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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헌터 김황제의 몸속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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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펠꼬망
작품등록일 :
2018.12.2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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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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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8화

DUMMY

18화


호텔로 향하는 리무진 안, 김황제는 다시 한 번 왕성의 상태를 점검했다.

조선 임금들이 과로사로 죽은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은 일이 끝나지 않는 작업이었다.


[내정 22/100]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대환장의 콜라보레이션!

국왕이 도망간 대신놈들을 추노하여 목을 베어 버리고 싶어 합니다.


김황제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렇게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 중한데, 대신들은 도망간 상태였다.


‘아니 대체 대신 놈들은 어디로 도망간 거야? 갈 데가 있나?’


황희 같은 사람 하나만 데려올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평생 굴리게.

누군가의 목덜미가 오싹해질 상상을 하며 김황제는 의자에 등을 묻었다.


미스터리는 하나 더 있었다.

난민들이 왕성으로 몰려들었다.

매일 어디서 온지 모를 피난민들이 나타나서 가난한 슬럼가로 꾸역꾸역 몰려왔다.

그들은 더럽고 큰 솥에 물을 콸콸 붓고 배급 받은 [던전 식량]을 죽으로 쑤어 먹고 있었다.


‘얼른 식량 준비를 해야 할 텐데···’


변명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달려온 일만 해도 엄청난 강행군이었다.

일단 더 풍족한 식량은 살아남고 난 후에 신경 써야 했다.


다행히 어제 엄청난 물자를 쏟아 준 덕분에 [군사]는 수직상승했다!


군사 33 / 100


황상!

하해와 같은 은덕에 감사하옵니다요!

김황상께서도 만족하시지요?

창을 들리고 갑옷을 입히고 화살을 쥐어 주니 그럭저럭 거지꼴은 벗은 겝니다!


그렇다. 무려 17->33으로 16이나 상승한 것이다.

만족감이 넘치기는··· 개뿔.

리니지도 아니고 이게 대체 무슨 현질 박치기냐? 이러다가 가챠도 나오는 거 아니야?


아니, 물자로 준 무구 값이 현금으로 50억이 훌쩍 넘었다.

화살과 갑옷이 비쌌다···

그런데 고작 17이 올랐다니.

이것이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구나.

괜히 [군자금] 얘기하는 것이 아니었다.


김황제는 등골에 소름이 내달려 몸을 부르르 떨었다.

옆에서 집사가 보내는 의아한 눈빛을 김황제는 애써 무시했다.


하지만 동시에 김황제는 이 문구를 읽으면서 어깨가 으쓱 했다.

‘거지 꼴’이었던 병사들이 지구 최악의 무력 조직 중 하나인 [하울링]의 멤버들을 처리했다는 얘기다.

그리고 손가락 하나와 적절한 현금으로 이 병사들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


“후후후···”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짓다가 또 갑자기 웃는 김황제를 집사가 오묘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그러더니 갑자기 김황제는 또 심각한 표정을 짓는게 아닌가.

김황제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대체 이들이 막아 내던 웨이브는 어떤 단계인 걸까? 헬 난이도? 와 이거 뚫리면 진짜 어쩌지?’


집사는 옆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김황제의 표정을 보며 차가운 물을 들이켰다.


‘진지한 표정은 근엄하시군. 아무리 옷이 추레하다고 하더라도 숨길 수 없는 위엄을 두르고 계신다. 이름에 어울리는 분이야.’


이것은 집사에게 요정용 포유의 침냄새가 미치는 영향 중 하나였다.

이 달짝지근한 침냄새는 일종의 향수인 동시에, 용의 페로몬이었다.

생각이 우호적으로 바뀌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제멋대로 집사는 김황제의 표정을 분석했다.

분명 지인, 조국, 혹은 전 세계의 안위를 걱정하는 표정이리라.

김황제는 문자 그대로 제 뱃속만 고민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꽤 괜찮은 분인 것 같군요···.’


저 막대한 힘을 갖고 있으면서도 친절하고 겸손하고 -집사에게도 존댓말을 쓰는 최고위 능력자는 거의 없었다. – 책임감이 뚜렷하고, 비록 옷은 잘 못 입는 것 같지만,

하지만 그런 일 하라고 집사를 두는 것 아닌가?

어쩌면 우리 아가씨를 맡겨도 괜찮을 남자가 아닐까?

오래 보아온 우리 아가씨도 이제는 혼처를 찾아야 할 텐데. 가문의 후계 작업을 위해서라도···?


나이든 집사의 노파심으로 범벅이 된 마음속은 조금도 모른 채, 김황제는 [세계관찰]로 성벽을 살피느라 경황이 없었다.


