격했다. 청년고수가 서있는 앞으로 어마어마한 크기의 구덩이가 패여 있고, 그 끝에 누더기가 된 옷을 걸치고 바닥에 널브러져있는 혈인을 발견했다.

청년의 고개가 창궁검왕 쪽으로 먼저 돌아가고, 잠시 후 지휘부 무인들이 모인 곳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았다. 지휘부 무인들을 상대하던 적 수장이 청년고수와 시선이 엉키자 주춤거리며 두어 걸음 뒷걸음질 친 뒤 후퇴하라는 고함을 치고 내빼 버릴 때는 정말이지 어안이 벙벙하고 코가 막힐 지경 이었다.

좌측의 적 수장이 도망치고 연이어 우측의 적 수장 또한 도망을 치며 후퇴하라고 외치는 것이 아닌가.

적들이 잠시 눈치를 보는 듯하더니, 긴팔에 긴 창을 든 놈들의 중간 대장쯤으로 보이던 놈이 먼저 자리를 이탈해 바닥에 쓰러진 피투성이 혈인을 들쳐 업고 도망쳐 버리자, 그때부터 우후죽순으로 적들이 뒤로 내빼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상황에 어리둥절해하던 자신들의 귓가로 남궁철 대협의 목소리가 전장을 울릴때까지 멍하니 무기를 들고 눈만 깜빡이고 있었다. ‘쫓아라. 적을 쳐죽여라!’ 하는 남궁철 대협의 목소리가 구릉의 뒤쪽에서 연신 터져 나오자, 잠에서 깨어나듯 상황을 인식하고 적들의 뒤를 쫓게 된 것이다.

불알 뒤쪽까지 말려 들어가던 사기가 갑자기 정수리를 뚫고 하늘 끝까지 승천하는 것 같았다. 자신들을 구석으로 몰아넣던 적들을 되려 뒤쫓다보니 입으로는 연신 ‘씨불놈들’, ‘개자식들’ 같은 상스런 욕이 튀어나오고, 가슴을 차오르는 격정으로 인해 기분이 더없이 격려가 되고 용기가 솟아났다.

주변에 같이 뛰어가는 동료들의 표정을 보니 그들 또한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매우 고무되어 있었다. 전장의 구릉 좌측에서 싸웠던 지휘부의 소천오무룡과 무인들을 보니 몇 명은 바닥에 주저앉아 있고 멀쩡한 몇은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적들을 쫓아갔다. 우측에서 적 수장을 상대했던 창궁검왕 남궁성 대협을 보니 만면에 대노한 표정을 하고 적들의 등을 꿰뚫고 있었다.

그리고 중간에서 덩치가 크고 뚱뚱한 흑련교의 수장을 쓰러뜨린 청년 영웅이 적 수장을 죽이려 하는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칼을 허공에 날리며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적들을 쓸어 담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모습에 없던 힘이 열 곱절은 배가 되는 것 같고, 일류에서 머물던 자신들의 실력이 절대고수가 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용기가 솟았다. 저 청년의 뒤를 따르면 모든 것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청년무사의 등에서 멀어지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뛰었다.

자신들의 중심에서 적들을 베고 있는 영웅의 곁에서 싸우고 싶었다. 단 한걸음이라도 그와 가까이에서 적들을 쫓고 싶었다. 더 이상 뱃속에서 올라와 가슴속에서 부풀어 오르는 격정을 참을 수 없었다. 폐부에 있는 공기를 목으로 밀어내며 입을 열어 외치는 자신들의 모습에 용기를 백배까지 돋우고 미친 듯이 달렸다.

“싸우자!! 와아아아아.”

“적을 쳐라!!”

“와아아아”

삼천이 넘는 무인들의 함성이 구릉과 평원을 떨어 울렸다.

모든 정파 무인들이 용기백배하여 적들을 쓸어 담아갔다. 무시무시했던 악귀 같은 놈들을 상대할 때만 해도 팔다리가 후들거렸는데 이제는 팔다리의 힘이 다할 때까지 적들을 쫓고 있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귀신 탈을 쓴 악귀 같은 놈들과 팔이 기형적으로 긴 창을 든 적들 중 일부가 진형을 갖추고 뒤로돌아 무섭게 달려들었지만 그때마다 마영성과 창궁검왕이 달려들어 일거에 쓸어버리니 이제는 적을 쫓는 것이 신이 날 지경이었다.


평원을 넘어 이미 산속으로 도망친 암천삼군 극정과 암천칠군 기엽선을 따라 흑련교의 무인들이 달려가는데, 처음 이천삼백에 달했던 인원이 이제는 천이백도 되지 않았다. 수많은 절정의 고수들이 도망을 치는 도중에 뒤를 잡히며 죽어나간 것이다. 암천삼군 극정과 암천오군 반무겸, 암천칠군 기엽선의 오만함이 만든 결과였다. 그들에게도 전장에서 작전을 짜고 지휘를 해줄 군사가 있었음에도 그들을 데려오지 않고 오로지 힘으로만 해결을 보려한 것이 화근이었다.

무림맹 무사들이 평원의 끝에 다다랐을 때 남궁철의 내공 섞인 소리가 터져 나오며 추격의 끝을 알렸다. 대승을 했다고는 하나 끝까지 적을 쫓을 수는 없었다. 다음을 위한 준비를 하고 정비를 해야 할 때였다. 다친 곳을 지혈하고 부상을 돌봐야 할 때였다.

본디 전쟁이란 것이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극도의 긴장감으로 인해 사지로 뻗어나가는 혈액을 제한 하는 능력을 만들어 내지 않는가, 그래서 전쟁 중일 때는 상처가 나도 피가 졸졸 흐르다가 전쟁이 끝이 나고 긴장이 풀리면, 적게 흐르던 피가 갑자기 콸콸 흘러내리며 출혈과다로 죽어나가곤 하는 것이다.

정파 무인들이 구릉을 내려와 십리에 달하는 평원에서 적을 쫓으며 달렸다가, 전투가 끝이 나자 모든 사람들이 함성을 지르고 승리를 자축했다.


호남팔절, 아니 순우소희가 빠지고 이제는 호남칠절이 되어버린 후기지수들도 이번 전투에 참전했기에 마영성을 볼 수 있었다. 처음 창궁검왕 남궁성대협이 대단한 고수랍시고 마영성을 사람들 앞에서 보여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자신들은 감히 말도 제대로 붙여 보지 못한 거인의 옆에서 지휘부의 명성 높은 고수들과 함께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얼마나 샘이 나고 질투심이 타올랐는지 모른다.

그래서 남궁성 대협이 마영성을 소개한 후에 주변 사람들에게 마영성이 그렇게 대단한 고수가 아니라고 말하고 다녔다. 실제로 자신들이 알기에도 소천오무룡 곽자기와 호각을 겨루는 절정고수라고 알고 있었고 그 내용들을 사람들에게 흘리고 다녔던 것이다. 그것들이 소문을 타고 진영내부를 흘러 다니며 불안감을 조성했었다.

호남칠절들은 최 전방을 피해 뒤편에서 적들을 살피고 아군이 패배할 경우 빠르게 도망칠 궁리를 하며 전장을 주시하고있었다. 그런데 마영성이 갑자기 돌팔매질을 해서 아군들을 구해내고, 적 수장을 만나 무시무시한 절기를 펼치더니 결국은 정파와 흑련의 전쟁을 대승으로 이끌어 버렸다.

승리의 함성을 지르는 지금 그들의 눈에 저 멀리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있는 마영성이 보였다. 이제 와서 잘해주고 아부를 떨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 같아 속이 쓰려왔다. 이제는 전쟁의 영웅이 되어버린 같은 호남성 촌동네 무관의 사내가 부러울 따름이었다. 다시금 무림맹으로 향하는 관도위의 그날로 돌아간다면 마영성과 그의 철부지 동생에게 거금을 들여 접대를 해주며 아부를 할 건데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호남칠절 중 남아있는 여인들인, 구룡문의 장하연과 일공문의 교소소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이야기해 마영성과 혼사를 진행해 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들은 아직도 자신들의 세력이라면 군풍진의 촌동네 무관에 압력을 행사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그녀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는 이미 남궁 세가의 여식들이 마영성의 주변으로 모여들어 이번 전투에 대해 크게 축하를 하며 친해지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고있을 때였다.

마영성의 곁으로 다가온 창궁검왕이 입을 열었다.

“허허..자넨 대체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것인가?”

마영성이 자신의 곁으로 다가와 말을 거는 창궁검왕을 보았다.

“어르신. 대승을 축하드립니다.”

마영성이 창궁검왕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고맙네. 모두 자네 덕이네.”

“과찬이십니다.”

“헐..과찬이 아닐세.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마음일 걸세. 허허허 자네 혹시 어머니 뱃속에서 나올 때부터 일류 고수로 태어난 것인가?”

마영성의 나이에 절대고수가 된 것도 대단한데, 결국 수십 년 동안 절대고수의 반열에서 노련함을 쌓은 적장을 이겨버린 것을 보고 하도 어이가 없어서 농담을 던진 것이다.

남궁성은 자신이 처음 절대고수의 반열에 올랐을 그 수준 정도로 마영성의 실력을 평가했었다. 지금의 남궁성 자신이라면 처음 절대고수가 되었을 당시의 본인 두 명은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내력의 양이나 정순함, 그리고 정신과 깨달음의 문제, 검초에 대한 이해까지 무공의 전반적인 실력이 처음 절대자의 반열에 올랐을 때와 큰 차이가 났다.