다행히 병사들이 새 갑옷을 입고 새 창을 들고 성벽 위에 서자, 시멘트가 덕지덕지 발라진 성벽이 훨씬 든든해 보였다.


33점이라도 든든했다.

김황제는 숨을 내쉬고 의자에 등을 기댔다.


한 숟갈에 배부를 수는 없다.

물론 빨리 배부르고 싶으면 목구멍에 깔때기를 넣는 방법도 있었다.


그 방법은 바로 용광로.

쇳물은 팔팔 끓고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쉬지 않고 철판이 나오는 생산 공장이었다.

저 역겨운 몬스터들에게 혁명 맛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 아닌가? 산업 혁명의 맛을!


김황제는 [세계관찰]로 제철소를 세울 장소를 살펴보았다.

많은 일꾼들이 나무를 잘라 내고 있었다.

김황제는 저 작업이 얼마나 무식한 작업인지 알고 있었다.


높으신 양반이 어느 날 도끼를 던져 준다.

그리고 ‘숲을 죽여라’라고 명령하는 것이다.

숲이라는 것은 상상과는 다르다.

여리디여린 새순이나 아름다운 초원은 윈도우 바탕화면에나 있다.

숲은 야성 그 자체였다. 질기고 끈질기게 나무마다 자라나는 기생 줄기. 사람 몸뚱이만큼 자라나면서 땅 속을 파고드는 칡뿌리. 아름드리라는 고유 칭호를 두르고 있는 나무.


왜 숲 쳐내는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하고 있는가?

바로 시리우스와 백주가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제철소가 들어설 숲에서 도끼질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띠링!]

알람이 또 울렸다.


[생명 연동](Lv.1)으로 인해 근력과 체력이 0.0005 상승했습니다!

[생명 연동](Lv.1)으로 인해 근력과 체력이 0.0005 상승했습니다!

* ‘노동교화자’의 보너스가 적용됩니다!


보아라 이 압도적인 수치를.

소수점 아래로 불과 4자리.

이것은 그야말로 노가다의 혁명이었다!

물론 그들에게는 교화였지만.


시리우스와 백주는 바지만 한 장 걸치고 채찍을 맞아 가며 나무를 자르고 있었다.

소리는 들리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입을 벌릴 때마다 입김이 풀풀 나오고 있는 것을 보니, 채찍이 아프긴 아픈 모양이었다.


당연히 저 자존심 강한 놈들이 몇 번 도망쳤지만, ‘노동감독관’이 진짜 강했다.

살짝 주물러 주니까 저 성질 더러운 놈들이 눈물을 흘리며 도끼를 들었다.

그리고 그들이 도끼질을 하면서 나무를 일정 수량만큼 자를 때마다 김황제의 능력치가 올라갔다.


김황제가 키득키득 웃었다.

하지만 침냄새에 감화된(···) 집사의 눈빛은 사랑스러운 것을 보는 듯했다.


그때 리무진이 부드럽게 멈췄다.

김황제가 상태창에서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았다.


가야 호텔에 도착했다.

이 호텔은 한반도에서 가장 비싼 호텔로 유명했다.

생김새도 아름다웠다.

말 그대로 유려한 우주 전함이 수직으로 서 있는 생김새였다.

그리고 꼭대기에는 황금색의 금관 모양의 조각이 얹어져 있었다.

김황제는 리무진 뒷좌석에 앉아 하늘을 멍하니 올려 보았다.


“네, 지나가셔도 좋습니다.”


검문소에서 경찰이 리무진 기사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통과시켰다.

호텔이 아니라 마치 군부대를 들어가는 것 같았다.

전설급 유물인 가야 금관의 진품이 최상부에 보관된 이 ‘가야 호텔’은 서울 남부를 담당하는 금관결계(金冠結界)의 중심축이었다.

저층은 쇼핑몰, 중층은 백화점, 상층은 기업과 거주지, 최상층은 호텔이었다.

민간인이 출입할 수 있는 시설 중에 이만큼 안전한 곳도 딱히 없었다.

덕분에 국빈, 혹은 글로벌 대기업의 CEO들이 비싼 값을 치르며 머무르곤 했다.

박씨 일가의 안전도 안전이지만, 김황제도 웨이브 때문이라도 안전한 곳이 필요했다.


“아름답군요.”

“그렇지요? 아가씨께서는 다른 곳이 아니라 반드시 이곳에서 경매를 하시기로 마음 먹으셨죠. 가락 일족을 설득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리긴 했습니다.”


가락 일족은 금관을 수호하는 고대의 혈통이었다.

집사는 빙그레 웃으며 정보를 털어놓았다.


“저도 저런 건물을 갖고 싶군요···”

“가지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현실이 아니라 뱃속에 갖고 싶었다.

언젠가는 성에도 고층 건물을 올릴 수 있을까?