세월의 힘을 이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같은 노력과 같은 시간을 가진다면 천재가 범인을 앞서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비슷한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시간은 항상 비례적으로 적용되었다. 같은 능력이라면 결국 더 많은 시간을 노력한 사람이 앞서는 것, 그것이 그가 알고 있는 세상의 이치였다. 그와 함께 천하칠주에 오른 초인들과, 적 수장들의 경우도 매 한가지 였다. 자신과 다른 절대자의 경우도 결코 큰 선에서 시간과 경험이 주는 영향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세상과 무림의 이치이자 논리였다. 그런데 그가 살아온 칠십다섯 평생의 가치관을 송두리째 바꿀 만한 일이 벌어졌고, 그 일의 주인공이 눈 앞에있다.


“이보게 사람들이 모두 자네를 쳐다보고 있네. 한마디 하게.”

아니나 다를까 창궁검왕의 말대로 평원의 끝까지 적을 쫓아 나갔던 아군들이 자신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집결하고 있었다. 그들이 사방에서 마영성을 주시하고 있었다.

창궁검왕의 말에 주변을 훑어보았던 마영성이 잠시 우물쭈물 하더니 우수에 들고 있던 도를 하늘을 향해 찔러 넣으며 내공을 실어 외쳤다.

“우리가 이겼습니다!!”

“와아아아아아”

하늘을 찢을 것 같은 함성이 주변공기를 밀어냈다. 푸른 가을 하늘이 높아 보였다. 사람들이 드디어 패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전투가 벌어지는 곳곳에 숨어있던 정보 상인들이 오늘 벌어진 전투를 소상히 적어 자신들의 거점으로 보냈다. 하늘을 나는 전서구들이 자신들을 길들인 정보단체로 흩어져 날아갔다.

만지만영문은 백도응왕을, 원공지선문은 도왕을, 위편문은 태룡무왕이라는 말을 만들어 마영성의 모습을 수식하는 별호로 붙였고, 그것들이 암중에 천하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정파가 전복되고 파탄지경에 이른 모습을 보며 정보단체나 자본단체, 상단이나, 암중에서 활동하는 암살자 같은 무리들이 현 무림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두 거대 세력이 벌이는 승부의 종착점에 무림에 대한 정치적 방향을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마교라고 불리는 흑련이 살인에 미쳤다고 해도, 천하 민중을 모조리 잡아 죽이고 조정에 반기를 들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차피 자신들은 그늘 속에서 움직이며 실리를 따지고 살아온 정사중간의 집단들이었으니 말이다.

처음 무림맹과 소림, 무당이 망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흑련이라는 단체가 어떤 성향을 가진 단체인지, 그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보고 그 쪽으로 선을 대기 위해 노력했다. 정파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마교의 백년 무림이 탄생할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하며 배를 갈아타야 한다는 말들이 쏟아졌다. 정파무림인들이 쫓겨 다니며 연전연패하는 것을 보며 수많은 암중의 단체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가닥을 잡아갔다. 햇빛이 강할 때는 옷을 벗어 열을 식히고, 바람이 강하게 불면 옷을 여며 체온을 유지한다. 비가 올 때는 우산을 펼쳐 비를 피하는 것이 그들의 생존 방식이었다.

하나의 신념 같은 것에 몰두하여 패가망신하는 것을 지극히 싫어하고 돈이나, 권력 같은 실물과 실리를 중요시하는 이들이, 흑련교로 완전히 기울였던 그들의 생각을 어느 정도 반전시키는 전투의 결과가 벌어졌다. 정보단체를 통해 퍼진 마영성의 이야기가 천하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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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제 46장 태극검왕 대 수신남왕 +5 19.03.27 1,582 31 30쪽
47 제 45장 깜짝 놀란 사람들 +7 19.03.23 1,997 58 18쪽
» 제 44장 언덕위의 전쟁 -3화 +3 19.03.23 1,614 44 18쪽
45 제 43장 언덕위의 전쟁 -2화 +9 19.03.20 1,859 56 20쪽
44 제 42장 언덕위의 전쟁 -1화 +5 19.03.17 2,104 54 24쪽
43 제 41장 마군 야화 +5 19.03.15 2,015 45 8쪽
42 제 40장 창궁검왕을 만나는 자리 +5 19.03.13 2,090 49 16쪽
41 제 39장 반격을 위한 첫걸음 +5 19.03.12 2,259 44 29쪽
40 제 38장 마영성의 배려 +4 19.03.10 2,165 55 33쪽
39 제 37장 암실속 흑련회의 +4 19.03.10 2,167 43 21쪽
38 제 36장 귀가 +4 19.03.09 2,029 48 13쪽
37 제 35장 암왕(暗王) +6 19.03.08 2,034 61 18쪽
36 제 34장 은령 +4 19.03.07 2,047 48 11쪽
35 제 33장 도원결의(桃園結義) +5 19.03.06 2,075 56 18쪽
34 제 32장 유월의 눈물 +4 19.03.03 2,038 56 10쪽
33 제 31장 마영성과 유월 +3 19.03.03 2,027 45 12쪽
32 제 30장 제갈세가 +4 19.03.02 2,435 51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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