속물적(?)이기 그지없는 생각을 하며 김황제는 하늘을 향해 치솟은 건물을 올려 보았다.

그리고는 차에서 내렸다.


“제가 객실을 잡아 드리고 싶습니다만···”


집사가 말했다.

하지만 김황제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그렇게까지 폐를 끼칠 수는 없어요.”


집사는 아쉽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아쉽지만 아가씨의 장점을 설명하는 것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만 했다.


“그러면, 다음에 뵙겠습니다.”

“예, 살펴 들어가세요.”


김황제는 그와 헤어져 홀로 평생 단 한 번도 들어와 볼 일이 없을 것 같았던 호텔 안으로 들어왔다.


황금의 나라라고 알려진 가야를 아름답게 재해석한 로비였다.

그곳에 김황제가 나타나자, 사람들의 시선이 모조리 그에게 향했다.


“김황제네?”

“김황제야.”

“저 후줄근한 티를 보니 맞네.”

“대마법사라며?”


인터넷이 무섭기는 무서웠다.

비록 해저 거인이 [재앙]급은 못 됐지만, 그래도 결계를 뚫고 들어온 오랜만의 몬스터였다.

몇몇이 심지어 일어나서 다가오려는 것 같았다.

김황제는 서둘러 데스크를 향해 걸었다.


“고객님,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네··· 최상층을 빌리고 싶은데요.”


간단한 주문인데 입안이 바짝바짝 마르는 것은 어째서일까.

격세지감을 아직 입술이 따라오지 못하는 까닭이리라.


“죄송합니다만 고객님, 현재 저희 가야호텔의 130층 이상, 이그제큐티브 스위트 룸 라인(Executive Suite Room Line)은 행사 관계로 예약이 어려우십니다. 괜찮으시다면, 그 아래 등급인 120층 대의 디럭스 룸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더럽게도 길고 복잡한 이름이었다.

하기야 그런 방을 쓰는 양반들은 직접 예약하는 일이 절대로 없을 터였다.

이 복잡한 머리를 싸맬 필요도 없겠지. 대신 외워 주는 사람이 있는 인생은 많은 면에서 편하리라.

김황제는 머리가 살짝 아찔했으나, 다행히 정신줄을 부여잡을 수 있었다.


그는 조용히 품에서 초대권을 꺼내서 올렸다.


금박이 되어 있는 우편이었다.

종이에 인을 찍을 때 촛농이 아니라 향수를 섞은 금으로 인장을 찍은 물건이었다.

그 장미를 베이스로 다양하게 만든 향기는 정다연의 개인 향수였다.

물론 그 시그니처 향수도 귀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편지 봉투에 찍힌 금 문장, 그 안에 떠오른 네 갈래의 이파리였다.

그것은 로스트 상회의 상징이었다.


그 문양을 본 점원이 고개를 숙였다.


“실례했습니다. 경매에 참여하시기에 가장 적절한 이그제큐티브 룸 중에 남아 있는 가장 높은 곳으로 예약해 드리면 될까요?”

“그렇게 해 주세요.”


그 후로도 입에서 나오는 온갖 복잡한 용어에 대해서는 잘 아는 바가 없었으니, 지금으로서는 점원의 친절에 기대는 것 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었다.


다행히 점원은 네 이파리 덕분인지 굉장히 친절했다.


많은 사람들이 김황제에게 다가오려다가, 귀빈용 통로로 들어서는 그를 보고는 돌아섰다.


김황제는 직원의 안내를 받아 130층에 있는 스위트 룸으로 직행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히야···”


엘리베이터로부터 방까지 가는 길이 한 세월이었고,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가 침실까지 오는 것도 한 세월이었다.

심지어 호텔 방이 복층으로 되어 있어서, 일 층에는 커다란 거실, 주방, 열 개가 넘는 방이 있었고, 2층에는 40명은 족히 앉을 회의실과 서재, 야경을 바라볼 바와 메인 룸이 모두 준비되어 있었다.

이 시설은 그야말로 영빈(迎賓)급 이상, 국빈(國賓)급 인사가 방문했을 때 수행원과 다 함께 사용하는 목적의 고급 호텔이었기에 이런 규모가 가능했다.


곧 수아가 오면 대체 뭐부터 설명해야 할까?

김황제는 일단 거실 소파에 앉아 와인 셀러에서 와인을 꺼냈다.


이런 야경에 와인 한 잔쯤은 괜찮잖아?

넓게 트여 있는 유리창 너머로 은하수가 내려온 듯, 야경이 빛나는 서울이 보였다.


작가의말

이번 한 주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토요일 보내세요

k5077_rmfprhfl님, 실리카르님, 공박사님, 서콩님 

후원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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